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저 아이였고 답을 원했었어 난 커튼을 발견했지 약속된 모험이였어 나는 모든 걸 가졌고 용기를 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난 그저 어린 아이였어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려고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이래서 이런 자리에는 브라이언을 동행하려고 하지 않았다. 자신을 3년동안 보다보니 브라이언에게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는데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 건, 이야기가 이런 방향성으로 흐를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피곤하고 지쳤다. 평소에 하던 거래들도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편에 속하지만 이 남자와의 만남이 유독 피곤하게 느껴졌다. 헤어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탈력감이 있는대로 밀려오는 기분이었다.
"어느쪽이 나쁘냐고 묻는다면 둘다 나쁜 것 아니야? 후자가 더 나쁘다고 했어? 베르셰바에서, 그런 것까지 생각해야돼?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되 그에 대한 부작용과 복용방법이 알려진 것들과 다르다는걸 충분히 고지했으니 그 이후는 구입한 사람들의 몫이야."
카두세우스는 중독자들과 거래하지 않고 사람을 직접적으로 해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카두세우스에 소속된 이들이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직접적`으로 생명을 해치는 일에 손대지 않는다는 유일한 규율은 계속 지켜지고 있었다.
"이야기는 아까 다 끝났으니까 이제 돌아가도 될까? 아니 돌아갈게. 이제."
가치관이 다르다는 말 뒤에 이어져 오는 비슷하다는 말에, 브리엘은 무감한 얼굴로 단호하고 냉정하게 말을 씹어뱉었다. 내가, 당신과? 도시의 가치관이 다르다는 걸 알아서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가치관을 납득시키려고 하지 않았다. 모순적이고 이중적이여서 말도 안되는 가치관을 납득시킬 필요는 없으니까. 하지만 비슷하다는 말은 아니잖아.
#막레식으로 받아줘도 되고, 막레를 줘도 좋을 것 같은 분위기가 나왔으니 편한 시간에 편하게 줘.
"나는 너를 모두 품어줄 거야." 가면을 쓴 에만부터, 가면을 벗은 미카엘, 네 마음속 빗장 너머에 있는 어린아이까지, 모두 다. 너는 네가 끌어안을 사람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거야. 지금 이 자리에서 너를 갖고 싶어하고, 네 것이 되고 싶어하는 페로사 몬테까를로는 어떤 것도 마음속에 남길 겨를이 없었기에, 여기 있는 나를 안아주면 너는 나를 다 안아준 거야. "시작부터 네가 내게 너를 모두 쥐어줄 거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그거야말로 내가 말했던 거지... 익숙해질 시간. 그렇지만, 나는 이제부터 네 옆에 계속 있을 테니까. 너도 성급해하지 않아도 돼."
발이 땅에 닿고, 천사는 이 사자를 품기로 했고, 이 사자는 천사의 것이 되기로 했다. 그러나 어떤 하나의 사건을 기점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도 있다. 어떤 일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도 있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씩 물드는 것도 모른 채,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마음에 자리잡고 있었는지도 모른 채 그저 서로를 단골손님과 바텐더로 여기던 두 사람에게는 서로의 무게감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다.
페로사는 조용한 앤빌의 풍경을 한 번 훑어보고는 입을 열었다. "좋아, 오늘 밤은 얼마든지 기대게 해줄게... 그렇지만 이 바를 떠나자. 나 말이지. 여기서 너랑 오늘 밤을 보내버리면..." 그리고 그녀는 손을 들어서 미카엘의 턱을 조심스레 싸쥐며 시선을 맞춘다. 야릇한 눈웃음. 말했던가, 희망은 탐욕을 가장 아름답게 포장한 말이라고. "내일 아침까지 여길 다 치워놓을 자신이 없거든."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언제 그런 눈웃음을 지었냐는 듯, 쾌활한 웃음을 얼굴에 감은 채로 미카엘의 턱에서 손을 떼었다. 그녀는 바에 올려두었던 미카엘의 외투를 어깨에 걸어주고는, 여우가면은 미카엘의 손에 들려주었다. 그리고는 허리춤의 끈을 팍 하고 잡아당겨 앞치마를 끌러내렸다. 그리고는 바 뒤편에 걸려있는 자신의 외투를 한 팔에 걸고는, 그 자리에 앞치마를 걸어놓고 외투를 마저 입었다.
"일단, 바 문은 잠그고 나서 떠나자."
페로사는 방을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편인데, 보통 헬스장이나 체육관 스케줄이 없을 때 청소를 하는 편이었다. 마침 그게 오늘이었고, 페로사가 오늘 방을 나설 때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잠자리와 빈틈없이 정리된 이런저런 공구들, 정해진 위치에 깔끔하게 개어져 수납된 옷가지들, 쓰레기는커녕 먼지 한 점 없는 깔끔한 방이 되어있었다. 하룻밤 손님 초대하기에는 괜찮은 상태일 것이다. 그리고 어줍잖은 숙소에를 가봐야 즐길 것도 없었지만, 적어도 페로사의 오피스텔에는 그녀가 바 업무와는 달리 개인적으로 사모으는 술들도 있었으니까.
분명 하리보는 언젠가 당근요정에게 오토바이를 한 번 태워주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만나버린 하리보와의 저녁은, 오토바이 여행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모양이다. 저번에도 해봤듯이, 페로사는 익숙하게 미카엘에게 바이저 없는 헬멧을 내밀었다. 가면이 거슬릴지 아닐지는 써봐야 알겠지만 아마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을 것이다. 페로사는 패치가 몇 장인가 수놓인 가죽 점퍼의 지퍼를 지익 끌어올렸다.
"그럼, 꼬맹아..."
그리고 미카엘에게 다가와서는, 말도 없이 불시에 미카엘의 무릎 뒤쪽 오금과 어깨를 양 팔로 부여잡더니 가볍게 휙 들어올렸다. 순식간에 그녀의 품 안에 아기처럼 들려안긴 모습이 되었다. 뜻하지 않은 공중부양은 얼마 가지 않아 페로사가 미카엘을 오토바이의 뒷좌석에 올려놓으면서 끝났다. 미카엘이 균형을 잘 잡았는지 확인한 페로사는 앞자리에 올라탔다.
제롬의 말은 정확했다. 주사라고 구체적인 조건을 명시했어도 다 썼다는 핑계를 대며 수액을 가져왔을 것이다. 애초에 다른 것은 선택지에 없었지. 그렇기에 엘레나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척 행동했다.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요. 정말 갖게 되면 실물 보여주러 와요."
평범한 삼단봉을 제시했더니 창의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건 썩 괜찮은 생각 같았다. 멍청하지 않고서야 감전당할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리라. 삼단봉 위로 전류가 흐르는 모습을 상상하니 꽤 멋진 모양새가 떠오른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 대비책이라는 것도 목숨 보장될까 싶지만요."
어쨌든 엘레나는 나름대로 보잘것없는 제 삶을 아끼며 살아가는 중이었다. 죽는 건 둘째치고 제 보금자리에 해를 끼칠 만한 일이 생기는 건 사양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하는 요구도 영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었다. 아무렴 그가 다칠 때마다 치료해준 게 누구인데. 엘레나는 팔짱 낀 팔뚝 위로 손가락을 두드렸다. 규칙적으로 이어지던 두드림이 여섯 번째가 되었을 때 입을 열었다.
"명함은 다시 주지 않아도 되죠?"
돌려 말하긴 했으나 수락하겠단 의미였다. 제 연락처 가지고 있으니 필요할 때 연락하란 뜻이었지. 결심한 이유는 간단했다. 언제 이 병원이 환자를 가려서 받았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다. 어쩌면 사람일지도 모른다. 무한한 신뢰를 줄 만한 사이는 아니지만, 죽으면 찝찝할 정도의 익숙함은 쌓여버렸더라고.
"나 좀 손해 보는 것 같은데요. 원래 출장 비용은 두 배로 받아야 하는데."
말은 그렇게 했어도 돈 받을 생각은 없어 보였다. 대신 마음 바뀌기 전에 얼른 단말기를 내놓으라는 듯 손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