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눈 앞이 어두워지는군... 부탁한다." "이곳을 너희의 거처로 삼겠다면 나와 부하들을 뒷뜰에 묻어줘." "우리 46명 다같이. 한 무덤에. 모두." "너네 진짜 개 많이 파야 할거다."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려고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제롬은 여인의 말에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미간을 좁혔다. 친구라니. 아스타로테, 너와 피피라는 그녀석이? 어째서, 라는 의문은 의미가 없나.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어쩌다, 이렇게 인과가 얽혀 이리 된 것일까. 벨라, 네 입에서 그 이름이 나온 순간, 내 머릿속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정말로 친한 친구인가봐. 벨라,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다니..."
나긋하고 차분한 목소리는 여인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주는 듯 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목소리이기에, 진실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드는 감정도 있는 법이었다. 제롬은 알 수 없는 감정이 자신의 안에서 넘실거리는 것을 느꼈다. 누가 누굴 소중히하든 별로 상관 없을텐데. 왜 여인의 입에서 튀어나온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이, 이다지도 거슬렸을까.
굳이 티내고 싶은 감정은 없었다. 제롬은 그정도로 어린 아이는 아니었다. 단지 이런 종류의 감정을 느껴보는 것이 처음이라, 온전히 숨기기가 어려웠을 뿐이다.그는 미약하지만 아스타로테가 충분히 알 수 있는, 경직된 표정을 지어버렸을까.
아, 그 때의 일이다. 여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에 그는 실소를 흘렸다. 망할, 레스터. 이게 다 네 탓이야. 실소를 흘리고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들어오며 희미하게 보였던 피로한 눈을 하고는 여인을 마주한다.
"벨라, 그건... 단순한, 질문이야?"
낮아진 음색으로 하는 말은 뚝뚝 끊겨서 튀어나왔다. 사실, 그대로 말해줘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방금 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아까 그 말을 듣고 끓어오르는 알 수 없는 감정 때문인가. 쉽게 말해주기 싫은 기분이었다.
"아니면 나를 조사하는 거야?"
그는 조용히 아스타로테의 눈을 응시했다. 생기를 잃은 자색 눈이 저와 비슷한 빛깔을 한 눈을 마주보았다.
"단순한 '벨라'의 궁금증이라면, 얼마든지 답해줄게. 하지만 만약 이게 피피의 친구, '아스타로테'의 조사일 뿐이라면... 난 대답해주지 않을 거야."
요컨데 이건 유치한 말장난이다. 너는 누구의 편이냐는, 어린애나 할 법한 발상. 그는 아스타로테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자신을 경멸했다. 거 봐, 난 네게 어울리지 않아. 제롬의 눈빛이, 잠깐이지만 흔들렸다. 질투에 갉아먹혀 추한 면만 남은 나 같은 사람은 그냥. 이윽고 눈을 감고는 여인의 대답을 기다린다. 그 어두운 방 안에 홀로, 조용히 처박혀 있어야 했어. 여인이 대답할 때까지, 그는 조용히 기다렸을 것이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발을 전부 떼지 못한 혼탁한 머리로도 자신이 꺼낸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그에 돌아온 대답이 무슨 의미인지는 판단할 수 있다. 천천히 쌓아나가는 것... 그게 페로사가 바랐던 일이 아니었던가. 여기가 뉴 베르셰바라도 자신있었다. 많은 흉터를 얻긴 했지만, 그녀는 뉴 베르셰바 최악의 구렁텅이에서 살아나온 사람이기에. 그것들은 그녀를 꺾지 못했다. 이제는 그녀의 가장 여린 마음속에 들어온 천사가 직접 그녀의 마음을 꺾어버리는 게 아니면 무엇도 그녀를 꺾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 비탄의 도시에서도 당신과 자신의 시간이 충분할 것이라 믿기로 했다. 잠깐의 입맞춤으로도 가슴속에 차오르는 온기를 만끽하며 더 느긋하고 편안하게, 그녀는 당신을 품에 안은 채로 당신의 품에서 잠에 빠져들어갔다. 느지막한 아침이 되어, 평소의 차가운 알람소리가 아니라 당신의 숨결에 잠이 깨었을 때 당신이 건네는 달콤한 속삭임에 그녀가 당신을 얼마나 꼭 안아주었는지는 당신만이 알겠지.
당신은 어젯밤까지의 세상과는 조금 다른 세상을 맞이하게 되었다.
/ 찐막레를드리며.........본인........눈물범벅인얼굴로 감사를올립니다 미카엘 마지텐시. / 마일드한 순애라고 했는데 마일드한 것의 장점은 입맛따라 다른것을 섞어먹을수있다는겁니다 섞기전에 말해주면 더좋구
어포를 손끝으로 찢었다. 작은 부스러기가 바닥에 떨어졌다. 굶주리기 직전이 아니라면, 바닥 틈새에 기어들어간 그것을 먼지와 함께 게걸스레 핥을 인간은 드물다. 그 정도 인간이 되면 된다. 부스러기 정도의 가치. 바닥 틈새에 있으니 핥을 필요도, 손톱 끝을 밀어넣어 치울 수고도 귀찮아지는 존재.
"나는, 대체하기 쉬운 인간이지. 시체 파는 인간은 많아. 돌팔이 의사는 더 많고."
하여 프로스페로는 자신에게서 개성을 잘라내려 구태여 애를 썼다. 잘라내지 못할 것이라면 더 자극적인 사실 뒤로 감추려 했다. 프로스페로는 우물에 독을 풀듯 뒷골목에 저와 관련된 쓰잘데기없는 소문을 풀었다. 그리고 그 뒤에 더 중요한 사실들을 감췄다. 예를 들어, 안나의 어릴 적 친구 역할이 그것 중 하나다. 모두가 며칠, 몇달을 걸쳐 수고를 들인다면 알고자 한다면 알 수는 있으나 구태여 알고자 고생하지 않는다. 그는 매우 하잘것없는 인간이므로. 조금만 노력하면 그에 대한 다른 정보들은 넘쳐났으므로.
"그러니 나 대신 희생할 사람을 찾는 것도 쉬울 테고."
유리잔의 모서리를 손끝으로 긁어내렸다.
"하나 반문해보지, 미스터 발렌타인."
나는 오늘 몹시 취한 것이 분명하다. 이런 말을 지껄이다니.
"순위가 아래라 하여, 내가 정말 당신한테 무가치한 인간이야?"
내가 없어졌을 때 아쉽지 않겠어? 당연히 죽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하다. 몹시 울거나 우울해하지도 않을 테다. 그것 또한 당연하다. 하지만 살아가다 문득 아쉬워지는 순간이 올 것은 분명하다.
이 도시에서도 광장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나. 브리엘은 커피를 한모금 마시면서 생각했다. 그야 그렇겠지. 미쳐버린 도시에서도 낙관론자가 있는 것처럼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기야하겠지. 그 행동에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무감한 표정을 짓는 브리엘에게 아주 잠깐 마주쳤던 상대의 시선은 감흥없이 넘겨버렸다. 잠깐의 변덕으로 짧게 머무른 광장에서 벗어나려 했다. 브리엘은 사람이 많은 곳은 질색이었다. 그렇다고 광장이 사람이 많냐고 묻는다면 글쎄하는 반응이 나오겠지만. 어찌됐든 브리엘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은 채 걸음을 옮겨서 지나치려 한다.
"실례가 된다는 걸 안다면 불러 세우지 말아야하는 거 아닐까."
차분하고 온화한 미소보다, 상대의 부름에 멈춰서버린 브리엘의 시선이 품이 넓은 옷 여기저기에 묻어 있는 물감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대학때 저런 느낌의 학생들을 본 것 같았는데. 동아리 활동이었나, 과가 그쪽이었나. 어느쪽이든 의미없다. 대신 브리엘은 여전히 커피를 입에 댄 채, 비스듬하게 시선을 비틀어서 주변을 바라보다가 영감을 찾는데 도움을 달라는 여자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을 것이다.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도시였다. 아니지,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는 걸지도. 브리엘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상대에게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