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삭스는 나의 완벽한 절대영역이지 침을 질질 흘리는 멍청한 오타쿠들 눈에 불꽃을 담았다고 모두가 호랑이 인건 아니야 원한다면 와서 꿈꿔 봐 이 빌어먹을 쫄보들아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혀를 짧게 찼다. 인간을 살리고, 시체를 가르며 사내는 몇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몸뚱아리의 가치는 사소한 것에서 틀어진다는 것은 그 깨달음 중 하나였다. 칼에 배를 쑤셔진 뒤에 살아난 것으로 끝이 아니다. 신체에는 이미 무언가가 상흔처럼 축적된 뒤다. 본디 다른 환자에게는 이런 같잖은 염려따위 하지 않을 성정이다. 그래, 너 마음대로 해. 하면서 히죽 웃었겠지. 이러한 반응은 매우 그답지 않다.
문 안으로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꼭 이렇게 말 안 듣고 떼쓰는 인간들이 있다니까...' 속으로 중얼거리며 한 발짝 물러났다. 저 자리에 자신이 낄 자리는 없었다. 팔짱 낀 채로 그 광경 바라봤다. 저게 그 유명한 가족놀음이란 거지, 옆에 있던 인스턴트 커피 캔을 따서 마셨다. 신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피곤했다.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커피를 다시 한 모금 하려던 순간, 그는 불행히도 사레에 들릴 뻔 했다.
'미친 놈...'
내 이름은 왜 또 말하고 있어. 황급하게 스텔라의 눈치를 봤다. 역시나 축객령이 이어졌다. 빌어먹을.
"당신 걱정해서 온 사람들 저렇게 쫓아내도 돼?"
다시 옆으로 다가갔다. 염치없음을 알지만 대화하기 위해서는 이 편이 더 낫다.
"그래, 뭐. 아직도 모카번 좋아하지. 보다시피 의사 겸.. 다른 일도 겸직하고 있고."
스텔라의 근황은 묻지 않았다. 잘 지내고 있다는 걸 방금 전에 확인했다. 총 맞은 건, 불행히도 일상처럼 보이고.
"조심해서 다니란 말은 안 할게. 대신 여기 있는 동안은 얌전히 있어. 회복하려면 시간 걸릴 거야."
젠장,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평소엔 그리 쉬지 않고 놀리던 혀가 오늘따라 뻣뻣하다. 다 피곤해서 그런 거다. 그런 것이 틀림없다. 어제도 밤을 샜지 않던가.
시간도 충분하니 약속 장소에 가기 전에 꽃다발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품에 꽃다발을 안겨주면, 슬픔에 잠겨 있더라도 아름다운 꽃들에 잠깐이나마 그런 사실을 잊은 채 기뻐들 하고는 했었으니까. 저는 별 감흥이 일지 않지만. 심드렁한 얼굴로 시안은 차를 돌린다. 날씨마저 최악인 브리셰바에서는 자라는 꽃을 보기가 힘들다. 사방의 고층건물에 사람이고, 꽃이고 결국 눌려 죽고 마니. 뒷골목에서는 더더욱 꽃을 볼 일이 없었을까. 어쩌게 보게 된다 하여도 그것이 밥을 주지는 않았기에. 항상 관심 외였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에서도 이전과 조금도 다름없이. 꽃에는 여전히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꽃이라는 걸 생각도 못 하던 예전과 같은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지금은 원한다면 언제든지 방 하나를 꽃으로 가득 채울 수 있었다. 그냥, 그 아름다운 것이 너무 일찍 시들어 버린다는 것이 싫었다. 허리가 잘린 채, 시들어가는 것들이 풍기는 은은한 향기가 시안은 이상하게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코너를 돌면 칙칙한 건문들 사이에 비밀스럽게 숨겨진 빨간 벽돌의 정원이 그 모습을 보인다. 시안은 앞에 차를 세우고선 내려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살피다 안으로 들어선다. 다양한 꽃향기와 흙냄새. 숲에 가본적은 없지만, 이런 흙냄새로 가득한 곳이겠지. 쓰고있던 선글라스를 벗어 올리며 옆 화분에 만개하기 직전의 꽃봉우리를 본다. 그러다 고개를 들며 어딘가에 있을 당신을 찾는다.
여인의 입에서 말이 아닌 가늘고도 선명한 소리 흘러나오자 그는 어둠 속에서 미소를 흘렸다. 그녀는 알고 있을까. 붉어진 자신의 얼굴이, 사실은 손 끝에서 느껴지는 열 덕분에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으나, 나중을 위해 지금은 아껴두기로 했다.
"어떤 생각들을 했는데..?"
아스타로테의 차이를 그는 놓치지 않았는지 목소리가 조금 진중해진다. 무엇을 말할까. 평소와는 다른 모습에 조금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여유로웠고, 능청스러웠으나, 몸을 섞은 이후로 여유가 조금 사라진 느낌이었으니. 단순히 그의 기분탓일 수도 있었지만 말이다.
느릿하게 말이 이어지며 자신의 손 위에 여인의 손 겹쳐진다. 손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그는 이불 속에서 몸을 조금 움직여 여인에게 다가간다. 다른 한 팔을 그녀의 목 아래에 넣어 팔베개를 해주는 자세를 취하고는, 그대로 끌어당겼다. 여인의 고개를 자신의 품에 파묻도록 했다. 몸과 몸, 살이 맞대어지며 느껴지는 온기는, 그녀가 손에서 느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대로 계속...일까?"
그녀의 느릿하게 이어진 말에 약한 물음을 던지다가, 꺼질 듯한 목소리로 여인이 질문하자 그는 잠시간 침묵했다.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자신의 손 위로 느껴진다. 떨고 있는걸까.
그는 깊고, 느리게 숨을 내쉬었다. 바로 아래에 있는 여인에게 숨결이 닿아 살짝 간지럽혔을지도 모르겠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침묵한 채 상념에 잠겼다. 길고 길게 느껴진 순간동안 잠시 침묵하던 그는, 이내 입을 연다.
"내가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
자신처럼 보잘 것 없는 이가 이렇게 여인과 어둠 속에서 함께 온기를 나누고 있어도 되는 걸까. 그런 의문이 어젯밤부터 가시질 않았다. 화려한 그녀와 달리 자신은 잘난 구석 없이 수수할 뿐이었으니. 지금이라도 이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대로 있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이대로 있으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했어."
목소리에는 망설임이 담겨있다.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걸까, 싶은. 아까의 침묵은 망설임 속에서 갈등했던 시간인 것일까. 그는 질문에 답하고는, 다시 침묵하기 시작했다.
조직을 떠나서 가족이고, 가족을 떠나서 조직이다. 어찌됐든 조직의 보스는 스텔라이고, 회사의 사장은 스텔라다. 스텔라는 그러니 상관없다고 말했다. 생각같아선 더 말하고 싶었다. 나를 버리고 떠난 누구랑은 다르게 저 사람들은 나랑 함께 있어주는 가족이라 이해해준다고.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잊고 살았던 기억들이 한 번에 되살아났다. 화약이 잔뜩 모여있는 창고에 성냥을 던지듯, 한 번에 불타올라 폭발했다. 보기 힘든 얼굴이었다. 스텔라가 그렇게 차가운 표정을 짓는것은.
" 얌전히 있으라고? 너, 내가 누구인지 알아? "
움직이지 못한다. 그건 누구보다 스텔라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다. 아직도 허벅지가 화끈거리고 어깨가 아프다. 총에 맞은 자리가 어딘지 정확하게 짚을 수 있을 정도로 차가운 고통이 느껴졌다. 총에 맞지 않은 손을 들어 스텔라는 자신이 차고있는 목걸이를 뜯어내 피피에게 던졌다. 삼각형 안에 들어가있는 원. 호라이즌 블라인더스의 심볼.
" 뺨을 때려? 머리에 총을 쏴? 아니지, 아냐. 나는 블라인더스니까 눈을 먼저 가져가야지!!! "
움직이면 안된다는건 알고있다. 하지만 사라졌던 기억의 편린은 생각보다 너무 아프게 다가왔다. 총에 맞은 것쯤은 아무런 고통도 아니게 느껴졌다. 스텔라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서 자신의 몸을 가를 때 썼을 메스를 집고 눈을 베어내겠다는 생각으로 달려들려다가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그리고 생각보다 아프게 다가오는 고통에 억소리와 함께 바닥에 굴러떨어졌다.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생각보다, 더 아팠다.
점심을 먹고 난 뒤 나른해지는 오후였다.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진, 아니 이전의 그 추위를 생각하면 아직 익숙한 것은 아니었을까. 오락가락한 날씨는 오늘은 꽤 온화했다. 그래서 하웰은 흰 셔츠 소매를 팔꿈치까지 접어올리고 꽃집에서 늘 매고 있는 검정 앞치마를 맨 채로 상담실 소파에 축 늘어져 있었다.
꽃집을 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본업은 아니었기 때문에 -주 수입원은 향수라는 은어의 독약이었다- 하웰의 꽃집은 오늘도 한산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물론 꽃을 관리하는 시간은 오전 중에 다 마무리해두기 때문에 일을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던 중 딸랑,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하웰은 느긋한 모습으로 소파에서 일어나 상담실 밖으로 나왔다. 조금은 느른한 느낌의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낸 하웰은 익숙하게 손님을 맞았다.
“안녕, 시안 씨. 꽃 사러 왔어? 아니면 화분?”
미소와 함께 나타난 남자는 상냥하게 이야기했지만, 늘 그렇듯 이 비탄의 도시의 주민인만큼 유약한 사람은 아닐터였다.
아직 에만의 마음은 좁다. 완벽하게 열 수 없다. 누군가는 구원을 바라고, 누군가는 야망을 채우려 들며, 누군가는 자신이 안식처가 되길 바란다. 들어오려는 사람은 많고, 에만이라는 사람은 하나뿐이다. 자신도 아직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그 안의 심연에 손대려 하는 것이 못내 어려운지 에만은 천천히 거리를 두곤 했다. 에만은 잠시 눈을 내리깔다 다시 눈을 들어 눈앞의 여인을 마주했다.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제법 욕심쟁이고 무모한 사람이다. 길들여져도 좋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닌데도. 그 뒤의 역경을 헤치며 나갈 수 있는 강자의 여유에서 나오는 매달림일까, 아니면 급급했기 때문일까. 에만은 잠시 침묵했다. 과연 자신이 선택해도 되는 것인지 한참을 고민했다. 누군가를 길들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함도 있었다.
에만의 삶은 좁은 구룡성채에서 시작되어 높은 건물의 7층이라는 우리에서 절정을 찍었다. 누군가를 구원하기엔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정의할 수 없는 라푼젤. 에만은 이야기를 쓰지도 않은 책을 덮은 사람에 불과했다. 그리고 외면했다. 비탄의 도시의 사람임은 확실하나 자신은 아직 남들과 달리 창공에서 내려가야 할지,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조차 잡지 못하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에만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있다. 천천히 말을 골랐다. 사자가 속삭이는 소리에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요컨대 안식처가 되어주고 곁을 내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주겠다는 뜻일까. 어째서일까, 가시 속에서 자란 작은 아이는 주변에서 다가오는 호의를 받아들이기 낯설었다. 그 때문에 수많은 단어 중에서 어떻게 답해야 할지 여러 가지 선택하고, 간추린 끝에 느릿하게 숨결과 함께 뱉을 수 있었다. 좁은 우리라도 괜찮다면 그게 당신의 선택일 거야, 미카엘이라는 이름을 내보이고 신뢰를 증명했다.
암전. 이렇게 잠을 잔 것이 얼마 만일까, 에만은 호의로 비롯된 휴식을 최근 자주 취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나쁘지 않았다. 대가 없는 호의는 아직 어렵고 낯설지만 술기운에 그걸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원목을 짜 맞춰 만든 바는 푹신하던 침대에 비견할 수 없지만 심리적 안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모두 다 괜찮을 것이라는 듯, 사자의 굴에서 잠든 찰나의 시간은 그간 쌓였던 고된 걱정과 피로를 풀 수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상냥한 손길에 반응하기 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부스스한 모습으로 에만은 고개를 들었다. 눈이 아직도 무겁다. 얼마나 잔 걸까? 머리가 제대로 된 생각을 하기엔 묵직하고 흐렸다. 안개가 낀 것 같기도 했다. 투정도 부리지 않고 잠깐 묵직한 머리를 손으로 짚다 어깨의 낯선 무게에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잠들었다고 덮어준 거구나. 작은 호의에 느슨하게 한 번 미소를 지었다. 어느덧 가게는 문을 닫을 시간이었고, 집에 갈 시간이었다. 아, 얼마나 잤는지 대충 알 것 같다. 벌써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온 것이다. 에만은 잠시 생각했다. 하멜슨 씨의 호의로 5년 이상 투숙하고 있는 레이스 호텔이 과연 집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거주하는 곳은 맞았다. 에만은 눈을 굴려 주변을 흘끔 쳐다봤다.
"..가야지.."
불이 거의 꺼져있다. 언제까지 기다려준 걸까. 에만은 눈을 굴려 페로사를 올려다봤다. 마주 본 시선 뒤로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도 머리가 묵직하다. 어쩌면 반박자 늦게 따라오는 걸지도 모르겠다. 설마 벌써 숙취인가? 생각해 보니 에만은 숙취를 경험한 기억이 거의 없다.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은은하게 따라오는 뇌의 감각이 생생하다. 이게 숙취구나.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일을 쉬고 말겠다 생각하며 한구석에 놓인 가면을 들어 썼다. 이 사자의 굴에서 행복했다면 이제 잠깐 덮어둘 시간이다. 에만은 잠시 눈치를 보다 팔을 뻗었다.
"그러니까- 같이 가.. 데려다준다고 해도, 어두운 통로나 가게를 혼자 걷는 건 아직 좀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