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432087> [상L] 어딘가의 초차원 1:1 카톡방 -6-  :: 22

클주 ◆Ni7Ms0eetc

2022-01-21 01:57:47 - 2022-08-22 22:30:04

0 클주 ◆Ni7Ms0eetc (bjwcMorAnI)

2022-01-21 (불탄다..!) 01: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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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및 1:1은 이 어장에서 이루어집니다.
1:1은 나메에 보내는 캐이름-받는 캐이름
오프라인상황은 나메에 보내는 캐이름-받는 캐이름(오프라인)으로 작성하여 구분합니다.
[공지]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
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 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엥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상황극판 룰에 걸리는거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그 외 알아두면 좋은 사실:
+ 욕설은 자동으로 필터링 돼서 모자이크된다.
+ 죽은 후에도 접속 가능하다.
+ '톡방에 있는 이에게 악의'를 가지면 이 톡방에 있을 수 없다.

2 칼라일 (.dvD7evNjk)

2022-03-17 (거의 끝나감) 23:21:56

왜 그러니?

3 유다인 (.dvD7evNjk)

2022-03-17 (거의 끝나감) 23:22:13

신입이 들어왔으니 설명을 부탁합니다!

4 리-석탄애호가(오프라인) (y2Bn4D2U6.)

2022-08-21 (내일 월요일) 23:22:58

이런 때에 리는 놀랍게도 황급히 청소를 하고있었다. 자신이 머무르는 곳은 호텔이었으나 보는 눈도 없이 며칠 편하게 머물다보니 쓰레기장 비슷하게 되어버린 것이 문제였던 거다. 존맛토테포와 누렁이 2세는 호텔 테이블 위에서 비루하게 청소하는 20대 후반의 남자를 찬찬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청소하던 남자는 두손을 모아 콧잔등을 꾹 누른다. 뒤늦게 부끄러워진 모양.

"....얘들아. 내가 괜히 부른 것 같냐?"

막상 정말 온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이 앞서긴 했지만 공포나 떨림도 뒤이어 찾아오는 것이다. 물론 악마라서 생기는 공포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상대가 사라질까 생기는 공포였다.

"니들이 대답만 할 줄 알면 백점짜리일 텐데."

말을 마치고 리는 바닥을 계속해서 쓸이질하기 시작했다. 며칠간 전혀 청소되지 않았던 바닥이 본래의 말끔한 색을 드러냈다.

5 크람푸스 - 리(오프라인) (KeuNuv1NU2)

2022-08-21 (내일 월요일) 23:28:34

부아아아아앙! 낡은 도시의 빌딩 사이를 바이크가 빠져나간다. 무시무시한 배기음이 귀를 때리고, 매서운 바람이 뺨을 스친다. 놀라울 정도로 조용한 이 도시엔 바이크의 소리만이 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흐음, 진짜로 아무도 없네요. 이런 세계는 어떻게 태어난 걸까요."

선글라스를 쓴 채로 바이크를 몰던 크람푸스가 중얼거렸다. 세찬 바람에 새빨간 공군 재킷은 휘날리고, 하얀 털 사이를 시원한 느낌이 스치지만, 회백색의 무기질한 도시엔 불빛도, 소음도 없었다.

사람만 없는 걸까, 개나 돼지 같은 동물도 하나도 없다면-

"그럼 염소도 없겠네요, 어머 무서워라."

계속해서 질주하던 중, 문득 그녀는 익숙한 기운을 눈치챈다.
감자, 라 불리는 빙의된 악마들. 그것을 찾을 때와 같은 감각. 이 세계에서라면 아마...

"찾았다."

그녀는 밝은 미소를 띈 채 기운이 느껴지는 쪽으로 핸들을 틀어 달려갔다.

6 리-크람푸스(오프라인) (PxvN47C2oU)

2022-08-22 (모두 수고..) 04:10:49

호텔 로비의 청소를 시작한 뒤 리가 느낀 것이라면 로미가 한 사람이 청소하기엔 지나치게 넓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쓰던 방 입구부터 시작해서 총총거리며 비질을 해나가던 리는 로비의 반절도 청소하기 전에 청소도구를 멀리 던져버렸다. 안 해. 안 해. (검열).

그러나 그렇게 되면서 예상했어야 했던 건 주머니에 소중히 들어있던 누렁이 2세가 물리력에 의해 같이 튕겨나가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나. 바닥을 통통 튀고 구르면서 호텔 밖으로 나가버린 소중한 누렁이 2세를 보고서 리는 입을 떡 벌렸고 뒤이어 그것을 회수하러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멀리서 들려오는 벌레 소리인가 싶었던 것이 배기음으로 선명해진 것은 그 다음 일일 것이다. 누렁이 2세를 고이 품으로 되돌린 후에 리가 목격한 것은 바이크가 멋지게 돌아 이쪽을 향하고 있단 것이었고 그 움직임은 눈물을 자아낼 정도로 리가 이 세계에서 본 지 매우 오래된 것이었다. 그러나 용케 울지는 않는구나. 리는 호텔 입구에서 그쪽을 향해 주춤주춤 다가간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그러나 놓치고 싶지 않다는 듯.

"너야? 석탄애호가."

선글라스와 바이크, 재킷을 입은 염소 악마라. 음. 리가 머릿속에 형성된 <석탄애호가>의 이미지를 눈앞에 있는 이자의 형태와 겹친다.

"톡방에서 말한 그대로 생겼네. 나는 어때?"

거짓말은 안 했는데. 거짓말은. 진짜 언니인 줄 알고 실망해서 돌아가 버리면 그건 그대로 어떨 수 없는 일이라고 리는 생각하고 있었다.

7 크람푸스 - 리 (Au.Mlmdzic)

2022-08-22 (모두 수고..) 07:48:40

"흐음?"

빛바랜 호텔 쪽에서 주춤주춤 다가오는 인기척, 선글라스를 벗은 그녀는 가로로 늘어진 동공으로 그 인기척을 응시한다. 여기 다른 사람은 없는 것 같았으니까, 아무래도...

"리 씨."

빵긋 미소를 띈 그녀는 뚜벅 뚜벅 부츠 소리를 내면서 그에게 다가갔다. 딱딱한 콘크리트 위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 그녀는, 원래 큰 덕인지 부츠 덕분인지 리를 살짝 내려다 볼 정도로 크고, 흰 털로 덮인 얼굴과 손은 따뜻하고 복슬복슬했으며, 어깨도 상당히 넓고, 팔도 근육이 붙은 편이었다.

천천히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만졌다. 쓰다듬어보기도 하고, 볼을 꼬집어보기도 하고. 그리곤 "이 차원에선 남자도 누님이라 하나보네요." 라고 중얼거린 뒤, 어깨를 잡고 단숨에 끌어당계 안아주는 것이었다.

"반가워요!"

그리고, 웃으면서 볼을 비벼 주었다.

8 리-크람푸스(오프라인) (PxvN47C2oU)

2022-08-22 (모두 수고..) 08:54:34

"그래. 리 누님이시다."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입꼬리가 슬며시 들리는 것이다. 이 또한 깜짝 놀랄 만큼 오랜만이다. 이전에는 리 씨보다는 수민이나 수민 씨로 불리긴 했지만 말이다.

"너 꽤... 크네. 나도 작은 키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범인답게 평안도 남성 평균인 180cm 초반대의 키를 가진 리수민은 나름대로 제 키에 만족하고 있었다. 키 같은 게 별 의미를 잃기 전까지는 말이다. 얼굴에 손이 닿자, 리는 움찔거렸지만 그 손길을 피하지는 않았다. 그 복슬복슬해 보이는 얼굴을 이래저래 만져보고 싶은 건 사실 이쪽인데 우습다는 생각도 잠시나마 해보고. 석탄애호가의 착각을 들어버렸지만 굳이 고쳐주어야 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것이다. (하기사 그래서 같이 자겠다거나 하는 말을 거리낌없이 했던 거겠지...)

그녀의 포옹에 갑작스레 눈물이 핑 도는 것을 리는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너무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온기였다. 그것이 사람의 온기가 아니라 악마의 것이라 해도. 악마가 이것을 미끼로 영혼을 가져가려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도 반가워."

복슬복슬함이 얼굴에 와닿는다. 그녀를 마주안고 나서 씨익 웃는 리. 목소리에 흔들림이 없도록 말하기 전에 틈을 두었다.

"내 징징대는 소리 듣고서 누추한 곳까지 오느라 고생했다. 오느라 힘들지는 않았냐?"

자학적인 그 말투에는 부끄러움이 녹아있었으려나. 리는 청소하다 만 호텔 로비 쪽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제대로 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충 방은 청소를 해뒀어. 미리 말해두지만 콧물 침대 같은 건 없으니 기대해도 소용없어. 그냥 푹신한 천 침구일 뿐이니까."

9 크람푸스 - 리 (Au.Mlmdzic)

2022-08-22 (모두 수고..) 14:00:15

"어라, 쉽지 않으셨을텐데! 고생하셨어요- 멋져요-."

생글생글 웃으며 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물론 별다른 이유는 없다, 정말 고생했을 것 같고, 잘 해줘서 고맙다는 생각에서 이러는 것 뿐. 그녀는 그 뒤 리의 손을 잡은 채 성큼성큼 가리킨 방향으로 움직인다.

"딱히 고생하지도 않았고, 별로 누추하지도 않으니까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푹신푹신 침대도 좋아하니까?"

그러더니 쉬지 않고 척척 걸어서 문을 콰앙 열고 리가 살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탁자 위에서 노는 감자를 보고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긴 했지만, 그대로 잡고 있던 리를 침대 위로 던지고, 자신도 다이브한다.

"후아! 푹신푹신해!"

그리곤 침대를 꾹꾹 누르며 메에에에, 하고 울었다.

10 리-크람푸스(오프라인) (vUGWYvEdx.)

2022-08-22 (모두 수고..) 15:15:08

애 취급이냐. 한 마디 따지고 싶었던 마음이 석탄애호가의 직업 앞에서 수그러든다.

"니가 있던 차원에서 아이들한테는 이래도 될지 몰라도, 내 차원에서는 어른의 머리를 함부로 쓰다듬지 않아."

목소리는 딱딱하게 들리는데 화났다기보단 애 취급 당한 것에 수치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가만히 있던 새에 손을 잡힌 리는 어어어... 를 외치면서도 그녀의 손아귀 힘에 끌려갈 뿐.

"그거 다행이네. 인사치레라도 말이지."

로비라도 구경하지 않을까 싶었건만 청소도구가 바닥에 마음대로 널브러져 있었기에 로비에는 눈길조차 주지않고 지나가버린 크람푸스가 리에게는 오히려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침대에 던져진 리는 몸을 감싸는 침구의 푹신함을 느끼며 동시에 또 한 번의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지.

"너.... 만난 건 나도 반갑다만 날 좀 살살 다뤄주지 않을래."

오랜만에 만난 인간... 아니, 인간에 준하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악마에게 정신없이 휘둘리는 와중이라선지, 그녀가 떠나면 또 홀로 남게 될 것이 두려워선지 과거처럼 거칠게 말하진 않는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자세로 바꿔 툴툴거리며 옷매무새를 정리한 리는 침대를 누르며 우는 석탄애호가를 바라본다. 기분이 좋을 때 울음소리를 내는 걸까. 동물인지, 인간인지, 꼭 반반 섞여놓은 듯한 그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다.

"마음에 드냐? 안 그래도 침대는 네게 내줄 작정이었다만."

옆 방에서 가져와 침대 옆에 깔아둔 요와 이불을 가리키고서는 말한다.

"난 여기서 잘 거니 안심하도록."

그리고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로, 덧붙인다.

"...자고 갈 거 맞지?"

11 크람푸스 - 리 (Au.Mlmdzic)

2022-08-22 (모두 수고..) 16:14:02

"자고 갈 거에요!"

활짝 웃으며 말하는 그녀는 딱히 뭔가 잘못된건지는 모르는 듯 한 눈치였다. 어른을 쓰다듬는것도, 사람을 끌고다니는 것도, 딱히 제지하거나 하지 말라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뭐, 주변의 지인이나 어른이 그 모양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탄은 잘한다 잘한다 박수나 치고, 벨제부브는 멋진 포즈나 알려주고 있으니까. 바르바토스의 경우는 아예 관심조차 없는데다, 크람푸스가 마구 대해도 강하게 말하질 못했다.

"어른이여도 한때는 아이였으니까, 쓰담도 허그도 괜찮은거에요."

그리고 뒤따라오는게 이 말. 그녀의 눈에는 아이도 어른도 같았다. 단지 어른이 되면 아이일 때의 마음이 사그라질 뿐, 깊은 곳에는 갓난 아이가 숨어 있다. 그녀는 그걸 알고 있었으니, 하는 행동들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메에에에. 막 다룬건 미안해요. 힘 조절하는게 서툴러서, 그런데... 같이 안 자요?"

침대 옆에 남는 공간을 팡팡 치며 그녀가 말했다.

12 리-크람푸스(오프라인) (7DX.kF41os)

2022-08-22 (모두 수고..) 19:12:33

"하아..... 그 한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고 생각하지 않냐... 뭐, 됐나..."

리는 그건 네 생각이고 이쪽 생각은 조금 다르다며 따지고 들고 싶은 얼굴이었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은 듯 했다. 여기까지 와 줬으니 머리 정도 내어줄 줄 아는 게 초대한 자의 관대함이 아닐까?

"어디 빠지진 않았으니 크게 상관없기야 한데..."

리가 어깨를 스트레칭하며 말했다.

"이 세계에선 깊은 관계가 아닌 이상 남성이 여성에게 한 침대를 권하는 건 비매너라서 말이지. 너도 일단 여성...이잖아."

암컷과 여성 중에서 적합한 단어를 찾는 듯했지만 암컷은 역시 실례가 되리라는 생각에 여성으로 결론지은 리였다.

"그 옆에서만 있어줘도, 그걸로 좋아."

침대에서 내려간 리는 어슴푸레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시 한번.... 고마워. 여기까지 와준 거. 아까는 민망해서 고생했다느니 하는 말로 넘기려 했다만, 역시 고마운 건 고마운 거지."

횡설수설하는 꼴이 볼만하다.

13 크람푸스 - 리(오프라인) (XRBqw.SSss)

2022-08-22 (모두 수고..) 19:49:56

"저희 차원에서도 비매너지만, 제가 하고 싶으니까 상관 없어요! 오세요!"

볼을 빵빵 부풀리며 침대를 팡팡 친다. 스프링이 끼익끼익 소릴 내고, 침대 틀이 들썩들썩거릴 정도의 힘, 아까는 힘조절을 해서 안아준거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광경이다.

"그리고 고맙긴요, 제가 오고 싶으니까 온거인데. 친구가 외롭다는데 오는게 친구죠!"

실실 웃는 표정으로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그게 당연하다는듯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고, 얼굴에선 지나칠 정도의 당당함이 보인다. 흔히 세간에서 말하는 도야가오란걸까, 그런 그녀도 올 생각이 없다는듯 가만히 있는 그를 보고 입술에 손가락을 댄 채 메에- 하고 고민하다,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손벽을 탁 친다. 털 때문인지 짝 소리는 안 났다.

"같이 안 누우면 바이크 타고 돌아가버릴거에요!"

그리고 이 말을 하고 잠깐 후

"...돌아가진 않고 좀 나가있다 와버릴거에요!"

조금 너무하다 생각했나보다.

14 리-석탄애호가(오프라인) (caj2.fo3Ag)

2022-08-22 (모두 수고..) 20:12:51

"나는... 상관 있다만...."

석탄애호가는 침대를 치고 있는데 어쩐지 등짝을 맞는 것만 같아 눈가의 근육을 움찔거리며 그 풍경을 바라본다. 그렇다고 악마를 이성으로서 의식하냐고 물으면 그건 아닐..아닐..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래도 한 침대 안에 같이 들어가기엔 왠지 모를 찝찝함이 있는 것이다. 아마도 리가 모쏠이라서겠...읍읍

"우리 친구였어?"

매정하다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리에게 석탄애호가는 톡방에서 몇 마디 주고받은 사이로, 여기까지 와준 게 사실상 큰절하며 고마워할 정도의 일인 것이다. 친구라는 낱말을 입에서 곱씹던 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좋네. 친구."

분명 박수를 치는데 푹신한 털 탓에 고요하기만 한 것에 풋, 하고 웃어버렸다. 만져본대도, 분명 폭신폭신할 것이다.

"정말 거기까지 해야겠냐?"

살짝 눈살을 찌푸린 리는 오른손 검지로 미간을 꾸욱 누르더니 주섬주섬 코트 자락을 정리해 침대 위로 올라간다. 그래. 너도 나를 바닥에서 재우기는 미안하겠지. 내가 너에게 그렇듯이. 크람푸스를 먼저 재워놓고 자신은 도로 내려가려는 심산이다.

"올라왔으니까, 이제 와서 돌아가겠다는 말은 하지 마. 잘 자고..."

그렇게 말하는 리의 목소리는 사뭇 다정하다.

15 크람푸스 - 리(오프라인) (XRBqw.SSss)

2022-08-22 (모두 수고..) 20:33:47

"당연히 친구에요. 친구가 되는데는, 얼마나 말했는지 얼마나 같이 있었는지 같은건 상관 없어요."

그녀는 불편한 표정을 지었던 리에게 살짝 미안한지, 그의 손의 자신의 손을 겹치며 천천히 깍지를 껴 잡는다.
하얀 털은 복슬복슬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으며, 그 속으로 피가 통하는 것도 느껴진다. 염소인데다 악마라지만, 리가 그리워했던 온기가 느껴졌다.

"약속! 다시 돌아간다곤 안 할게요. 그리고..."

얍! 하는 소리와 함께 침대에 올라온 리를 백허그로 안아버린다. 답답하거나 아프지는 않지만, 놔주지 않겠다는 듯 확실하게 힘이 들어가 있다. 리의 머리에 복슬복슬거리고, 말랑말랑한 뺨을 부빗거리며 그녀가 말했다.

"이제 같이 잘거에요!"

가볍게 뺨에 해주는 입맞춤, 아무래도 내려가긴 힘들 것 같았지만, 힘드니까 놔줘라고 하면 순순히 풀어줄 그녀였다.

16 리-석탄애호가(오프라인) (8RL928eSLQ)

2022-08-22 (모두 수고..) 20:42:31

"그건 그렇지만 너, 나같은 거하고 그렇게 금방 전기 찌릿하듯 마음이 통했을 리도 없고.... 비관적인가."

그리고 리는 입을 다물었다. 인간의 살결과는 다르지만 그보다 부드럽고 그에 못지않게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넘칠 듯 넘실대는 것을 리는 느낄 수 있었다. 깍지 낀 손을, 리는 한동안 힘없이 매만졌다. 그 온기 속으로 파고들려는 듯이.

"......!!!"

백허그를 당한 리는 기습당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아니, 기습이라 해도 족할 터이다. 적당히 재우고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놔주지 않을 생각인 것 같지 않은가. 뺨에도 말랑한 입술이 붙었다 떨어지자 당황스러운 마음을 시간을 들여 가라앉힌 리가 겨우겨우 한마디 했다.

"너, '너무' 애교가 많아. 보통 친구 사이라도 성별이 다르면 이렇게까진 안 한다고."

그리고 리는 백허그에서 풀려나기 위해 타협안을 제시한다.

"......손만 잡고 자자고."

.....누가 봐도 동(검열) 같지 않은가..

17 크람푸스 - 리(오프라인) (XRBqw.SSss)

2022-08-22 (모두 수고..) 21:04:34

"손만 잡고 자다니, 그럼 못써요!"

풀어줄 생각이 없다는 듯, 그녀는 리를 안은 채로 부둥부둥 부비부비거린다. 마치 오랫동안 사랑을 못 받은 애처럼 거리낌 없이 스킨십 해대고, 달라붙는다. 대하기 힘들단 생각도 들 법 하지만, 악의가 없으니까 그것도 힘들다. 악마란 이렇게 무시무시한 존재인 것이다.

"보통 친구 사이면 그렇죠! 그치만 제가 하고 싶으니까 괜찮아요!"

리의 뒤통수에 흐-흥! 하는 소릴 내며 그녀가 말한다. 보나마나 또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겠지.
그리곤... 등 쪽에 얼굴을 비비거나, 복슬복슬한 손으로 그의 뺨을 꾹꾹 찌르거나, 메에에- 하고 울거나 한다. 아무래도 정말 기분이 좋은 듯, 리에게 달라붙은 채 이런저런 스킨십을 멈추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선을 넘는 행위는 안 하고도 있고, 본인이 정말로 좋아 보이니까 그대로 놔둬도... 아마 계속 달라붙겠지만 괜찮을 듯 싶었다.

"리 씨도 만져주세요!"

그리고 눈을 반짝반짝거리며 말하는 것이었다.
그쪽 방향으로 들으면 위험한 발언이다.

18 리-크람푸스(오프라인) (PxvN47C2oU)

2022-08-22 (모두 수고..) 21:38:59

"못 쓰면 어쩔 건데."

말은 무뚝뚝하지만 부비부빗대는 크람푸스의 품에서 그다지 빠져나올 생각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그것이 그녀를 위한 방법이라고 판단한 거겠지. 그리고 뭣보다- 촉감도 나쁘지 않았고.

"네멋대로잖냐. 나 지금 좀... 인형이나 장난감이 된 기분인데 말야."

뺨을 눌리거나 부벼지는 동안 리는 무표정한 듯하다. 속으로는 내심, 온기를 품은 존재의 손길을 즐기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겠다. 어쩌면 그것이 리의 발목을 옭아맸다. 리는 아마, 크람푸스가 무슨 짓을 하든 웬만해선 내쫓지 못할 것이다. 갑을관계에서 완전히 을이란 소리다.

"너 만지거나 만져지는 거 정말 좋아하는구나. 진짜, 만진다...?"

정말 애완 염소같네... 라고 생각하지만 기분나빠할까 차마 입 밖으로는 뱉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복슬복슬한 머리를 쓰담는 것이다. 안 아프냐고 묻는 듯이, 상냥한 손길이다.
그러던 손길은 정수리와 뿔, 머리, 뺨을 충분히 문지르며 탐닉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를 지나서, 목과, 쇄골로, 점점 더 아래로 향하는 듯... ~ 이 상황극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기준을 준수한다. ~

겉으로 보기엔 어떤 생각인지 알 수 없겠으나 약간의 장난기와, 궁금증과, 경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음이다. 아슬아슬한 선에서 크람푸스가 저지했다면 그러니 그런 발언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며 훈수를 두었을 것이다.

19 크람푸스 - 리(오프라인) (XRBqw.SSss)

2022-08-22 (모두 수고..) 21:55:58

"헤헤헤."

활짝 웃는 표정으로, 쓰다듬어주는 그의 손길을 즐긴다. 하얀 털은 자세히 만져보니 뻣뻣하면서 충분히 부드러웠고, 그 너머로 따뜻한 피부의 질감이 느껴졌다. 마치 모자라다는 것 처럼, 장난스럽게 리의 손에 얼굴을 부비적 거리거나, 일부러 더 꼬옥 안는 등 앙탈을 부린다.

피가 흐르는게 느껴지는 부드러운 귀, 작고 딱딱한 뿔, 복슬복슬한 털이 가득 자라있는 뺨, 무엇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는 그녀의 몸은 거부하는 일 없이 손길을 받아들였다. 목을 만져도, 쇄골을 스쳐도 그저 기분 좋다는 듯이 웃으며, 메에에- 하고 소리를 낸다. 약간은 간지럽다는 듯이 움찔거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좋은 듯 꺄르르 소리를 내서 웃었다.

"응? 거기가 좋아요?"

문득, 리의 손 위치를 확인하고 그녀는 베시시 웃는다. 거긴 말랑말랑해서 제가 만져도 느낌이 좋다구요. 라고 말하며 그 손을 살짝 잡고, 좀더 해보라는 듯 움직여준다. 불손한 의도는 없는듯, 그저 좋아하면 좋겠다는 것이, 스킨십 해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 느껴진다.

20 리-크람푸스(오프라인) (PxvN47C2oU)

2022-08-22 (모두 수고..) 22:02:17

웃으면서 손길을 받아들이는 악마가 악마라는 이름답잖게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다는 건 의심할 곳이 없는 진실이었다.

"너 만지기 좋네. 칭찬 치고는 좀 이상하지만 말이야. 만지면 싫어하는 곳은 없어?"

리가 만진 곳은... 배! 그래! 배였다!! 뭘 생각하는 거야? 어쨌든, 리는 훈수두려고 했으나 훈수두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말랑거리는 배를 살짝 주무른 뒤 아쉽게 손을 떼었다.

"여기서는 거절했어야지."

리는 한숨을 쉬었다. 기왕 와준 것은 고맙지만 와준 게 이렇게 가드가 낮은 악마였다니.

"내가 졌다....."

그녀는 필시 리가 아닌 다른 이에게도 똑같이 손길을 주고 받았겠지. 그런 게 그녀의 삶의 방식이라면 저는 간섭할 필요는 없나. 리는 약간은 비관에 빠진 채 마지막으로 가장 부드러웠던 그녀의 귀를 인사하듯 만져주었다.

"이제 진짜로 자. 내일 피곤하겠다."

21 크람푸스 - 리(오프라인) (XRBqw.SSss)

2022-08-22 (모두 수고..) 22:25:39

"네에에-."

메에에에, 소리를 낸 뒤. 그를 안은 채 몸을 웅크리고 잠을 청하려 한다.
눈을 꼬옥 감은 모습은 잠자는 아기양 같아서... 기각한다, 이렇게 큰 아기양이 어디 있어.

"리 씨는 항상 이 침대에서 혼자 자는거에요?"

문득 생각이 들어 그를 보며 물어본다. 커다란 침대는 폭신하고 편안했지만, 이 위에서 혼자 잔다면 쓸쓸할게 분명했다.
흐-음. 소리를 내면서 고민하다가, 그를 보면서 말했다.

"가끔 와서 같이 자줄까요?"

생글생글 웃는 표정이었다.

22 리-석탄애호가(오프라인) (PxvN47C2oU)

2022-08-22 (모두 수고..) 22:30:04

결국 안긴 채로 자는 것인가. 리는 자신의 처지에 그냥 적응하기로 했다. 리는 갑을 중 을이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려니.

"항상은 아니지. 머무르는 장소는 일정 주기마다 바꿔왔으니까... 기분 전환으로. 그렇지 않으면 여기는 바뀌는 게 하나 없어."

쓸데없는 말까지 덧붙여버린 듯하지만 아무튼 질문의 핵심- 혼자 자느냐는 것엔 대답하지 않는다. 너무나 당연해서인가.

"너, 연말인가, 그 때 아니면 한가하다며."

의외로 제멋대로인 답변이 나와버린다.

"가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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