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낯선 이들을 죽이지 우린 일면식도 없는 놈들을 죽이지 우린 개자식들을 존나 죽이지 여기 총이 잔뜩 있으니 차라리 도망치는 게 좋을 거다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폭정이 된다는 말에 그는 희미하게 웃음지었다. 내 가면을 벗긴 것은 너다. 내 본모습을 드러내게 한 것도, 내 집에 처들어온 것도. 그러니까 지금부터 일어날 일은 모두 네 탓이야.
"아, 술 때문만은 아니야. 굳이 따지자면 네 탓이지."
되도 않는 헛소리를 지껄였다. 술기운 때문에 어질하면서도 술 때문이 아니라고 하다니. 피피가 보면 술주정뱅이의 궤변으로만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총을 든 술주정뱅이의 궤변이라면, 안 들을 수는 없었겠지.
"아냐. 난 네 눈치없는 면이 마음에 들어. 내가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단 하나야. 네 답이, 마음에 안 들어서."
후원자가 되는 것도, 친구가 되는 것도 거절한 그의 답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쏠 게 아니라면 내려놓으라는 말에 그는 방아쇠를 당겼다. 발포음이 울리고 피피의 옆에 탄환이 지나갔다. 저번과는 달리 상처를 남기지는 않았으나, 피피의 시선 바로 옆에서 탄환이 지나가는 경험도 꽤나 신선했을 것이다.
"쏠지, 아닐지는 네 대답에 따라 달려있어, 친구. 하나밖에 없는 장난감이 내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난 기꺼이 부숴버릴 생각도 있거든."
내 생각 속의 로미는 술 취하면......예찬론자가 될 거 같아. 기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것 같은 느낌? 리아나쪽은......음, 감이 딱 안잡힌다. 쿨해보이는 느낌인데 술마시면 반대가 됐으면 좋겠고. 무라사키는 셰바에 미성년이 술마시면 안된다는 법이 없기는 하지만 일단 응애라서 보호해줘야하니까 패스.
"아무렴 어떤가요~ 제 아무리 삭막한 도시라 해도, 한줄기 빛이 닿을만큼의 숨구멍은 있는 법이니까요~"
컵 끄트머리를 잘근잘근 괴롭히며 던져지는 말에 비하면 꽤나 유순한 이야기들이었다. 그 말이 백번 옳기도 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예의같은 격식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매말라버린 현실이 조금은 애석하게 느껴졌을까, 그녀의 마음엔 감히 동정한단 느낌은 없어도 서글프다는 감정은 차마 다 지워내지 못한듯 보였다. 설령 그렇다 해도, 이것이 모두가 말하는 '최선'이라 한다면 그녀도 나름 쉽게 납득할 수 있었다. 예외라는 전제가 놓이지 않고서야 홀로 태어나 홀로 떠나는 인간의 삶에선 지극히도 일상적인 반응이다.
슬쩍 그림쪽에 눈길을 주는 시선을 따라가며 웃어보였을까, 한쌍의 구릿빛은 제 홍채에 담긴 상에 대해 그다지 큰 관심은 없는듯 하지만, 무심하게 바라본대도 잠깐 머물러간다는 것에서 기꺼이 봐줄만큼 최소한의 여유는 있음이 느껴졌다.
"인지하고 계시다니 납득할만 하네요~ 보통 자신의 외모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꾸밀줄도 안다는 말이 있으니 말이죠? 후후후... 아무리 제가 거적대기 같은 사람이라 해도 그정도로 성의없이 작업걸진 않는다구요~ 물론 모델이 되어달라는 말을 처음 들으셨단건 저도 좀 의외지만요."
어째서? 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인다 해도 결론은 금방 도출되었다. 애초에 이 도시에서 말끔한 예술이란건 찾기 힘들었으니까, 자극을 쫒는 세상에선 있는 그대로를 사랑스럽게 담아가는 감성적인 그림따위 금방 도태되기 쉬운 법이었다. 그것이 사람이다.
언제나 자극을 받으며 살아가니까, 그것을 제 자양분으로 삼으니까... 하지만 어느때부턴가 무슨 이유에서건 필요 이상의 강한 자극을 받은 사람은 이내 모든 것이 눈에 들지 않고 시시해지기 시작한다.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설계되었으니, 그것이 인간이다.
시간을 확인한 뒤 잠시 입에서 떼어두었던 커피를 한모금 흘려넣던 인물이 이쪽으로 가까이 다가와 핸드폰을 집어넣고선 흘러내린 옆머리를 귀 뒤로 쓸어넘기며 비스듬한 시선으로 되물어왔다. 그녀의 부탁을 받아들이기로 한건지, 아니면 그저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잠깐 어울려주는 건진 몰라도 그런 사소한 호의 역시 그녀에겐 충분히 기쁜 일이었다. 물론 조건부이긴 하지만 그게 또 어디랴. 한층 더 순하게 접힌 눈웃음으로 화답하던 그녀는 모처럼 시간을 내어준 대상에게 한결 들뜬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어디든 편하게 계시면 된답니다~ 이러나저러나 제가 최우선으로 추구하는건 모델이 되실 분의 편함이거든요~ 원하지도 않는 자세로 단 몇분이라도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건 꽤나 가혹한 처사라구요~ 질문이라면~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볼게요~ 후후후..."
물론 그렇다고 허투루 말을 꺼내는 것도, 마냥 침묵하기만 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저 흘러가듯, 그녀는 편안함을 중시했다. 비록 제 흘러가는 곳이 굽이진 강이라 해도, 망망대해라 하더라도 깊은 생각을 품지 않으면 물속으로 빨려들어갈 일이 없었다.
아, 이 사람도 낙관론자인가. 상대의 말을 듣자마자 들어버린 생각이었다. 어둠 속에도 빛이 든다 따위의 이야기와 비슷한 뉘앙스여서, 브리엘은 안그래도 나른한 기색이 있는 눈매를 아래로 늘어트리면서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어보였다. 예의바른 사람을 보면 도망치는 게 최선이라는 말이 어울릴만큼 돌아버린 도시지 않은가. 커피는 여전히 쓰디쓴 맛이라서 마음에 들었지만 자신에게 말을 건 상대가 낙관론자라는 점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티를 내지 않았지만.
"그림같이 감성적인 것에 관심을 둔 적이 없거든. 붉은 하늘 아래에서 살아가기는 부적합하잖아. 정신나간 청소년들이 골목 벽에 해놓은 낙서 정도는 본적이 있어도."
이렇게 본격적인 그림에 관심은 없어. 하고 중얼거리며 브리엘은 장갑을 끼고 있는 손으로 응시하고 있던 그림을 가벼이 손끝으로 두드리듯 건드리고는 금방 손을 떼어낸 뒤 답문했다. 감성적이 되기에는 이미 인간성이 닳고 닳아버렸고, 그런 곳에 시선을 돌리기에 브리엘은 지독하게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로 이 도시로 들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론이다.
순하게 접힌 얼굴이 꽤 사람에게 호감을 줄 수 있어보였다. 브리엘의 생각은 건조하기 짝이 없었다. 브리엘은 상대와 가까운듯 가깝지 않은 자리에 앉아서 버릇처럼 다리를 꼬고 테이크 아웃 컵을 양손으로 잡은 뒤 잠깐 붉은 하늘을 물끄러미 올려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