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삭스는 나의 완벽한 절대영역이지 침을 질질 흘리는 멍청한 오타쿠들 눈에 불꽃을 담았다고 모두가 호랑이 인건 아니야 원한다면 와서 꿈꿔 봐 이 빌어먹을 쫄보들아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페로사는 다시 고개를 들고 물러섰다. "불의 마녀가 그렇게 말했었지." 전설로 살다가 평범하게 뉴 베르셰바 사람처럼 사라진 이름. 휴지통에 버려졌다 비워진 것처럼 사라진 것일지, 불의 마녀라는 허물을 벗고 두 번째의 삶으로 날아간 것일지. 그녀에게 그 이야기는 말 그대로의 전설일 뿐이었다. 그렇지만 에만은 지금 이 곳에 같이 있지 않은가. "불의 마녀처럼 말하는 에만, 귀여운 꼬맹이. 그거면 충분해."
몬테까를로 가의 어리석은 아버지의 탐욕을 프롤로그 삼고 시티 헌트 전쟁을 인트로로 삼아 도살자의 서커스에서 시작한 페로사의 이야기는 모두 끝났다. "나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이야기를 끝냈다는 말은 더 이상 써나갈 이야기가 없다는 뜻. 모든 이야기를 지나 그녀가 도착한 이 곳, 앤빌은 피난처였으나 감옥이기도 했다. "이미 어느 정도는 잊혀지게 된 사람이야." 마치 주어진 대본의 결말에 도달해, 대본은 끝나고 그 뒤에 남겨진 한때 주인공이었던 존재처럼, 입으로 전해져가며 점점 빛이 바래어가는 전설 속에 수감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조그만 비스트로에서라도 자신이 꿈꾸었던 평온한 행복을 누릴 수 있으나, 그것은 오직 이 비스트로 안에서일 뿐이었고 그녀는 여전히 뉴 베르셰바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녀는 그 감옥 안에서 절반만 이루어진 소원과 점점 잊혀져가는 결말에 만족하는 것처럼 살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저 느긋한 표정의 가면을 쓴 채로 자신에게 찾아올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기억해준다는 말뿐이라면 싫어. 좀더 현실적인 게 필요해."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실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줄 누군가가 필요해.
하물며, 그것이 비탄의 도시에 남아있는 가장 깊은 심연들 중의 하나라고 한다면. 이 작은 지옥 한가운데서도 때가 묻지 않아 순수하고 몽환적인 빛깔을 하고 있는 끝없는 심연을 페로사는 지긋이 들여다보았다. "네가 나를 마음에 담아줄 거야?" 아아, 그 자극적이고 깊은 느낌. 잡아먹는 이에서 잡아먹히는 이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오싹한 이끌림에 온 몸을 던져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런다면 나도 그렇게 해줄게." 여전히 나른한 얼굴표정. 그렇지만 에만을 바라보는 아릴 정도로 푸르른 눈동자에는 무어라 이름붙여야 할지 모를 무언가에 대한 집착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 눈동자에 가감없이 비쳐보이는 에만의 얼굴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었을까. 페로사는 에만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번 더 입맞추려 했다.
주크박스는 어느 새 다음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페로사는 옅게 눈웃음을 지었다. 아직 시간은 많았다.
※ 여기서부턴 장면? 시점? 시간? 을 조금 건너뛰고 싶을 때 소재로 사용하면 되는 부분
그 뒤로는 꽤 일상적인 대화였다- 오토바이 이야기 조금. 진상손님에 대한 뒷담 조금. 진상손님 이야기를 하다가, 도를 넘는 친구가 있으면 한번 앤빌에 데려오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음 잔은 견과류향과 알코올향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아마레또 밀크쉐이크였고, 그 다음은 롱아일랜드 아이스티... 그 다음은...
>>423 잘 챙겨먹고 쉬고 있다니 다행이네. (토닥토닥) 페로사와 불의 마녀의 관계성까지 생각해보다가 너무 복잡해지고 서사를 에만주에게 의존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서 페로사와 화형 사건의 연관성 정도로 정리하기로 정하긴 했는데... 그건 둘째치고 꽤 엄청난 사실이라............. (어질)
침구에서 피어오른 섬유유연제의 향에 몸이 조금 나른해진 기분을 느꼈다. 순간 몰려오는 졸음기를 내쫓고, 그는 고개를 내려 제 품 안의 여인을 본다. 여지껏 얼굴에 있던 웃음기가 사라진 모습. 하나 무미건조한, 누군가를 들여다보는 듯한 눈빛이 더 요염해보이는 것은 어째서일까. 아스타로테도, 제롬도 모를 일이었다.
"모든 것을 내주겠다고 했으니, 어리광 정도는 받아줄거라 생각했어."
얼굴에 호선이 그려진다. 아까와 같이 여인의 다리가 밀어넣어지고, 허리를 잡혀 복부가 맞닿았다. 그는 가만히 있는 여인을 따라 잠시 숨을 뱉으며 눈을 감는다. 옷 너머로 느껴지는 온기와 부드러운 촉감을 잠시간 만끽하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떠 그려를 응시했다. 다정한 듯 보였던 손길은 어느새 방의 분위기를 바꿔 열기 가득한 공간으로 만든다. 톡. 톡. 하는 소리와 함께 옷깃의 단추가 풀리자 상체가 드러난다. 싸우는 재주는 없으나, 그럼에도 잘 단련되어 다져진 상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장난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짓궂은 여인이기는 해도, 이런 말까지 장난으로 하는 이는 아니었으니.
"천천히 알려줄게. 천천히.."
나른한 속삭임을 귓가에 불어넣고는 그녀의 팔에 이끌려 품을 맞댄다. 그는 목덜미에 감아두었던 팔을 잡아당겨 여인을 제 품에 파묻듯 껴안는다. 느릿하게, 하지만 확실히 뛰고 있는 심장소리가 여인에게도 들렸을까.
"네가 만족할만큼 알려줄 수 있을거야."
그리고 나 역시 만족할만한큼 알 수 있을 것이다. 여인은 받는 만큼 주는 사람이었으니까.
"이 밤은 길테니까."
품에 파묻었던 여인을 살짝 떨어트려 입을 맞추는 것으로 시작해, 그의 몸이 여인의 위로 허물어졌다. 방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열기어린 소리는 밤새도록 이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