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죽음을 갖기 위해 사십 년의 생이 필요했다 이 생을 좀 더 정성껏 망치기 위해 나는 몇 마리의 개를 기르고 몇 개의 무덤을 간직하였으며 몇 개의 털뭉치를 버렸다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후우. 크게 한숨을 쉰다. 거친 숨소리가 마이크의 변조를 통하자 기계음 따위로 변화를 거친다. 눈 앞에 뵈는 것을 빠르게 인지한다. 저기 바퀴벌레가 지나간다. 1, 2… 발 여러개 달린 갑충이 점액질 가득한 몸통을 낮게 하여 기어간다. 3… 4… 5… 먼지와 쓰레기더미가 굴러다닌다. 6… 7… 8… 이제 됐다.
그리고는 다시 태평하게 말한다. "성은 이미 알고있지 않나?" 히, 하고 말한다. "히말라야." 히말라야 페퍼. 당연히 이것은 거짓말이다. 굳이 따지자면 농담이다. 약간은 짖궂은 농담.
그래, 내 진짜 이름은 S̴̟̰͉̞̞̔̎̓̇̂̈́̎̐͒̔̐̒͗͠͠͝͝ç̴̢̛͓͚̦͖̮͍̬͖͙̮̭̖̳̖͒̈̔̈͑̔̏̑̋̀̓̔͑̉̀̈̒̎̽́́́̎̉̇͂̈́̈́͆̊̀̾̽̊̾͛͆̒̒̈́̄̏̾͘͘̕͠ͅę̵̛̛̛̣͕̙̲̰̗̍͗̅̓́̅̿͗̈́̅̈́̈̈̓̏͑̿̓̑̾́̏̍̀̾̑̈́̉̊́̈́̆͘̚̚͠
"요컨대, 세이프 하우스는 없다 그거군. 숨겨진 공간 말이지." 책장 뒤 공간, 책 속의 현금다발, 뭐 그런 것 말이지. '굳이 숨길 필요가 있나?' 없겠지.
그리고 또 다시 흠칫 놀란다. "방금 머리고기라 했나?" 언제? 어떻게? 도무지 알 수 없다. 어떻게 내 생각을 읽었지?
"아니, 아무 것도. 그보다 견적 얘기 말인데." 그리고는 다시 방 안을 둘러본다. "설마하니 진짜 '그리마' 를 말하는 줄은 몰랐다. 이건…" 솔직히, 좀 맥이 빠진다. 내 집도 안 치우는데 남의 집을 치워줘야 하다니.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무를 수는 없다. "…그냥 꽁으로 해주지." 다음 사업을 위해서 말이야. 뭐, 정 안되면 채권이라도 회수해가면 되고.
그래서, 생각하고 만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의 기분이 여기가 지옥이 아닐까- 한다면, 그냥 기정사실로 만들어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눈꺼풀을 적시는 건 물일까, 아니면 물을 빙자한 무엇일까. 어느쪽이든 지금으로서는 아무래도 좋다. 자스민 향기가 가득 퍼져 있는 공간이 어지러웠다. 등을 기대고 주저앉아 있으려니, 나른한 기분에 휩싸여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았다.
쾅쾅쾅! 저 소리는 어느쪽에서 들려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시끄러워 죽겠다. 따뜻한 물이 머리 위로 곧바로 낙하했다. 스카일러씨! 계십니까! 움직여야한다는 생각과 움직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교차하다가 교집합을 이뤄서 차가운 감각이 도는 말단을 웅크려서 더욱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시끄러워. 내버려둬. 지금은 그냥, 날 내버려둬. 경찰입니다! 열지 않으신다면 강제로 문을 열겠습니다! 참견이 심한 이웃이 신고라도 한 모양이지. 별 일도 없는데. 강제로 문고리를 박살내고 들어서는 둔탁한 소리가 멀게만 느껴졌다.
아, 문 수리하는 거 비싼데. 누군가가 장난을 치듯 슬로모션으로 보이는 상황이었다. 우스꽝스러운 무음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어서 후후, 웃었다. 젖어버린 몸뚱이를 부축하고 있는 손과 무전기를 들어서 외치고 있는 모습. 집에 들어온 경찰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비스듬히 시선을 꼬아 내리뜨고 있는 시야로 끝없이 흐르는 물을 바라봤다. 자스민 향기에 머리가 몽롱했다. 흐르는 물 위를 굴러다니고 있는 술병들이 그제서야 눈에 들었다. 짧은 찰나의 순간, 저 멀리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암전.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브리엘은 잠시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뜨면서 나른하게 내리감고 있던 구리색 눈동자를 물끄러미 올렸다.
"괜찮으십니까? 역시 하루 더 쉬셨어야.." "아니, 괜찮아."
향기가 느껴졌다. 자스민의 향기가.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대꾸하는 브리엘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다. 착각일테다. 그야,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은 뉴 베르셰바의 항구에 있는 작은 창고였으니까. 맡아질거라고는 짜디짠 소금을 머금은 비릿한 내음 뿐일테니까. 카두세우스가 소유한 이 작은 창고는 여러가지 트러블을 해결하는데 사용하는 공간이었는데 브리엘이 이곳을 찾는 건 카두세우스에 들어온 시간동안 한손에 꼽힐 정도였다.
"그래서, 뭔가 이야기라도 했어? 카두세우스의 약을 멋대로 값을 후려쳐서 되팔아버린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이라던가." "이유는 말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굳이 알아내려고 대화를 시도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싫어하시잖습니까? 그런 대화방식."
대화의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는 법이다. 브리엘은 어지간하면 천천히 공을 들여서 상대로 하여금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대화방식을 선호하는 타입이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아, 그래? 하고 읊조리듯 중얼거리며 앉아있는 게 불편한 의자에 앉은 채 몸을 움직여서 다리를 꼬자,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불편하게 들려왔고 브리엘은 인상을 찡그리며 왼팔을 꼬고 있는 다리 위에 올리고 오른손으로는 턱을 괴기에 이르렀다. 얼굴을 싸쥐는 것처럼 턱을 괸 채, 잠시 조용한 분위기를 곱씹었다. 비릿한 내음에 섞여서 머리가 아플만큼 꽉 들어찬 자스민 향이 느껴지는 착각이 들었다.
아, 정신이 멍해질 것 같은 독한 자스민 향. 브리엘은 정면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를 들었지만 발음이 마구 뭉개져 있어서 알아듣기 힘들자,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세웠다. 또각또각. 회색 아스팔트 위를 걷는 구두굽 소리가 느릿하다. 가까이 다가가니 보기에도 안쓰럽게 변해있는 낯을 한 남자가 분을 못이기고 씩씩거리며 자신을 노려보며 욕설로 추정되는 말들을 내뱉고 있었다. 아, 인간이라는 건 이다지도 추하고 역겹기 짝이 없다.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사람에 대한 혐오에 브리엘은 저절로 인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자연스럽게 옆으로 따라붙으려는 호위를 제지하면서 브리엘은 자신을 올려다보고는 계속 욕설을 지껄이는 남자를 바라보다가
지옥에나 떨어져라.
라는 분명한 발음으로 내뱉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줄곧 무리하지 않고 늘어트리고 있던 왼손으로 남자의 턱을 감쌌을 것이다. 아니, 감싼 건 맞으나 엄지와 검지를 남자의 피가 말라붙어서 엉망진창이 되어 있는 입안으로 우겨넣으면서 붙잡아당겼다는 말이 옳았다. 그걸로 그치지 않고 브리엘의 구두굽이 남자의 무릎을 있는 힘껏 짓밟았다.
"내가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건 큰 이유가 없다니까."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근육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하지만 브리엘은 그걸로 그치지 않고 올린 다리에 무게를 실으며 더욱 압박했다. 지옥을 경험하고 온 사람한테 지옥에나 떨어지라니, 멍청한 소리. 브리엘은 남자의 고통스럽게 짐승처럼 울부짖는 모양새를 건조한 구리색 눈동자로 응시하다가 하, 하고 헛웃음을 지었다.
"당신같은 사람 때문이야."
지금 이곳이 지옥인 것을. 브리엘은 금방 손을 떼어내면서 남자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전신을 집어삼키는 혐오에 탈력감까지 느껴진다. 자신의 곁으로 걸어오는 발소리에 브리엘은 몸을 돌려서 반대편으로 걸음을 옮겼다.
총성이 울려퍼졌다. 쓰러지는 소리와 탄피가 구르는 소리, 그것들과 시슷하게 브리엘의 검은색 가죽 장갑 한쌍과 붕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금 바로 귀가하실 생각이십니까?" "응, 피곤해." "상처가 벌어진 것 같은데 의사는.." "쓸때없는 참견하지 말고 그냥 하자는대로 해줄래."
피곤하다고 했잖아. 새것으로 보이지만 재질은 똑같은 검은색 가죽 장갑을 착용하고 브리엘은 이어서 건네져온 손수건으로 장갑과 재킷 사이의 경계선에서 흐르고 있는 피를 압박하며 감아냈다.
>>775 오랜만이야 제롬제롬주!!! >>777 오오 만나서 반가워 리스주!! 과로사와 폐암 사이의 줄다리기를 하는 비질란테 칸나의 칸나주야!! 잘 부탁하고 선관 워하면 말 걸어줘!! >>778 ✋✋ >>781 바!! 역시 느와르에는 바가 필요하지!!! 범죄자에게 얻어 맞는 게 일상인 칸나의 칸나주야! 잘 부탁해!! :D 선관 원하면 언제든지 말하라굿!
잠시 아이를 신경쓰는데 따뜻한 무언가가 닿았다. 뭐지? 아니, 이건 익숙한 감각! 바로 보스의 손길이었다. 내 머리에 자연스레 내려앉는 그 따스한 손길에 절로 고개가 움직여 장난스레 머리를 부벼댄다. 바로 이거야, 내가 바라던거! 나도 모르게 지어지는 미소를 막을 생각도 안 하고 받아들이다 한순간 그 손길이 떠나가자 눈을 감고 있던 것을 뜰 수 밖에 없었다. 저 꼬맹이가 또다시 나를 방해한 모양이었다. 언니의 인내를 시험하면 안될텐데!
" 꼬맹이야, 요 꼬맹아 "
아이의 쨍한 목소리에 눈썹이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정말이지! 보스만 없었으면 아주 꿀밤을 먹였을텐데! 건방진 녀석! 내가 부들부들 떨며 분한 마음을 담아 대꾸하는 동안 보스는 마냥 즐거운 듯 웃어보이고 계셨다. 정말이지, 내 속도 모르시고..! 우으, 내 소중한 시간을 요 꼬맹이한테 빼앗기다니. 뒷골목 고양이로 불린 내 과거를 엿보게 만들어주고 싶어진다.
" 흐흥~ 약골 꼬맹이였던 모양이네요~ 그럼 어쩔 수 없죠~ "
빤히 보이는 행동으로 보스의 품에 파고 드는 녀석, 하지만 아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너그러움이 생겨나는 것도 같았다. 후흐, 약골 꼬맹이는 좀 봐줄 수 밖에 없나. 제롬 녀석도 맨날 비실거렸는데. 내가 팔짱을 끼고 지그시 바라보니 아예 고개까지 파묻는 녀석을 보며 난 가볍게 콧방귀를 뀐다.
" ... 약한 애가 보스한테 의지한다는데 쫒아낼 순 없죠. 저도 그렇게 구해졌고.. 제가 양보해야죠~ 대신에 다음번에 찾아왔을 땐 저한테 조금만 더 시간 양보해주세요. 네? "
소곤소곤 말해오는 보스의 말을 듣고 있자니 왠지 생각이 많아진다. 맘같아선 저런 약골 꼬맹이는 얼른 보내버리고 나랑 있어주세요! 하고 싶은데. 왠지 뒷골목 시절이 생각나서 말이 막 나오질 않았다. 으으, 내가 이렇게 약해지다니. 괜히 좋은 말을 해주긴 싫어서 끙끙댔지만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오늘 하루는 저 아이에게 보스를 조금 양보하겠다는 대답이었다.
" 저녀석이 보스의 은혜는 잘 알아야 할텐데 말이죠. 비실거리지 말고 튼튼하게 자라서 우리 조직에 보답해야한다는 것도~ "
난 잘하고 있거든~, 녀석은 보고 있지도 않았지만. 괜히 콧대가 솟는 느낌이라 고개를 살짝 쳐들곤 능청스럽게 말을 이어간다. 이게 바로 어른의 여유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