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내가 지금 불타고 있는 거라면 이렇게 깊이 사랑할 순 없지 않았을까? 죽을 것만 같은 꿈결에 이토록 사랑받는 느낌이 들고있었어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928 호고고곡~~ 넘무 좋은 곡이잔애! 페퍼 그 자체야 ~.~ 특히 "내 안쪽 깊은 곳에서 그걸 느껴. 그건 피부 바로 아래에 있어." 는 뭔가 메스암페타민 과다복용으로 인해 벌레가 피부 아래를 기어다니는 것 같은 지독한 가려움과 그걸 긁으면서 생기는 상처가 생각나네. 괴물이 피부 아래에 있는데 너무 가려워서 긁을 수 밖에 없고, 결국 괴물이 껍질을 벗기고 드러난다는 것... 그 자체로 완결되면서 도로헤도로적인 의미로 좋군! 적폐라니 당치도 않아~ >>929 요망한 이리스 및 이리스주 자 자 이리로 왓!
사실 메스버그도 표현해보고싶었지~ 페퍼주가 꽤 깊은 영향을 받은 영화인 스캐너 다클리에 나오는 한 장면에 그걸 잘 표현한게 있었거든. 엄청난 가려움 + 환각 + 망상이 섞여서 이런 결과물이 나온다는거지~ https://www.youtube.com/watch?v=matFfVk3eTI 로토스코핑 기법 및 CG로 만들어진 것이긴 하지만, 벌레 나오는 영상이니까 혹시 링크를 여실거라면 감상에 주의해주시오!~
코끝이 눌리자 아랫입술을 비죽 내민다. "어린애 아닌데." 하고 불평을 툭 던졌지만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였다. 에만의 목소리도 그렇고, 얼굴도 아직 앳된 기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만은 부드럽게 풀어낸 눈웃음에서 시선을 살짝 내렸다. 으응, 하고 짧은 답을 하며 배시시 웃었다. 역시 이런 건 익숙하지 않다. 그와 동시에 다가오는 이 미묘한 상냥함이 좋다. 에만은 이 양가감정 사이에서 하나를 내려둬야 하는 입장이다. 아무리 좋다고 해도 돌아가서 침대에 눕고 되새길 수는 없다. 너무 익숙해지면 정신이 해이해질 것이고, 그 틈을 노리는 사람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마 앞으로도 평생 낯설게 살아야겠지. 이곳에 와서 안식을 취하고, 현실에서는 가시를 세워야겠지. 그 사실이 사무치게 쓰릴 때가 있지만 익숙하기 때문에 지금 느끼는 감정과 상념을 오래 담아두지는 않기로 했다.
"정말 추천해주는 거야..? 기대해야지."
에만은 턱을 괴고있다 탱커레이를 꺼내는 모습에 신기한지 눈을 동글게 뜨며 시선을 집중했다. 투명한듯 하면서도 진한 녹색 병은 가면을 덮어 써도 색을 쉽게 구분힐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래서 내가 다른 바를 못 가.." 하고 톡 던진 말 뒤로는 마음 속으로 또 살인을 저지르는 걸 아무도 모를 것이다. 처음 열 번 정도는 평범하게 저격수를 썼지만 두 번은 본인이 직접 나섰다. 한 번은 페로사가 종이처럼 구겼고, 지금은 에만이 속으로 버터나이프를 꺼내 몇번이고 내리찍었다. 기분이 좀 나아지는 느낌이다.
"으응."
가볍게 웃자 에만은 다시금 아랫입술을 비죽 내민다. 그 누가 에만을 당근 요정이라 생각할까. 만약 들키는 날이 있다면 에만에게 있어 최악의 날일 것이다.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안할 것 같은 사람이 알고 보니 귀여운 이모티콘을 남발하며 당근 요정 컨셉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니. 아마 에만은 혀를 깨물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꾸욱 삼키며 에만은 "그러면 나야 고맙지.." 하고 튀어나온 담배 한 개비를 손가락을 집어들었다.
아, 짓궂은 사람.
에만은 몸을 기울이는 모습에 천천히 중지와 검지 사이에 연초를 끼웠다. 손가락 끝이 아닌 마디를 손가락을 이어주는 오목한 부분에 필터를 끼우고 입에 가볍게 물었다. 이윽고 허리를 바에 조금 더 밀착하고 고개를 들었다. 가볍게 기울인 고개 사이로 머리카락이 한 타래 쇄골에 내려앉았다. 비스듬히 기울인 몸, 그 끝의 연초에 아직 불붙지 못한 연초가 닿았다. 속눈썹이 내리 깔리고 맞닿은 끝에 집중한다. 연초 끝이 서로 맞닿는다 하여 바로 불붙는 건 아니다. 에만은 숨을 가볍게 마셨다. 필터 끝을 물고 빨아들인 덕에 불이 옮겨붙고 끄트머리가 타들어갔다. 맞닿은 부분에서 새하얀 연기가 실처럼 가늘게 피어올랐다. 몸을 슬슬 뒤로 물리고는, 흰 연기를 머금고 입 사이로 알아서 퍼지게 내버려 뒀다. 잠깐 다물었다 입을 벌리자 뻐끔, 흰 연기가 뭉글게 퍼졌다. 캐러멜 향과 열대과일 향이 코 끝을 스쳤다.
"이거.. 괜찮네. 평소에는.. 저 타르밖에 안 피웠는데."
제법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에만은 입안에 남아있던 미세한 연기를 짧게 숨을 내쉬어 뱉었다.
/ 우우.. 답레가 늦어 미안해.. 기절잠을 해버렸어..🥺 지금도.. 사실 몸이 묵직해서.. 5분만.. 더.. 잘게.. 으응.. 미안해... 정말정말 미안해..🥺🥺
"나는 스크램블 에그가 좋아." 옆에 있던 코케가 말했다. 아래와 같이 덧붙이면서. "그런데 후라이라니, 당치도 않아!"
코케는 그의 동료 과학자였다. 기숙사는 달랐지만, 바로 두 칸 옆의 방이었기에 평소 꽤 친분이 있었다. 최근 그는 모놀리노가 특정 온도 구간에서 보이는 화학적이고 물리적인 상태변화 및 그것의 유용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화학계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코셔는 이미 자기 식판의 것을 해치운 상태였다.
"글쎄, 과연 그럴까? 겉은 바삭하면서 안에서는 부드럽고 촉촉한 노른자가 스며나오는, 이중적이고도 목가적인 경험은 후라이에서밖에 느낄 수 없어." 자판기에서 뽑아온 닥터페퍼를 마시며 코케의 이야기를 듣던 코셔는 이내 어색하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스크램블도 바삭할 수 있어, 충분히." 코케가 받아친다.
코셔는 이번에도 역시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식판을 들고 일어났다. "천천히 먹고 나와. 먼저 가 있을게." 이런 허섭스레기같은 무의미한 대화나 나누고 있을 때가 아니다. 슬슬 시간이다. 한시가 급하다.
온통 백색의 반사광으로 가득한 구내식당을 빠져나와 아무도 없는 휴게실로 마구 달려간다. 주위의 인기척을 몇번이고 재확인 하고나서야 비로소 그는 전화를 꺼내 누군가에게 걸어댔다.
받아라, 제발. 받아라.
/// ●00 : 01 ///
"…아, 안녕하세요. 방금 얘기드린 것을 마저 상의하고 싶은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에서는 마구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저기요. 이보세요. 전달이 제대로 안 됐어요? 뭘 들은거에요? 승인할 수 없다니까요?" 코셔는 누가봐도 진정되지 못한 상태였다. 안달복달 하며 마구 발을 동동 구른다. "저기, 그… 그러니까 저는 학회에서도 매우 활발하게 활동해왔고, 연구비 지원도 곧 들어오구요… 곧 막대한 후원금도…" "몇 번을 말해요? 연구비의 사적 유용은 범죄라니까요? 그리고 학회에서의 평판이 어떻든, 그게 당신 신용도를 증명은 못해요. 됐습니다, 이만 여기까지 해요." "자, 잠깐…"
코셔는 망연자실하게 되었다.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청색 드레스 셔츠와 멋들어진 정장 바지 전체를 덮는 흰 가운. 그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체구를 덮는 그 가운에는 피가 조금 묻어있었다. 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가슴을 꽉 죄는, 마치 심장을 케이블타이로 묶어놓은 듯, 엄청난 압력으로 피가 끓고 있었다. 모든 게 증오스러웠다. 분노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왜 이런 처지에 놓여야 했냐는, 그런 부조리함과 스러진 자존감이 그 기원이었다.
'왜… 도대체 왜… 20대의 젊은 나이에, 그것도 메사추세츠에서 박사 졸업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내 인생은 탄탄대로일 예정이었는데…!'
그리고 그 분노를 종식시킨 것은 가려움이었다.
가렵다. 미칠 듯이 가렵다. 이미 피딱지가 나고 깊이 패인 듯 상처가 여기저기 나있는 손을 본다. 흉측하다. 하지만 가렵다.
그는 미친듯이 온 몸을 긁기 시작한다. 손등, 목, 머리, 등허리, 옆구리… 모든 부위를. 마치 피부 아래로 벌레가 기어가듯이. 기어가다 말고 꿈틀거리며 터져 죽은 것처럼, 죽음과 동시에 산란을 마친 알들이 곧바로 유충이 되어 또 자그마한 꿈틀거림으로 이어지듯이. 피부를 모조리 절단하지 않고서야 계속될 것만같은 그런 끔찍한, 어둠속에서의 준동과 같은 가려움이. 손등에서 피가 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손톱을 세우지 않고 긁는다. 그러나 해소되지 않는다. 젠장!
"약이 필요해. 약을 줘. 약이 필요해…" 그는 누군가에게 말했지만, 아무도 듣는 자는 없었다.
크큭... 에만페로 너무좋다.... 개인적으로는 한 명이 피우던 담배를 다른 사람이 받아 마저 피우는 그런 장면도 정말 좋더라고... 베터콜사울의 한 장면처럼 ^~^ 백신후유증... 나는 잘 모르겠는데 다른 사람들은 심한거같더라구. 그 중 한명은 이틀 내리 비몽사몽했다 그러던데... 푹 쉬고 건강하게 잘 회복하길 바라~ >>946 조금이라도 자두는게 아예 안자는거보단 낫더라고. 아예 안자면 새벽 중에는 괜찮은데 7~8시쯤 됐을때부터 미칠듯이 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