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질 것 같이 미칠 것 같이 괴로운 밤에는 몰래 안고 아무도 없는 방 네가 없는 방 괴로운 밤에는 그렇게 중얼거렸어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스텔라는 킥, 하고 한 번 웃어보였다. 그리곤 스텔라는 초점을 찾은 눈으로 가만히 피피의 두 눈을 노려보았다.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그 눈을 물어뜯겠다는 듯이, '블라인더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 눈을 베어버리겠다는 듯이 가만히 계속 노려보았다. 호라이즌 블라인더스, 가족의 이름은 무엇보다 깊다. 적어도 스텔라에겐 그랬다. 들어온지 1시간이 채 되지 않은 막내 조직원이 싸움에 휘말렸다면 대여섯의 호라이즌 블라인더스가 찾아간다. '나를 위해 그러지 않아도 됐는데요' 라고 이야기한다면 널 위한 것이 아닌 가족의 이름을 위해서야 라고 답할만큼 중요했다.
" 아냐, 내 곁에서 떠나지 않았으면해. 계속 날 바라봐주었으면해. "
그리고 스텔라는 또 헤- 하고 웃었다. 어린 스텔라는 곧잘 그렇게 이야기했다. 어둠이 무서우니 자신을 혼자두지 말아달라고. 날이 추우니 자신을 혼자두지 말아달라고. 다른 모든 것이 내가 가진 것을 빼앗으려 하니 날 지켜달라고. 그렇게 일방적인 요구만을 해왔다. 왜냐면, 가족이니까.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떠난 날에 스텔라는 더욱 더 가족에 집착했다. 명령으로 제 곁을 지킨다고 한들 그것이 가족이라면 상관이 없을테니.
" 내가 원하는대로 ? "
스텔라는 제 손에 쥐어진 총을 바라보고, 피피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천천히 총구를 돌려 피피의 가슴팍에 총구를 바짝 붙이곤 리볼버의 공이를 당겼다. 찰칵, 하고 장전이 되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여기서 방아쇠를 당기면 끝이다. 끝. 스텔라는 멍하니 피피의 눈동자를 바라보다가 또 씨익- 하고 웃었다.
" 내가 원하는건, 내가 죽는걸 눈앞에서 본 네가. 너 때문에 내가 죽었다고 영원히 자책하는거야. "
그리곤 찰나의 순간에 악마와도 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총구를 돌려 자신의 관자놀이를 겨누곤 '안녕, 오빠.' 하고 한 마디를 하곤 방아쇠를 당겼다. 방아쇠를 꾹 당기는 순간 공이가 제 자리를 찾아가며 총신을 때렸고 뒤이어서 탕- 하는 크고 시원한 격발소리가, 나지 않았다. 찰칵, 하고 또 빈 약실을 치는 소리 뿐이었다. 아까 그 총이었지. 탄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았던 100주년 기념모델의 리볼버.
개인실로 들어서, 청결한 식탁을 손으로 한 번 쓸어보았다. 끈적한 비닐 필름이 깔려 있지 않은, 한 번 세팅하고 사용 후 바로 교체하는 것. 좋은 식당이었다. '접견장소'로서의 역할이 세일즈 포인트인 식당이니 지문 누출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진은 그제야 장갑을 벗었다.
방 안에 들어설 때까지 침묵을 지키던 진은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나름 업무에 대한 이야기라고, 타인에게 누출하고 싶진 않은 것이다. 그것이 그저 감상에 불과하더라도.
"힘쓰는 것도 힘쓰는 보람이 있는 놈들한테나 하지요. 선생께서는 이런 걸 거만하게 받아드실 분은 아닌 것 같아서리. 기껏 돈 쓰는 김에 흔치 않은 식재료나 맛보여드리자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본인 손목을 톡톡, 두드리는 건 '네 손목시계를 보면 씀씀이도 보인다'는 암시였다. 시안은 그것만으로도 돈을 거만하게 풀어제끼는 편은 아니었다. 유통업체끼리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 '정말로 돈이 되는' 항목은 거부하는 것에서도 그런 성정은 보인다.
"저는 본디 바다 쪽에 살던 사람이라~ 주기적으로 질좋은 생선을 먹어주지 않으면 괴롭덥디다. 이 도시에서 좋은 생선을 취급하는 가게는 얼마 없었어요. 그 중 하나가 여기였을 뿐이죠."
둘이 앉아서 적당히 몇 마디 나누자, 문지방에서 나직한 노크가 들려왔다. 그리고 촛불로 덥히고 있는 찻주전자와 찻잔이 둘 들어온다. "따끈한 다이긴조 하나." 진은 편하게 주문하고는 사람이 물러나자 다시 말을 잇는다.
"물론, 여기까지는 꽤 오래 걸렸어요. 여기도 결국 사업장끼리 점잖게 만나는 곳이라 '그들의 리그' 사이에 끼기 전까지는 뭐, 알기 어려운 검다. 바깥쪽 사람들이 먹는 거랑 안쪽은 차원이 다르단 걸 알곤, 참나,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전 조직원이 집결했을 때, 용왕은 캐노피를 걷어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의 머리는 산발이었고, 흰 전통 복식은 앞섶이 풀어헤쳐진 것으로 보아 잠에서 이제 막 깬 것이 분명했다. 그 앞에 누군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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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이 긴 옷자락 사이로 다리를 올려 죄인의 머리 위에 발을 얹더니 그대로 바닥에 강하게 내리찍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멀끔한 대리석 위에 고개를 처박은 남성의 상처가 다시금 터졌다. 고통에 겨운 외마디 비명에도 조직원 어느 하나도 놀란 기색이 없었다.
"꾸짖기 전에 형제는 가장 먼저 내 발 밑에 엎드릴 수 있음을, 이 나의 옥체가 닿는다는 것을 감사히 여기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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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이 발길질을 멈추고 그를 내려다봤다. 두 눈을 온전히 뜬 모습을 마주한 죄인이 피범벅이 된 고개를 들고 벌벌 떨었다. 그가 피가 흘러 한쪽 눈을 감은 모양새에 용왕은 불쾌한 표정을 짓더니 지금 놀리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는 쭉정이가 감히.. 하고 중얼거렸지만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한쪽 손목을 털었다. 어느새 날카로운 비수 한 자루를 손에 쥔 용왕이 좌중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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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히 빠져나간 알현실은 조용했고, 용왕은 가장 먼저 준비된 크리스털 잔에 코냑을 가득 따른 뒤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헛웃음을 흘리며 피 묻은 손으로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취향 하나는 끝장나게 잘 아는 군 그래."
그리고 심장을 집어들었다. 아직 따뜻한 것에 입술을 대고 한참 그렇게 있었다. 그는 뛰지 않는 심장이 좋았고, 이따금씩 누군가의 생명으로 자신의 생명이 연장되는 것 같다는 착각을 하곤 했다. 지금도 그랬다. 그는 입을 작게 벌렸다.
얼굴에 피가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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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은 천천히 눈을 떴다. 빌어먹을 정도로 비가 쏟아지는 날씨 속에서 얼음 같은 시린 눈동자로 창문 너머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몸을 일으키며 가장 먼저 행한 것은 옷을 걷어올려 이 있나 확인하는 것이었다. 멍은 여전히 푸르스름한 자국을 남기고 있다. 희미하다가도 다시금. 누군가 노크를 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가면을 뒤집어 썼다. 술에 얼큰하게 취하고, 전통 복식을 입은 여성이 깔깔 웃으며 품에 뭔가 안겨주고는 "따거가 보냈는데 마오 해냈다!" 하고는 냉큼 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미심쩍은 눈으로 품에 안긴 것을 바라보다 이내 문을 닫아버리고 가면을 벗어 던졌다. 이윽고 침대 위에서 고운 비단에 감긴 무언가를 꺼냈다.
한 입 베어문 심장.
미카엘은 천천히 손을 들어 얼굴을 감싸쥐고 앓는 소리를 내더니 그대로 무너졌다. 페로사에게 들켜버린 것이 틀림 없다. 세상은 언제고 자신의 편이 아니었던 것 같다.
차라리 네 손을 잡지 말았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빵 조각을 입에 넣어주지 말았어야 했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는 그 날 겨울, 차라리 과다 출혈로 죽는 게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삶은 지독하게 나를 살려두었다. 그래서 너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프로스페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 둘 다 하지 않기로 했다.
"..그게, 네가 원하는 거라면야."
퍽 건조한 목소리다. 그 밑에는 들끓는 혼란이 있다. 가슴팍에 총구가 와닿았다. 수백 번 상상한 죽음이다. 이젠 대수롭지도 않다. 어차피 죽은 몸 다시 죽는다 하여 크게 달라지는 것 없다. 네게 죽임당한다면 기쁘게 죽을 수 있다.
하지만 너는 언제나 그리하였듯 내게 지나치게 잔인하다. 프로스페로는 스텔라가 살았다는 사실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둘 다 하기로 했다. 실성한 웃음이 오래도록 울려퍼졌다. 흐느낌은 그것보다 더 길었다.
"..뭐든, 뭐든.. 뭐든 할게."
네가 고통받으라 하면 고통받을게. 평생 개처럼 기라고 하면 그렇게 할게. 무릎으로 걸어다니라 하면 걸어다닐게. 네 앞에서 내 몸을 칼로 쑤시라 하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어. 나더러 다시 괴물이 되라 하면 그렇게 해줄게. 양심도, 인간성을 태우고 남은 잿더미마저 버리라 하면 기쁘게 버릴게. 별 가치도 없는 삶이고 긍지다.
"...그러니까, 제발.. 날 미워하지 말아줘..."
결국 무너졌다. 무너진 벽 사이로 본심이 고개를 비집고 나왔다. 프로스페로는 아이처럼 숨죽여 울었다. 한심하다. 나 자신이 싫어서 견딜 수가 없다.
"네가 나더러 너 때문에 평생 가슴을 쥐어뜯으라고 하면 할 테니까, 미워하지만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