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레드는 잠에 드는 거대한 용을 바라보며, 동굴의 맨바닥에 누워 잠을 청했다. 투기장의 열악한 숙소(라고 부르기도 뭣한)에 비교하면 여기는 천국이었다. 게다가 화산의 영향인지 바닥은 뜨끈하기까지 했다. 아무튼 그는 그렇게 행운처럼 찾아온 자유 속에서 잠들었다.
다음 날, 라그나로스가 먼저 화제를 꺼내왔다. 세계 정복? 그건 귀찮은 일이다. 정착? 그것도 좋지만… 청년은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삶의 이유를 찾고 싶었다. 분명 이 세계엔 자신이 환생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양판소에는 그런 이유가 나오던데. 그냥 신들의 변덕이라면 허무할 듯.)
"세상을… 둘러보고 싶어. 자유롭게…"
이 땅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알음알음 소문만 들어봤을 뿐. 그래서… 자유에 배불러하며 멈추기보단 세계를 돌아보고 싶었다.
"…너도 동행해주면 좋을 거고… 흠."
말을 꺼내놓곤 머쓱해져서 헛기침을 한다. 루프레드는 수인이다.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 종족이다. 그런 그가 홀로 다니면 수많은 위협에 직면할 테고… 아무튼 그러니까.
" 그거 좋겠다! 너도 분명 차려 입으면 예쁠거야. 그럼 오늘은 서로 옷을 골라주는건 어때? "
그리고 그는 나갈 채비를 마친 뒤에, 당신과 함께 쇼핑을 위해 거리로 나가기 시작합니다.
... 오늘도 거리는 활기찹니다.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볕, 그리고 언제나처럼 시끌벅적한 상인들. 제각기 다른 이유로 걸음을 서두르는 수많은 사람들과, 드물지만 모험가들도 눈에 띄는군요. 한 구석, 작은 마차 앞에서 꼬치구이를 맛있게 먹고있던, 덩치큰 사내와 당신은 눈이 마주칩니다. 어라? 그런데, 사내가 당신을 알아보는것같군요. 곧 심하게 덜덜 떨기 시작합니다.
" 카르나, 저쪽 가게는 어때? "
그는 눈치채지 못한듯 일련의 옷가게를 가리킵니다.
>>363
" 그걸 물어본게 아니다만은.. "
그녀가 길게 한숨을 내쉽니다. 그것도 당연한 것이겠죠, 당신의 마법은 인지를 크게 벗어나 있으니까요. 당신은 오거들을 손쉽게 죽이고선, 엘더 리치를 향해 질문합니다.
" 우매한 필멸자여, 네놈에게 말해줄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것은 위대한 그분의 뜻대로일지어니, 곧 세상은 그분의 피와 살점으로 뒤덮여 달콤한 고통속에서 영생하게 되리라. "
그가 당신을 노려보며 말합니다.
>>367
"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 라. "
그녀가 말을 멈추고 잠시 당신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러다가 환하게 미소를 짓습니다.
" 역시, 너와 내가 만난것은 운명이로구나. 좋다, 드넓은 세상을 보자꾸나. 하지만 나는, 애석하게도 함께할수 없느니라. 힘을 억눌러도 누군가는 나를 알아볼것이고, 저 약한 생명들은 내 열기에 쉽게 불타버릴것이다. 루프레드, 네가 보고 싶은 세상이 잿더미로 전락한다면 그것도 아쉬운 일 아니겠느냐? 그러니 이렇게 하자. 그대가 세상을 바라보고, 그 이야기를 내게 들려다오. 나는 그대와 영혼으로 이어져있으니, 부르기만 하면 그대가 있는곳이 어디든지 나타나겠다. 가끔씩 돌아와서 그대가 본 세상이 어떤지 내게 알려다오. 한 만년에 한번 정도로도 괜찮느니라. "
그녀가 가볍게 당신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그리고 당신은 가슴 한 구석이 따듯해지는것을 느낍니다.
" 내 힘의 편린을 주었다. 미약하지만 불을 다룰수 있을게야. 샐러맨더들도 네게 친근하게 굴겠지. 너무 장난을 받아주지는 말거라. 머리카락이 전부 타버릴지도 모르니까. 장난꾸러기 녀석들이라, 내게도 성가시게 굴길래 내쫓은 적도 많다. "
다들 어서오세요! 진행 중이니 편하게 시작 레스 올려주시면 됩니다. 란셀님 같은 경우에는 편하신 시점에서 시작하셔도 됩니다. 이러이러한 지점에서 이런 상황으로 시작해볼까~ 하시면 자연스럽게 제가 그에 맞추어 진행해드립니다. 샌드박스형 세계이기에 너무 부담 가지시진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지금 신년제가 너무나도 기대됩니다! 공작령이 이렇게나 화려한데 수도는 어떨지, 또 그곳의 날씨는 어떨지 너무나도 기대됩니다. 정말 기대되는 일 뿐이에요! 그렇게 시끌벅적한 거리로 나섭니다. 역시 활기가 넘쳐서 좋아요! 왁자한 상인들과 수많은 사람들, 거기에 모험가. 저를 보며 덜덜떠는 거구의 사내...어?
"우와, 좋아요! 어떤 옷을 살지 안에서 정해 봐야겠어요!"
어... 제가 박살낸 패거리들 중 하나인가봅니다. 저는 박살낼때 얼굴조차 안보고 손봐서 누군진 모르겠지만요. 저는 도련님이 눈치채지 못하게 도련님을 뒤따라가며, 저를 보며 심하게 떨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간단한 제스쳐를 남겼습니다. 상대를 가르키고, 손바닥을 쥐었다 펴고, 목을 긋는 제행동을 하며'너, 티내면, 죽는다.'라고요.
그녀를 따라가자, 따스한 느낌이 드는 작은 방이 나옵니다. 가운데에는 작은 테이블이 놓여져있고, 소파 두개가 마주보며 놓여있습니다. 옆에는 다양한 책과, 에로스교를 상징하는 물건들이 놓여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테이블엔 에로스 조각이 놓여져있네요. 그녀가 홍차 한 잔을 당신쪽 테이블 위에 놓으며 말하기 시작합니다.
" 율리안님, 우선 오늘은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율리안님에게는... 저희 교단의 홍보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에로스교는 사실 개방적인 부분과 사랑을 전파한다는 점에서, 천박하고 음탕하다며 홀대받기도 합니다만,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지 못하는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율리안님께서 에로스 교도가 되셔서, 자주 홍보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로 에로스님에 대한 좋은 말씀이라던지... 교도가 되기 부담스러우시다면, 자주 언급 해드리는것 만으로 괜찮습니다. "
보수는 어떻게 지급받으시는게 좋으시겠습니까? 성의껏 저희가 대접해드리겠습니다. 그녀가 그렇게 말합니다.
>>382 당신은 왜곡된 공간 안에 직접 손을 넣어, 엘더 리치의 영혼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그걸 보고 그녀가 또 한번 놀라 당신을 만류하려 뭐라고 소리를 내뱉지만, 이미 당신은 집중하기 시작한 뒤였습니다. 그녀의 만류도, 엘더 리치가 지르는 탁한 비명도, 곧 사그라들고, 당신은 그의 영혼에 간섭하기 시작합니다.
단편적인 기억들이 당신의 머릿속을 직접 흝기 시작합니다. 추적거리며 내리는 비, 곧이어 거센 폭우로. 그리고 마족의 인장, 펄럭이는 깃발,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당신은 어두운 공간 안에 있습니다. 주변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나, 곧이어 그 공간에서 거대한 눈이 나타납니다. 보는것 만으로 당신의 정신 방벽을 돌파하고, 불쾌감과 심한 두통, 구토감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마치 혀로 당신의 뇌를 핥는듯, 알아들을수 없는 룬 문자가 새어들어오더니, 곧이어 당신의 언어로 번역되기 시작합니다.
' 검은 쥐, 벼룩, 메뚜기, 모기, 부패한 늪. 다섯이 모여 오망성을 그릴때 내가 세상에 현현하리라. '
말을 마친 그 눈동자는 다시금 당신을 바라보았고, 서서히 당신의 손가락 끝에서부터 수포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384
남자는 무언가를 말하려다, 당신의 제스처를 보고는 바지에 살짝 오줌을 지립니다. 그리고는 부리나케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요금도 내지 않고 갔는지, 주인이 뭐라뭐라고 시끄럽게 욕하기 시작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겠죠? 어쩌면요.
당신은 그와 함께 옷가게로 들어갑니다. 화려한 드레스부터, 단정한 정장들이 당신을 반깁니다. 가게 주인은 도련님을 알아본것인지 환하게 웃으며 당신과 도련님을 반기는군요.
" 아이고, 에이든 도련님이랑, 이쪽 꼬마 아가씨는 메이드인가? 저희 가게를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 가게 옷이 이쪽 거리에선 최고입죠. 어떤 상품을 찾으십니까? "
" 안녕하세요! 음.. 그러면 카르나 옷 부터 골라주실래요? "
" 아, 그것도 좋겠군요. 꼬마 아가씨, 어떤 옷을 좋아하니? "
부드러운 미소를 띈 단정한 정장을 입은, 노신사가 당신에게 묻습니다.
>>386
당신은 제국의 최동부, 상인 마을의 위쪽, 야망을 가진 마왕들이 침공해오는 전쟁터에서 패잔병과 탈영병을 모아 전장의 한 구석에 모았습니다. 곳곳에서 마법사가 급하게 영창하는 소리가 들리고, 투석기로 납덩어리가 날아다니며 살이 으깨지는 불쾌한 소리가 들리며, 천둥소리, 폭발음이 귀를 덮칩니다. 순식간에 날아가는 엘프의 활이 공기를 찢으며 오케스트라를 연주합니다.
탈영병, 패잔병... 서로 이름도, 종족도, 나이도, 소속도 다른 이들은 스무명정도 되어보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군요. 그러다가, 고양이 귀를 단 소녀가 천천히 손을 들면서 묻습니다.
그대로 두었다면 그녀는 점점 감겨오는 눈커풀을 거부하지 않고 또 한숨 푹 잤을 것이다. 내킨다면 한 며칠을 그대로 있었을 수도 있었다. 천천히 눈을 감던 그녀가 볼의 간지러움을 깨닫지 못 했다면 말이다.
"간지ㄹ.."
언뜻 잠기운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눈을 스윽 옆으로 굴리니 딱 봐도 정령 같은 녀석이 그녀의 볼을 간지럽히는 중이다. 뭐 하는 걸까, 하고 다 생각하기도 전에, 정령의 말이 그녀의 머릿속으로 직접 들어온다. 대충 들은 대로만 해석...해보면...
"...놀아달라고..?"
놀아주면 뭔가 해준다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한 손으로 모래정령을 들어올린다. 포슬포슬해 보이는 모래정령을 몇번 슥슥 쓰다듬어주고, 아무렇게나 늘어져있던 몸을 일으킨다.
"그래, 놀아줄게... 더 많이 데려와도 돼.."
다같이 노는게 재밌잖아?
들어올린 모래정령을 가볍게 날리듯 놓아준다. 그리고 그녀의 날개 두 쌍을 꺼내 최대로 펼쳤다. 조금 과장해서, 해도 가릴 수 있을 만한 두 쌍의 날개를 천천히 퍼덕여 살짝 날아오르고선 지면을 향해 다소 과격한 바람을 일으켰다.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작은 회오리 정도는 생길 만큼?
그래도 적절히 힘조절은 하는지 지면을 부수거나 큰 폭풍이 되거나 하지는 않고, 자잘한 회오리가 일어나고 사라지길 반복하며 잠잠하던 지면을 한동안 정신없게 만들었다. 심심했을 정령들에게 어느 정도 재미를 주긴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