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낯선 이들을 죽이지 우린 일면식도 없는 놈들을 죽이지 우린 개자식들을 존나 죽이지 여기 총이 잔뜩 있으니 차라리 도망치는 게 좋을 거다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그렇다고 네가 딱히 프랙탈 그림으로 된 퍼즐을 좋아하진 않을 것 같고. 그걸 허락받지 않은 사람한테 보여주면 르메인 패밀리가 그렇게 좋아하진 않을 거라서." 애초에 그 사건에서 르메인 패밀리가 가장 갖고 싶어했을 메인 컴퓨터를 자신이 폭파시켜 버렸기에, 지금 그들과 지속하고 있는 우호적인 관계는 현재에 와서는 자신이 과거에 이루어낸 일보다도 자신이 더 이상 난리치거나 르메인의 질서에 거스르지 않고 얌전히 바텐더로 지내고 있는 것에서 점수를 더 높게 주고 있기에 유지되고 있는 것일 공산이 컸다. "뭐야, 너 여태껏 앤빌이 흡연 허용인 거 몰랐냐. 앤빌은 재를 재떨이에 털어주기만 한다면 흡연 OK야. 금연석은 따로 있어." 페로사는 비스트로 쪽에 칸막이로 분리된 금연석을 눈짓해보이고는, 물에 젖은 종이가 깔린 얇은 재떨이 하나를 로미의 앞에 툭 놓아주었다. 그리곤 이걸로 태우라는 듯이 라이터도 하나 놓아준다.
로미의 왕국 외에도 외부 영토이긴 하지만 마음껏 담배를 필 수 있는 흡연협약을 맺은 영토가 하나 더 생긴 모양이다. "페로사는 인명이 아니라 빌라르-페로사라는 지명이라는 모양이지만, 뭐 상관없나. 아무튼- 이래저래 준비를 좀 해놔야 할지도 몰라서 말야." 페로사도 이미 로미를 몇 번 만나본 적이 있고, 이런 난기류를 겪어보았기에 그것을 '적당히 말대꾸해준 다음에 대화의 방향성을 얼버무려 버리는' 나름의 대처법을 갖고 있었다. 이따금은 로미의 장광설에 어울려 같이 아퀴도 맞지 않는 이야기를 밤새도록 떠들고 싶을 때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이따금이다. 그런 뇌신경망적 자살행위에 마음이 내키는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래서 페로사는 로미가 그 케이스를 열도록 두었다.
"너도 그 양반을 아나 봐?" 어쩐지 그리운데, 하는 말을 놓치지 않았는지 페로사가 지나가듯 질문을 건네왔다. "케이스 하나가 패키지 하나인데, 그게 마지막 패키지거든. 어쩌면 너에게서 그것의 다음 버전을 좀 살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관심있는 건 그뿐이라는 듯, 화제를 그리로 돌렸다. 그러다 로미가 덧붙이는 말에, 기겁을 하면서 고개를 저었다. "착탄한 총알이 폭발하거나, 방아쇠를 당겼더니 불이 뿜어져나가거나 총열이 발사되거나 하는 건 사양이야. 내가 원하는 건 그 총에서 50구경 베오울프 탄이 멀쩡히 나가는 것뿐이야. 내가 저번에 말했던 빛당태 플래시라이트 같은 걸 외부에 달아주거나 하는 건 상관없는데, 어찌됐건 방아쇠를 당기면 베오울프 탄이 멀쩡하게 발사됐으면 좋겠어." 하다가, 조금 생각해보더니 덧붙인다. "생각해보니 고폭탄두를 물린 베오울프 탄은 괜찮을지도? 만들 거면 몇 탄창 살게." 하는 말을 덧붙여온다.
그때 땡 하더니, 뒤편에서 페로사, 스파이시 가든 피자 포장 나왔어요. 하는 말과 함께 잘 포장된 피자 상자가 바 뒤편의 주방으로 통하는 창구에서 내밀어져온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빵의 냄새와 잘 익은 치즈의 냄새, 매콤하게 양념된 고기가 잘 익은 냄새가 진동한다. 페로사는 그걸 받아서 로미의 앞에 놓아주며 말했다. "생맥주도 테이크아웃 가능한데, 그것도 마음에 들면 좀 사갈래?"
그저 자신을 바라볼뿐이었던 시선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일그러지더니 두통을 호소하듯 목언저리에 손을 가져다대고 있었다. 다만 그 두통은 먼젓번의 매듭없는 이야기 때문이 아닌 그림의 사실성 때문일지... 까지는 그녀가 감히 추측할수 없겠지만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얼마든지 둘러댈수 있는 이야기다. 안될게 없는 베르셰바이기에 그것이 유독 도드라져보일뿐, 그림을 그리며 황량한 도시를 방황하는 자동인형 같은건 베르셰바 내에선 꽤 흔한 괴담이니 말이다.
"이상할 것도 없죠~ 애초에 베르셰바에서 '멀쩡한 그림'이 돌고 있다는쪽이 더 무서운 이야기 같지 않나요?"
생글생글 웃어보이는 그녀의 표정은 어딘가 어둡게 느껴지면서도 특유의 안개낀 시선이 금방 그런 생각을 덜어내게 해주었다. 상대방이 무엇을 생각하든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듯 고개를 가로저을 때마다 잿빛 머리카락이 사뿐사뿐 흩날렸을까,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모습은 이내 생각하기를 그만두었고 마치 처음부터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던양 무미건조한 반응을 자신에게 보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변덕, 머리를 쓸어올리던 장갑낀 손이 늘어뜨려지며 어깨를 으쓱이는 모습은 누가 봐도 '신경쓰지 말라면 안쓰겠다.' 라고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비록 그녀가 상대방을 만난지는 몇분 안되었지만 그것정도는 얼추 이해가 가지 않을까, 딱히 자신에게 무언가 듣기 위해서 캐묻는 위인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와닿았다. 물론 두어번정도 찌른다면 그녀도 충분히 말할 의향은 있었지만 애초에 그럴 사람이 아니란걸 상정하고 있었기에 느슨해진 이야기들이었다.
다만, 그림을 그려준 것에 대한 댓가라는 말에는 금시초문인듯 고개를 갸우뚱하는 그녀가 있었다. 그걸 보는 상대방은 특유의 천연덕스러움에 어울려 딴청을 피우는 것같이 보이겠지만, 그녀는 정말 진지하게 의문을 표하는 것이었다.
"댓가...요? 그런거라면, 오히려 제쪽에서 드려야 하는거 아닐까요...? 게다가 어디까지나 작품의 영감을 위한 부탁이었는걸요~ 따로 의뢰받은 것도 아닌데 그런걸로 대금을 치를만큼 속물인건 아니니까요? 게다가 가져갈 의향이 없으시다면 더욱이 받을 수 없는걸요~
그래도 정 무언가 지불하고 싶으시다면..."
그녀는 살짝 그러쥔 손을 제 입가에 가져다대곤 고민하는듯하다가도 이내 당신을 보며 밝게 웃어보였다. 기분탓인진 몰라도 방금전보단 더 혈기가 도는 표정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