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뽀드득..뽀드득..뽀드득.. 설국은 끝나지 않는다. 어릴 적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던 시절, 너무 졸려서 걸으며 자곤 했다. 그 때처럼 눈을 가늘게 뜨고 끔벅거렸다. 머리와 어깨에 하얀 눈발이 쌓여 내 몸은 이눅슈크처럼 얼어간다. 이상하게도 점점 더워지는 듯한 기묘한 공포를 체험하면서 나는 부장의 발자국을 따라서 걸었다.
그리고 나는 빛바랜 아가씨와 만났다. 부장이 뭐라고 하는지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고된 현실에 깎여나가고 다친 아가씨는 붉은 바다에 몸을 담그고 파도에 맞춰 살랑거린다. 저 아가씨도 한때 빛나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나처럼 말이다. 나는 낡은 잠수함을 멍하게 보았다. 잠수함도 나를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마치 서로 공명하는 것처럼.
"아...안녕 아가씨. 아ㄱㅏ씨도 나랑 같은 처지구나..."
고향을 떠나, 낡은 몸을 이끌고 낮선 곳에서 용병처럼 부려지는 신세라고나 할지... 카시마 군이 앞질러갈때까지 나는 그곳에 서 있었다. 일행과 약간 뒤쳐진 정도가 되어서야 서둘러서 그들을 따라갔다.
사오리는 타카기의 말을 듣고 호호 입을 가리며 웃더니, 제 종이컵 역시 내려놓으며 말하려 하였습니다.
"나는 괜찮단다. 걱정하지 말려무나. 나보다는 저기 심각하게 노트북 피고있는 이오리나 걱정해 주렴. "
사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구석진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피고 있는 유즈키 박사를 가리키려 하였습니다.... 상당히 좋지 않은 얼굴로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확실히 썩 좋은 모양새는 아닌것 같아 보였습니다. 소파에 앉아 한창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는 이오리를 흘긋 바라보다, 사오리는 못말리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젓더니 타카기의 옆에 앉으려 하며 말을 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때로는 말이야.....일반인들에겐 알려지지 말아야 할 정보도 있단다? 알아도 믿지 못할 정보가 말이야. AT필드가 바로 그런 정보거든. " "보이지 않는 장벽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라 하지 않겠니? 직접 보지 않고서야 다들 안 믿으려 들거란다. 차라리 마음에 벽을 치는 것을 달리 말하는 걸로 들으면 몰라도. "
사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씁쓸하게 웃더니, 제 앞에 놓인 종이컵을 비우려 하였습니다.... 일반인들도 직접 보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할 개념을, 네르프 소속도 아닌 단체에서 알고 있을리가 없습니다. 내부에서 누군가 정보를 흘리지 않고서야 말입니다. 그렇지요?
>>229 지나칠 정도로 흠집이 없는 방을 둘러보다, 나츠키는 벽에 기대 잠시 서 있으려 하였습니다..... 이 벽 자체에도 뭔가가 숨겨져 있는 흔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무언가를 숨겨놓은 듯한 구석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정말로 방 자체는 멀쩡한 방이지 싶어보였습니다. 처음부터 대놓고 적의를 보인 '그들' 답지 않게, 정말로 멀쩡한 방을 배정해 준 모양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요, 불안한 느낌은 여전히 구석에서 사라지지가 않았습니다.....
신경이 곤두선 상태라고 해도, 이건 이상할 정도인데. ...불안하다. 불안한 느낌이 가시질 않아. 꼭 뭔가가 일어나기라도 할 것 같다. 폭풍 전의 고요라고 할지, 뭐 그런 느낌. 슬쩍 고개를 들어 소파 쪽을 보니 다들 사이좋게 소파에 앉아 있네. 아니 정정하자. 요리미치랑 사오리 씨는 대화 중이니 그렇다 쳐도, 이오리 씨는 뭔가 심각하게 노트북을 펴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여기서까지 일하시는 건가. 바다에서도 그러시더니...
"...어쩐지 느낌이 안 좋은데...“
마른침을 삼켜도, 주변을 다시 살펴봐도, 괜히 손끝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쥐었다폈다 해봐도 이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대체 뭐지, 이 불길한 예감. 대체 뭐가 그렇게 불안한 거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스스로도 모르고 있으니 다른 사람이 알고 있을리는 더더욱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건 몰라도 가방은 들고 올 걸. 평소에 달아두고 다니는 인형이라도 있었다면 좀 나았을까. 그게 없으니 지금은 괜히 오른손 엄지손톱만 잘근잘근 뜯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이라도 얼어붙기 직전일 것 같아보이는 나루미를 흘긋 바라보더니, 미즈노미야는 제 관자놀이를 긁적이다가 잠수함 문 위로 다가가려 하였습니다. 잠시였을 뿐이나 나루미 쪽을 걱정스럽단 눈길로 보고 있던 것이, 그래도 부장이라고 부하 직원을 걱정하고 있긴 한 모양이었습니다.
띡, 띡, 띡, 띠릭. 경쾌하게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길은 한없이 가볍기만 하였습니다. 꼭, 이 문을 한 두번 열어본 것이 아닌 거라는 듯, 그는 매우 능숙하게 잠수함의 문을 열려 하고 있었고....
- 삐리리릭!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침내 문이 열리게 되자, 미즈노미야는 여러분을 향해 들어오라는 듯 조용히 손짓하려 하였을 것입니다.
"자, 들어가자고. 조심히 내려오도록, 사다리는 조금만 헛디뎠다간 위험하니까! "
미즈노미야는 그렇게 말하며 본인 먼저 들어가기 위해 발을 옮기려 하였습니다..... 저 내부로 들어가면 이제 여러분은 눈발을 맞거나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난방이 가동되어 있어 더이상 춥거나 하지도 않을 것이니, 더이상 견디기 어렵다면 서둘러 들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느낌은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래로, 서서히 아래로.... 그리고 완전히 바닥으로, 밑바닥으로.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하나 대부분이 바다 속에 잠겨있는 것에 들어가는 것이란 물 속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하였습니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LCL에 잠기는 것과 비슷하였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LCL은 완전히 물 안에 들어가는 거라면, 지금은 주변에 물 대신 공기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나루미와 미츠루가 무사히 잠수함에 들어오게 되었다면. 온통 붉게 물들어 있는 아무것도 지나가지 않는 창문 밖의 풍경과, 내부에 무수한 기계 장치와 철제로 된 것이 명확해보이는 푸른 바탕의 잠수함 내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내부 여기저기를 살펴보려 하였다면, 여러분의 눈에 일본어는 아닌 것같은 게 확실한 글자들이 적힌 메모가 여기저기 적혀 있는 게 보였을 것입니다. 문에 적혀있는 글씨도, 내부 구조를 대충 드러내는 안내판도, 모든게 미츠루로써는 알아보기 어려운 글자로 적혀있었습니다. 다만 이것은 미츠루만 그러하였고, 나루미라면 능히 무슨 글이 적힌 것인지 알아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중앙관제실, 조종실, 보조기기실 등등..... 만약에 여러분께서 무슨 글자인지 알아볼 수 없었거나, 지나치게 잘 읽혀 위화감이 들으셨다면, 이 곳이 어느 국가의 잠수함인지 눈치챌 수 있으셨을 것입니다.
이 잠수함 내부, 전부 러시아어로 적혀 있습니다.
"조심해서 들어오라고, новичок. 조종실은 이쪽이네. "
잠수함 안으로 들어오는 여러분을 보며 조용히 입꼬리만 올린 채, 미즈노미야는 조종실의 문을 열려 하였습니다.... 내부를 살펴보아도 좋을 것이고, 그를 따라가 보아도 좋을 겁니다. 선택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268 나츠키가 불안함에 제 손을 붙잡는 무렵에도, 시곗바늘은 서서히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똑, 딱, 똑, 딱,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움직이던 그것이, 어느덧 1시 정각을 가리키려 할 때.
- 티잉 - !
바로 그 순간, 무언가 내려가는 소리와 함께, 방 안의 모든 불빛이 한 순간 자취를 감추려 하였습니다. 완전한 암전. 한 치의 불빛도 보이지 않는.... 만일 이 안에 어두운 곳을 무서워 하는 이가 있었다면, 필시 공포를 느끼게 되었을지도 모를. 그런 칠흑같은 어둠이, 한동안 계속 이어지려고 하였습니다.
“뭐, 뭐야? 뭐야?! 정전인가?!! “
놀라는 듯한 사오리의 소리가 들리기 전까진, 잠시나마 정적이 이어지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시야가 완전히 어두워져 상태에서 휴게실 내부의 풍경을 보려 하였다면, 지나치게 빛이 없어 앞을 살피는 것 자체를 하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문 틈에서도 빛 하나 들어오지 않았고. 오직 유즈키 박사가 펴 놓은 노트북만이 빛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유즈키 이오리는 특별히 표정에 변화는 없이, 그러나 불안한 듯한 눈빛으로 말없이 주위를 둘러보려 하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멀리서나마 이오리의 노트북에 뭐가 떠 있는지 확인하려 하였다면, 푸른 바탕에 하얀 창이 떠 있는 것이 그저 어떠한 것을 확인하고 있는 듯한 모양새인 것을 확인이 가능하였을 것입니다. 검은 화면이나 어떠한 특별한 창이 떠있는 것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떠 있는 것 자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유즈키 박사는 어쩌면 그저 메일 같은 것을 확인하려 한 것일수도 있으니,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도 좋을 것입니다. 이번 일에 유즈키 이오리는 연관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게….대체 무슨….!? “
왼쪽을 한번, 오른쪽을 한번, 천장을 한번, 총 세번을 고개를 돌려 둘러보던 유즈키 박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속으로 중얼거리려 하였습니다. 꼭,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란 것을 예상치 못한 것 같은, 정말로 당황스러운 듯한 얼굴이었습니다...
정전인가요? 정전인 건 확실하였습니다. 스위치를 눌러도 누르려 해도 불은 켜지지 아니하였을 테니까요. 다만 우연히 발생한 사고일지, 그게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일어난 사고일지가 중요하였습니다. 만약 후자라면 정말로 누가 일으킨 사고인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전략자위대에서 개발을 주도한 기체의 시험 기동을 방해하여 제일 이익을 얻는 단체는 누구입니까?
당황하였거든 당황하지 않았거든 어둠에 서서히 익숙해질 무렵. 곧, 어둠이 걷히고, 익숙한 형광등빛이 다시 방 안을 비추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완전히 불이 돌아오기 무섭게, 무언가 스피커 소리가, 저 천장에서부터 들리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안내드립니다, 중앙 시스템에 시스템 전복 및 해킹 시도가 발생하여 잠시 시설 내 모든 전원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 내빈 여러분들께 양해를 구하며 …. ]
>>180 다이스 덕에 시스템이 완전히 잠식되는 건 피했습니다만(...) 아무튼간에 완전히 해킹되지 못했단 점 때문에 굉장히 골치아파진 에피소드1 진행입니다. 이번 진행부터 국내파트 진행은 정말로 차후 진행 관련해서 분기점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단 점 공지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