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아가씨는 따뜻하게 일행을 맞이했다. 내가 섞여있음에도 말이다. 이 아가씨는 러시아 출신이었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퇴물 미 잠수함 함장과, 퇴물 러시아 잠수함의 만남이라니.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상황이다. 서로 피튀기게 싸우다 은퇴한 히어로와 빌런이-물론 내가 히어로다- 새로운 직장에서 동료가 되어 만난 것이다. 그것도 한 명만 살아나갈 수 없는 운명공동체가 되어서 말이다. 무슨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 손 끝의 감각은 차츰 돌아오고 있지만 급작스럽게 휙휙 바뀌는 상황을 나는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부장님. 제가 러시아 잠수함은 몰아보지 않았지만, 고작 세 명이서 어떻게 잠수함을 굴릴 생각이십니까?"
"잠수함이 아니라 잠수정이라 해도 승조원이 10명 정도는 필요합니다."
나는 투덜거리면서, 상황 파악이 덜 된 상태로도 즉각 행동하고 있었다. 어느 위치에 무엇이 있고, 배관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따위의 것들을 본능적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감각이 완전히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왕년 전성기 때처럼 전속전진까지는 무리더라도, 어떻게 반속전진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러려면 이 잠수함을 손에 익게 하는 시간과 숙련된 승조원들이 필수불가결했다. 이 아가씨는 대강 보아도 꽤 낡아보였고 한 사람이 게임하듯 조종하는 물건이 아니었으니까.
갑자기 주변이 사라졌다. ...아니, 그렇게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주변이 어두워졌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무언가가 내려가는 소리와 함께 찾아온 이 암전은 순간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그것도 원인모를 불안에 시달리고 있던 지금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벽에 기대서 손톱을 뜯던 자세 그대로 얼어붙어 눈만 굴리면서 사태를 파악했다. 사오리 씨가 외치는 말에 일단 조금은 안정을 찾긴 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은... 당황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유일한 불빛인 이오리 씨의 노트북. 그리고 그 빛이 비추고 있는 이오리 씨의 얼굴이었다. 정말로 당황스러운 얼굴. 예상치 못한 사태에 놀라고 있는 표정이다. ...아마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겠지. 나 역시도. 대체 무슨 일인거지?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정전이라고는 드라이기랑 전자렌지를 동시에 쓰다가 불이 나갔던 게 유일한데! 그때도 기다리다보면 불이 들어왔으니까 지금도 그냥 기다리면 되겠지...싶긴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가 무섭게 불이 다시 들어왔다. 하지만 불과 함께 같이 들어온 안내 방송은... ...그다지 유쾌한 사실은 아니었다.
"...해킹이라니, 대체 무슨 일이...“
뭐야 뭔가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거잖아. 해킹 시도를 차단하려고 아예 전원을 팍 내렸다 올린거야? 그게 올바른 대처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고, 나랑 크게 상관도 없겠지. ...하지만 역시 불길하고 불안하다. 이거... 너무 나간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아니꼬운 시선으로 보고 대놓고 엿먹이려고 들었던 걸 생각해보면... 이 해킹 건으로 우리 쪽 걸고 넘어질 것 같은 굉장히 불길한 생각이 드는데... ...기우로 그쳤으면 좋겠네요."
@ 말하면서... 슬금슬금 벽에서 떨어져서 사오리 쪽으로 이동합니다. 또 불꺼지면... 무서우니깐...(?)
내부에 적힌 것은 미츠루에게 익숙한 언어가 아니었다. 비록 통달해 있지는 않아도, 모양새를 통해 그것들이 키릴 문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수함 내부에서 러시아어 이외의 언어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아버지였다면 러시아어도 초보적인 수준이나마 할 줄 알았을 텐데. 지금은 도움을 받을 수조차 없으니 부질없는 가정인 듯싶었다.
"어디까지 내려가려나."
자신은 잠수함을 몰아 본 적도 없었고, 조종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에바가 전부였다. 그것도 설명하자면 길지만. 그런 자신을 왜 이쪽으로 호출한 것인지는... 아니, 사실 조금씩 짐작이 가긴 한다.
과연 이 잠수함에 승조원이 많이 필요할까요? 조종실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면, 여러분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 끼이이....
이 조종실, 애시당초 사람이 들어갈 공간 자체가 넓지가 않습니다.
조종실 자체가 많아야 한자릿수대의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구조였고, 그런 주제에 내부는 여타 잠수함과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나루미가 여태까지 타보았던 잠수함과 비슷한 구조였습니다. 다만, 사람이 몇 명 들어갈 필요 없이 굉장히 시설이 간소화되어 있단 점이 여타 잠수함과 달랐습니다. 낡아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조종실 내부는 웬만한 신식 잠수함 못지 않은 모습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더 어이없는 것은, 이 모든 시스템이 나루미들이 들어오기 전부터 제멋대로 돌아가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조종실 내 화면들이 이미 켜져 있는채로 제멋대로 알아서 돌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정신나간 개발자가 이곳에 무인운항시스템을 설치해 두었단 말입니까?
만약에, 개조한 것이 아닌,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어져 있었다면...... 장담컨대 이 잠수함을 개발한 주체는 보통내기가 아닌 게 확실할 겁니다. 개조한 것이라 해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내부 구조입니다. 애초에 러시아 측에서 만든 잠수함이 맞긴 하는 걸까요?
천장을 살펴보려 시도한다면, 여러분은 뭔가가 그려져 있는 것 같은 형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언가 역삼각형으로 보이는 것이 천장에 있었던 것 같은데, 지워져 있어서 무엇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어지간한 건 메인 시스템이 알아서 해줄테니, 걱정할 것은 없을거다. 베타니아 베이스까지 가는 데에는 이 정도 인원이면 충분해. 항공모함까지 진입하는 게 문제일 뿐이지. "
껄껄 웃으며 미즈노미야가 장담하였습니다만, 제5사도때의 MAGI를 생각해 보자면 시스템에 아주 기대기엔 무리가 있을 겁니다.... 미즈노미야는 조종실 안에 놓인 군청색 보스턴백 하나를 들더니 미츠루에게 건네려 하였습니다.
"자, 받도록. 이번 기동실험때 쓰일 플러그 슈츠다. 딱 맞을테니 사이즈는 걱정하지 말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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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ciate ogni speranza ▶︎ 유럽 연합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운영중인 베타니아 베이스는, 러시아 영해에 위치한 노보시비르스크 제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수많은 암초와 빙산이 떠다니고 있는 북극해는 재앙 이전에도 이후에도, 전쟁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국가 간에 긴장감이 돌고 있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 타 국가 군대에게 들키지 않고 베타니아 베이스와 키예프-III 에 잠입하십시오. ▶︎ 보상 : [ 수상한 녹색 가방 ] 획득, (조건 충족시) [ ??????? ] 관련 기밀 정보 획득
>>375 보통 안 좋은 일이 터졌을 경우, 그 일이 숨겨야 하는 무언가와 관련되 있을 경우엔 대개 민중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전혀 엉뚱한 쪽을 잡고 늘어지려 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진실을 숨기기 위해서 또다른 사실로 진실을 덮는다, 많은 단체에서 써 왔던 방식이었습니다.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최근까지도 쓰이고 있던 방식이었지요. 가장 최근에도 쓰였었으니까요. 이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고, 외부에 있는 누군가들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딱 하나입니다.
때로는 진실을, 거짓으로 덮기도 합니다.
"...차라리 기우였으면 좋겠구나. "
잠시 핸드폰을 확인하다가 저 너머에서 다가오며 말하는 나츠키의 말을 들은 사오리는 한숨을 쉬며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전자 녀석들, 이전부터 일들로 단단히 원한이 쌓였거든.... "
- 똑, 똑.
불안한 생각을 떠올리기도 잠시, 문 밖에서 무언가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반응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가만히 있으시겠습니까?
>>376 소란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카기는 차분히 소파에 앉으려 하였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태평하게 있을 수 있는 건 다행인지, 불행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
타카기의 말을 들은 유즈키 이오리는, 안심하긴 커녕 굉장히 불안하단 눈치로 문쪽을 바라보려 하였습니다. 정말로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요? 가만히 있다가 혹시 무슨 일에 휩싸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 똑, 똑.
편히 앉아 쉬려 하는 것도 잠시, 곧 문 밖에서 무언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반응하셔도 좋고, 가만히 있으셔도 좋습니다. 선택은 타카기의 몫입니다.
러시아 아가씨가 힘을 숨김?! 전통적으로 러시아 잠수함이 높은 기계화 수준으로 승무원의 숫자를 간소화하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건 그 선을 넘었다. 이런 사치스러운 시스템은 군대에서 생각할만한 것이 아니다. 러시아고 미국이고 어디건! 군 병기에서 성능만큼 중요한 것이 양산성이기 때문이다. 이딴 잠수함을 수십척씩 찍어냈다간 그 자리에서 나라는 모라토리엄 상태로 돌입할 것이다.
나는 혼자서 소름끼치도록 간결한 전정실을 박차고 뛰어나왔다. 추위는 이미 잊은지 오래였다. 이 망할 아가씨가 어떻게 생겨먹었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확인해야 했다. 머리의 어뢰실에서 발끝의 엔진실까지, 모두! 내가 타던 잠수함은 사람이 어뢰실에서 어뢰를 어뢰관에 넣고, 사람이 기관실에서 바퀴를 돌려가며 기어를 놓았었다.
"아니 이게, 이게 뭔...?!"
부장 말대로 두 명이서 이 잠수함을 굴릴 수 있다면 도대체 이 잠수함은 어떻게 돌아가는 구조일지 내 머리로는 상상이 가지 않았다. 나는 탱크 장난감만 가지고 놀다가 생애 처음으로 탱크를 탄 꼬맹이처럼 굴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임무따위가(?????)중요한게 아니라니까? 이 잠수함의 정확한 수준을 파악해야 할 의무가 내게는 있었다. 나는 함장이니까! 나는 잠수함 함장이라고! silent service!
원한이 쌓여있다고... 그래서 오늘 그렇게 대놓고 꼽주고 그랬던거냐... 사오리 씨의 말을 들으니 기우면 좋겠지만 절대 기우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어느 쪽인가 하면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폭풍우 쪽이 아닐까. 이 장소에서 가장 태평한 한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가 불안해 하고 있었다. 요리미치, 너는 대체 왜... 아니 어떻게 그렇게 태평할 수 있는거냐고... 대단하다고 할까, 이젠 뭐 거의 인간을 넘어선 무언가같다. 무서워. 무섭다고...
"사오리 씨... 그거 듣고나니까 진짜 기우로 안 끝―"
그때였다. 문 밖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바로 입을 다물고 시선은 문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이오리 씨와 사오리 씨를 번갈아 쳐다봤다. 눈으로 '어쩌죠?'라는 뜻을 비춰보지만, 시선만으로 모든 대화를 해결하기란 어려운 법이라, 목소리를 내던가, 가서 대답하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물론 대답을 안하는 선택지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열지 않으면 오히려 의심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
요리미치가 반응해볼까요? 라고 물어보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걸 말한 시점에서 이미 아웃 아니야? 이 휴게실이 방음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문 너머 가까이에 누군가가 듣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괜한 걱정일지도 모르겠지만, 가급적이면 꼬투리 잡힐만한 일은 사양하고 싶다. 물론 혼자만의 생각이고... 아니... 뭐.. 이미 말해버렸으니 이제 아무래도 좋다고 할까. 한 손을 들어 문쪽을 가리키며 대충 내가 가보겠다는 뜻을 전하고, 조심스럽게 문쪽으로 향했다.
"...무슨 일이시죠?“
@ 어... 일단... 무응답은 더 의심받을거같아서... 응답...합니다.. 누구세요... 엄마가 모르는 사람 문열어주지 말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