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안개와 한 밤의 꿈 깨지 않게 춤추고 싶어 인간다운 일을 강요받아도 굳이 필요하다고는 느끼지 않아 달이 아름다운 밤만이 올바르다 느끼고 있으니까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려고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끄아앙 랩탑 설정 완료다 근데 뭔가 뭔가 오늘은 답레가 안써지는군요 답레깎는 노인도 아니고 이 무슨 쓸데없는 정성에, 그에 부응 못하는 결과란 말인가 떠허 여하간 각설 같이 살게된 피피에게 헌정하는 곡입니다 치얼쓰 >>195 와, 쏜애플 아시는구나~ 그것 완.전.좋.습.니.다 시퍼런 봄을 맨 처음 들었는데 정말 음색 가사 모든게 유니크한 것이야~
르메인 은행에서 발행한 카드, 교통 카드, 그리고.. 신분증 사진은 안 본 걸로 해야겠다. 부끄러워할지도 모르고, 그렇지만 언젠가는- 장난스럽게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부스스 웃었지만 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그저 그렇게, 속에 조심스럽게 담아두기로 했다. 아무것도 못 봤고, 무엇이 있었는지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입 무거운 미네르바의 부엉이인 만큼, 오늘은 그 소임을 다해볼까 싶었다. 파란 하늘도, 그때 해주었던 이야기에 담겼던 무거움도, 오늘의 일도. 헛걸음을 한 손님이, 불평 하나 없이 돌아가는 점은 참 감사한 일이다. 혹시라도 작은 소란이 있었다면 잠에서 깨었을 테니. 그런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 달콤한 꿈에서 깨는 건 좋지만, 모두 끝마무리 짓고 일어나야 한다. 아니면 앞서 말했듯이 그 순간이 미련이 되고 후회는 늘 되풀이되니까.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후회하는 건, 나를 곱씹고 나아가지 못하는 일이거든. 그건 정말 슬픈 일이야. 아주 먼 길을 헤매는데 나 혼자 헤쳐나가야 하는 거니까.
느릿하게 속으로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상냥한 친구인 아스타로테가 불러주던 가사를 잔잔히 속으로 떠올렸다. 참 재밌는 일이다. 미신 같은 건 믿지도 않고 확률과 실재하는 것을 보던 자신이, 아주 오래전 들었던 미신을 믿었으니까. 헨젤, 미카엘, 로즈버드. 내 사랑하는 아가. 알고 있나요? 잠든 사람에게 좋은 노래를 생각해 주면, 꿈에서도 들을 수 있단다. 그러니까 곤히 자려무나, 계속 좋은 노래를 생각해 줄 테니 무서워 말고, 푹 자고 일어나요. 다치지 않고 금방 돌아올 거예요. 곤히 잠들어버린 모습에 참지 못해 소근소근 뱉었던 말에 깰 줄은 몰랐지만.
새파란 하늘 같고, 바다 같은 눈동자. 언제부터 눈을 뜨고 있었을까? 가면 속의 겨울 색 눈동자를 느릿하게 깜빡였다. 손을 들어 올려 가면의 표면을 쓸자 눈을 감고 느릿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머리 뒤편에 살포시 얹어진 베레모도 비뚝 기운다. 잠겨있는 목소리는 또 새로워서, "응, 나 여기 있어.." 하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기계음도 나지 않으니, 평범한 가면에 불과했다. 머리를 쓸어주는 손길에는 이전에 페로사가 그러했듯 가볍게 손에 머리를 비볐다. 용왕이 안다면 기껏 스타일링 해준 걸 망치냐며 강호의 도리가 땅에 떨어진다며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
"아는 사람한테.. 그렇게 입고 다니지 말라고 혼나면서 뺏겼어."
느릿느릿 한 단어씩 뱉으며 고개를 앞으로 기울였다. 직접 벗겨달라는 양. 그리고는 나지막이 물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시체는 시간이 흐를 수록 극적으로 가격이 수직하락한다. 여러 이유가 있다. 부패, 신선도, 용도의 다양성 감소 등등. 성인 남성 시체 6구라 해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란 말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 프로스페로는 꽤 피곤하고 지루한 작업을 거쳤다. 다행히도 보관 상태가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에 위안삼았다.
'어깨 아파...'
성인 남자 시체 6구가 어디 땅을 파면 나오던가. 땅을 파면 나올 수도 있지 않냐는 태클은 받지 않겠다. 그것들이 상태가 좋을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프로스페로는 전문가였다. 도저히 답없는 상황이 아니면 어떻게든 돈을 만들어내는 마술사처럼 보여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그는 어찌하여 돈가방을 들고 약속 장소로 향해, 어색하게 앉아 있었다.
"안녕. 뭐... 어.. 응?"
조무래기 정도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간부 느낌이 나는 여자가 나왔을 때의 피피의 심정을 서술해주세요.
"피피 프로스페로... 인데."
손을 뻗어 악수를 청했다. 다른 한 손으로 황급히 입을 가렸다.
"직접 만나보자 한 이유는 짐작했다시피.. 생각보다 돈이 적게 뽑혀서. 이런 건 면대면으로 안 해결하면 문제가 생기더라고."
운전면허증에 찍힌 페로사는 지금과는 퍽 다른 표독스러운 표정을 하고, 옆머리를 투블럭으로 박박 밀고 있었다. 그 장난꾸러기 말괄량이 아가씨가 어쩌다 이런 모습으로 커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미싱 링크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를 나눌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제는 이 표독스러운 모습도 옛날 모습인 셈이기도 하고. 에만이 페로사의 신상명세를 찾아보면서 같이 찾아낸 사진들의 페로사는 그런 모습이었다. 피카레스크과는 경호대인 동시에 의장대라서, 그들을 거느리는 간부가 그들의 패션에 자기 취향대로 지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던가. 그러면 나중에 에만이 그녀에게 어떤 옷차림을 요구할 수 있는 날도 올까?
그렇지만 지금 이 여자와 에만은 그저 잠에서 방금 깬 바텐더와 바텐더를 지켜보고 있던 방문객일 뿐이다. 아니, 어쩌면 이것은 그렇게 단순히 말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닌지도 모르겠다. 페로사는 부드럽게 손길에 머리를 부벼오는 에만의 머리카락을 페로사는 가볍게 쓸어 정리해주고는, 바에 기대누워 놓았던 상반신을 느릿하게 일으켰다. 지금 앤빌에 있는 사람이 둘뿐이라는 것은 굳이 곁눈질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피곤하면 조금 더 자도 되는데, 하고 염려하는 말이 끝나기 전에 에만의 얼굴에서 가면이 비스듬하게 벗겨져나간다. 입구에서는 에만의 얼굴이 안 보이는 쪽으로, 옆으로 비스듬하게. 가면 뒤로 페로사의 얼굴이 다가갔고, 이내 가면은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의 얼굴을 가렸다.
"덕분에 잘 잤어." 인삿말은 한 박자 늦게 뒤따라나왔다. 그리고, 나직이 속삭이는 소리. "미카엘." 가면이 에만의 얼굴을 가리도록 비스듬하게 든 채로, 페로사는 앤빌을 한번 휘 둘러보았다. "흠... 오늘은 손님도 없는 것 같은데." 한 명 왔는데 쫓아냈다는 건 비밀이다. 그러나 비밀이 아니어도 별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아직 얼굴에 약간의 졸음이 묻어있었지만, 페로사의 얼굴에는 익숙한 느긋한 미소가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저것은 느긋함으로 위장하고 있는 다른 무언가인지도 모를 일이다.
"개인실로 들어갈래- 아니면, 오늘은 문 일찍 닫아버릴까." 눈웃음을 지으며, 페로사는 질문했다.
쏘아붙히듯이 되묻는 날선 목소리에도 브라이언은 어깨 한번 움츠리지 않고 운전을 이어나가며 매번 그랬던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예, 하고 떨어지는 그 목소리에 브리엘은 읽던 책에 책갈피를 끼워넣은 뒤 탁! 소리내어 덮었다. 그러니까, 무슨 문제인지 짐작이 안가는데. 지금 굉장히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소리내서 책을 덮는 걸로 대신하고 브리엘은 장갑을 낀 손으로 자신의 입가를 감싸듯 덮으며 시선을 옮겼다.
"이게 오늘 스케줄의 마지막입니다." "난 가끔 네가 짜증나." "평소에도 그러시잖습니까."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운전석 시트가 크게 흔들렸다. 뒷좌석에 앉아있던 브리엘이 구두를 신은 발로 운전석 등받이를 걷어찬 탓이었다. 브라이언은 백미러로 한번 브리엘의 표정을 봤다가 팔짱을 낀 모습에 약속 장소로 차를 운전해나갔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약속 장소에 도착한 브리엘은 물끄러미 약속 장소에 나온 남자를 응시했다. 구리색 눈동자가 무심하고 무감하게 남자를 차근히 훑어보듯 바라봤지만 감흥없이 남자의 악수에 장갑을 낀 손을 내밀어, 마주 잡은 뒤 미리 준비해둔 명함을 남자에게 내밀었다.
"브리엘이라고 합니다. 문제점에 대해서는 오는 길에 설명을 들었는데, 돈이 적게 뽑힌다는 건 정확히 무슨 뜻인지 물어도 될까요?"
오래 이어지지 않는 악수였다. 명함을 주는 것으로 자신의 소개는 충분히 했지만 상대가 이름을 밝혔으니 자신또한 이름을 밝히고 브리엘은 남자가 들고 있는 커다란 가방을 향해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보였다. 돈가방이겠지.
"편하게 말해요. 나도 편하게 말하면 되니까."
가방에 머물러 있던 무감한 시선이 다시 피피프로스페로라고 소개한 남자에게 향했다. 팔짱을 낀 채 브리엘은 지극히 감정없는 목소리로 사무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