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영웅들과 우상 다 모자란 인간일 뿐 현실은 개같아, 계속 가긴 너무 큰 공포 하지만 지고 싶진 않지, 그렇지? 싫을걸 건 게 많고 아직 성장 중, 바로 그 열정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려고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세상에 돈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얼마나 있겠나. 특히 거래 관계에 있어서 돈이란 곧 신뢰와 동의어나 다름 없다. 하지만, 실례했다? 그 말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잖아 있다. 병원에 올 만한 사건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생기는 것이 보통이다. 더욱이 이 곳은 뉴 베르셰바다. 언제 총에 맞아 실려온 손님이 온다 한들 이상하지 않다. 정리하자면 아슬란은 여러 사고를 마주한 전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야간 진료에도 익숙한 사람이다. 당신의 행동 중 실례라 할 부분을 찾지 못하는 게 오히려 당연하다.
"저런, 우리가 지금..."
아슬란은 느리게 말을 끌며 턱을 매만졌다. 답지 않게 진지한 어조다.
"...무슨 말을 하기나 했었나?"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익살스레 말을 잇는다. 눈가를 찡긋거리며 활짝 웃었다. 기껏 잡았던 무게가 바람 위 올라탄 깃털만큼이나 가벼이 흩날린다. 아슬란은 기꺼이 당신의 요구를 받아주었고, 그에는 우습게 보거나 아량을 베푼다는 식의 태도 하나 찾을 수 없다. 외려 지나칠 정도로 생각 없어 보인다.
그렇다 하여 아예 아무 생각도 없진 않다. 당신이 예상하는 것과는 다른 내용일지도 모르겠으나.
아슬란의 시선은 줄곧 당신에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시선을 한 번 주지 않는 당신과는 정반대다. 낱낱이 파헤치려는 듯 집요하다. 혹은 별다른 생각 없이 응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답다, 사람답다는 건 무어라 정의내릴 수 있을까. 아슬란은 당신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 적어도 사람들은 기계와 인간의 차이가 그렇다 이야기한다. 당신을 볼 때 드는 이질감은 감정 표현에서 오는가? 무방비하기에 드러날 수 있는 것으로부터? 그러나 이내 생각을 정리해 머릿속 한 켠에 자리한 상자에 쑤셔넣는다. 아무래도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이다.
"오, 그 때는 첫만남이었잖아. 공적인 일로 만나기도 했고?"
끌끌거리며 웃었다. 자기라는 말이 싫다면 다르게 불러줄까, daring? 웃음 끝에 건네는 물음 역시 장난스럽고, 능청스러우며, 무엇보다 가볍다.
"그러면 일주일 후로 하지. 그 전이든 후든, 상처가 터진다면 다시 오고."
잠시 수혈팩 쪽으로 시선 던진다. 남은 양과 시간을 가는하듯 눈을 가늘게 뜬다. 들려오는 답에 도로 고개 돌린다.
>>182 어쩌면 에만은 페로사와 거의 똑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 페로사가 이야기하는 '행복'도 그런 것들이니까. 힘든 하루 끝에 마시는 술 한잔이라거나, 휴일 새벽이라거나, 노곤할 때 듣는 귀에 상냥한 노래, 휴식시간이 찾아왔을 때 입에 걸리는 서늘한 담배연기 같은 그런 거... 페로사도 페로사주도 잘 알지.
반은요, 라는 대답에 브리엘은 한번 더 눈썹을 치켜올렸다가 내려서 그대로 찡그리면서 하? 하는 반응을 보이고 말았다. 반이 맞으면 나머지 반은 무슨 이유인데요? 라고 물을 수도 있었지만 타인에게 관심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브리엘은 말하지 않는다. 어딘지 후련해보이는 웃음때문에 더더욱 묻고 싶지 않았다는 게 맞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국소 마취라도 당한 것처럼 지끈지끈- 관자놀이를 지나쳐서 뒷목, 더 나아가서 어깨까지 퍼져나가고 있던 두통을 잊게 만들 정도로 지독한 술임은 분명했다.
악마를 뜻하는 디아볼로. 이탈리아 억양이 남아있는 바텐더. 잘그랑- 하고 브리엘은 잔을 천천히 흔들면서 지옥 유황불에서 갓 나타난 것과 같은 술을 바라보다가 다시 홀짝 들이켰다. 핸드폰 위에 머물러있던 손을 넥타이를 풀어내지 않고 목과 셔츠깃 사이에 밀어넣으며 아주 약간 느슨하게 당겨냈다. 이건 진짜 중독될 것 같은 술이기는 했다. 악마에게 유혹당하는 신화나 성경 속 인물들의 마음을 아주 약간 이해할 것 같았다. 물론, 위스키에 환장하는 술꾼들의 마음도 아주 약간.
"미네랄 워터 한잔 줄래요? 역시 입가심은 해야할 것 같아서."
입가심 한번 안하고 천천히 들이키면 이게 소독용 알콜인지 술인지 구분이 안될 것 같았기 때문에 미간을 찡그리고 브리엘은 미네랄 워터가 담겨 있지만 지금은 빈잔이 되어있는 것을 바텐더에게 건넸을 것이다. 짓궂은 바텐더의 미소에 브리엘은 헛웃음을 내뱉는다.
"일부러 그랬죠."
한번 테이블 위에서 진동하는 핸드폰을 집어들고 브리엘은 문자를 보낸 사람에게 답문자를 보냈다. 대기해, 라는 아주 간단한 답문이었다. 이 도시에 썩 잘어울리는 사람이라서 순수하게 짜증난다는 말을 할 뻔했다. 사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말을 내뱉을 수는 없어서 신경질적인 헛웃음을 짓고 말았지만.
"취할 생각은 없었는데 취하게 생겼네."
가게에 있는 주크박스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브리엘은 다섯번째인지, 여섯번째인지 모를 한모금을 마시고 나서야 잔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악마의 술은 홀짝홀짝 마시다보니 아주 약간, 잔에 남아있었고.
아슬란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공포영화_보고난_후_그날_밤 별 생각 없어요! 귀신이나 악마보다는 사람이 무섭다 파라서요~!!
자캐의_애완동물 애완동물...을 키울 여력이 될까요?? 차라리 아는 사람들 술이나 밥 사주면서 다닐 것 같은데(?)
자캐의_원망하는_방식은 별로 말로 표현하지는 않을 것 같고, 상대방을 보지 않으려 하거나 반대로 원망할 계기가 되었던 사건을 똑같이 되돌려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나는 가끔 사람으로 태어난 걸 저주한다. 두 팔과 다리, 연약한 피부를 가진 나 스스로가 원망스럽다. 차라리 짐승이라면 아무 생각도 않고 편안히 살아갈 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그래, 안나를 만났으니 인간으로 태어난 것도 나쁘지 않다 싶다.
"나 먹을 거에 약한 거 알잖아."
팩트로 승부하다니 비겁하다. 정정당당하게 선동과 날조로 승부를 보자.
"그래, 얌전히 기다릴게. 그건 자신있지."
여자의 눈은 양쪽 색이 다르다. 어렸을 적 프로스페로는 안나의 눈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더랬다. 신기하단 감정은 어느 순간부터 친밀감으로, 그리고 안정으로 뒤바뀌었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특히 너에게 이런 것을 선물해줄 수 있길 바란다. 네가 누군가에게 이런 것을 선물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다.
"목은 조금 자신없지만 말이야... 뭐, 어쩌겠어. 미스 아스타로테 명령이신데 따라야지."
딱 대라. 감정을 고작 두 번 쏟은 것에 벌써 지쳤는지 힘없는 솜 주먹이 친구를 가격했을 때, 아픈 척하는 모습이 제법 얄미워 더 노려봤던 것 같다. 실없는 소리엔 "한 대 더 맞을래?" 하고 볼멘소리를 툭 뱉었다.
셰바에 많은 사람이 있다지만, 위험을 불사하는 사람이 제법 많은 건 알고 있다지만. 그게 눈앞의 친구일 줄은. 물불 가리지 않는 불나방. 화려하게 타버릴지, 불타올라 날아오를지 아무도 모르는 사람. 이득이 나중이 된다면 반드시 기다려서라도 얻고 마는 드문 족속. 미카엘 윈터본은 자신의 친구를 그렇게 평하기로 했다. 셰바에 어울리지 않지만 무엇보다 셰바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사람.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다지만 틀린 소리다. 약간의 밀가루, 버터만 있다면 훌륭히 섞일 수 있으니.
"네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데."
어색하게 짓던 미소, 충혈된 눈이 도르르 굴러 시선을 피하고 흐려진다. 오글거려, 하고 말하려다 괜히 눈짓 한번 했다. 제 나름의 제스처였다. 이윽고 짧은 기예였다. 걱정 어린 어조에 손이 나이프의 손잡이를 턱 잡는다. 그리고 잠깐 멈춘다. "미안, 생각을 정리하는 건 이게 익숙해서." 하고는 나이프를 잠시 쳐다본다. 어쩌다가 이게 버릇이 되었더라, 하고 상념에 잠기다 이내 그만두었다. 좋지 않은 계기였기 때문이다.
"셰바에 여러 사람 있다지만.. 이 사람을 이해하려 들었다간 내가 평생 가면을 쓰고 살아야 할 것 같거든.."
난해하고 어려운 사람이다. 어머니와 비슷한 부류였지만 어머니가 계기를 겪어 자신을 잃어버렸다면 그는 날 적부터 그런 사람이었다. 첫 만남을 떠올렸다. 어머니가 총애하던 킬러인 척을 몇 합 겨루지도 않고 벽에 처박고 자신에게 다가와 다 괜찮을 거라며 쿠키를 쥐여줬을 때, 그 계기로 척에게 미움을 샀지만 쭉정이를 걸러야 한다면서 도와주지 않았던 사람. 상실감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애써 정의하고 싶지만 차마 양심이 그러지 못하겠다. 미카엘은 엄지로 나이프의 옆면을 문질 거렸다. 돼지의 후송인. 미카엘은 꺼낸 단말기를 보며 괜히 시선을 피했다. 돌아가기 전에 스크립트부터 고쳐줘야겠다. 딜레이 값만 조정했다지만 사실 엿 좀 먹어보란 이유로 16번째 줄의 세미콜론을 특수문자 세미콜론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언제 꼬일지 모르는 시한폭탄은 빨리 처리해야겠다. 친구가 모르길 바라며.
"미친개 트레버, 라."
흥미로운 사람이다. 키도, 체형도, 생김새도.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의뢰인을 해친 횟수와 깽판을 친 경험, 관련 없는 사람을 해친 경력까지. 고민을 거듭하다 천천히 입매를 끌어당겼다. 순수하기 그지없는 미소가 얼굴에 만연히 퍼졌다.
"좋네.. 용왕에게 돼지를 배달하려면 이런 사람이 필요해.. 정보는 내가 쥐여줄 테니, 이 친구는 찾아서.. 용궁의 알현실에 던져주면 될 거야.."
브리엘은 아슬란의 사뭇 진지해보이는 어조에 링거가 꽂혀있는 자신의 팔을 내려다보고 있던 시선을 비스듬히 올려서 바라봤다. 나른한 구리색 눈동자가 아슬란의 금빛 눈동자를 응시했다가 다시 나른한 기색을 띄는 눈매를 내린다. 수혈팩에서 떨어져내리면서 붉게 물들어 있는 튜브가 밖으로 나온 혈관처럼 보였다. 그 부분을 엄지로 문지르듯 매만지던 손이 멈췄다. 이어지는 아슬란의 말 때문이었다. 그 익살스러운 말에 웃을 법도 하지만 브리엘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가 폈을 뿐이다.
"그럼 염치없지만 하나 부탁할게 있는데, 내가 여기에 왔다는 걸 비밀로 해주겠어? 그 대가로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봐. 맞춰줄 수 있는 거면 맞춰줄테니까."
지나칠정도로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 아슬란의 태도에 브리엘은 그렇게 부탁했다. 누구에게도 쫒기지 않고 있지만 이 도시에서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큰 리스크가 되어버릴 수 있다. 순위는 낮더라도 간부라는 직위에 있는 한, 자신이 만든 리스크로 인해 카두세우스에 영향은 줄 수 없었기 때문에 택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브리엘은 바짝 마른 입술을 혀로 한번 축여내고 다시 아슬란을 바라본다. 자신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는 걸 눈치챘지만 묻지않았다.
"그 호칭은 더 끔찍하게 들리는데 선택지는 그 두개밖에 없어?"
가볍게 던져지는 호칭에 브리엘은 미간을 잔뜩 찡그리면서 단호하게 대꾸해버렸다. 듣는 순간 피부에 소름이 쭉 돋는 게 영 달갑지 않은 감각이라서 얼굴을 싸쥐듯이 감싸는 건 덤이었다. 붕대가 감겨있는 쪽 손을 한번 꾹 쥐었을 때 미묘하게 애매한 감각이 이어지는 건 착각일 것이다.
용케 처음에도 그랬던 것처럼 두번째도 신경은 잘도 피해가는 꼴이 지금은 거의 잊었지만 썩어도 의사였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꼴이 아닌가.
"어차피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당신은 상관없다고 할 것 같은데 굳이 그래야해?"
#기계와 사람의 차이를 브리엘을 보면서 떠올리는 아슬란이 멋지다고 생각해버렸다....호호.
제롬은 무라사키를 쫓아간다. 도시에 있었는지도 모를 좁은 골목을 걷고, 타 본 적도 없는 번호의 버스를 타고, 어느덧 세련 된 인프라가 만연한 중앙구역에 걸어서 입성하게 된다. 말도 없이 묵묵히 앞서가는 소녀의 뒤를 쫓는 동안 제롬은 어쩌면, 이상한 나라로 이끄는 화이트 래빗을 쫓는 앨리스같은 기분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타난 새하얀 아파트 단지가 즐비한 구역. 이곳이 바로 르메인 배틀리언들의 숙소이다.
- 삑
중앙게이트에 신분증을 갖다대자 신호음과 함께 중앙홀의 개찰구가 열린다. 제롬은 게이트가 닫히기전에 그 뒤를 놓치지 않고 쫓았다. 그들이 들어선 곳은 바로 이 숙소, 아파트 단지의 중앙홀. 모든 거주자는 반드시 출입시에 이곳에서 키를 반납하고, 받아가야만 한다. 그리고 그 키를 전부 관리하는 사람은...
"보라 아가씨~ 일찍 왔네요?"
데스크 뒤에 서있는 갈색 머리 여성이 생글거리는 미소로 소녀를 맞는다. 무라사키도 그녀가 낯설지 않은 모양인지 쫄쫄 다가가 올려보며 인사를 건넨다.
"왈라비씨... 아, 안녕하세요..." "안녕~! 키 받으러 온 거죠? 근데... 어라, 뒤에 남성분은? 혹시 남자친구?" "...네? ...아, 아아아아니에요...!! 그런거!! 절대, 그, 그럴, 그럴리 없는 걸요...!" "아하하~ 그냥 해 본 소리니까요! 자자, 여기 키. 챙겨 가셔야죠?" "우으... 네에..."
'왈라비'라고 불리는 갈색 머리 여자는 자신이 입은 옷에서 키를 꺼내어 무라사키에게 건네준다. 온통 흑백의 체크패턴에 주머니가 엄청나게 많은 옷. 특이했다. 무라사키는 농담이 퍽 받아들이기에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도망치듯이 자리를 피한다.
"그쪽 신사분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런 소녀를 쫓아가는 외부인 제롬에게도 손을 크게 흔들며 밝은 목소리로 배웅하는 넉살좋은 '왈라비'씨. 그녀가 이곳 르메인 배틀리언 숙소의 관리인이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들어선, 뉴 베르셰바 최대 규모의 전투집단 르메인 배틀리언의 숙소는...
...의외로, 평범한 분위기였다. 대부분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인데다가 자기들끼리 얘기하며 지나쳐가거나, 이제 막 출근을 하는 건지 피곤한 얼굴로 방에서 나와 어딘가로 발걸음을 끌며 향하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제롬은 지금 음료에 홀딱 젖어있기도 하고 엄연히 외부인이라 눈길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런건 굳이 이곳이 아니라도 똑같다. 한 편 무라사키의 방은 꽤 깊숙히 있는 모양인지 꽤 한참을 걸어야했다. 안 그래도 이 아파트 단지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큰데다 시선을 옮기는 곳마다 문일 정도로 가구 밀도도 높은데, 오히려 원하는 방을 단번에 찾는게 더 힘들어 보일 정도다. 그리고 숨겨져있는 듯한 복도 안쪽으로 들어가 코너를 꺾자 나타난 방. 드디어 무라사키가 그 문 앞으로 걸어가 방금 받은 키를 락에다가 가져다댄다. 삐리릭- 소리를 내며 경쾌하게 열리는 문.
"...그, 그러엄... 드, 들어, 오세요..."
자신이 방 주인인데도 불구하고, 무라사키는 열린 문을 앞에 두고 발걸음을 머뭇거리다가 제롬에게 흘긋 시선을 던지고나서야 먼저 안으로 스르르 들어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