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이게 끝인가." "이제 피를 존나게 흘려서 죽는 건가..." "네가 존나 잘났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넌 아직 모르고 있어." "뉴 베르셰바는 넓어. '진짜'가 너희들을 없애버릴거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려고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배운대로 하고 있을 뿐이다. 망가진 인형이라 다른 사람들을 따라하는, 카피캣이다. 스텔라는 들려오는 말을 가만히 들으면서 느리게 눈을 꿈뻑이다가 종국에는 멍하니 뜬 눈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동생은 자신을 의지하고있다. 동생이기에, 언니를 의지한다. 왜냐면 가족이니까. 스텔라는 잠깐 눈을 감았다 뜬 사이에 무엇인가를 보았다. 빵이 먹고 싶다던 그 어린 스텔라는 오빠를 의지했다. 동생이기에, 가족이기에 오빠를 의지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 네가 하고싶은걸해. "
스텔라는 조금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했다. 할 줄 모른다거나, 할 수 없다거나 하는 것들은 조금 더 멀리 바라봐야했다. 언젠가는 자기만의 감정으로 자기가 느끼는 바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지. 좀 더 특별해지고 싶다는 말. 스텔라는 그래? 하고 대꾸했고 잠시 생각할 시간과, 답할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으리라.
" 모든 가족은 나한테 있어선 하나하나가 특별해. 모든 사람의 이름을 알고, 그 사람들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그리고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다 알고있어. "
아편이, 정신을 몽롱하게 하고있어.
" 그리고 이리스도 내 동생이니까. 다른 사람과는 다른 하나뿐인 동생이니까 나한테는 누구보다 특별해. "
대체불가능한 하나뿐인 가족. 스텔라는 그렇게 생각했다. 가족에게 무한한 믿음과 신뢰를 주고 애정과 사랑을 준다. 적어도 호라이즌 블라인더스의 사장의 입장에서는 상하관계를 구분하고 명령을 내리지만 가족의 큰 언니로써는 또 다르게 행동한다.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해야하니까. 그것이 결속력이고, 조직을 이루는 근간이니까.
" 내가 이리스에게 특별한 것처럼 이리스도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네가 머물고 싶다면 언제든지 찾아와서 있고싶을만큼 있어도 좋아. "
스텔라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었다가 툭 떨어트렸다. 정신의 몽롱함이 몸으로 퍼져간다. 힘이 점점 빠지는구나. 술 때문인지, 술에 섞여있는 약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264 그럼 저만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거네요?(방긋) 안돼애애애애애애.....(눈물) 어쩔 수 없다 찾으러 댜녀올게요(?)(시공으로 빨려들어감) 크윽 쓰다듬이 너무 중독된다...(고롱) 저도 이렇게 잡담하고 일상하는 것 만으로도 즐거워요... 그래서 좋아요...
스텔라는 침대에 누워 식은땀을 흘리고 인상을 잔뜩 구기고 있었다. 총에 맞은 자리, 수술했던 자리가 욱신거리는 것을 넘어서서 엄청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종국에는 너무 아프다고 아이처럼 말하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몸이 아픈 만큼 깨져버린 기억의 편린이 가슴을 찔렀다. 그 조각은 너무도 날카로워서 한 번 박히면 빠지지 않고 점점 더 큰 상처를 내고만 있었다.
그래서 스텔라는 혼자있었냐면, 그건 또 아니었다. 옆에는 언니와 오빠가 있었다. 스텔라는 총에 맞은 자리가 아프다고 말하면서도 자꾸만 기억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이야기했다. 빵을 먹고 싶다고 조르던 기억이, 배가 고프다고 울던 기억이. 그리고 하나뿐인 오빠와의 기억들이 자꾸만 자신을 아프게 했다. 가족이었을텐데. 첫 가족이었을텐데. 그만큼 애착이 가고 특별한 가족인데 절대 그를 용서할 수 없다는 상반된 마음이 자꾸만 자신을 아프게했다.
" 앨리스! 멍하니 서있지 말고 저 쪽 서랍 열고 아편을 가져와! "
남자는 그렇게 말했고 여자는 허겁지겁 뛰어가 서랍을 열고 손가락 하나만한 유리병에 들어있는 약을 꺼냈다. 약을 건네받은 남자는 위스키 병을 열고 술을 따르고 그 컵에 아편을 쪼르륵, 하고 따랐다.
" 자 스텔라. 마셔. 빨리! "
" 약..이잖아.. 약은 싫어. 경마를 할 때, 말들이 약을.. 먹잖아. 그 말들이 끝나고 나면 어떻게 되는지 봤어? "
여자는 어떻게 하냐면서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는 스텔라를 바라보다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 25초. 25초만 지나면 네가 느끼고 있는 고통이 사라질거야 스텔라. 자, 어서 마셔! "
그럼에도 스텔라는 거부했다. 자신이 아픈 것은 단순히 몸의 고통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하나 뿐인 오빠가 보고싶다. 그리고 하나 뿐인 오빠를 죽이고 싶다. 하나 뿐인 오빠를 만나서 지난 이야기를 자랑하고 싶다. 하나 뿐인 오빠를 만나서 왜 그랬느냐고 지난 이야기를 추궁하고 싶다. 하나 뿐인 오빠. 너무나도 사랑하는 가족이면서 동시에 너무나도 죽이고 싶은 가족. 가족이기에 행복을 바라지만 가족이기에 그의 영원한 파멸을 바라는 죽을 것만 같은 애증의 굴레가 자신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알고있었다.
" ....스텔라. 25초만 지나면 네 몸의 고통이 사라질거야. 그리고 네 머릿속의 고통도. "
가만히 지켜보던 여자가 한 마디를 더하자 스텔라는 그제야 눈을 뜨고 입을 벌렸고 남자는 들고있던 아편이 섞인 술을 입에 부어주었다.
페로사는 상대방을 너무 아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해주지 못하는 일들이 많았다. 상대방이 가면을 내세울 때 그 가면을 벗으라고 당당하게 요구할 용기는 내지 못하는 것이 페로사였다. 특히나 아스타로테의 가면은 너무도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기에, 어디까지가 가면이고 어디까지가 얼굴인지도 분간하기 힘들었으니까. 그 가면을 벗기는 것은 페로사의 몫이 아니었다. 일단 지금 벗겨야 할 것은 이 덩치만 큰 부끄럼쟁이가 비밀을 꼭꼭 싸놓은 쑥쓰러움의 베일이 아닌가.
"젠장, 얼굴이 뜨거워. 아주 가관이겠네, 가관이겠어."
하고 푸념을 내뱉으며 페로사는 데킬라 한 잔을 더 따라서 죽 들이켰다. 그러다 아스타로테가 푹 찌른 한 마디에 그만 켁 하고 사레가 들리더니 푸아아아아 하고, 기껏 머금은 데킬라를 기세좋게 뿜어버리고 말았다. 다행히도 뿜기 직전에 필사적으로 싱크대로 얼굴을 돌린 덕에 바의 집기란 집기를 다 다시 씻어야 되는 참사는 면했다. 한바탕 뿜어버리고 신나게 켁켁 기침을 한 다음에 숨을 고르는 페로사. 이 집 리액션 혜자다.
"모르겠어." 숨을 고르고 나서야 페로사는 아스타로테의 질문을 받을 수 있었다. 페로사는 아직도 벌건 얼굴로 아스타로테를 빤히 바라보다가, 무언가 회상에 잠긴 얼굴이 되었다. "사실 첫만남은 좀 이상했지- 걔가 호위로 고용한 저격수에게 머리가 뚫릴 뻔했거든." 페로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바에 이따금 들리는 손님이었을 뿐이야, 그뿐이야. 이따금 한 잔씩 나눠마시고, 푸념도 들어주고... 그냥 평범한 손님들 중 한 사람이었는데, 언젠가부턴 나한테 종종 기대기도 했었지."
페로사는 글라스를 물에 대충 헹구고 물기를 털어낸 다음 데킬라 한 잔을 더 따라서 들이켰다. "그냥 어느날 갑자기 자꾸 아무도 없는 개인실에 눈길이 가더라. 걔가 아직도 거기 있는 것 같아서. 조그맣게 남겨져 있는 것 같은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혀서. 뭔가 한 잔 마실 때마다 그 하늘색 눈동자가 어른어른거리던 거야." 생각해보면, 이 여인은 소녀다운 일을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로 스물아홉까지 늙어버리고 말았다. 성장과정에서 파릇파릇한 청소년기와 꽃같은 20대를 송두리째 빼앗겨버리고 만 것이다. 낯간지러운 말이지만, 어쩌면 뒤늦게서야 10대에 멈추어 굳어버린 그녀의 마음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걸 또 들먹이면 페로사는 아예 얼굴을 싸쥐고 바 뒤로 도망갈지도 모르겠다만.
"난 썩 똑똑하지가 못해서, 걔를 보면서 느낀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를 모르겠네... 그냥 무의식적으로 언젠가부터 걔를 조금 닮아버리게 된 걸지도 몰라."
>>270 글쎄? 그건 모르지? ㅎㅎㅎ (잡음) 그깟 사진집 좀 없어지면 어때. 실물로 보면 되지. (아스 : 내 의견은?) 후후 이대로 완벽하게 함락시키겠다. 그리고...(씨익) 나도 제롬이 스진이랑 일상이랑 늘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되어갈지도 기대하고 있고.
>>279 아무래도 좋지만요. 아스주 반응 좋아...(부빗) 실...물...?(빠져나옴) 아스 사진집에 있는 모든 코스튬 실물로 볼 때까지 숨 참습니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신 거죠(빠안)(?) 앗 그걸 지켜보고 계셨다니... 음음 기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구...부끄럽구...
"…그러니까 'Sergent Pepper' 씨, 당신의 그 '본명'은 비틀즈의 동명의 앨범과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흰 가운을 입은 초로의 남성이 말했다. 그는 산더미처럼 쌓인 진료차트와 랩탑 컴퓨터, 그리고 임상병리에 대한 ―주로 정신과 관련한― 책더미를 책상에 어지럽게 놓은 상태였다. "없습니다." 그리고 덩치가 산만한, 온몸을 방독면과 보호복으로 꽁꽁 싸맨 자가 그리 답한다. "…박사 학위가 있으시다고요." "예." 그는 책상 위에 올려놓은, 반쯤 마시다 남은 닥터페퍼 음료 병을 흘긋 바라본다. 이것은 약간의 어색한 침묵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병원을 나오고 난 후, 페퍼는 평소보다 좀더 기운찬 모습이었다. 일보 전진을 향한 지나치게 낙관적인, 마치 견시 임무를 맡으면서 졸고 있는 수병같은 양상이다. '뭐야, 제법 쉽지 않나.' 그는 이런 식으로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미래는 밝은 장밋빛임이 틀림없었다. 여하간 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고양이, 바야바에게 시도때도없이 말을 걸어댄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그가 자신이 바게트 빵이라는 생각이 들어, 빵칼이나 그 외 빵을 자를만한 날붙이들을 모두 두려워하지만 동시에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때에―당연하게도, 바게트 빵은 다리도 발도 없으니까―, 그는 가까스로 정신을 붙들어매어 자신에게 '입'이 있음을 인지하고, 바야바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바야바… 내가 바게트 빵일 리가 없는거지…? 그렇지…?" 그러면 바야바는 하품이나 꼬리 흔들기 등으로 비-언어적이고 암묵적인 동의의 표현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처음 시작은 말을 거는 것부터 하십시오. 하지만 추이를 지켜보면서 괜찮다 싶을 즈음에는 속으로 생각만 하세요. 그렇게 자신을 납득시키는 겁니다.' 그렇다. 이것은 일종의 자기암시일 뿐, 결코 어떠한 형태로도 대화는 아니었을터다. 그럼에도 어느 날…
"고양아… 빗방울이 나를 죽이려고 할 리가 없는거지? 그렇지?" 여느때와 같이 그는 고운 회색의 털을 지닌 자신의 러시안 블루 고양이에게 너무도 당연한 것을 묻고 있었다. 그때… "바야바." 낮고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그 근원지를 몰랐다. 당연하다. 고양이가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어…" 페퍼는 잠시 얼빠진 사람처럼 그저 가만히 서있기만 할 뿐이었다. 거기에 일갈하듯 목소리가 이어 말한다. "바야바라고. 내 이름은." 여전히, 낯설지만 조금은 실체가 생긴 것 같다. 자세히 들어보니, 중간에 그릉대는 소리같은 것도 들려온다. 바야바는 자신의 앞발을 핥으며 한가로이 털을 고르고 있었다. "…바야바, 너 언제부터 말할 수 있었니?" "처음부터."
그 날, 페퍼는 꽤 오랫동안 동거해온 반려묘가 그동안 자신을 속였다는 배신감에 허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망상'을 정정해주는 유용한 역할을 한다는 걸 깨달은 이후로, 그는 종종 고양이를 머리 위에 얹고 다닌다. 어이없게도, 종종 그는 자신의 머리가 숨숨집이라고 생각하곤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