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내가 틀렸다고 지껄여 대고 있어 내게 그런 건 아무 상관 없는데 걔네들은 나에게 정말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지만 그딴 건 듣고 싶지 않고 너랑 엮이고 싶지도 않아!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컴퓨터 전원이 꺼진다. 애들람은 건조한 눈을 비벼대다가 새까맣게 변한 모니터에 얼굴을 비춰본다. 쯧, 실핏줄 터진 거 같은데. 짧은 불만과 함께 바퀴 달린 의자를 발끝으로 툭 밀어 빙글빙글 돌면 드르륵 바퀴 끌리는 소리를 곁들여 손쉽게 자리를 옮겨갈 수 있다. 도착한 곳은 거대한 화이트보드 앞. 방금 전까지 쳐다보고 있던 어두운 화면과 대조되는 새하얀 빛깔에 눈이 조금은 아파 온다. 애들람은 힘주어 눈을 감고 얼굴에 무겁게 얹혀 있는 안경을 벗어서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조금 더 옆으로 손을 뻗어 안경 바로 옆의 빨간 보드마커와 실타래를 집는다.
"자, 어디 보자."
바퀴 달린 의자에서 일어나는 건 부모님의 잔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어린시절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위험천만한 짓이지만, 걱정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애들람의 중심 잡는 솜씨는 안정적이다. 그는 압정 모양 자석에 실을 새롭게 묶어 연결하고 붉은 마커로 보조선을 긋는다. 매끄러운 사진들의 표면에 차가운 백열등 불빛이 반사된다.
"시안, 레이싱 게임을 좋아함. 운전도 좋아함. 오락실에 흥미가 있는 듯... 그리고... 아. 승부욕이 강하다."
보다 얇은 검은색 보드마커로 시안의 사진 옆에 간단한 메모를 남긴 애들람은 도로 의자에 풀썩 주저앉은 뒤, 발을 팍 굴러 뒤로 몸을 뺐다. 정신없이 뒤엉킨 붉은 실과 선 그리고 수많은 사진과 메모들로 빼곡히 들어찬 화이트보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1. 『언젠가 배신하는 날이 오더라도』 - 일상 "우리 모두 다, 이 빌어먹을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잖아. 어딘가 한 군데씩 고장난 채로." 페로사는 씁쓸하게 웃으며 SCAR의 리시버 고정핀을 꽉 눌러끼우는 것으로 조립을 완료했다. 장전손잡이를 몇 번 철컥철컥 하고 당겨보고는 방아쇠를 당긴다. 탁 하고 내부의 해머가 노리쇠를 때리는 소리가 나는 것을 확인하고 그녀는 그것을 내려놓았다. "상황은 어떤 방식으로든 바뀔 수 있어.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는 개의치 않고."
- 특별한 관계 "잘 기억해둬." 페로사는 손을 끌어당겨, 가슴의 한 지점을 짚었다. "여기야." 선명한 고동. 선명한 열기. 나이프를 찔러넣는다면, 아무리 강대한 짐승이라도 단숨에 거꾸러뜨릴 수 있을 만한 그 자리. 페로사는 얼굴에 어떤 표정을 띄었다.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2. 『사라지고 싶어』 - 일상 "........." 페로사의 얼굴색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양 뺨에 고운 혈색이 마치 장미꽃이 개화하는 장면을 초고속으로 재생하기라도 한 듯 퍼져나가더니, 물감처럼 코와 귀와 얼굴 전체로 번져나간다. 입가를 바르르 떨던 페로사는 입술을 꽉 깨물고는 양손을 들어올려 얼굴을 거기에 푹 파묻어버렸다. 부질없게도, 얼마 안 가 손까지 빨개지기 시작했지만.
- 특별한 관계 "우리, 지금 이대로... 떠나버릴까. 어디든 좋으니까... 잠시 다 잊고."*
- 메인 스토리 ".........할배. 이거... 어떡해야 돼." 이 부분 눈여겨봐두면 나중에 충격이 2배
3. 『미리 말하라고 했잖아』 - 일상 "내가 뭐라던." 앤빌의 바텐더는 '으이구 한심'이라는 말을 얼굴에 써붙여놓은 것 같은 표정으로 위스키 마개를 쭝 하고 열었다. 그녀는 계속 무언의 힐난을 담은 눈빛을 당신에게 고정한 채로, 예쁘게 조각된 얼음 위로 위스키를 또르륵 따랐다. "일단 한 모금이라도 마시고 얘기하자고."
- 특별한 관계 "내가 말했던 적이 있었을 거야." 낯익은 사람이 낯선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 그녀에 대한 기록을 찾을 때 보았던, 악에 받힌 귀신의 얼굴을 본뜬 섬뜩한 붉은색의 마스크였다. "너를 믿는 것과는 별개로, 내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선이 있다고." 페로사는 벽에 반쯤 박혀버린 사람을 벽에서 뽑아냈다. 후드득 하고 파편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선가현은 요리사였다. 조리기능사 필기 문제집 총정리 따위를 사서 나름 자격증도 따냈으나 그는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 요리에는 마음이 들어간단다 가현아. 늘 그런 말을 하시던 아버지의 맛도 멋도 생기도 없는 음식. 성장기였으므로 그 마음은 그의 피가 되고 뼈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마음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두려웠으므로. 현재의 그가 할 줄 아는 것은 겨우 그것으로, 싫으니 좋으니 하는 마음 따위는 살아가는 데에 필요하지 않다고 느낀다. 기껏 해봐야 정해진 메뉴의 음식을 만드는 것인 데 있는 지도 모르는 마음 같은 것을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은 신선한 재료와 올바른 레시피뿐.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그에겐 좋다.
만들어 먹는 것보다는 남이 만든 것을 찾게 되는 것은, 아마도 요리 계열 직업군의 비애랄지 전업주부가 외식을 반가워하는 것과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 정체 모를 허연 가루 같은 것이 묻은 앞치마를 매고 아침을 준비하며 마음을 말씀하시던 아버지를 기억하고 종종 그러한 꿈을 꾸기 때문에 아니라.
비슷비슷한 식당들을 지나치며 그는 조금 쌀쌀한 날씨에 겉옷을 여몄다. 안타깝게도 오랜만에 돋은 식욕이 세상을 가득 채운 샐러드 스테이크 파스타(라고 쓰고 풀떼기 고기 밀가루라고 읽는다)로 인해 사그라들고 있었다. 힘없이 걸음질을 하다 누군가 말하길 혼자 먹는 밥은 맛도 없다고 하다못해 일행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싶은 생각이 들 때인가 그의 눈에 익숙한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어울리지도 않게 상대의 어깨를 두드리려 했다.
저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큰 사내를 뻑 소리나게 후려치고, 돛대를 매정하게 채가서는 불을 붙인다. 항구 귀퉁이, 오래 묵은 컨테이너 박스들이 있는 이곳이 접견장소다. 왜 이런 번거로운 접선을 해야하느냐, 그것은 다른 누구들과 마찬가지로 진 사장에도 꿍꿍이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가 상대인 만큼 무기나 마약류를 기대하진 않는다. 그녀가 원하는 건 정신병에 사용되는 완화제들이다. 약한 것부터 강한 것까지, 할 수만 있다면 사람을 무력히 만드는 것들. 그들은 여타 각성제처럼 강렬한 자극을 수반하지 않아, 인기가 없으면 없었지 있진 않다.
그러므로 진 사장이 이런 것을 의뢰할 수 있는 건 이 사람 뿐인 것이다. 돈만 수지에 맞게 준다면 별 말도 없으니 편리하다. 진은 날선 감각 밖으로부터 걸어오는 발소리를 느끼곤 장초를 뱉었다. 침을 퉤 뱉어 끄고 지져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