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야. 과연 사람 목숨에 가격을 붙일 수 있을까?" "야쿠자로서는 생각 할 수 없는 너무나도 도덕적인 발언인데?" "착각하지마. 누군 3억벅을 받고도 아무렇지 않지만, 누구는 3000만벅에 사람을 죽여. 그말이 하고 싶었을 뿐이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594 와! 귀염무새 동지! 어라 누가 요망하다구요 전 모르겠는데 달에 한번 찾아오는 아스 딜리버리 짜잔. 어라 내 계획을 에만주가 어떻게 알고 있지? 에만주...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구나...? (틈새눈 짤) 첫 의뢰 이후로 꾸준히 방문했을테니 지금은 에만이 식성 같은 건 어느 정도 파악했겠다. 그러니 에만이 음식 취향 풀어'줘' 음. 이건 좋은 정보. 포기 못 한 부분은 언제나 옳지. (메모)(정보 : 이 참치는 글러먹은 취향을 갖고 있습니다) 엇 ㅋㅋ 사실 나도 써놓고 같은 생각 했어. 안되겠다 미니 플라네타리움 가져가서 분위기 만들어야겠다. 그리고 별자리 배경에서 잠든 에만이를 직관하는 거지 후욱후욱(경찰 아조씨 여기에요) 에만이 잠들면 시간이 가능한 한 지켜볼 것이고 에만이가 깨기 전에 말없이 가는 일은 한 다섯에 한번 정도 밖에 없을 거 같다. 되도록이면 에만이 깬 다음에 꼭 인사 하고 갈거야.
그리고 오늘도 피피는 페로사의 얼굴을 짜게 식은 표정으로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쓰액기 제스쳐 꼬라지..." 이탈리아 억양 섞인 된소리로 구시렁댄 페로사는 피피의 이어지는 농담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지, 아니지. 내 시체가 얼마에 팔리느냐 따윈 별로 안 중요해. 중요한 건 내가 살아있을 때 얼마나 행복하게 사느냐지... 당뇨 걸리면 단 거 절대 못 먹어. 끔찍하지?" 하며, 페로사는 남은 글라스에 탄산수를 또르륵 따라서 마신다.
생레몬 정도의 신맛이 온몸을 빨갛게 칠갑한 채로 흐께께께께 하면서 쫓아오는 살인마라고 한다면 이 독특한 모히또에 담긴 단맛은 목에 빨간 리본을 단 고양이가 애교를 부리는 수준이다. "내가 스스로 떠올려낸 거긴 한데, 모히또에 베리 잼을 넣는 발상이 내가 처음은 아닐걸." 페로사는 방금 나온 설거지거리들을 개수대에 집어넣고 헹구기 시작했다. "뉴 베르셰바에서 그 정도면 상위 10% 상류층인데?" 하는 시답잖은 농담을 덧붙이면서. 어디 고급 양탄자에 앉아서 점쟁이 노릇 하더라도 술 마시러 오지 말란 법은 없다. 다만 술을 마시러 와서는 꺼내는 이야기가 친구랑 바 홍보 이야기가 아니라 내 여동생을 만나게 될 날이 코앞까지 다가왔다거나 하는 다른 이야기였겠지. 피피가 장의사가 아니라 점쟁이였어도 술은 좋아하지 않았을까.
"무슨 부탁인데?" 하며 수세미로 닦아놓은 잔을 내려둔 페로사는 이어지는 말에 아하, 하고 박수를 짝 쳤다. 그 서술에 거품물 한 방울이 피피의 코로 튀었다. "맞다 그래 참, 홈바텐딩 가르쳐달랬지. 그래, 뭐부터 시작할까... 필요한 기구부터 시작해볼까?"
페로사가 절대 말을 아끼거나 말수가 적은 성격은 아니었다. 사실 바텐딩에 필요한 기구들을 묶음으로 마련해서 세트로 파는 경우도 있거든. 그런데 이건 뭐 굳이 폼잴 거 아니면 살 필요없어. 그런 세트로 파는 바텐딩 도구 사면 아마 절반 이상은 먼지만 실컷 먹을 테니까. 일단 잔받침부터 준비해보자, 웬 잔받침?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잔이 미끄러지지 않게 두는 게 중요하거든, 이거 하나 잔 밑에 딱 깔아두면 분위기도 살잖냐. 잔은 이런이런 게 있는데, 그냥 잡화점에서 파는 이런이런 잔으로 대체해도 되고... 바 스푼은... 셰이커는... 스트레이너는... 푸어러는 글쎄다, 푸어러가 필요한 술을 살 때 생각해보는 게...
한참 동안 이런저런 설명을 하던 페로사는, 그러다 프로스페로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대접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 거지?" 그리고는 바에 놓여 번쩍번쩍 빛을 발하던 구리 셰이커 하나를 프로스페로의 앞에 텅 놓아준다.
"자, 피피 씨. 이건 바텐더로서의 첫걸음을 떼는 Peep한테 하리보가 주는 선물이야. 혼자서 마실 거면 싸구려 플라스틱 셰이커를 써도 되지만, 누군가를 대접할 때는 그러면 모양이 안 살잖아?"
로미가 살풋이 웃음을 흘린다. 그게 코웃음 치는 것 같기도하고, 사람을 얕보고 있는 것도 같다. 하지만 둘 다 아니다. 쥬의 눈에서 비춰져 나오는 이질적인 빛. 상대에게로의 명백한 위협, 그것에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로미의 태도는 마치 지금 당장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죽어도 상관 없다는 식의 태도였다. 그 이유를 지금 설명하기 시작한다.
"있잖아, 이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닌 아가씨야.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사람 잘 못 보셨어. 나는 애초에 이득을 가치에 두고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야. '이런 방법으로 이렇게 해서 뭐뭐를 추구하면 가장 최대의 이득과 효율과 나온다'... 블라블라~ 어쩌구저쩌구. 이게 지금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법이지. 바깥이던, 이 뉴 베르셰바라는 도시에건 말이야. 헤헤, 근데 그래서... 그런게 뭐가 재밌어?"
효율을 분해하고, 검증된 결과를 재설계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혼돈을 가져온다. 그것이 로미의 방식이었다. 단지 재미없다는 이유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세상의 모든 룰을 거절하는 인간이었다. 얼마나의 돈을 가져다 바치던 그런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일절의 거래도 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것이 이 난데모 메카니컬 상점의 주인장이었다.
"내가 이끌리는 건 오로지 '흥미'. ~맞아, 결국 난 아가씨에게 흥미가 있어. 신기하지~ 22년 인생 살면서 평생 이런 일이 없었는데 어깨-머리-어깨로 이루어진 사람 형체를 보고 심박수가 오르고 있어. 내 생각엔 이대로면 아마... 150까지는 오르지 않을까? 헤, 이런 경험은 처음이야... 아무래도 난 지금 사랑에 빠진 것 같아. 완전히 첫 눈에 반해버렸어. 자존심이 상해."
그런 로미가 문득 손으로 유리진열대 카운터를 짚고서 불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니까 이건 이득을 취하는 방법 따위가 아니라. '사랑 고백'이야."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던가. 아무리 인간변절자인 그녀라 한들 인간인 이상 그 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엎어 쓴 모자 안에서 흘러 내려오는 까만 머리칼들, 그리고 콧잔등 위에 걸쳐진 안경의 창을 넘어서, 쥬를 내려다보는 코랄빛 눈동자에 묘한 흥분을 동반한 야릇한 광채가 감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