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가 귀여운가, 캡틴이 귀여운가. 기록하는 자가 곧 승자일지니,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캡틴 귀여워. 도시뿌셔 지구뿌셔. (캡틴은 수정 뒤 이 문구를 지워주세요.)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미소를 띄운 하웰을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바라보았다. 그정도로 신경을 써줄 줄은 몰랐는데. 잠시 고민하던 그는 희마하게 웃으며 고마워. 라고 작게 말했다. 호의를 굳이 거절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음에 더 큰 호의로 보답해주면 그만이니.
"맞춤약... 을 써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있어서 나쁠 건 없겠지..."
애초에 그런 상황이 오지 않는게 베스트지만, 세상 만사가 어디 그렇게 원하는대로 흘러가던가. 맞춤약을 써서 살아남을 확률이 올라간다면 그렇게 하는게 좋았다. 설령 가사상태에 빠져 살았다 해도, 약 때문에 잘못되면 본전도 못 찾으니까. 비탄의 도시에선, 죽으면 끝인 거다.
"그런 생각도 해봤지만... 알잖아. 자라면서 보고 배운게 도둑질인 거. 내 말은, 이런 무법의 도시에서 살아남는 법만 배웠는데, 바깥에 가봤자 편히 살 수는 없을 거야."
평범하지 못한 곳에서 자랐다.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사소한 곳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크게는 사고방식까지. 이곳에서 나가 평범하지만 타인과 다름을 끝없이 상기하며 피곤하게 살 바에는, 차라리 여기서 호의호식하며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 것이다.
"그러는 너는? 하웰은 밖에서 왔으니, 바깥에서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웰의 술잔에 술을 채워주고는 다시 자신의 잔에도 채워, 잔을 든다. 건배하자는 의미인가. 방금 했지만 주위 사람들을 보니 여러번도 하는 것 같아 따라하고 싶어진 듯 했다.
보통 웃는 낯에 침을 못뱉는다고 하던가. 대부분 사람들은 호의적인 미소를 보면 그런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브리엘은 그런 사람들과 명백히 정반대에 서있는 사람이였기 때문에 제롬이 싱글싱글 웃고 있는 얼굴을, 나른한 기색이 드리워져 있는 눈매와 구리색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귀찮고 성가시기는."
오지랖이 넓고 참견이 심한 사람. 제롬의 반응에 한자리 수를 줄곧 유지하고 있던 브리엘의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도 중 신뢰도가 한계단쯤 내려갔을지도 모른다. 샐러드를 한입, 와인을 한모금. 깨작거리며 먹는 게 레스토랑에 끌려들어와서 했던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던 모양이였다. 아, 쉬고 싶다. 진짜. 더이상 사람을 상대할만한 정신력이 남아있지 않아. 손톱만큼 남은 참을성이 바닥을 친 것 같아. 기분이나 몸상태를 보여주는 것처럼 찌푸리고 있는 미간에 브리엘은 검지를 대고 가만히 누르듯 문지르며 펴고 있었고 한손으로는 샐러드를 뒤적이며 먹고 있었다. 싱싱하고 아삭한 식감이 입안에 가득 맴도는 게 괜찮았다. 여기 샐러드 괜찮네.
느릿하게 이어지던-거기에 몇마디의 대화 같지도 않은 대화를 곁들인- 식사가 끝났다. 브리엘의 샐러드는 절반쯤 남아있었지만 내려놓은 포크를 다시 들지 않고 입가를 닦아내고 있는 걸로 봐서는 이 이상 먹을 생각은 없어보인다.
"샐러드가 싱싱해. 다음에 지나가다가 들러서 사갈까 싶어."
남은 와인까지 모두 들이키고 나서, 브리엘은 차를 운전해주는 조직원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들었다가 제롬이 답례라며 건네는 상자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봤다. 상자에 들어 있을 뿐,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아서 내용물을 살피는데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브리엘은 상자를 열어 들어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이 도시는 진짜 물대신 술을 마시는 게 분명하다니까. 이제 볼일은 끝났지? 돌아가도 될까?"
situplay>1596413157>896 알아봤기 때문에 구했을 것 같죠? 어떤 사정이 있든 보수만 받으면 치료한다지만⋯ 길바닥에 널브러진 사람 구하는 건 도박이나 다름없으니까요. 허탕 치고 다른 조직과 연관되기라도 하면 골치 아프죠. 그러니 방치하려다가 칸나인 걸 알고 어쩔 수 없이 데려갔겠네요! 눈이 마주쳐도 엘레나는 큰 반응을 보이진 않을 거예요. 쓰러진 걸 발견했고, 어디를 다쳤고, 얼마큼 비용이 들었고, 나을 때까진 머물러도 된다는 형식적인 설명만 늘어놓겠죠. 처음 보는 사이 마냥.
두 경우 다 채용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 하나만 고르기 어렵다구요! 그래도 골라보자면 후자가 좋을 것 같아요. 전자는 엘레나의 마음이 나가는 쪽으로 기울어버릴 것 같아서⋯ 아무튼 진심으로 바깥을 원하는 사람과 칸나를 지켜보면서 자기는 그만큼의 각오와 열망은 없다는 걸 깨닫겠죠. 다시 도시로 돌아온다면 뒷걸음질 쳐 칸나와 거리를 벌릴 거예요. 그것이 번복하겠단 의미겠죠. 아무래도 칸나를 처음 보는 유형이라 생각할 것 같아요. 조금은 이상한? 도시에 살면서 다른 이를 바깥으로 내보낸단 행위도 이유도 평범하진 않으니까요. 자기를 신경 써 주는 것도 느꼈을 테고. 선인은 아닐지라도 완전한 악인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겠죠.
"헤헤, 28위나 하는 악의 조직의 최종 보스라는 사람이 폼 안나게 그게 뭐야? 그런 사람이 힘쓰면서 나가게 둘 순 없잖아~ 어차피 밖에 쫄병 있다며? 후딱 튀어오라고 연락하셔어- 안 그럼 이거 안 넘겨 줄 거야."
그렇게 말하곤 주문사항을 체크하기 위해 카운터 아래로 쑤욱 사라지는 로미. 또 다시 시덥잖은 장난기가 발동했다고 밖에는 말 할 수 없다. 이곳의 주인장 로미 카나운트는 그런 군상이었다. 상대가 누구며, 뭘 해왔고, 뭘 원하던,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건 간에 일단 자신의 세계에 들지 않으면 말이 통하지 않는 군상. 바깥에서도 멀쩡히 잘 살 것처럼 생겨먹어선 이 죄악이 만연한 도시에는 대체 뭘 하러 왔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독선적인 위치를 들이미는 그 모습이 마치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사실은 더 이상한 앨리스와도 같다. 모두가 동변상련인 이 비탄의 도시에서 뻔뻔히 상대를 '범죄자'나 '악의 조직'이라느니 부르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그 순진하기도 하고 무례하기도 한 태도는 꼭 배우들이 메소드로 열연하고 있는 느와르 세트장에 멋대로 처들어온 불청객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장사? 헤, 그런게 궁금해? 요즘 유행인가? 나도 나중에 함 해봐야지."
그러니, 지금같은 질문에 어떻건 간에 이런 대답들이나 늘어 놓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스타로테가 어떤 의중을 가지고 물어봤건간에 로미의 말에는 어떤 속 뜻도, 감춤도, 경계도 없다. 애초에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것 처럼.
"장사는 똑같지 뭐~ 내가 말야, 이 도시에 온 지는... 2년? 아니, 아직 안 지났나? 아무튼, 그정도가 고작이지만 하나는 확실히 알겠어. 이 도시에 무기 가진 놈은 많아도 무기보는 눈이 있는 녀석은 단 한~개도 없다는 거 말야. 헤, 기대하고 왔는데 진짜 너무 평범한 것들만 좋아한다니까. 총알이 화약 방구타고 일자로 날아가서 사람이랑 안녕하세요 박치기 하는게 뭐가 재밌어? 다들 질리지도 않나?"
영차 소리 함께, 카운터 밑에서 불쑥 올라오는 로미. 여전히 늘어진 미소가 입가에 걸쳐져있었다.
"~그 점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점이기도 하지만. BANG-!"
로미가 다시 한 번 그 '위대한 손가락 권총'을 아스타로테에게 발사했다. ...물론 엄청나게 과장된 표정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