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375 보통 안 좋은 일이 터졌을 경우, 그 일이 숨겨야 하는 무언가와 관련되 있을 경우엔 대개 민중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전혀 엉뚱한 쪽을 잡고 늘어지려 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진실을 숨기기 위해서 또다른 사실로 진실을 덮는다, 많은 단체에서 써 왔던 방식이었습니다.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최근까지도 쓰이고 있던 방식이었지요. 가장 최근에도 쓰였었으니까요. 이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고, 외부에 있는 누군가들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딱 하나입니다.
때로는 진실을, 거짓으로 덮기도 합니다.
"...차라리 기우였으면 좋겠구나. "
잠시 핸드폰을 확인하다가 저 너머에서 다가오며 말하는 나츠키의 말을 들은 사오리는 한숨을 쉬며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전자 녀석들, 이전부터 일들로 단단히 원한이 쌓였거든.... "
- 똑, 똑.
불안한 생각을 떠올리기도 잠시, 문 밖에서 무언가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반응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가만히 있으시겠습니까?
>>376 소란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카기는 차분히 소파에 앉으려 하였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태평하게 있을 수 있는 건 다행인지, 불행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
타카기의 말을 들은 유즈키 이오리는, 안심하긴 커녕 굉장히 불안하단 눈치로 문쪽을 바라보려 하였습니다. 정말로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요? 가만히 있다가 혹시 무슨 일에 휩싸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 똑, 똑.
편히 앉아 쉬려 하는 것도 잠시, 곧 문 밖에서 무언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반응하셔도 좋고, 가만히 있으셔도 좋습니다. 선택은 타카기의 몫입니다.
러시아 아가씨가 힘을 숨김?! 전통적으로 러시아 잠수함이 높은 기계화 수준으로 승무원의 숫자를 간소화하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건 그 선을 넘었다. 이런 사치스러운 시스템은 군대에서 생각할만한 것이 아니다. 러시아고 미국이고 어디건! 군 병기에서 성능만큼 중요한 것이 양산성이기 때문이다. 이딴 잠수함을 수십척씩 찍어냈다간 그 자리에서 나라는 모라토리엄 상태로 돌입할 것이다.
나는 혼자서 소름끼치도록 간결한 전정실을 박차고 뛰어나왔다. 추위는 이미 잊은지 오래였다. 이 망할 아가씨가 어떻게 생겨먹었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확인해야 했다. 머리의 어뢰실에서 발끝의 엔진실까지, 모두! 내가 타던 잠수함은 사람이 어뢰실에서 어뢰를 어뢰관에 넣고, 사람이 기관실에서 바퀴를 돌려가며 기어를 놓았었다.
"아니 이게, 이게 뭔...?!"
부장 말대로 두 명이서 이 잠수함을 굴릴 수 있다면 도대체 이 잠수함은 어떻게 돌아가는 구조일지 내 머리로는 상상이 가지 않았다. 나는 탱크 장난감만 가지고 놀다가 생애 처음으로 탱크를 탄 꼬맹이처럼 굴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임무따위가(?????)중요한게 아니라니까? 이 잠수함의 정확한 수준을 파악해야 할 의무가 내게는 있었다. 나는 함장이니까! 나는 잠수함 함장이라고! silent service!
원한이 쌓여있다고... 그래서 오늘 그렇게 대놓고 꼽주고 그랬던거냐... 사오리 씨의 말을 들으니 기우면 좋겠지만 절대 기우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어느 쪽인가 하면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폭풍우 쪽이 아닐까. 이 장소에서 가장 태평한 한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가 불안해 하고 있었다. 요리미치, 너는 대체 왜... 아니 어떻게 그렇게 태평할 수 있는거냐고... 대단하다고 할까, 이젠 뭐 거의 인간을 넘어선 무언가같다. 무서워. 무섭다고...
"사오리 씨... 그거 듣고나니까 진짜 기우로 안 끝―"
그때였다. 문 밖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바로 입을 다물고 시선은 문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이오리 씨와 사오리 씨를 번갈아 쳐다봤다. 눈으로 '어쩌죠?'라는 뜻을 비춰보지만, 시선만으로 모든 대화를 해결하기란 어려운 법이라, 목소리를 내던가, 가서 대답하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물론 대답을 안하는 선택지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열지 않으면 오히려 의심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
요리미치가 반응해볼까요? 라고 물어보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걸 말한 시점에서 이미 아웃 아니야? 이 휴게실이 방음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문 너머 가까이에 누군가가 듣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괜한 걱정일지도 모르겠지만, 가급적이면 꼬투리 잡힐만한 일은 사양하고 싶다. 물론 혼자만의 생각이고... 아니... 뭐.. 이미 말해버렸으니 이제 아무래도 좋다고 할까. 한 손을 들어 문쪽을 가리키며 대충 내가 가보겠다는 뜻을 전하고, 조심스럽게 문쪽으로 향했다.
"...무슨 일이시죠?“
@ 어... 일단... 무응답은 더 의심받을거같아서... 응답...합니다.. 누구세요... 엄마가 모르는 사람 문열어주지 말랬어요...(???
"아마 받았을 서류 파일에서 설명이 되어있었겠지만, 이번 임무는 5호기 기동실험이네. 파일럿이 꼭 필요하여 사이온지 부사령관님께 연락드렸어. "
미즈노미야가 하는 말로 보아 이것이 서류에서 언급되었던 미츠루의 표면적인 수행 임무인 듯 합니다. 그러니까 겉으로는 시험기동하는 척 속이면서, 실제로는 이 기체를 소멸시켜야 한단 소리였습니다. 기체는 물론이요 사도까지 소멸시켜야 하였습니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소리란 말입니까?
"바다 한가운데서 있을 실험이라 그냥 가긴 어려워서, 가는 데까지는 후카미즈 대위와 함께 가게 될.....음? "
설명하던 와중에 조종석 쪽을 흘긋 보던 미즈노미야가, 돌연히 눈이 휘둥그레지려 하였습니다. 만약에 미츠루가 주위를 둘러보려 하였다면, 한가지 명확한 사실을 알수 있을 것입니다.
후카미즈 대위가, 조종실 안에 보이지 않습니다.
저 조종실에서 부장과 파일럿 아이가 한창 얘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나루미는 조종실을 박차고 나와 내부를 확인하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하나 문을 열고 확인하려 하였다면, 이것이 나루미가 여태까지 타왔던 [ 사람이 움직이는 잠수함 ] 이 아닌 것을 명확히 알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이 아닌 기계팔이 움직이고 있고, 기관실 역시 사람이 손 볼 필요가 없는 구조였으며, 모두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알아서 일제히 스스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엔진실 내부 시설까지 제멋대로 알아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내부 시설은 전형적인 무인 잠수함의 그것과 같았습니다. 다만 만일을 대비하여 사람이 앉아서 손댈수 있을 곳을 최소한으로 마련해 두었을 뿐이었습니다. 러시아어로 푯말이건 시스템이건 죄다 적혀있는 것 치고는 러시아 국기의 흔적이라곤 정말로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로, 특정 국가의 국기가 있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나루미가 엔진실에 도달하게 되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겁니다...
역삼각형에 달린 일곱개의 눈, 그리고 가운데에 그려진 뭔가가 적힌 선악과와 그걸 감싸고 있는 한 뱀의 모습. 어떤 단체의 것인 게 확실해 보이는 로고가 중앙 엔진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네르프의 것은 더더욱 아니고, 국제연합의 상징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상징은 누구의 상징입니까? 이 잠수함은, 누구의 소유란 말입니까.
잠수함 한 장소 한 장소를 확인할때마다 내 머릿속에서는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왔다. 풀링도 이걸 봤어야 했다. 이 아름다운 아가씨의 시스템이 얼마나 우수한지, 할 말이 봇물같지만 최대한 간단히 말해서 이렇다.
대개 이러한 잠수함을 통제하려면 각각의 실마다 존재하는 수백개의 패널과 레버, 버튼, 밸브에 대해서 완벽히 숙달되어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잠수함은 그 모든 것을 컴퓨터의 키보드와 마우스 하나로 압축시켜버린 것이다. 당신이 게임에서 전차를 몬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WASD 버튼으로 전후좌우 이동을 할 것이고, 마우스로 포탑을 돌리고 포를 쏠 것이다. 실제 전차를 그런 식으로 몰 수 있다는 말이다.
조금 신기한 것은 모든 것이 러시아어로 쓰여있음에도 러시아 국기나 쌍두독수리같은 러시아의 상징물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인데, 나는 캣닙에 취한 함재묘처럼 사방팔방 뛰어다니다가 의외의 심볼을 발견했다.
"......?"
국적 없는 잠수함이라면 네르프 러시아 지부에서 힘을 주고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삼각형에 눈깔, 선악과에 뱀? 눈치껏 이 로고의 주인이 잠수함을 만들었다는 건 알겠지만, 이런 로고는 난생 처음 보는 것이었다. 삼각형 눈깔하니 일루미나티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일루미나티 로고와는 확실히 달랐다.
나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엔진에 박힌 로고를 올려다보다가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지금으로선 기묘한 문양이라는 감상밖에는. 일단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더 봐야겠다. 때가 되면 부장이 부르겠지. 이걸 몰기 위해서는 이 잠수함에 대해서 전부 알아야 합니다! 하고 단호하게 말하면 부장이라고 할 말이 있을까?
목소리에서 각이 느껴지는 듯한... 엄청나게 절제된 목소리다. 그보다 중앙관제실이라면 역시 그건가. 해킹한거 너네냐고 따지러 온 것 같은데! 진짜로 어떡하죠!! 다급하게 뒤를 돌아봤다가 다시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기서 '우리 아니라고!'라고 외쳐봤자 의심만 사는 꼴이겠고. 그냥 열어서 안에 들이는 쪽이 나을까. 그, 근데 이거 제가 결정해도 좋은 건가요 사오리 씨??? 어째서... 에바에 탈 때랑은 다른 종류의 책임감(?)이라고 할까 중압감 같은 것이 위장을 찌부러트리려고 하고 있었다. 아, 이거 100% 위에 구멍날 것 같아...
"...실례지만, 누구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문 밖에 중앙관제실이 통째로 온 건 아닐 거 아냐. ...악, 아니... 중앙관제실의 전 직원이 문 밖에서 총들고 대기중인거면 그건 그거대로 무서운데... 그래도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리가 없고. 아, 아무튼. 그냥 열어도 될지 아닐지 확신이 제대로 서지 않아서 결국 '부서명 말고 님 관등성명 대시죠' 비스무리한 말을 해버린 것이다. 물론 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입으로 꺼내는 말은 최대한 정중하게... ...아니, 이 질문을 한 시점에서 정중이 아니게 되는 건가. 모르겠다. 지금 내 머릿속은 완전 새하얗고 그래서 이걸 대체 왜 내가 결정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아니 대체 왜 진짜 왜 여기 와가지고 이 고생을 하는거냐고 내가아아!
미츠루와 같은 생각을 그 역시 한 것인지, 미즈노미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습니다.
"승무원이 없으면 잠수함은 움직이기 힘드네. 보나마나 이 안에 있을테니, 찾으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다만..... "
말하던 와중에 말끝을 흐리며 미즈노미야는 시계를 확인하려 하였습니다. 특별히 지금이 어떤 중요한 시간도 아닐 것인데 대체 왜 이 상황에서 그는 손목시계를 들여다 보는 것일까요?
"....이쯤에서 연락이 올 때가 됐는데. "
헛웃음을 짓던 미즈노미야는 저 자신이 입고 있던 방한복을 여미더니, 조종실 바깥을 가리키며 말하려 하였습니다.
"되도록 빨리, 돌아오게 하도록. 시동은 내가 걸어두도록 하지. "
내부를 좀 더 살펴보려 하였다면, 나루미는 엔진실쪽 창문에 다음과 같은 글씨가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동그란 창문 전체를 완전히 다 채울 만큼 빼곡히 쓰여있었는데, 키릴 문자로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над звездным пологом Бог судит, как мы судили.
일반적인 페인트나 물감으로 칠한 것과 달리 검붉고 어딘가 기분나쁜 티가 나는 글씨였습니다. 설마 이 글씨, 피로 적힌 것은 아니겠거니 싶습니다...... 글씨 밑으로 예와 같은 역삼각형의 로고가 창문에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영문을 알기 어려운 글씨였습니다. 이 글자를 써놓고 간 이 잠수함의 승무원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써놓고 간 것일까요?
다른 곳을 살펴보러 가볼까요? 계속 살펴보아도 좋고, 조종실로 돌아가도 좋을 겁니다. 선택은 나루미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