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가 귀여운가, 캡틴이 귀여운가. 기록하는 자가 곧 승자일지니,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캡틴 귀여워. 도시뿌셔 지구뿌셔. (캡틴은 수정 뒤 이 문구를 지워주세요.)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아니, 사실은 맞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 본 사람한테 밝힐 수는 없는걸... 내가 르메인 배틀리언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같은거... 그리고, 물론... 내가 이런 칼날을 좋아한다는 것도...! 으으. 그러면 분명 이상하게 생각할거야...'
"..."
제롬이 머릿속으로 자신이 잘려나가는 상상을 하는 사이 소녀는 반대로 다른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 이 비탄의 도시에서 마주친 두 사람이 서로 두려움을 품는다는 행위는 같지만, 그 무게감의 차이는 명백히 다른 것이었다. 그게 마치, 제 3자의 입장에선 쥐와 뱀과같은 먹이사슬 관계처럼만 보여진다.
"엣. 아, 으, 그러실 필요는..."
조심하지 않으면, 손 베일텐데... 하지만 제롬이 보인 상냥한 용기에 소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내 본인도 혼자선 이 칼날붙이들을 전부 줍는데에 30분은 소모할 것 같다고 직감했는지 그의 호의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가, 감사합니다아... 도와주셔서..."
제롬이 건넨 칼날뭉치를 소녀가 건네받는다. '그런데, 어라? 왜 굳어계시는 것 같지...' 종잇장마냥 사람을 자르는 살인귀에겐 절대 모를 일이다.
"! 그, 그렇죠...!"
소녀 갑자기 불쑥 고개를 치켜든 것은 그때, 제롬이 나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었을 때다.
"하, 하나하나 제가 다 관리하고 있거든요...! 매일매일, 씻기고, 갈아주고... 그리고, 광도 내주고... 에헤헤... 비, 비슷한 것처럼 보여도... 전부 다른, 소중한 물건들이라서요..."
예를들어 이 물건은 예민해서 너무 갈면 오히려 이가 나간다, 그리고 이건 또 너무 단단해서 갈아줄 필요는 없지만 무리하면 부러진다라든가, 이건 또 저탄소에 가벼워서 멀리까지 날아간다던가...
"...앗."
하는 소리를 그 짧은 새에 늘어놓던 소녀는 그제야 자신이 무슨 말들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는지, 제롬에게서 바쁘게 한 발짝 떨어진다.
"죄, 죄송해요...! 제, 제가 너무... 으... 마, 말이 많았죠..."
'그것도 쓸데없는 말을 해버렸잖아...! 상식적으로 사람이 칼 같은걸 궁금해 할 리가 없는데... 잠깐 관심 가져줬다고 좋아라해서는...' 마주치지 못하는 시선을 저 멀리에 두고는 어쩔 줄 몰라 소심하게 모은 손을 꼼지락거리는 소녀가 거기에 있었다. 받은 칼날 뭉치를 자신의 주머니에 황급히 꽂아넣는 소녀도 동시에 거기 있었고. 절그럭 거리는 소리가 외투 안에서 울린다. 그 안에는 더 이상 얼마만큼의 칼날이 들어있는지는 알 수 없어도, 청년 제롬이 본 것은 그저 편린일 뿐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