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스텔라의 물음이었다. 스텔라보다 조금 어려보이는 남자는 파란색 유리병에 담긴 하얀 가루를 건네주었다. 그리고는 장황한 설명이 이어졌다. 약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사람을 치유하는 약과 병들게 하는 약. 아이러니하게도 둘의 공통점은 치유한다는 점이었다. 전자의 약은 몸의 병을 치유해주고 후자의 약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준다- 고 하던가. 스텔라는 흐응? 하고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유리병을 손에 쥐고 흔들었다.
" 카두세우스 알지? 그 쪽에서 유통시킨거라고 하더라고. 거기 사람들 알고있지? 컨택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
" 가족회의때나 얘기했었을거야. 자, 누나는 일하러간다. "
손장난을 치던 유리병을 놓쳤다. 바닥에 떨어진 유리병은 힘없이 깨지고 가루가 흩날린다. 스텔라는 '저거 좀 치워두고.' 라는 말을 남기고 밖으로 나섰다. 날씨가 제법 화창한 것이 썩 마음에 들었다. 카두세우스, 이름은 알고있다. 그들이 무엇을 유통하는지도 알고있다. 새삼스럽지 않은 사실이다. 컨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 쪽과 힘을 합치면 더 많은 이득을 낼 수 있고 더 많은 이윤도 낼 수 있다. 그들의 납품하고 유통시키는 약들은 이미 상급인 것으로 이름이 자자했다. 아직은 데면데면한 상태지만 동맹을 맺고 더 나아가서 협업을 하고, 그리고 거기서부터 조금씩 갉아먹어 그 조직마저 먹어치울 수 있다면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텔라는 브리엘을 만나기로 했다. 비즈니스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더 원활한 협업을 위해서. 그리고 조금은 영악한 속내를 숨기고 다가가기 위함이었다. 약속을 잡았으니 선물도 준비했다. 우연히 펍에 들렀던 것을 기억하고 처음 보는 얼굴이라 뒷조사를 시켜서 그 여자가 카두세우스의 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고 연락책을 구해 연락을 닿게 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한 밤 중의 다리 밑이나, 술집 따위의 공간이 아닌 대낮의 카페에서 만난다는 점은 조금 의외였지만.
' 스텔라다 ' ' 호라이즌 블라인더스야 '
들려오는 수군거림과 말소리. 스텔라는 어깨를 으쓱하곤 적당한 자리를 찾아 앉았다. 카페니까 커피를 시키는 편이 맞겠지. 스텔라는 적당히 카페모카 한 잔을 시켜둔 상태였다. 이왕 같은 커피라면 깔루아 밀크가 더 괜찮을 것 같은데. 그리고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여기서 만나기로 한 사람.
" 아, 브리엘! 오랜만이야! "
자연스럽게 엉덩이가 떼어졌고 자연스럽게 다가갔고 자연스럽게 손을 뻗었다. 그리고 얼굴엔 적당한 미소까지.
>>404 오케이! 그럼 거기부터! 구획과 가까운 곳에서 소란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직원 두 세명을 데리고 가봤더니 세상에~! 어린 아이가 난장판을 벌여놓았지 뭐야 :0! 라는 상황부터 생각해봤는데, 일단 스텔라는 거기서부터 흥미가 동해서 '이거 네가 한거야?' 하고 물어봤을거야. 아직 이리스가 조직에 소속되어 있다는 사실은 모를테니까. 만약 이리스가 여기서 자기가 한 게 맞다고 말한다면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면서 자기 동생이 돼서 자신의 가족이 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볼 것 같은데 이리스는 뭐라고 대답했을까?
>>431 오.. 예상은 했지만 동생은 되어준다는 의외의 반응! 스텔라는 한 번 웃으면서 "내가 누구인지 몰라?" 하고 의아하게 말은 했겠네 :3! 일단 상태가 엉망이니까 옆에 있는 사람들 시켜서 자기 집이나 아니면 구획 내로 데려가서 적당히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정도가 될 때 까지 돌봐주고 다른 조직에 있다는 것도 알았을테지만 포기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럼 우선 내 동생부터 시작할까?" 하고 목걸이는 쥐어줬겠다. 어디 가서 일이 안 풀리면 호라이즌 블라인더스의 이름을 대고 스텔라 솔로몬스라는 이름을 말하라고! ..라는건 아직 이리스가 자기네들보다 훨씬 큰 조직에 있다는건 모르는 상태겠지만!
브리엘은 비즈니스적인 만남이 아닌 이상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외출을 하지 않는 편에 속했다. 뉴 베르셰바가 사적이고 개인적인 외출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라고는 하나, 그저 그녀 스스로가 마음을 둘만한 곳이 기거하고 있는 2층 저택 뿐이라는 게 진실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잘 관리되어 있는 푸른색 계열의 풀 정장을 착장하고 그리 높지 않은 적당한 높이의 구두를 신은 채 비즈니스 만남을 위해 이동하는 차 안, 뒷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고 있었다.
호라이즌 블라인더스의 스텔라. 접선 장소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브리엘은 읽던 페이지에 책갈피를 꼽으면서 곧 만나야할 사람에 대해 곱씹었다. 사람에 대해 관심이 0에 수렴하기 때문에 기억하는 건 겨우 몇가지였다. 그마저도 상대와의 비즈니스적 만남이 거듭될 때야, 겨우 머리로 인식해서 기억하는 것 뿐이지만. 약속 시간은 낮시간으로 잡고, 만나기로 한 장소는 요새 브리엘의 입맛을 제법 훌륭하게 만족시켜주는 풍미가 강하고 원두의 진한 쓴맛이 괜찮은 카페였다. 카페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차가 정차하고 브리엘은 뒷좌석에서 내리면서, 뒷자리 손잡이에 끼워져 있던 이제는 정장과 함께 특징으로 자리잡은 장갑을 착용한 뒤 문을 닫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브리엘의 시선에 망설임없이 다가오는 한 여자가 들어왔다. 호라이즌 블라인더스의 스텔라였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을 줄은 몰랐네.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
오랜만이라는 인삿말과 적당한 미소를 마주하면서도 브리엘의 표정은 역시나 아무 변화가 없었다. 대신 먼저 악수를 위해 내민 스텔라의 손을 아주 슬쩍 잡은 뒤 빠르게 두어번 흔들고 손을 떼어냈을 것이다.
스텔라는 미소를 지었다. 일단은 동업자. 일단은 사업체. 일단은, 그런 것이다. 속으로 어떤 음흉한 계획을 짜고있는지 물어본다면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겠지만 이 바닥 룰이라는 것들이 다 그런것들이지. 구획을 확장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그런 것들. 자기보다 약한 조직이 있다면 흡수하고 자기보다 강한 조직이 있다면 머리를 숙였다가 다시 덤벼들어 흡수해버린다. 원래 그런 바닥이니까. 스텔라는 넥타르라는 말에 어깨를 으쓱했다.
" 뭐~ 스텔라 펍에서 나오는 술이 상등품인건 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지. 그치? "
커다란 빵의 탑을 본 스텔라는 '덤으로 이 빵들도 상등품이지.' 하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사실 빵집은 어떻게 되던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위장하기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주요 매출은 술과 도박, 보호비가 맡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신기한 점은 이상하게 빵집의 매출또한 나쁘지 않다는 점이었다. 어쨌든 돈이 되고 손익분기점을 계속 넘어주고 있으니 스텔라는 최근들어 스스로를 '베이커' 라고 부를 수 있는 제빵사들을 몇 몇 고용해서 빵집에 배치했다. 이걸로 이득이 더 난다면 그걸로 좋은거지.
" 물론! 돈만 제대로 낸다면야. "
손에 들고 있던 술병을 다시 입으로 가져가 몇 모금을 마신 스텔라는 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네. 하고 말하며 대뜸 두 팔을 벌리고 다가섰다가 뒤로 물러섰다. 저 어마어마한 빵이 무너진다면 누가 다 치울까. 없는 일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양이란 말이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스텔라는 손짓으로 다른 조직원을 불렀다.
" 오빠, 이 빵들 저리로 옮겨서 계산 좀 해줘. 그리고 포장좀 해주고. 닉, 잠깐 나 좀 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