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거, 거 참 우습네 산다는 거, 구역질이 나 산다는 거, 짐승과 내가 뭐가 달라 결국 죽으면 땅에 묻혀 썩을텐데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페로사는 여전히 당당하게 웃을 수 있었으나, 에만의 그것처럼 맑은 웃음은 짓지 못하게 되었다.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잘 벼린 검처럼 닿지 않을 푸른 하늘을 바라며 날카롭게 서 있었지만 그것은 결국 뉴 베르셰바의 무질서하게 부딪히는 원초적인 폭력들을 딛고 시체들과 피들 사이에 서 있는 것이 아니던가. 전직 배틀리언. 피카레스크과. 그것도 거의 간부에 준하는 대접을 받는 티어 1 조직원. 듣고 본 게 너무 많은. 손에 묻힌 피가 너무 많은. 순결하다 하기엔 너무 많은 피를 묻혀버린. 베르셰바의 광기에 너무 깊이 묶여버린. 그래서인지도 몰랐다. 그래서 자신이 잃어버린 것에 욕심을 내고 미련을 부리게 되는지도 몰랐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악착스럽고 게걸스럽게 움켜쥐는 게 익숙했기에, 한번 욕심이 들어버리면 멈추지도 못했다. 그것을 자신의 얼굴에 담을 수는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런 말간 빛깔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이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것 역시도 분에 넘치는 일이고 희박한 가능성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오히려 그래서 이렇게 잠깐 즐길 수 있을 때 즐긴다고 나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애초에, 이 도시에서 이것만큼 무해한 쾌락도 드물지 않을까?
에만의 어깨를 움켜쥐고 에만의 손에 머리카락을 쥐인 채 그 뽀얀 목을 뭉근히 쓸어내는 혓바닥은 소금을 다 핥아내고도 좀더 뜨뜻미지근하게 짙은 데킬라향과 뜨거운 온도를 남겨놓고서야 아쉬운 듯 천천히 떨어져나갔다. 후우, 하고 가다듬는 숨에는 알코올 냄새가 났다. 에만의 투정에, 페로사는 에만의 귓가에 대고 "알아." 하고 속삭이듯이 대답하며 에만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 이건 사냥이 아니라, 놀이니까." 에만의 손끝에 와닿는 페로사의 목덜미는 딱딱하다. 페로사는 남아있는 마지막 하나의 레몬 조각을 에만에게 건네어주고는 눈을 감았다. 네가 원하는 것을 보여달라는 듯이. 그것은 일종의 허락이었다.
머리 위로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물줄기가 쏟아졌다. 샤워실 밖은 노트북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로 가득하다. 에만은 혼자 있는 시간 디즈니 ost나 오페라를 듣는 것을 즐겼다. 오늘은 디즈니였다. 물줄기 사이로 이따금씩 새어드는 노래의 가사는 전부 알기 어렵지만, 그 안의 감정은 알고 있다. 사랑, 자유, 행복.. 결국 모든 노래의 끝은 행복이다. 발랄하든, 슬픈 음색이든, 파괴적이든. 숙명이니 사명이니, 그런 것보다 자기 자신의 행복이 중요한 것이다. 선역도, 악역도 모두 같았다.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몸에 닿은 물줄기에 거품이 타고 바닥에 고이더니 배수구 속으로 들어갔다. 에만은 물줄기에 엉망이 된 머리를 손으로 몇 번 쓸어넘기고는 쇄골에 남은 거품을 쓸어 씻어내렸다. 운명, 사랑, 그런 가사가 시원한 물줄기 소리 뒤로 들렸다. 에만은 이따금씩 다른 공주처럼 누군가 자신을 구해주리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잘생기고 멋진 남자와 여자가 마치 기적처럼 나타나 손을 뻗어주고, 지긋지긋한 이 도시에서 빠져나와 피 없는 삶을 안겨주리라 생각했다. 망상 속에서 벌어지는 역경도 실로 로맨틱한 것이었다. 무시무시한 조직원의 추격을 피하고, 재치 있게 맞섰다. 골탕을 먹여주면 아무도 없는 곳까지 도망치는 것이다. 이윽고 초승달이 뜬 밤하늘 그 밑에서 서로 이마를 맞대며 손을 붙잡고 영원의 사랑을 맹세하리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에만은 제법 이른 나이에 자신의 인생에서 백마 탄 왕자나 멋진 공주가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에만은 홀로 탈출했다. 물론 리아나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그것마저 다른 누군가 도와주겠다며 잡아준 것이 아니라 에만이 직접 호출한 것이었다. 그런 삶을 살아왔으니 누군가 구해준다는 건 이제 먼 나라 이야기고 개나 줘버리라는 마음이 더 강했다. 정확히는 좆까라지 하는 심보가 더 강했다. 샤워기 물이 뚝 그쳤다. 가벼운 오일과 로션을 통한 보습은 필수였다. 이윽고 에만은 머리카락을 잡아 물기를 꽉 짜내며 수건으로 한번 털어내고는 샤워실에서 나섰다. 샤워실 밖으로 듀엣이 선명하게 들렸다. 항상 저의 자릴 찾아 헤맸었죠, 즐거운 파티에 갈 때나 작은 모임에서……. 오늘은 유감스럽게도 가운을 챙겨 들어가는 걸 까먹었다. 에만이 수건을 쥔 손을 가슴팍에 대고 조심스럽게 샤워실 문을 열었을 때, 에만은 누군가와 시선이 마주쳤다. 에만이 최근 골머리를 앓는 의뢰인이자 자신이 그로스만의 적통이라 주장하는 사생아였다. 청년은 소파에 누워 에만이 샤워실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읽던 책을 읽다 고개를 들더니 눈을 홉떴다. "오, 맙소사.. 혹시.. 이거 날 위한 서프라이즈 이벤트야? 그런 거야?" "Ah- Fuck!" 높은 비명이 에만의 목을 타고 울렸다. 청년이 느긋하게 "옆방에 다 들리겠어!" 하고 농담을 던졌지만 이 레이스 호텔의 방음과 두꺼운 벽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에만은 몸을 겨우 가렸던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며 샤워실 문 뒤로 잽싸게 도망쳤다. 에만이 샤워실 문에 기대고 미끄러지듯 주저앉았다. 아, 이런 염병할. 에만이 입속으로 욕을 뇌까렸다. 문도 하필이면 실루엣이 비치는 반투명한 유리였다. 안으로 도망칠까 싶었지만 이미 놀라버린 다리에 힘이 도저히 들어가지 않았다. 이대로 일어났다간 미끄러져 넘어질게 뻔했다. 그렇다고 계속 이곳에 등을 붙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아까 청년의 회색 눈이 찰나였지만 얼굴을 제외한 몸을 훑었기 때문이다. 에만은 간신히 팔을 뻗어 문을 잠글 수 있었다. 이마저도 깨져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최악의 상황이 떠올라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에만이 거둔 팔을 슥슥 문지르던 찰나, 문밖에서 가득하던 노래가 뚝 끊겼다. 내 노트북에 지금 손을 댄 거야? 치밀어 오르던 짜증도 잠시, 사랑은 열린 문! 하고 서로의 사랑을 명랑하게 재잘대던 듀엣이 끊기고 문이 잠깐 흔들렸다. 에만은 놀라 고개를 들었다. 자신 위로 드리운 청년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가 문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 에만은 혹시 몰라 수건으로 몸을 덮어 가리며 웅크렸다. 대체 저 미친놈이 어떻게 들어온 걸까? 귀가 먹먹했고 눈앞이 아찔했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 속으로 청년의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왔다. "저번에-"
"내가 열쇠 슬쩍하는 것도 몰랐나 봐?"
에만은 얼어붙어 움찔했다. 그때 팔을 뻗어 목 가를 끌어안는 저질스러운 일을 저지른 게 고작 책상 위에 놓인 예비용 열쇠를 슬쩍하기 위해서였다니! 그런데 왜 열쇠를 훔치면서까지 여기에 오려고 한 걸까? 에만은 뻣뻣하게 굳었다. 아직 경계심이 가시지 않았다.
"음, 나는 그냥 너를 좀 놀려줄까 했거든. 네가 내 선물을 마음에 안 들어 하길래 내가 직접 온 것도 있고 말이지. 그런데- 이런 깜찍한 취미를 가졌을 줄은 몰랐는데.."
에만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입술을 깨물고, 이 청년이 당장 나가야 하는 이유를 모두 늘어놓고 싶은 충동을 꾹 참았다. 목소리가 드러나는 것도 큰 신상 정보기 때문이다. 에만은 아랫입술만 잘근잘근 물어뜯었다. 남성이 에만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 맘대로 떠들었다.
"그리고 네가- 나를 위해 이런 선물을 준비했을 줄도 몰랐고. 이것도 의외네."
에만은 입을 꾹 다물었다. 저건 도발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람 속을 뒤집는 말을 태연하게 할 리가 없었다. 에만은 밀려오는 욕지기를 참아냈다. 에만이 계속 침묵하자 그림자가 움직였다. 두 손을 든 청년이 문 너머로 쾌활하게 재잘댔다.
"말하기 싫은가 봐. 그럼 내가 눈 감고 있을게! 어서 옷도 입고 그 가면도 쓰라고. 아니면 내가 가져다줄까?"
에만은 주먹으로 문을 쾅 쳤다. 유리가 부르르 떨리자 청년은 놀란 듯 몸을 뗐다. "성격하고는!" 에만은 다시 한번 주먹으로 문을 내리치며 비틀비틀 일어섰다. 에만은 청년의 실루엣이 멀어지고 침대에 풀썩 눕는 소리가 들리자 속으로 욕을 뇌까렸다. 아무리 자신이 침대에 편하게 있으라 해도 이렇게까지 구제불능인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베개에 얼굴이라도 파묻었는지 "나 이제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 안심해도 돼!" 하고 무언가에 막힌 목소리가 들리자 에만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바늘만큼 작게 벌리고 나서야 청년이 침대 구석에 머리를 박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에만은 잽싸게 뛰었다. 그리고 가면부터 뒤집어쓴 뒤 가운을 걸쳤다. 옷이라도 입었다간 그 시간 동안 저 괴상망측한 녀석이 쳐다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침 청년이 "다 입었어? 그럼 이제 고개 든다?" 하고 익살스러운 목소리로 재잘거리자 에만은 망설임 없이 터벅터벅 걸어가 침대에 오르더니 베개에 머리를 파묻은 남성의 머리를 발로 꾹 눌렀다.
"아야야야!" "너 이 개새끼야.. 내 열쇠를 훔친 것도 모자라서 내 사생활을 엿봐?" "그럴 의도는 없었어! 그런데 너 지금 가운 입은 거야? 어울리네! 역시 이거 서프라이즈.." "고개."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이 발 좀 치워줄 수 있을까? 물론 아픈 건 아니고, 내가 이 작은 발가락을 핥고 깨물고 다리로 올라갈 수 있을 걸 모르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안 쪽팔려..?" "뭐가? 이 도시에 흔한 일이지." "개소리 하고 있네.." "그러지 말고, 예쁜아. 네가 날 도와주고 나도 널 돕는 입장이니까 살려줘. 응?" "내가 네 의뢰만 아니었어도.."
에만은 청년의 얼굴을 나름 세게 짓밟았다. 그리고 걷어 차 내쫓았다. 오늘은 이 청년을 마음속으로 마흔일곱 번 살해한 하루였다.
>>771 좋아요좋아!! 사실 브리엘 볼 때마다 생각난 게 하나 있긴 했거든요?? 그런데 이걸 선관으로 해야할지 일상에서 풀어야 할 지 좀 고민되네요!아 그리고 그, 아슬란주가 아직 잘 몰라서 그런데...카두세우스는 마약 포함 불법약품 전반을 다루나요, 아니면 마약류만...??
페로사는 여전히 당당하게 웃을 수 있었으나, 에만의 그것처럼 맑은 웃음은 짓지 못하게 되었다.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잘 벼린 검처럼 닿지 않을 푸른 하늘을 바라며 날카롭게 서 있었지만 그것은 결국 뉴 베르셰바의 무질서하게 부딪히는 원초적인 폭력들을 딛고 시체들과 피들 사이에 서 있는 것이 아니던가. 전직 배틀리언. 피카레스크과. 그것도 거의 간부에 준하는 대접을 받는 티어 1 조직원. 듣고 본 게 너무 많은. 손에 묻힌 피가 너무 많은. 순결하다 하기엔 너무 많은 피를 묻혀버린. 베르셰바의 광기에 너무 깊이 묶여버린. 그래서인지도 몰랐다. 그래서 자신이 잃어버린 것에 욕심을 내고 미련을 부리게 되는지도 몰랐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악착스럽고 게걸스럽게 움켜쥐는 게 익숙했기에, 한번 욕심이 들어버리면 멈추지도 못했다. 그것을 자신의 얼굴에 담을 수는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런 말간 빛깔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이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것 역시도 분에 넘치는 일이고 희박한 가능성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오히려 그래서 이렇게 잠깐 즐길 수 있을 때 즐긴다고 나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애초에, 이 도시에서 이것만큼 무해한 쾌락도 드물지 않을까?
에만의 어깨를 움켜쥐고 에만의 손에 머리카락을 쥐인 채 그 뽀얀 목을 뭉근히 쓸어내는 혓바닥은 소금을 다 핥아내고도 좀더 뜨뜻미지근하게 짙은 데킬라향과 뜨거운 온도를 남겨놓고서야 아쉬운 듯 천천히 떨어져나갔다. 후우, 하고 가다듬는 숨에는 알코올 냄새가 났다. 에만의 투정에, 페로사는 에만의 귓가에 대고 "알아." 하고 속삭이듯이 대답하며 에만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에만의 손끝에 와닿는 페로사의 목덜미는 딱딱하다. 페로사는 곁눈질로 자신이 데킬라 병을 어디 두었는지 살펴본 다음에, 손을 뻗어서 그 병을 가져왔다. 에스파냐어로 '소노라의 방랑자'라는 본 적 없는 상표가 쓰여있다. 방금 자신이 비운 푸르른 샷잔에 다시 데킬라를 또르륵 따라서, 페로사는 그 잔을 그대로 에만의 앞에 다시 놓아주었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 이건 사냥이 아니라, 놀이니까." 페로사는 남아있는 마지막 하나의 레몬 조각을 에만에게 건네어주고는 눈을 감았다. 네가 원하는 것을 보여달라는 듯이. 그것은 일종의 허락이었다.
마치 고상해보이는 쥬를 위해 일부러 돌려말했다는 듯한 말투다. 그게 진짜건 가짜건간에 로미는 여전히 키득이고 있었지만. 쥬가 일부러 그런 행세를하며 악의를 가지고 칼을 쥐고 접근해 왔다- 라는 뉴 베르셰바의 가장 흔한 시나리오에 대한 의심같은건 전혀 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런 사람이 뉴 베르셰바에 아직도 버티고 살아있다니. 그것도 버젓한(?) 가게를 가지고서 말이다.
"으응~? 사람? 헤, 언니야.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그렇다며느은... 소개해주지. 오랜만에 하네 이거."
그런 로미는 쥬의 물음에 그렇게 답하더니 헛기침을 두어번 엣헴 (누가봐도 일부러 하는 티가 난다) 거리고서는, 과장된 몸짓과 연극 톤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이 거리 굴지의 무기 편의점, '난데모 메카니컬 상점'이올시다~ 그 이름처럼 뭐든(なんでも) 해주지요오... 아, 근데 야한건 없다~ 있어도 나한테 야한거 밖에 없으니까 부디 안심하시라~"
그녀는 거의 습관성 웃음에 가깝게 헤헤 거리면서 자신의 가슴깨에 손바닥을 척하니 올리고는 퍽 자랑스러운 행색으로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나는, 이 가게의 사장- 겸! 무려 마스터 엔지니어인 로미 카나운트~ 짝짝짝- 유후~! 이거 완전 멋지지않아? '마스터 엔지니어'라는 말 말이야. 헤헤 ...~라고 해도, 아가씨가 말한 것처럼 밑으로 두고 있는 엔지니어나 직원은 전혀 없지만 말이지. 니시시- 그러니까 그냥 편하게 그냥 로미라고 불러~ 저기도 적혀있지? 저어기... 'ROMI'라고. 직함으로 뻐기는 건 취미에 없어서."
주인장이 손 끝으로 가리킨 곳을 보면 아무것도 없다. 사람을 놀리는 건가? 아니, 그런건 아니다. 애초에 이 주인장은 기계를 가지고 놀지 사람을 가지고 노는 취미는 없다. 그렇다면 그 손가락은 어딜 향했단 말인가. 주인장이 가리킨 곳은 다름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저어기- 끝에 진열되어있는 권총이었는데, 그 그립에 각인 되어있는 아주 조막만한 'ROMI'라고 새겨진 각인을 말한 것이었다.
...역시 장난하는건가?
아무튼 로미는 설명을 마치고 만족스러운듯이 입꼬리를 주욱 골리며 유리진열장에 자신의 두 다리를 올렸다. 그 자세가 로미를 처음 본 사람에게도 익숙하리 만치 느껴지는게 그게 아마 사장이 손님을 기다리는 디폴트 자세인듯 싶었다.
에만의 독백을 읽다 보니 페로사도 에만한테 혹시나 저렇게 느껴지지 않을지 싶어 조심스러워지네.. 물론 페로사는 타인의 사생활을 철저히 배려하기에 열쇠 훔쳐서 들어오는 짓거리는 절대 하지 않지만😶 아마 에만이 혹시 저 이야기를 페로사한테 하면 아예 거처 자체를 바꿔버리고 의뢰인과 연락은 유선상으로 하라고 조언하면서도 내심으론 뜨끔해서 찬물 한잔 떠마시겠네
>>791 으으응 그러면 일단 거래 상대로는 텄고...아닌가?? 고문 쪽에 쓸만한 불법약품도 좀 있으려나요 으악 아슬란주 머리 빠개진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마약도 고문 쪽에 쓰려면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일단 카드세우스랑 어떻게든 거래처로 연결되어 있고 그러다 브리엘 만났다는 게 제일 뭐랄까 안정적인 선관일 것 같은데...
tmi로 덧붙히자면, 브리엘의 그 저택 관리는 간단한 건 스스로 하지만 집안일(음식같은) 을 하는 실력이 파멸적이기 때문에 간단한 식사와 간단한 청소(달에 한번 대청소)로 계약한 분이 있어서 유지되는 중. 정장이나 입었던 나이트 웨어 전반은 드라이클리닝 맡길 것 같고....
>>806 그로스만 패밀리에 대한 추후의 이야기... 많이 기대된다! 페로사가 낄 자리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건 너무 큰 욕심이겠고.. 페로사: 어찌됐건... 난 여기가 너한테 편안한 곳이 됐으면 하니까, 불편한 게 있으면 말해. 페로사: 손님은 바에 앉아 있는 동안은 손님일 뿐 아니라 말상대고 친구니까... 친구를 잃고 싶진 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