깨어질 것 같이 미칠 것 같이 괴로운 밤에는 몰래 안고 아무도 없는 방 네가 없는 방 괴로운 밤에는 그렇게 중얼거렸어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갑자기, 그 환호와 함께 제롬의 뒤에서 팔을 덥썩 끌어안는 요시코. 그리곤 그 얼굴을 마구 부비적거린다. 연인들끼리나 할 법한 스킨십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기쁜 기색으로. 물론 진은 그걸 제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담담하게 서서 바라보는 풍채가 '난 충분히 경고했다.'라고 암묵적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자고 있다. 멀쩡해. 진료와 출근을 병행 시킬 예정이다."
산탄총의 총성과 함께 몸이 빙글 돌아가던 무라사키. 그 장면이 아직도 제롬의 망막엔 생생할지 모른다. 그런 한 편, 지쳐 쓰러져 잠들어있는 무라사키의 장면 또한 너무나 쉽게 상상된다. 홀로 그만한 사람들을 잘라내며 달렸다. 지금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도 당연한 것이겠지. 그런 때에, 대답을 마친 진이 마저 입을 열었다.
"그리고... 고려가 아니다. 그렇게 하도록 해. 네게 선택권따위 준 적 없다. 싫다면 말해라. 지금 죽여주마. 보수는 그쪽으로 대신 받지."
그것은 또 다른 제안. 아니, 제안같은 것이 아니다. 협박같은 것도 아니다. 이건 그저 '보수 수취'에 관한 내용. 어떤 적의도 살의도 느껴지지 않는 남자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당장에 제롬이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즉시 행할 것 같은, 말 그대로 완벽한 비즈니스 킬러의 모습. 그런 남자가 조금 전엔 제롬에게 끝까지 살아남으라느니 하는 얘기를 했다. 이건 이중잣대나 돌변 같은 것이 아니다.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저 그가, 매서커과의 '과장'이, 사람의 목숨을 어떻게 저울에 매달고 또 논하고 있는지, 그 편린을 잠깐이나마 마주한 것 뿐이었다. 그에게 사람 목숨이란 필시 딱 그정도의 무게인 것이리라. 그렇기에 한 편으로는 제롬에게 그리 말한 것이다. '살아'라고. 죽고싶지 않다면. 진이 고개를 살짝 치켜올렸다. 선택이 없으니 대답은 이미 정해진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질문은 더 없는 것 같군. 오늘 내가 한 얘기들을 절대 흘려듣지 마라. 그리고 네가 맡은 일이 뭔지 항상 상기해라. 난 무책임한 녀석들은 질색이다... 나를 다시 볼 때까지 그걸 알아둬라. 가자, 요시코." "에에에~? 우우~ ...후후훗★ 또 봐 동생?"
그 와중에도 제롬의 곁에 찰떡같이 붙어있던 요시코가 팔을 풀고는 그 손을 높게 들어올려 그의 머리를 전부 헝클어트릴 기세로 마구마구 거칠게 쓰다듬었다. 엄청나게 살가운 미소가 진짜 누나가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다. 그리고 그런 그녀는...
"에잇!★"
하고는 제롬을 풀장 쪽으로 단숨에 떠밀어 버리는 것이다. 꺄르륵대는 웃음소리와 저벅대는 구두소리가 서로 불협화음을 이루며 그저 멀어져만 간다.
이리스가 고개를 들어 본 여인의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동시에 어두웠다. 그게 조명 탓인지 낯빛 탓인지 알 수 없지만. 이리스의 말이 이어질수록 그늘은 짙어지기만 했다. 퀭한 눈을 한 이리스와 어딘가 지친 듯한 여인. 둘이 마주한 공간은 어느새 눅눅한 습기로 가득 찬 것만 같았다.
무거운 침묵이 얼마간 이어졌다. 그걸 깬 건 여인이었다.
"그야..."
당연하지. 라고 말하려던 목소리는 이내 끊겼다. 금이 간 건 이리스만이 아니었다. 여인은 천천히 이리스에게 둘렀던 팔을 거두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살짝 수그러드는 모습이 그대로 그렇게 허물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얼굴을 가린 손 틈으로 한숨 쉬는 소리가 가늘게 흘러나왔다. 그리고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무엇이...이었을까..."
바로 옆에 있는 이리스에게조차 겨우 그것만 들릴 정도로 작은 소리였다. 금방 꺼질 듯한 촛불 같은 중얼거림. 그 후에 여인은 얼굴에서 손을 내렸다. 미소가 사라진 얼굴엔 이제 두터운 그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어두워진 눈빛으로 이리스와 마주보며 여인이 말했다.
"내가, 지금 너에게 화를 내주면, 너는 그걸로 만족 할 거니. 그렇게 해야만 네 마음이 풀리겠니."
후.. 짧은 숨소리와 함께 여인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여인은 내렸던 손들 중 한 쪽을 들어 이리스의 뺨 한 쪽을 감싸려 했다. 피하지 않는다면 좀 전과 같이 다정하지만 차게 식은 손이 닿았을 터였다.
"얘. 이리스. 다이앤. 귀여운 캣시. 난 네가 언제든 원하는 걸 했으면 한단다. 임무를 맡더라도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하고. 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내 기꺼이 도와줄 수 있단다. 네가 언젠가 이곳을 떠난다 해도. 내가 널 붙잡을 권리는 없지 않더니."
두서없이 나오는 말들은 망가진 테이프를 재생시켜 놓은 것 같았을지도. 후후. 그저 소리만 낸 웃음은 텅 비어 있음이 당연했다.
"...너와 나는 일부가 닮았지만 닮지 않은 부분 역시 확실하단다. 음. 그래. 조금 옛날 얘기를 해볼까."
"그거 아니. 나 역시 어린 시절이 있단다. 나자마자 버려졌지만. 운 좋게 길바닥에서 자라지 않게 해준 사람들이 있었지. 방법은 조금 잘못됐어도 그래도 나를 제대로 키워줬어. 나는 그들이 너무 소중해서 언젠가 보답하고 싶었는데. 그건 영영 이룰 수 없는 소망이 되어버렸단다. 내가 셰바에서 살아가게 된 첫 날, 돌아와보니 그들이 사라져 있었거든."
혼자 살기엔 조금 컸던 집에 홀로 남았을 때가 떠올랐다. 온 집안을 뒤져도 작은 흔적 하나 나오지 않을 만큼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더란다. 그리고 다신 찾을 수 없었다. 그 날, 이제야 그들에게 은혜를 갚을 수 있겠다며 기쁘게 돌아오던 귀갓길 역시 꿈에서도 잊을 수 없었다.
"말도 못 해보고 잃었으니 다음은 말이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 누가 그러더구나. 하지만 말했는데도 다시 잃는다면 나는 어찌해야 할까. 소중하기 때문에 더욱 세게 쥐지 못 하는 심정은 어째서 이해해주지 않는 걸까."
소중하다 생각했기 때문에 잃었다면 그 말조차 꺼내는게 두려워지지 않겠는가. 여인은 매일 연락도 소식도 없는 핸드폰을 보며 시들어가고 있었다. 멍청한 짓임을 알면서도. 들려오는 말들 속에 전혀 원하지 않는 내용이 들어있을까 봐 먼저 연락도 못 했다.
"내가 항상 이곳에 있는 걸로는 부족했니. 네가 어디를 가서 언제 오더라도 나는 여기에서 널 맞아줄 텐데. 네가 누가 되더라도 너는 내 이리스고, 다이앤이고, 귀여운 캣시건만. 그것으론 부족해서 이리 했어야 했니..."
툭. 힘빠진 여인의 손이 바닥에 떨어졌다. 여인은 조금 흐린 미소를 지은 채 이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버릇처럼, 일상인 양 바닥에 꽁초를 던지고선 발로 짓이겨 끄는 것? 아니면 가족이란 말을 강조하듯 번복한 것? 어느쪽이든 그 뒤에 이어진 당신의 말엔 얼핏 이해할 것 같으면서도 굳이 대답하고 싶진 않다는 복잡미묘한 웃음을 흘려보냈다.
무슨 일을 하던 믿어주고, 편을 들어준다는 그런 극단적인 이해관계가 쉽게 일어날 리가 없었다. 바깥의 상식으로도 그러는데 이곳, 베르셰바라곤 오죽할까? 그런 절대적인 기준이 당신이 이끄는 무리들의 결속력을 더 강하게 했을진 몰라도 그녀에겐 그렇게까지 깊은 감명을 도출해내진 못한듯 싶었다
딱히 당신의 의지나 야욕을 부정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긍정하고 서포트해줄 생각이었을까, 하지만 그 이해관계는 서로 상충하지 않으면 지극히 위험할 수 있는 것이었다.
마치 둘로 나눠야 하는 아이스크림에 어느 한쪽이 더 크게 나뉘어지면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금방 싸우려드는 것처럼...
"후후후... 그래서 아까부터 그렇게 강조하셨던 거군요~ 제가 그런 무리에 속할 정도인지 잘 모른다 해도, 언니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거 같기도 하구요~"
Melchior, Balthasar, Caspar... Artaban.
서서히 풀어져 정렬되는 엔트리는 그녀에게 있어 일상적인 흐름을 대신 표현해주고 있었다. ...과연 0과 1의 흐름에서 사는 존재에게 0과 1의 문제를 잘 푼다고 칭찬해도 얻어지는 기쁨이 있을까? 그녀가 정말 기계에 지나지 않는 생각밖에 못하는 존재였다면 그런 세세한 감동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당신의 칭찬엔 다소 곤란해하면서도 기뻐하는 마음을 감추진 못했으리라.
"으음~ 술(알콜)은 자주 찾는 편이 아니니까요~"
당연스럽게도, 그녀는 마시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마치 그럴만한 조건과 명분이 없다면 술자리에 딱히 참석할 생각이 없는 숫기없는 사람처럼, 하지만 그렇다고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기에 그녀 스스로도 자제를 하려는 것일까? 어차피 취하고 싶을 때 취한다는 형편 좋은 체질을 가졌다곤 하지만 말이다.
"그 술(입술)도 좋지만~ 조건과 명분이 없으면 마찬가지로 생각이 없으니까요~"
양 손을 뻗어와 제 뺨을 만지작거리던 당신이 어느새 얼굴을 바로 앞까지 드리우며 웃어보이자 마찬가지의 표정을 지어보이며 대신 코 끝을 살짝 대었다 도로 떨어뜨렸을까,
물론 그 둘이 충족되어도 그녀가 직접 움직이고 싶지 않다면 그 어떤 감정도 동하지 않았다. 단적인 예시로, 그녀의 얼굴은 흔히 말하는 '무드에 취한' 발그레한 색상도 없었으며 나른한 눈빛도 없었다. 어디까지나 슬쩍 떠보는, 그저 앙큼할 뿐인 도발일까? 그나마도 당신이 그녀를 알고, 그녀가 당신을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이해관계'였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저속하기 그지 없겠지만, 그렇다고 양심과 상식조차 헐값에 넘기는 인물은 아니었으니까.
>>570 원래 그 배틀리언 마스크 쓴 페로사는 더 나중에, 한 10~20스레 뒤에 나올지도 모를 모습이라 생각하고 있었어. 그로스만의 사생아가 선을 넘으려는 순간에 난입했다고 해야 할까... 그런 상황을 가정하고 쓴 거라서. 그런데 에만이 하다못해 문자메세지라도 페로사랑 짧게짧게 주고받았으면 아무 일 없었을 텐데, 용왕마저도 에만과 연락두절이라는 말에 경악한 페로사가 다음 일상에서 레이스 호텔에 올 예정이라 무리려나. 음.. 에만이 감기 걸려서 앓아누워 있는 거였으면 페로사 마음 약해져서 멘트가 훨씬 부드러워지겠는걸. 감정폭발 본심폭발에서 걱정어린 잔소리 정도로까지 부드러워질 거야. 에만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선택하는 건 에만주의 권리니까 그것에 대해선 말하지 않을게~
>>580 (어느쪽이든 다 쩔어서 고민하는 에만주) 시실 지금 스토리 라인은 페로사주의 독백 덕분에 어느정도 감이 잡히기는 한지라, 서로간의 오해를 풀고 에만이도 좀 과거에서 벗어나고 할 가능성이 높네. 물론 사생아 선넘기는 찐공식에 있으니 그때 펑 해도 좋구. 0.<.. 에만이는 아무래도 현재 캐릭터 자체가 '내가 얘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베이스가 깔린 애니까. 가족(허물만 가족)이나 연인에게도 꽉 닫아놓고 얘기를 못 하는 편이지. 페로사에게도 그 당시 충동적으로 미카엘 로즈버드 윈터본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윈터본 참사는 얘기하지 않았으니까. 그것 때문도 있고 뭐.. 혼자 삽질에 오해하는 부분도 있고. 순수하게 남아야 네가 좋아해주지 않을까- 나, 아무래도 용왕과의 이득관계 같은 거 있잖아. 용왕이 얻을 13구역의 정치적 수완과 앞으로 있을 경제적 수완, 그리고 그로스만의 직접적인 피해자끼리의 동맹... 셰바인의 면모를 숨기고 싶어서 더 칩거하려 들었을지도.
..상냥하게 혼나느냐 집착 받느냐..(세기의 고민)(굳어버림) 다갓님 나랑 합의 봐줘
.dice 1 2. = 2 1. 상냥하게 혼나라 2. 내가 너랑 정상적인 합의가 된 적이나 있냐?
>>587 인간다운 알고리즘? 페퍼주가 말하는 일종의 고스트? 그런것 때문에 누구보다 감성적으로 생각하면서도 로봇같은 마인드가 그걸 바로잡아 제지하려들고, 지극히 계산적인 행동을 하려 해도 인간의 내면을 구성하는 가장 큰 브레이크인 양심에 휘둘려서 모질지 못한게 쥬니까~~
발상 자체는 이단 그 자체지만 한편으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페로사주의 말랑말랑 해석 귀여워~~ (쓰담쓰담)
>>601 그 또한 맞는 말. 내가 하는 건 어디까지나 제 4의 벽 밖에서의 현재의 제롬에 대한 감상일 뿐이고, 벽 안의 제롬이 충분한 서사를 거쳐 어떤 성장을 이루리라고 나는 기대하고 있어. 그 과정에서 앤빌과 페로사가 알맞은 만큼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다행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