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724 엄청난 망상력... 스텔라주 대단해 (물개박수) 말한대로 라 베르토와 아스는 반응하지 않겠지만 그걸 무시로 받아들이고 행동에 나선다면 반격에 나서겠지. 호라이즌 블라인더스처럼 전쟁을 준비하는게 아니라 아스가 직접 스텔라를 납치해다가 면대면으로 합의(협박을 겸한)를 진행하려고 할 거야. 만약 결렬된다면 아스는 스텔라를 되돌려보내겠지만 기다리는 건 완벽한 우위를 점한 라 베르토의 전력과 호라이즌 블라인더스를 은연중에 무시하거나 압박하는 도시 내 여론이겠지. 어떻게 봐도 호라이즌 블라인더스가 대뜸 라 베르토에 시비를 건 걸로 보이게끔 물밑 작업도 펼쳐놓을 거거든. 사실상 라 베르토는 아무 건덕지도 없는데 갑자기 봉변 당하는 거잖아? 평소 거래하던 거래처들은 당연히 라 베르토의 편을 드는게 더 많겠지. 끝의 끝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아스는 절대 지는 싸움은 하지 않으니까.
본편에서 이런 전개가 될 리는 만무하다고 봐. 합의 단계에서 어떻게든 하겠지. 멋진 썰 풀어줘서 고마워. 스텔라주.
제롬의 목소리가 엄했다. 어쩌면, 무라사키가 이제까지 본 것중에 가장. 소녀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적에게는 위협적이다. 당연하지. 칼을 갖다대는 것 만으로도 반으로 갈라버릴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재능'을 가진 소녀니까. 다행히도 확성기를 든 남자가 손을 들자, 술렁임이 잦아들었다. 그것도 일시적인 것 뿐이겠지만. 만약 저 남자가 손짓 한번 하면,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무라사키가 아무리 천재라고 하더라도, 자신도, 무라사키도, 무사하기는 힘들겠지.
"생각해보면 단순하지. 난 여기 있는 보라색 친구를 위해 죽음을 받아들였다."
두개의 질문이 이어진다. 제롬은 그 말에 잠시 침묵하더니, 손가락으로 가볍게 무라사키를 가리켰다. 죽음을 선택했던 이유도, 그들의 제안을 거절했던 이유도, 무라사키를 위해서였다.
"내 태도는 아까나 지금이나 똑같아. 내가 이녀석 대신 희생하는 것."
그러니 아까 죽음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무라사키의 목숨이 그들에게 달려있는 이상, 그녀에게 조금의 피해가 간다고 하더라도 소녀를 살리는게 우선이었다.
"정보에, 내 목숨까지 거래의 조건이다. 이 보라색 친구만 살려준다면 내 목숨은 아무래도 좋아."
"음~ 글쎄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다보니 제가 멋대로 무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겠지만요~"
솔직히 말해 하루하루가 살아도 산것 같지 않은, 차라리 죽는게 나은 처사인, 그저 생존본능 때문에 목숨만 붙어있는 정도인 사람들도 허다했다. 그럼에도 어딘가에선... 다음날 눈을 뜰 수 있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자양분을 삼고 살아가는 이들도 없잖아 있을 것이다. 만일 그런 맥락을 살아있는 것이다 가정할 수 있다면, 의외로 사람들의 삶은 당연하게 고개가 끄덕여질 일들 뿐이었다.
그녀는 과연 어느쪽일까? 어떤 이유로 베르셰바에서 살아가기로 결심했고, 어떤 능력이 있어 지금까지 삶을 유지하는 것일까? 지금 생각해도 의문투성이였다. 제 아무리 평범한 사람들보다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비록 멀쩡한 인간이 아니라 해도, 그녀 역시 베르셰바의 시민 언저리 중 한명이었다. 따라서 언제든 위험에 처하는 것이 당연했다.
"후후후... 칭찬은 감사드려요~ 제가 귀엽다 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쉽게 판단이 서질 않지만요~"
간혹 그리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법했다. 듣는 사람은 쉬이 납득하지 못하지만 이미 암암리에 퍼져있는 그것, 특히나 귀엽다는 수식어는 익숙해지기 힘든 부분이었다. 당신이 그리 말해주었으니 아무 이야기도 꺼내지 않은 것이지만,
그렇다 해도, 낙천적인 것은 좋았다. 이런 세상에선 미친사람처럼 보이겠지만 어차피 낙천적인 사람 모두가 몽상가인 것은 아니니까, 꿈은 가벼운 생각이라지만 그걸 실천하는 것은 무거운 한걸음이라는 말이 있었다.
당신이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쓰다듬듯 어루만진 촉감이 그녀에게도 전해졌을까, 그렇다면 그것은 마음까지 와닿았을까. 결론은 오로지 그녀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언제나 그래왔듯,
"후후후... 쇠뿔도 단김에 빼란 말이 있죠~ 기왕 이렇게 만난거, 뭔가 문제가 있진 않을까 살펴봐드리는 것도 괜찮겠네요~"
보수, 솔직히 그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게 상대방에겐 보답이라면 못받을 것도 없지만, 세상의 모든 행동이 이득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기에 그녀는 보답이란 단어를 '그 사람이 내비칠 수 있는 최소이자 최대의 호의'라고 해석하기로 했다.
"어라? 뭔가 막히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숫자놀이, 라고 칭하는 당신의 말에 그녀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번에 알아챘다. 그도 그럴게 그런쪽 일을 한두번 돕기만 한게 아닐테니까,
겉보기엔 빵집같으나 지하로 들어갈 수록 달라지는 풍경, 정말 말마따나 '래빗홀'의 은유적 의미 그대로인 수상한 곳이었다. 따라오라는 말과 함께 자신을 인도하는 당신을 따르던 그녀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도 계단을 내려가며 들려온 당신의 목소리에는 금방 반응했다.
"과연, 전산오류였던 걸까요~ 꽤 흔한 일이죠~ 도박은 언제나 결과를 가늠할수 없으니 어지간히도 강한 알고리즘이 짜여있지 않은 이상은 그렇게 뻗기도 하더라구요~"
경마장과 도박장의 계산이 맞지 않는단 말에 납득한듯 제법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그녀는 이내 문제없다는듯이 가볍게 웃어보였다. 그런쪽의 계산은 허구헌날 뻗어버리는게 당연했다. 제 아무리 도박이 짜고치는 흐름이라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경우의 수를 확률에 산정한 문제일 뿐이니까.
운은 언제나 그 변수를 집어내 흐트러뜨리곤 했다. 도박이 그러하듯, 인생도 그러했다.
"걱정 마세요~ 얼기설기 만든 스파게티 코드도 바로잡아드리는데 오차교정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아슬란은 저를 바라보는 눈길을 마주하며 은은한 미소를 입가에 올렸다. 재잘거리던 목소리 하나 기억난다. 사람에게 쉽게 다가오는 길고양이의 예후는 그리 좋지 못할 수 있어서, 그 경계심을 굳이 누그러뜨려 놓지 않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고. 아슬란은 문득 그가 할 만한 답이 궁금해졌다. 지금도 그럴까, 라고 물으면 너는 뭐라 답할 거니?
"부리기에는 입이 무겁고 호기심이 없는 자만큼 좋은 것도 없지."
이 도시에서 힘이 없는 자가 살아남으려면 적어도 그 두 가지 조건은 맞춰야 한다. 그런 '사소한' 것으로 생과 사가 갈리고 만다. 이미 아는 사실이다. 쾌활한 목소리를 가장하고 아무렇지 않다는 태도를 유지하며 인간의 가치를 손쉽게 입에 올린다. 매일 반복하는 일이면서도 아슬란은 불현듯 피로를 느꼈다. 아마도 밤을 샌 탓일 테다. 아슬란은 손을 올려 굳은 어깨를 매만진다.
"그러니."
잠시 침묵하던 아슬란은 짧게 답한다. 저질렀다, 라는 단어 사용으로 보건대 스스로 한 것이다. 추측으로 미뤄뒀던 것이 명확해진다. 그렇다면 당신의 말대로 위험을 감수했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도 예상했을지 모른다. 이쯤 와서 당신을 설득하는 것이 요원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아슬란은 입을 열었다.
"참견이라 하도 할말은 없네-."
어깨를 으쓱여 보인다. 사람 좋게 웃었다.
"내가 좀 유별나긴 하지, 특히 이런...곳에선."
나름 농담이랍시고 능청스런 어조로 떠들어댄다. 당신이 웃지 않으면 멋쩍은 얼굴로 볼을 긁적일 것이다. 곧 다분히 연극조인, 과장된 목소리로 지껄인다.
"뭐, 그렇다고 해도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직업병이다- 뿐이지만! 여기서 의사가 된 이유라던가 잊을 수 없는 환자라던가 하는 재미없고 장황하기만 한 옛이야기를 할 순 없잖아?"
" 분명 문제가 있어. 돈이 왔다갔다한건 정확하게 맞아 떨어져야하는데 자꾸 오차가 난다니까? "
스텔라는 지하의 제일 마지막 층에 도착했다. 문 앞에는 전산상의 오류로 잠시 문을 닫는다고 적혀있었다. 스텔라는 쯧, 하고 한 번 혀를 차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띈 것은 커다란 칠판이었다. 모니터를 띄워놓고 하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는 말을 여러 번 들었으나 스텔라는 '클래식하고 좋잖아~' 라고 말하며 칠판을 고수했다. 칠판에 적혀있는 경마판에는 날짜가 적혀있었으며 참가한 말과 기수, 그리고 누가 얼마씩 돈을 걸었고 어떤 말이 경주에서 몇 등으로 들어왔는지 따위가 적혀있었다. 스텔라는 손으로 칠판을 한 번 쓱 쓸면서 말했다.
가장 북적이는 것은 경마판이었다. 조만간 또 돈이 오가는 소리와 고함을 치는 소리가 안을 가득 메우겠지. 스텔라는 문제가 있는 것은 이쪽 이라면서 쥬를 한 쪽으로 데리고 돌아섰다. 자물쇠로 잠겨있는 작은 서버룸과 그 서버들을 관리하는 하나의 컴퓨터. 모니터에는 여러가지 코드가 나와있었고 스텔라는 그걸 보자마자 인상을 찡그렸다.
" 다른 사람이 고쳐보겠다고 며칠 달라붙어있었는데 결국 포기했어. 어디가 잘못됐는지 못찾겠다더라. "
그리곤 술을 꺼내 마셨다. 얘기인 즉슨, 도박의 결과를 예측해주고 얼마의 돈이 오고갔는지를 기록해주며 게임 자체에도 관여하는 코드 어딘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이었다. 잘못된 코드만 고치면 될 일이지만 문제는 아주 오래전에 사소하게 꼬이는 것들이 쌓이고 쌓여 이런 결과를 초래했고 최초에 오류가 났던 그 코드를 고쳐야만 하는 것인데 물리적으로는 찾아내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808 아무리 캡틴이 보장해준 플롯아머가 있다고 하지만, 그건 제 4의 벽 밖의 이야기. 자기를 위해서 목숨 바칠 수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자기 목숨을 값싸게 내밀고 보는 협상 수표처럼 취급하는 남자일 뿐이었다는 착각을 하게 되었을 때의 심리적 충격을 염두에 두지 않았군...... 앤빌 한번 오셔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