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사오리 씨의 표정이 점점 바뀌고 있다. ...뭔가 무서운데. 나 괜히 질문이라던가 이것저것 해버려서 큰일나게 된...건 아니겠지? 아니, 큰일이 나더라도 그 상황에서 어떻게 참고 있어. 한마디는 해줬어야 한다고. 그렇게 사람을 대놓고... ...에반게리온을 대놓고... 무시하는데. 물론 공적인 장소에서 쓸데없는 도발까지 섞어가며 자극한 건 조금 반성을... 해야하나? 아무튼 이오리 씨의 설명에 그다지 반성하고 싶지 않아졌다. 결국 보여주기식 행사인데다 실전 배치에 참고할 정도도 아닌 것 같고... 뭐야. 진짜.
"그래도 휴게실은 따로 주긴 하네요. ...별로 좋은 예감은 안 들지만.“
대놓고 망신주려고 작정한 듯한 이번 시연회에서, 휴게실이라고 마련해주는 방이 좋은 곳일 리가. 오히려 얼마나 엉망진창인 곳을 줬을지 걱정을 해야할 지경인데. 그다지 기대는 안 하면서, 이오리 씨를 따라서 걸어갔다.
설맹방지용으로 선글라스를 챙겼었는데 쓰는 걸 잊어버렸다. 하지만 괜찮다. 설맹이 오기 전에 얼어죽을테니까. 언제고 추위에 미쳐서 옷을 벗어던지고 얼어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기분이다. 하지만 버틴다.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 바닷물에 빠져서 흠뻑 젖고도 살아남았으니, 이번에도 버틸 수 있다.....
"ㅊ처음 ㅂㅚㅂ겠스미다 부장님..... 처보1가 후카미즈 나루미 대의...."
몸이 정말, 온 몸이 요동친다. 지금 내 머리 위에 발전기를 올려놓으면 포지트론 라이플에 넣을 만할 전력이 생산될 것이다. 등은 오그라들고 손가락 끝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직립부동 경례는 추호도 생각하지 못했다. 겨드랑이에 손을 넣지 않고 차렷 비슷한 자세를 유지하는게 내 의지의 한계였다.
"용...ㅋㅔ도 그 구다ㄱ다리 비행기로 미그기를 떨ㅊ ㅕ내셨스ㅂ니다...?"
그러나 죽을 때 죽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 미즈노미야 슈이치 첩보부장. 죄목 1, 신입이 들어왔는데 이제서야 얼굴을 비춤. 죄목 2, 하루아침에 사람 둘을 북극에 떨어뜨리고 심지어 파일럿은 서류 몇 장 달랑 쥐여서 보냄. 죄목 3, 그 사람 둘이랑 비행기 파일럿을 방금 죽일뻔함. 차장 말대로 주먹을 한 방 먹이고 싶었다.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 진짜 쥐어박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잡생각이 머릿속을 휘몰아쳐 정신이 없었다.
"........."
그래서 부장이 던져주는 외투에 반응하는 것이 세 박자 늦었다. 나는 가슴팍에 툭 하고 부딪혔다가 떨어지는 방한복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오토파일럿이 꺼져서 일일히 조종하는 탈것처럼, 이게 뭐지? 이걸 왜 주지? 입어도 되나? 어떻게 입는거지? 같은 쓸데없는 프로세스를 하나하나 처리해야 했다. 한 5초가 지나서야 나는 외투를 주워서 둘렀다.
지퍼를...지퍼를 못 올리겠어 빌어먹을... 아까 부장이 잠? 잠?사? 뭐라 말했지만 모르겠다. 못 알아먹었다. 이 망할 지퍼부터 일단 올리고 좀..!
타카기와 나츠키는 연회장을 나서 걸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과연 어떤 방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나츠키의 생각대로 정말로 엉망진창인 내부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타카기의 생각대로 적어도 연회장보단 나은 분위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주최측부터 이정도로 적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자위대 측에서 여러분을 위해 쾌적한 휴게실을 준비해 두었을 가능성은 그닥 높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최측에서 보란듯이 그저 구색만 갖춰놓았을지도 몰랐지요. 설마, 그들이 아주 잘 꾸며놓았을 리가 있겠습니까?
- 끼이이...
그러나 타카기와 나츠키들이 휴게실에 도착하자 보게 된 광경은,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이었습니다.
흠집 없이 말끔하게 자리잡은 화이트톤의 긴 테이블과, 그를 둘러싼 회색 소파. 한쪽 벽에는 화장대가 설치되어 있고 반대쪽 벽에는 캐비넷이 완전히 한쪽 벽을 채웠습니다. 테이블에는 각종 다과 및 음료 종류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모두 아이들이 먹으면 좋아할 만한 종류였습니다. 무엇보다 정수기가 내부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생수를 구비해놓은 것이 아닌 정수기를 설치해 두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대기실에 가까운 풍경이, 휴게실 문을 열자마자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유즈키 사오리는 눈이 휘둥그레지려 하더니, 굉장히 미심쩍다는 듯 제 동생을 바라보며 슬쩍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전자 놈들이 웬일이래? " "일단은 손님인 만큼 제대로 된 대우를 하겠다는 걸로 보이는 군요. " "아니 그게 아니라! 이 매뉴얼가이들이 애들 올거라는 걸 알고 있었을리가 없단 말이야! " "우연의 일치일 겁니다. 일부러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로만 준비한 것일지도 모르지요. "
당황스러워 하는 사오리와 달리, 이오리는 저벅저벅 걸어가 테이블에 가방을 내려놓고는 여러분들을 향해 말하려 하였습니다.
"어른들의 일에 따라오시느라 여러분들께서 고생이 많습니다. 잠시긴 하나, 이제는 편히 쉬셔도 좋습니다. "
타카기와 나츠키는 이제부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고, 내부를 살펴보아도 좋습니다. 뭐가 되었던간에 선택은 여러분들 자유입니다.
전기나 제대로 들어오면 좋겠네- 정도의 수준까지 기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눈에 들어온 휴게실은 뭔가, 정말, 예상 밖이었다. 에엑.. 이게 뭐야. 왜 이런 좋은 시설이 여기에(?). 거기에 다과랑 음료수도 아까 그 레트로라고 할까 –틀-이라고 할까 그런 느낌의 뷔페와는 딴판으로, 딱 봐도 나랑 요리미치를 저격한 듯한 아이들 취향의 것이었다. 정수기도 있잖아. ...오히려 이렇게까지 준비해둔걸 보니까 역으로 수상할 정도인데... 안 그래도 수상한데 거기에 사오리 씨와 이오리 씨의 대화까지 듣고나니 응... 수상하네... 뭔가 있을 것 같고.
"...아니, 이거... ...오히려 수상하잖아 이 정도면...“
얼굴에 대놓고 '의심하고 있다!'라고 써붙인채로 이리저리 둘러봤다. ...막, 뭐야 그... 아니, 요리미치는 이미 선뜻 먹고 있잖아. 에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난... ...나도 배고프긴한데... 아냐 그래도 안 먹을래... 애써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218 한숨을 돌리며 소파에 앉아 과자를 베어물고 있는 타카기를 향해, 사오리가 종이컵을 들고 다가오려 하였습니다...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는 그녀 본인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인 게 아닌가 싶어보였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사오리가 타온 것은 차가운 음료가 담긴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괜찮니, 타카기? "
사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녹차가 담긴 종이컵을 내려놓으며, 걱정된다는 눈으로 타카기를 내려다 보려 하였습니다... 또래보단 키가 상당히 큰 타카기였기에, 내려다본다 해도 크게 시야가 차이가 나진 않았습니다. 고개를 너무 숙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219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나츠키는 휴게실 내부를 둘러보려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눈에 띄는 것이라면 천장 구석진 곳에 있는 저 CCTV같은 것과, 천장에 있는 스프링쿨러로 보이는 것, 그게 다였습니다. 그밖에 미심쩍어 보이는 것이라곤 정말로 없었습니다. 천장이 무언가를 들어내기 좋아보이는 구조이긴 하였습니다만, 그 밖에 특별한 점은 없어보입니다. 정말로.....미심쩍어보이는 구석이 거의 없어서, 그 점이 오히려 이상한 방이었습니다.
CCTV는 뭐, 있을 법 하고... 저건 스프링쿨러겠고, 또... 없네. ...하지만 천장이 뭔가... 으음...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너무 미심쩍은 것이 없어서 오히려 더 미심쩍은 방이다.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아아 정말. 뭔가... 안심할 수 없는 곳이네. 둘러보는건 그만두고 대충 벽에 등을 기대고 섰다. ...벽에 기대는 정도는 괜찮겠지 뭐.
"하아, 진짜... 빨리 끝났으면.“
대놓고 적의가 담긴 시선이 쏟아지는 장소, 대놓고 까내리는 말이 박수갈채를 받는 장소, 쉬는 장소까지도 뭔가 편하기 쉬기 어려운 느낌이었다. 신경이 온통 곤두선 느낌이다. 진짜, 이럴줄 알았으면 집에 있을걸. 그래도 시험 기동까지는 보고 가야겠지? ...볼 가치도 없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