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전 적어도 할아버님만큼은 살고 싶으니까요. 라고 별 생각 없이 말하는 지한입니다. 연애같은 거나. 간질간질거리는 그런 것도 하고 싶어하는.. 이런 면을 의외로 스스럼없이 말하고 표현하는 걸 보면 청소년스러운 면이 있어요.
"영원..." 생각이 많아보이는 침잠한 눈을 한 지한입니다. 영원과 비슷하지만 다르죠. 붙잡는다.. 라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그렇죠. 전 아니지만이라는 말을 하는 빈센트에게 흐린 웃음을 지으며
"확실히.. 빈센트씨는 영원히 산다~ 라는 것과는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개인 생각에 불과하지만. 어느 정도 친분이 있다는 걸 바탕으로 삼아 생각해본 것이니까요. 어느 정도는 맞을까요?
"혼자만 끌고 들어간다니. 거기서는 보통 아군이랑 같이 해서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온다가 이상적이지 않나요..." "는 현실에서는 혼자만 끌고 들어가는 것만 해도 매우 이상적이라고 하겠습니다만은..." 원망이나 책망도 아니고.. 그냥 이랬으면 좋겠다고 하는 일종의.. 소망을 말하는 것 뿐이지만요. 말이 씨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신경씀이던가.
"모든 것은 끝납니다. 내가 끝나지 않는다면, 내 주변에 있는 것이 끝장나겠죠. 적당한 때 적당히 가는 게 축복일 겁니다. 아니면 확실하고 화끈하게 죽던지. 생각해보십시오. 이 세상의 모든 인간들이 죽고 나만 살아남은 상황에서,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지적 생명체가 생겨나길 바라고 수백만년 수천만년을 기다린다고. 그리고, 끝내는 실패해서, 황폐해진 지구에서, 태양의 죽음과, 더 나아가 우주의 불빛이 꺼지고 영원한 끝이 오기를 기다린다면?"
그렇기에, 저는 영원히 살고 싶지 않습니다. 오래 사는 것도 싫고요. 그렇게 부연했다. 빈센트는 정 산다면, 남들 사는 만큼 적당히 살다가 갈 생각이었다. 그들이 알던 이들이 모두 죽어서 사라진 그곳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러다가, 지한의 이야기에 웃으면서 긍정한다.
"그건 지한 씨 말이 맞군요. 현실이 어떻건, 목표를 그렇게 잡아서 나쁠 것은 없죠. 그렇게 하겠습니다. 살아나갈 수 있다면." //17
"저는 좀... 다른 방식이긴 합니다." "물론 영원히...는 나쁜 듯 나쁘지 않지만요." 붙잡는단 건 상대방이랑 같이하겠다. 는 것이니만큼.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빈센트의 모든 인간의 끝이라던가 우주의 끝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조금은 답답하고 조금은 뚝 떨어진 듯한 기분일까.. 좀 더 단어를 다듬어 표현하자면 울렁임. 압도됨. 에 가깝겠지.
"현실이 그렇기에 이상을 그린 건 인기죠." 현살에서 이런저런 일들이 있는데 창작물 속에서조차도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아하는 이들 때문에 사이다패스라는 말도 나오곤 하니까. 라고 생각하며 지한은 빈센트의 목표설정을 듣고는
"응원을 보내야... 아니 이 경우에는 목표를 완벽하게 실행하자는 다짐이겠지요?" "...화이팅?" 어색하게 주먹을 쥐고 화이팅이란 자세를 취하고 지한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건 유감입니다.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뭔가 빈센트가 잘못 이해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걸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이해하려고 하면 서로가 피곤해진다. 어차피 이야기할 것들은 많았다. 빈센트는 지한의 이야기를 듣다가, 화이팅이라는 말에 웃으면서 따라한다.
"화이팅."
어느샌가. 그들은 그들이 와야 할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준비는 각자 하는 게 좋겠군요." //19 막레 주시면 딱 20으로 끝나겠내요. 지한주 잘주무세요
https://www.evernote.com/shard/s734/sh/0151a6d5-3a28-9176-cc14-d5974e4c6739/5b5e8f9941d45920ec4097b1995bec63 현성현은 검술을 수련하는 한편 게이트를 공략하며 여러 헌터들과 친분을 다졌습니다. 그러던 도중 특별반에 하달된 영월 기습 작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