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음... 알았어요. 그러면 일단 남은게 순무랑, 제가 먹으려고 챙겨둔 말린 고기, 딱딱한 빵 조금 있으니까... 고기랑 순무를 넣고 스튜를 끓이면 되겠죠? "
그녀는 주섬주섬 순무 하나, 말린 고기 세 점을 꺼내어 가지런히 두었습니다. 그 뒤 작은 냄비를 꺼냈고, 기쁜듯한 얼굴로 마력석을 꺼냅니다.
" 햐, 이거 없으면 이젠 못 산다니까요? 요리도 돼, 추운날 난로로 써... "
그리고 그녀는 마차에서 폴짝 뛰어내려, 마차 앞에서 주섬주섬 땅바닥 위에 마력석을 올려놓고, 중얼거리며 살짝 마력을 불어넣습니다. 그러자 쉽게 마력석이 빨갛게 빛을 내더니, 그녀는 그 위에 냄비를 올려두고는 신난 얼굴로 물을 붓습니다. 그리고는 순무 하나를 통째로 물에 넣고, 고기 세 점도 물에 넣습니다. 좀 조촐하겠죠? 그래도 조미료를 많이 넣으면 맛있을거에요, 하고는 설탕 봉지를 꺼냅니다.
" 짭짤하면 빵이 술술 넘어가지 않을까요? "
그리고 그녀는 소금(설탕) 을 냄비에 부으려고 하네요. 계량은 어디에 팔아먹었을까요?
' 어머, 귀여워라... '
당신의 머릿속에 그런 목소리가 울려옵니다.
>>271
" 음, 너무해라. 아직도 그렇게 경계하는거야? 마족이라고? 너도 수인이라서 차별 엄청 받았을텐데~ 그러면 나 상처받아. "
그가 눈을 손에 가져다대며 우는 시늉을 해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입가는 웃고있군요.
" 진짜? 그럼 같이 갈까? 강가 가면 분명 정령들이 또 나 괴롭힐걸. "
>>273
그녀가 당신의 말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 와, 티르씨도 생각이란걸 하는 사람이었네요. 계획을 무려 세개나 준비하다니! 믿겨지지가 않는걸요? "
그러면서 키득거리곤 웃습니다.
" 첫 번째 방법이 제일 재밌을것 같긴 하네요, 당신 말마따나. 근데 제 의견을 듣긴 들을건가요? 제가 뭘 해도 답은 정해져있고 너는 대답만 해도 돼 는 아니죠? 전 개인적으로 두번째 방법이 제일 쉽고 빠를것같다고 생각해요. 근데 좀 어벙해보이는 친구를 납치해야지, 괜히 죽어라 마족~ 으악~ 이러면서 아무말도 안하는 애 붙잡고 시간 버리면 좀 손해에요.. "
그녀가 이야기합니다.
>>274
" 그래, 정말로 날씨가 좋구나. "
그녀가 온화하게, 당신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다, 저쪽에 꽤 괜찮은 음식점이 있을것같다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따라갑니다.
당신은 그녀와 함께 걸어, 한 식당에 도착합니다. 참 좋은 냄새를 풍기고 있군요. 식당에 들어가니, 허름하지만 꽤 괜찮은 내부 디자인이 당신을 반깁니다. 그러나.. 뻗어있는 사람 여럿도 당신을 반기는군요. 그쪽에 시선이 팔려있을 즈음, 주인으로 보이는 마족이 나와 당신을 반깁니다.
" 손님인가? 그러나 나는 아무나 손님으로 받지 않는다.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자격이 있는 이들만 받고 있지. 음식은 투쟁이다! 자아, 저걸 쓰러트려봐라! "
가게 안엔... 작은 새가 있군요. 은빛으로 예쁜 털을 두르고 있고, 초롱거리는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어라?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것같은 새네요.
" 그대가 할 건가? "
그녀가 당신에게 묻습니다.
>>277
당신은 졸립니다. 하지만, 꽤 재밌는 일이 기다리고 있으니, 자는건 조금 미뤄두어도 괜찮을지 모르겠군요. 당신은 안색을 어둡게 바꾸어, 할렘가의 거주민처럼 행색을 바꿉니다. 기운과 마나를 완전히 가린 채, 눈빛을 우중충하게 내리 깔고선, 비틀거리며 그들에게 부딪혀봅니다. 검은 로브를 두른 사내 한명이 당신과 부딪치고, 칫, 하고 혀를 찹니다.
" 에휴, 거렁뱅이같은년... 저리 좀 가쇼. " " 어이, 너무 그렇게 뭐라 하진 마. 할렘년이잖아. 이 동전이나 받고 좀 저리 가쇼. "
은빛 로브를 두른 사내가 당신에게 은화 하나를 던집니다.
>>281
당신은 로렌스 마을을 향해 텔레포트합니다. 그러자 주민들 중 하나가, 불안한 눈빛으로 당신에게 다가오며 묻습니다.
" 호령님, 어떻게 되셨습니까? "
>>284
당신은 라일리를 찾습니다. 이제 갓 스무살이 된 그녀는 당신과 깊은 인연으로 묶여있죠. 그러나, 매일 아침마다 여관까지 내려와 약초를 전해주던 그녀는 오늘따라 보이지 않는군요.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요?
? 어떻게 할까요?
>>293
" 나도 당신이랑 싸우고 싶은건 아녜요. "
그러다, 당신이 손가락을 튕기며 그녀를 얼리려고 하자, 그녀가 길게 숨을 내쉽니다. 그러자 그녀를 감싸며 조여오던 얼음이 천천히 무너져내리기 시작합니다. 마법을 붕괴시키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고, 깊은 연구가 필요한 일인데. 그녀는 얼음 마법에 조예가 깊은 것 같군요. 당신이 얼음 마법을 사용하는걸 보자, 잭 프로스트들이 웅성거립니다.
' 주인! 친구! 주인! 친구! ' ' 집에! 간다! 안녕! '
아무래도 당신을 알아본 정령들이, 자리를 비우는것 같습니다. 정령이 사라지자, 그녀는 꽤 조급해진듯 설녹아 끈적해진 얼음을 그물처럼 만들어, 당신에게 휙 던집니다. 포박이 목적인것 같군요.
>>298
당신은 그녀와 마주봅니다. 그리고 괜찮냐고 물으며 다가와 치료마법을 발동하려는데, 그녀가 단검을 허공에 휘두르며 위협합니다. 왼쪽 허벅지에서 흘러내리는 피의 양이 상당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당신을 경계하는것같군요.
“으음, 별건 없습니다. 베스터식 운동법을 하루 25분씩 따라만 하시면 이렇게 완벽한… 어흠,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검을 배우기도 했고 주로 육식 베이스의 식사를 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포만감을 느낄 시간도 없이 육체를 혹사한다면 당연하게 근육은 따라오는 법. 그게 베스터 가문의 가훈이기도 했습니다. 실용을 중요시하는 가풍 때문에 고급진 요리와는 떨어져 지냈던 것도 어느정도는 영향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점성술사입니까… 확실히 그렇기는 합니다만…”
확실히 대부분은 신탁을 받아서 떠난다거나 혹은 운명적인 무언가가 있다거나 하는 것이 있을 법합니다. 게다가 빨리 강해지는 방법…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기연이나 축복 같은 것도 있습니다. 얼굴이 잘생겼다거나, 용의 사랑을 받는다거나. 혹은… 아버지나 오라버니처럼 그저 강하던가. 저 같은 경우는 어느 것 하나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알량한 자존심으로, 복수심으로 여행길에 나서서는 결국 마왕의 소문도 듣지 못하는 처지. 어쩔 수 없는 걸까요. 무엇보다도 단순히, 점성술사와 만난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이기도 합니다.
“강해지는 것은, 시간을 들여 피와 땀을 흘려야만 이루어지는 것… 확실히 그렇습니다.”
잠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올바른 답이 보이지 않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그렇습니다. 뭐라도 얻을 수 있다면 괜찮지 않겠습니까.
>>393 그래. 이제 갓 스물이 된 그 애의 이름은 라일리였지. 언제나와 같이 마을에 얼굴을 비추었다면 그저 어제와 닮은 날처럼 안온한 하룰 보냈을진대. 하인리히에 처음 당도해 어리숙하고 혼란스러울 적에, 이 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머물 곳이 되어주었던 그 애는 혼자서 스물이 되었는데.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걸까. 돌봐줄 이 없는, 버섯을 닮은 저 작은 오두막에 혼자 누워있는 걸까. 하고 마음이 쓰이는 것은 신의 부름보다도 우선으로 느껴졌으니. 본인도 참 여유로워졌지 싶다. 아무 일도 없겠지. 괜찮겠지. 속으로 앞뒷면을 모르는 동전을 뒤집으며 오두막의 문을 두드렸다.
느닷없이 나타난 불청객에 대해 그들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엿들었을지도 모른단 예상은 안 하는 건지 못 하는건지. 그녀에게는 오히려 좋은 반응이긴 했다. 쓸데없이 힘을 쓰지 않을 수 있으니.
자, 상황을 진행시켜보자. 이 무지하고 심신미약의 하렘가 처녀는 그들 중 한명에게 부딪히고 바닥으로 넘어졌다. 털석 하고 쓰러져 우물쭈물하다가, 그들 중 한명이 던진 은화가 바닥에 떨어져 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은화의 행방을 쫓았다. 바닥을 구르는 은빛 동그라미를 발견하자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은화를 주워들었다.
한 손으로 은화를 소중히 쥐고서 천천히 고개를 든다. 흐트러진 잔머리에 가려진 하얀 얼굴이 은화를 던진 은빛 로브의 사내를 바라본다. 비스듬히 기울인 자세 탓에 흐트러진 옷깃 사이로 흰 살결이 얼핏 드러난다. 아직 누구도 손대지 않은 듯 깨끗한 순백이 너저분한 옷차림과 대조적이다. 제 모습이 어떤 줄도 모르는지 흐릿한 눈으로 사내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소리없이 눈매를 휘어 웃는다. 눈매를 따라 곱게 미소를 띈 입술이 천진난만하게 중얼거린다.
"...나 갈 곳 없는데... 저기로 가면, 가도 아무 것도 없는데...?"
그녀는 빙긋이 웃으면서 은빛 로브로 손을 뻗었다. 다소 헐거운 옷소매가 흘러내리며 그러난 새하얀 팔뚝이 뒷골목의 그늘 속에서도 희미하게 빛을 내는 듯 하다. 사내의 은빛 로브를 잡아 꼭 쥐려고 하며 아무 생각도 없는 양 말해본다.
"이거, 예뻐... 반짝반짝... 이거랑, 같이.. 가고 싶은데... 나 가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