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이게 끝인가." "이제 피를 존나게 흘려서 죽는 건가..." "네가 존나 잘났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넌 아직 모르고 있어." "뉴 베르셰바는 넓어. '진짜'가 너희들을 없애버릴거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려고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페로사를 대할 때 아스타로테가 안심할 수 있는 점들 중에서는, 상기했듯 그녀 스스로가 상당히 감이 좋고 강한 사람이라 누군가에게 인질로 잡히거나 해서 아스타로테의 발목을 붙잡거나 하는 일이 없다는 점도 있었고 그녀가 사려깊은 성격이라 하기 싫은 이야기를 꼬치꼬치 캐물어본 적이 없다는 점도 있었지만 역시 속마음이 겉으로 훤히 다 드러나는 알기 쉽고 솔직한 성격이라는 것도 무시하지 못할 장점이었다.
그리고 그건 이따금 아스타로테에게 흥미로운 장난거리를 제공해주는 일이기도 했다. 평소와 달리 엄청나게 쭈뼛거리면서 이번 선적에 가능하면 이것도 구해다줄 수 있냐면서 웬 한정판 베어브릭(아마 어떤 음악가의 추모를 위해 발매된 버전이었던가)을 보여주던 때도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락커가 죽었고 나는 가장 좋아하는 락커의 앨범 한 장 없는데 그것이라도 있어야겠다던가.
그런데 지금 페로사는 그 모든 세피아색의 색조를 떨쳐버리고, 그 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환히 빛나는 주황색을 얼굴에 온통 물들이고 있지 않은가. 모두가 끝난 줄 아는 김에 끝난 척하고 있었을 뿐, 아무도 모르는 동안에 어느샌가 그녀를 위한 또다른 이야기가 조금씩조금씩 새로이 쓰여나가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쨌건 덕분에 아스타로테는 대화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원래 같았으면 그 '사업' 이야기를 조금씩조금씩 흘리다가 그게 정확히 어떤 이야기인지 페로사에게 해버리고 말았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훨씬 재밌고 흥미있는 화제가 있지 않은가.
"젠장, 그런 건 거울 안 봐도 알아..."
페로사도 자기 얼굴 빛깔을 잘 안다는 듯이, 뭔가 어떻게 할 게 없나 허둥지둥 바를 돌아보다가.. 그냥 락글라스에 데킬라를 반쯤 따르고는 다른 반쪽에 탄산수를 따른 뒤 잔 주둥이를 손바닥으로 한번 팡 내리치고는 거품이 쉬이익 이는 그 잔을 죽 들이켰다. 그리곤 락 글라스를 내려놓고는 양손으로 얼굴을 푹 싸쥐고 바에 앉았다. 아스타로테의 추궁에 페로사는 양 얼굴을 푹 싸쥔 채로 한참을 뜸을 들이다가 조심스레 말했다.
"...말하기 힘들어. 걔는 숨기는 게 많은 애라, 마음대로 자기 얼굴을 내놓고 돌아다니지도 못하는 애니까. 그러니까... 걔에 대해서는 이야기 못 해."
옳지. 있기는 있다는 모양이다. 그런데 가만. 아스타로테도 그런 사람을 하나 알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