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등 위로 무너져 내리는 도시 다들 아무것도 몰라 그저 걸어야 해 거리를 가득 매운 너희들, 아주 볼만해 너흰 벗어나지 못해, 구속돼 자유로우니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인생을 관통하는 큰 일이 일어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마저도 지난 일상이 되어버렸다. 오랜 시간 변하지 않던 것이 변했다 한들 밤이 오지 않는 건 아니고 아침이 밝지 않는 것도 아니었으니. 단지 아주 작은 변화를 일상의 한 켠에 넣어두고 살게 되었을 뿐이었다.
카두세우스. 특주한 약물의 유통을 주 업으로 삼은 그 조직과는 제법 긴 시간을 거래라는 명목으로 교류해왔다. 처음엔 그저 그것 뿐이었으나 두번째 담당이 된 그녀와의 만남은 카두세우스와의 관계를 조금 더 흥미롭게 만들어 주었다. 새하얀 피부에 새까만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몹시 사무적이지만 어딘가 위태로운 사람. 브리엘. 그것이 그녀의 이름이었다.
[안녕. 이엘. XX일에 놀러가도 돼?]
브리엘의 업무용 핸드폰을 울린 연락의 내용은 무척이나 뜬금없었다. 하지만 그 발신인이 여인이라는 걸 안다면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닐 터였다. 즉흥적이고 제멋대로인 사람이 여인인 것을 지난 시간 동안 충분히 보여주었으니. 그 연락도 그 기행의 연장선에 불과하고 거절은 용납치 않으리란 것도 당연했다.
연락이 얼마나 오고 갔을지 모르겠지만 여인은 기어코 브리엘의 저택에 방문할 날을 근시일 내에 잡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당일 약속시간이 되자 홀로 브리엘의 저택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현 20위 조직의 보스라곤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무방비하게, 단신으로 걸어온 듯이. 그리고 언제 와도 새하얀 외벽을 구경하듯 이리 저리 걸으며 둘러보고서야 앗, 하며 벨을 눌러 도착을 알렸다.
벨을 누른 뒤에는 인터폰이 있다면 거리낌 없이 여인의 이름을 밝혀 인사라도 했을거고. 아니면 얌전히 문이 열리길 기다렸을 터였다.
저가 껄끄럽고 싫다며 말하는 얼굴 바라보며 눈을 두어번 깜박인다. 이어 부드러이 웃어보인다. 당연한 사실을 적시하듯 담백한 어조로 말을 건넨다. 면전에서 거부당한 사람이라면 으레 보일 짜증이나 화와 같은 감정 찾아보기 힘들다. 그야, 길고양이와 같이 경계심 많은 아이에게 보인 호감의 표현이 무시당하였다 하여 함부로 화낸다면 그 치가 이상한 것 아니겠나. 허락도 받지 않고 손을 대는 것이나 다를 바 없는 행동인데 할퀴어져도 할 말 없지. 아슬란은 그런 일로 상처 받을 만큼 순진하며 멍청한 이와는 거리가 멀다. 세상 이치 모르고 살기엔 이미 적지 않게 나이를 먹었다.
"빈혈인 사람을 수혈도 다 받지 않게 하고 나가도록 허락한다면 썩 좋은 보호잔 아닌 모양이야."
실없는 소릴 지껄인다.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른다. 앞으로 몇분만 더 있어도 수혈은 끝날 테다. 그때가 되면 스스로 링거를 뽑고 나가든 뭐하든 상관 없다.
"그런 생각이 들게 했다면 사과하지."
아슬란은 항복하듯 뒤로 물러섰다. 건네는 것은 제법 정중한 투의 사과다. 이어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잇는다. 그렇게 말한다 하여 별다른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 같으나, 다른 방법도 딱히 없는 터라.
"하지만 의사로서의 내 소견은 변하지 않아. 그냥 간다 해서 큰일은 없겠지만 지속적인 불편함 정도는 생길 거야."
따지자면 몇 번 만나지도 않은 인간의 잔소리도 당신을 만류하는 데 도움을 주진 않겠지만 시간 정도는 벌 수 있겠지. 운이 좋다면 그 끈질김에 지쳐 조금 더 머물렀다 갈지도 모르는 노릇이고... 실없는 생각을 잠시 한다.
"아, 좋아..."
아슬란은 질린다는 듯 앓는 소리를 흘린다. 똑똑하기는. 이런 것 정도는 조금 넘어가줘도 되지 않나. 속으로 투덜거리다 만다. 마음대로 하라는 양 군 직후에 이런 말을 덧붙이는 건 결코 유쾌하진 않지만, 그렇다 해도,
"그러면 의사의 망할 직업병이라고 생각해. 여하간 건강하지 않은 상태의 환자를 내보내고 싶지 않다는 결론은 같으니까."
걱정되는 이를 그냥 두고 보기는 어렵다. 어떤 상황이고 어떤 환경이든 간에. 어쩌면 당신에게 말한대로 떨어지지 않는 직업병일지도 모른다.
1. 『뭔가 말해줘, 제발』 * 일반적인 경우 "어-" (어색한 정적) "그래서 요즘은 좀 어떻게 지내냐." "뭐 상관없나. (씨익) 딱히 말하지 않아도 돼. 뭐라도 한 잔 마실래?"
* 특별한 상대에게 "...오늘따라 생각이 많은 표정이네." "캐묻지는 않을게. 네가 이야기할 준비가 되면 내게 말해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 적대적인 상대에게 "그래. 맞아. 내가 그 바텐더야. 그리고 이젠 네 바텐더지." "자. 입 좀 벌려볼래?" (심상찮은 액체가 담긴 유리잔을 찰랑 흔들어보인다.) "입을 벌려서 뭔가 말하던가, 아니면 한잔 하던가. 선택은 자유야... 요즘은 좀 어떻게 지내냐?"
2. 『죽지 말아요! 제발!』 * 일반적인 경우 "젠장." (신경질적인 오토바이 가속음) "젠장, 젠장..." (초조한 엔진음) "더 잃기는 싫다고...! 얼마나, 얼마나 내게서 더 빼앗아가야 만족하겠냐고...!" "야, 정신 차려, 눈 떠. 난 더 이상 내 친구 못 뺏겨! 늦지 않게 도착할 테니까!"
* 특별한 상대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마."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마... 말하면 상처 벌어지니까......" "이게 우리의 마지막이라고 말하지 말아줘."
* 적대적인 상대에게 "제발- 방금 그걸로 끝이 아니라고 말해줘." "우리 아직 해야 할 이야기가 많잖아. 그렇지?" "말해봐."
3. 『나와 함께해줄거지?』 * 일반적인 경우 "빼지 말고. 앤빌의 오늘 밤 이벤트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좋아. 가끔은 오늘같은 날도 있어야지. 안 그래?"
* 특별한 상대에게 (왠지 쓸쓸해 보이는 표정이라는 말을 들었다) "-응? 아니, 그냥. 좀." "......" (페로사는 상대방을 꼭 끌어안았다.) "아직 나도 좀 믿어지지가 않는가 봐."
* 적대적인 상대에게 (출구가 와르르 무너진다.) "이렇게 일대일로 대면해보는 건 그때 이후 처음인가?" "그때가 좀 그리울지도 모르겠네." "이젠 더이상 도망갈 필요 없어. 여기서, 오늘... 끝장을 보자."
>>312 너는 미친 여자를 좋아하잖아 하고 Born to die 가사 인용하면서 또 에만한테 가볍게 입맞출 페로사... 🤔 어쩌면 그 노래가사가 페로사가 욕심을 낼 때마다 나올지도 모르겠네. 에만주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전부터 꼭 한번 이래보고 싶었거든. (후레대사..?) (꼬리흔들) 싫으면 말해줘.
브리엘은 늦은 시간에 업무용 핸드폰이 울리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지극히 사적인 시간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한다는 생각때문이었고, 자신이 유일하게 어깨에서 힘을 빼고 보낼 수 있는 시간이기에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오늘 밤에 읽을 책과 함께 할 술병을 골라서 가져온 브리엘의 구리색 눈동자에 깜빡깜빡 점멸하는 핸드폰이 눈에 들어왔다. 다행히, 오늘은 그 드물기 짝이 없다는 카두세우스의 판매를 담당하는 간부가 쉬는 날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브리엘은 큰 반발감을 느끼지 않았다. 샤워를 막 마치고 나왔기 때문에 머리카락의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내고 핸드폰을 들어올린 브리엘의 시선이 달력으로 향했다.
이엘, 이라는 이질적인 애칭과 함께 발신인은 얼핏 보더라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이 여자랑 내가 언제부터 놀러와도 돼냐는 연락을 받을만큼 친해졌더라.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흘렀다. 제멋대로인 사람. 답문을 보내려던 브리엘은 핸드폰을 침대 위에 던져버리고 럼이 가득 담긴 술잔을 단번에 비워냈다. 어떻게든 핑곗거리를 대면서 빠져나가려고 해도 기어코 원하는 걸 얻어내는 사람이라는 것쯤은 이미 이제껏 경험한 바로 잘 알고 있다. 핸드폰을 쥐고, 브리엘이 럼주를 반병쯤 비워냈을 때 결국 발신인은 원하는 답을 얻었고 브리엘은 핸드폰을 다시 침대 위로 집어던졌다.
1층 서재에 앉은 채 다리를 꼬고 그 무릎 위에 책을 펼쳐서 읽고 있다가 벨을 누르는 소리에, 탁- 하고 책갈피를 끼우고 책을 덮는 행동이 자연스러웠다. 실내용 슬리퍼를 끌며 문까지 걸어가다가 문을 열기 직전, 긴 한숨을 내쉬었다. 누가 보면 친한 줄 알겠어. 안전장치로 잠궈두고 있던 걸쇠를 풀고 기본 잠금장치를 풀어서 문을 연 브리엘은 문밖에 있는 여인을 흘끗 바라보다가 고개를 비스듬히 까딱 기울여서 들어오라는 제스처를 해보인 뒤 문에서 멀어졌을 것이다. 여전히 살랑살랑 흔들리는 검은색 머리카락은 그대로였지만 옷차림은 평소와 달랐다. 발목까지 길게 내려오는 검은색의 롱스커트에 맵시있게 상체에 붙는 와인색 긴팔 목티, 어깨에 걸쳤지만 흘러내리는 스톨이라던가.
+) 용왕님 ver 『이제 쭉 함께인거지?』 "용궁의 피를 나눈 동지가 된 걸 환영하네, 형제여." "그래, 이제 자네도 셰바 사람임을 인정한 게지?" "이제 이 우리 안에서 겸손과 순종의 미덕을 배우겠지, 하여 이번의 아가는.. 내 곁에 오래토록 남아주고 답을 알려주겠지? 앞으로 내 곁에 있을 텐데 호칭에도 익숙해야 할 것이고. 그러니 아버지라 불러보지 않으련? 어서. 난 인내심이 깊지 않은 사람이야."
>>326 >>329 네가 기억날 때마다 항상 내가 옆에 있게 해줘. (이 시점에서 이어지는 후레대사)(고르릉고르릉)(꼬리 흔들) "내가 널 내 거라고 말하면, 내가 집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줄래?"라는 1절 가사도 남아있어. 감정표현이 확실한 쪽이라.. 말나온 김에 말하자면 나도 에만이 부끄러워할 때가 좋아. 그거야말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정표현 방식이거든.
하웰은 신음소리를 내며 뒤쳑이다가 소파에서 뚝 떨어졌다. “으윽.” 소리를 내며 하웰은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다. 소파 앞 테이블 위에 잔과 술들이 잔뜩 있었다. 아, 원래 이렇게 술을 잘 안 마시는데….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후회해봤자 숙취로 아픈 머리는 깨질 것 같았다.
하웰은 다시금 소파에 밍기적거리며 올라가 주변의 담요를 아무것이나 끌어와 덮었다. 원래는 침대에서 잠을 자지만 어제 술을 마시다가 그냥 소파에서 잔 모양이었다. 침대가 아닌 곳에서 잠을 자서 허리가 조금 배기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침대까지 가기가 너무 귀찮았다.
“운동 가야 하는데….”
몸을 뒤척이다 천장을 바라보며 누으니 창 밖으로 햇빛이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1층은 꽃집, 2층은 거주지, 3층은 연구실로 쓰는 이 붉은 벽돌 건물은 꽤나 아늑한 하웰의 보금자리였다. 실내는 빈 곳이 별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복닥복닥하게 물건들이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주로 소파나 안락의자 같은 폭신한 것들과 그것 위에 자연스럽게 널부러져있는 따뜻한 색감의 쿠션과 담요들이 잔뜩이었다.
바닥에는 당연하다는 듯 카페트가 깔려있다.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기보다는 모서리쪽이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카페트의 모서리와 맞닿아 얼룩덜룩하게 짙은색 마루 바닥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조화로워보인다는 건 이 생활감 있는 공간에 어느정도 톤을 맞추어서 배치할 신경은 쓰고 있었다는 뜻일까.
눈을 돌리면 짙은 색 책장도 가득 벽면을 채우고 있어 그 안에는 각종 식물학, 화학, 화훼 관련 책들이 잔뜩 꽂아져 있다. 이곳에 없는 책은 3층 연구실에 또 한가득일 것이었다. 벽면에 있는 벽난로는 사실 장식에 가깝다. 뿐만 아니라 식물들 또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래층 꽃집에는 꽃이 피어져 있는 것들이 많았다면, 2층의 내부에는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것들이나 아니면 원래부터 꽃을 피우지 않는 관엽식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 두 개가 아니라 꽤 많이. 그래서 전체적으로 따뜻한 색감의 감색, 붉은색, 베이지색 등의 것들이 초록빛의 식물들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있는 셈이었다.
자신은 아마도 맥시멀리스트가 맞으리라. 그럼에도 정리를 해두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가점을 주어야 하려나. 어쨌든 그러한 알록달록한 배경에서 흰색을 담당하는 하웰이 소파에서 몸을 뒤척이자 무언가가 툭,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 뭐야…. 어제 또 꺼내 둔건가?”
하웰이 혼잣말을 하며 바닥에 떨어진 것을 주웠다. 살짝 몸을 들어서보니 책장 한 구석에 있는 공간에 둔 작은 금고가 열려있다. 다시금 머리를 소파에 툭, 기댄다. 그 떨어진 것은 바로 원래는 그 금고 안에 있어야 할 녀석이었다. 하웰은 그것을 엄지와 검지로 잡아 들었다. 누운 채로 팔을 뻗어 들어올리니 작고 심플하게 세공 된 유리병 안에 든 액체가 오전의 햇빛을 받아 빛을 이리저리 굴절시켰다.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감돈다. 전에 페퍼에게 지나가듯이 이야기했던 그 향수였다. 남들이 만지지 못하게 혼자 간직하고 있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물건, 그러니까, 독약이다.
열 다섯에 기초 학문을 떼고 열 일곱에 향수와 인센스의 레시피를 다 외운 뒤 그 나이 스물에 인정받아 의뢰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었을 때, 그 때 제일 처음 만들었던 향수. 육 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관해온 것이었다. 늘 금고 안에 보관해두지만…. 그래도 가끔, 술에 취하다보면 자꾸 이 녀석을 꺼내고 마는 것이었다.
하웰은 그것을 다시금 손아귀에 쥐어 이마에 툭 대고는 작은 웃음을 흘렸다. 자신의 행동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허탈한 혹은 체념한, 아니면 서글픈 그런 웃음이었다.
독백 때문에 페로사 설정 정리해둔 메모장 문서를 보다 발견한 건데, 사실, 페로사는 상당히 다양한 경우를 염두에 두고 고백대사를 준비해두고 있었어... 그 중에는 "정 그렇게 불안하면, 우리 계약연애부터 시작할까?" "너도, 나도 확신을 가질 시간이 필요하잖아." "내가 널 사랑하게 해 줘." 하는 대사도 있었는데 이게 에만에게 고백할 때 쓸 후보 대사 중 하나였거든. 그런데 그런 거 없었고... 현실은 아홉살 연하한테 홀랑 녹아버린 아줌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