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은 맹독에 번뇌에 고독을 품고 거짓은 망상에 군침이 끊이질 않아 심판과 범죄를 하나로 묶고선 지껄여 누가 타개책 따위에 관심을 가지겠어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 푸흐흐, 언니는 맨날 엄하단 말이야~ 음..음...그래, 처음 만났을 때도 이랬는데~ "
고개를 도리질 하며 답하는 칸나의 모습에, 이리스는 힘빠진 웃음을 흘리며 키득거린다. 마치 칸나가 이렇게 대답할 줄 알았다는 듯 재잘거린다. 말은 저렇게 하지만, 종종 취해서 찾아오는 자신을 재워주는 칸나라는 것을 이리스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저 말도 결국 자신을 걱정해줘서 해주는 말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기에 이리스는 싫지 않았다. 그리곤 장난스럽게 손등을 만져주자 몸을 떨던 칸나가 자신의 손을 마주 잡아오자 어린 시절의 이리스처럼 마냥 좋은 듯 베시시 웃어보였다. 역시 그 시절 그대로라는 느낌이 전해져서 그런 것일까.
" 그래도 오늘은 이래저래 일이 잘 풀려서 금방 퇴근할 줄 알았거든.. 끄응...히히. "
타박이 돌아왔음에도 그저 부끄럽다는 듯 뺨을 긁적이는 이리스. 이미 부상 따위는 크게 놀랄 일도, 삶에서 일어나는 몇 없는 사고 따위가 아니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애초에 이것이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삶이라고 할지라도 칸나에겐 평범치 않았으리라. 그래도 칸나가 맘 아파하는 모습이 마냥 보기 좋지는 않은지 이리스의 미소가 어색해진다. 게다가 상처를 살피는 그 모습에 좀 있으면 통증이 몰려올 것도 아는 모양이었다.
" ... 괜찮아, 참을 수 있어. 부탁할게, 언니? "
타월을 건내는 칸나의 모습에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던 이리스는 별거 아니라는 듯 베시시 웃으며 속삭인다. 하지만 별거 아닐리가 없었다. 총이 관통한 건 아니었지만 총알이 지나가면서 찢어진 상처였기에 안 아플리가 없었다. 그래도 이리스는 웃었다. 칸나를 안심시키려, 아니 어쩌면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듯 부드러운 미소였다. 물론 그러다가도 천천히 한손을 들어 얼굴로 흘러내린 금발을 쓸어올리는 것이 앞으로 찾아올 통증을 견뎌내려는 준비인 듯 했다.
" 소독해도 돼, 언니.. 나 괜찮아, 준비됐어. "
천천히 심호흡을 하던 이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자그마한 숨소리가 몇차례 들락날락거리고 나서 입술을 살며시 앙다문 이리스는 일부러 시선을 천장으로 옮긴다. 물론 그렇게 말해봐야 소독을 시작하면 이를 앙 다물고 식은땀을 흘리며 몰려오는 통증에 몸을 조금씩 비틀었겠지만.
》망각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에 대한 축복인가, 아니면 간직하고 싶은 추억에 대한 저주인가. 만약 당신이 그것을 딱잘라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땅을 기며 흙을 맛보던 이의 서글픔을, 그럼에도 세상을 사랑했던 이의 아련함을, 그 두가지 문 중 하나로 밀어 넣을 수 있는가?《
망상과 환상, 그곳에서 나오려고 허우적거리다보면 옷에 젖어든 늪의 습기가 매말라갈 즈음에 우린 다시금 그곳을 돌아보게 된답니다. 안간힘을 쓰면서 밖으로 올라온 개구리가 자신을 노리는 천적의 발톱이 두려워 다시금 우물로 몸을 던지는 것처럼요.
인간의 일생도 크게 다르지 않답니다. 가령 괴한에게 부모님을 잃은 어린 아이가 처음으로 살인이라는 것에 눈을 떠 도망치려는 이의 심장을 노릴 때, 공포감과 죄책감에 사무쳐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 다짐했으면서도 결국엔 자신에게 보여지는 관심어린 눈길을 두려워한 나머지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겨버리겠죠.
사시사철을 빛 가운데서 있었다면 어둠이 자신을 삼켜버릴까 두려워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어둠 속에 있던 사람은 그 빛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버릴까 두려워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이치랍니다. 하지만 이곳에 할당된 빛은 그리 많지 않으니, 어쩌면 후자의 경우가 더 그럴싸하다고 봐야겠네요.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나요? 자신이 옳다고 믿어온 길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손가락질 당하던 당혹? 깊고 어두운 세상에 걸맞는 배덕감만을 자아내던 로맨틱한 이야기? 자신의 아픔을 억지로 가려내기 위해서 만들어내는 다른 이의 슬픔? 어떤 이야기든지 좋아요. 당신이 원하는 구도대로, 욕망이 가득 담긴 풍경을 새롭게 만들어드릴게요.
'삶의 의지 말이죠... 그건 어려운 문제예요. 저 뒷골목을 봐요, 어머, 제가 아편을 몰래 찔러드린 할머니가 계시네요. 관절이 퉁퉁 부어서 어깨 위로 팔을 들어올리지도 못하세요. 하지만 저 분도, 살려고 제 한의방에 오시거든요. 전 제대로 배운 적도 없는데 말이에요.'
-아픈 건 싫으니까요.
'사람은 게으르고 어리석은 법이에요. 저 멋들어진 마천루의 도시에 당당히 발 딛고 살 수 없는, 이 버졔바의 허섭쓰레기들도 다를 바 없죠. 다 목을 조르면 신생아처럼 버둥거릴 거예요...'
료는 그렇게 생각한다. 세상에 삶의 의지가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은 진즉에 죽었으며, 죽기 직전에도 죽기 싫어서, 끝끝내 주마등이라는 걸 켜고 마는 것들이다.
"글쎄요. 세상엔 사람을 굳이 돈을 들여서 괴롭히는 작자들이 있는 법이니까요. 저라고 그런 부류가 아니란 법이 있나요..."
없다.
"조심성을 키우는 편이 좋아요."
료는 화상과, 잔흉터들이 있는 손을 내민다. 살갗은 거칠었다. 그 손은 쥬의 볼을 만지다, 엄지를 들어 천천히 안구로 가져간다.
뒤늦은 걱정은 다른 의미로도 필요가 없었다. 하웰의 겉옷에서 무슨 향이 나든 얼마 안 가 이곳에 만연한 라벤더 향으로 모두 덮어질 터였다. 하웰이 옷을 걸치고 돌아가 남은 하루를 보내고 날이 바뀌어도 보랏빛 향의 잔재가 남아있을 것이었다.
"과분한 비유인 걸."
여인은 겉옷으로 감싼 다리를 안고 중얼거렸다. 정말 과분한 비유라고 생각했다. 깨끗하게 타오르는 불과 자신은 결코 빗댈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말 뿐이나마 들으니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후, 하고 숨소리마냥 흘러나온 웃음이 여인의 기분을 조각내어 비추었다.
어설픈 모양새의 쿠키는 찾아보니 제법 여럿 있었다. 앞서 먹었던 토끼는 양반이었는지 괴상한 모양들이 하나 둘 눈에 띄었다. 가장자리가 삐죽삐죽 튀어나온 모양, 길쭉하고 구불구불한 모양, 되다 만 회오리 모양 등등. 이것들이 모두 여인이 만든 거라면 어지간히도 손재주가 좋지 않나보다 여기게 할 만 했다.
"네 나이에 벌써 아저씨 소리 들으면 억울하지 않겠니. 네가 아저씨면 나는 뭐가 되고. 후후. 그럼. 와도 되지. 언제 할지 정하면 연락 해줄게. 괜찮아. 아이들은 잘 만드는 것보다 같이 해주는 걸 좋아하는 거야."
여인의 목소리는 실내에 흐르는 분위기처럼 잠잠하고 차분했다. 온화한 이 모습을 보면 때때로 괴팍해지기도 하는게 거짓말 같았다. 다행인 건 이 눈 앞의 그가 아직 여인의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알았으면 진작 연이 떨어져나가고도 남았을테니.
"그래. 나 때문에 칼 맞으면 책임지고 복수해줄게. 내 손으로, 직접."
무게 없는 으름장에 비슷한 대답을 돌려준 여인이 내민 쿠키를 하웰의 입술 사이로 밀어넣어주었다. 쏙 넣어주고도 잠시 손이 머무르다가 쿠키를 집고 있던 검지 끝으로 하웰의 입술을 살포시 눌렀다. 그리고 손을 여인의 앞으로 가져와 하웰에게 닿았던 검지를 입술 위에 대어 마치 쉿, 하는 듯한 재스쳐를 취했다. 무엇에 대한 입막음인지 그저 하는 행동인지 의미가 불분명하지만 여인의 웃음에 담긴 의미만은 선명했다.
엥 왜 뭐라도 올리고 갔다고 생각했더니 아무것도 없어....??? 일단 다녀왔습니다~!! 선관은 언제나 환영!(다시 팻말)
그리고 전 판 답들! >>906 귀여워......재잘거리는 이리스 쌱쌱 쓰다듬어버려-!
>>908 아슬란..왠지 돈이 없다면 목숨으로 지불하란 말 진짜 할 것 같아서 짱 무섭단 말이지... 진짜로 그런 걸 부탁해버리면 흥미를 이유로 기능을 이것저것 더 추가할지도??
>>911 그것도 그렇지만 아슬란의 과거를 아는 사람이면 아슬란이 왠지 그대로 두진 않았을 것 같단 말이지....그러면 적당히 둘이 섞어서 의과 대학 동기였는데 아슬란이 그 동기가 여기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입막음 겸 동기의 의리(?) 그런 걸로 병원 설립 초기에 영입했다고 하는 건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