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이세계 전생에 선택받으신 여러분. 여러분의 귀한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에 말씀드렸듯, 여러분은 이곳을 들어옴으로써 이세계를 자유로이 왕복할수 있게 되셨습니다.
이세계 하면 무엇을 떠올리십니까? 용사와 마왕? 하렘? 빼놓을수 없는 스테이터스? 애석하게도, 여러분의(그리고 사실은 저도 포함됩니다) 편의를 위해 스테이터스는 없지만, 제가 창조해낸 이세계는 여러분들이 바라는것은 전부 존재할것입니다. 제가 만들어낸 세계에, 여러분들이 함께함으로써 비로소 이 세계는 살아 움직이게 될 것이고, 완전한 몰입감으로 큰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시작하겠습니다. 부디 즐거운 여행이 되시기를. 그대의 앞날에 축복이 있기를.
첫 시작인 만큼, 가벼운 독백처럼 레스를 남겨주세요. 이를 통해 그것에 제가 답글을 달아드리면서 진행은 시작됩니다. 중간중간에 이런 방향이었으면 좋겠다던지, 어떤 전개의 흐름이 있으면 좋겠다던지, 뭔가 마음에 안드신다던지 하면 충분히 조율을 통해 조정이 가능하니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레스는 다음과 같이 남겨주시면 됩니다.
자다 일어났다. 여긴 어디지?
! 주변을 둘러본다.
그럼 제가 본문과, ! 다음에 오는 행동문구를 보고 종합하여 그에 맞게 반응레스를 적어드립니다. 못보고 놓치는 경우가 있으니 그럴때엔 크게 절 불러주세요!
>>4 당신은 제국 남부의 변두리, 자그마한 마을 로렌스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전생한지 얼마 되지 않아, 병과 기근으로 힘들어하던 마을을 구해주었고, 그 대가로 이세계의 상식을 배우며 이세계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죠.
당신은 마법을 사용해, 자신을 청결하게 만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마을의 경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자그마한 마을이지만, 따사하게 내리쬐는 햇볕, 그리고 인자한 사람들, 농사를 짓는 농부들, 물건을 판매하는데 열을 올리는 상인들. 한가하면서도, 활력적인 마을이 당신의 눈 앞에 펼쳐집니다.
"어이쿠, 호령님 아니십니까?"
순무를 판매하는 상인이 다가와서 친근하게 말을 붙입니다. 남부 특유의 말투가 친근하게 귓가를 맴돕니다.
" 덕분에 마을이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매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려도 모자랄 정도죠. 오늘은 뭘 하실 예정이십니까? "
"위대한 영웅 아서가 외쳤습니다. 너의 악행은 감히 용서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것이다. 너의 검 끝에 겨눠진 사람들을 위해 내 검 끝에 너를 비추겠다."
까닥, 까닥, 달그락.
십자 모양의 핸들이 소리 없이 움직이고, 이어진 실이 소리 없이 흔들리고, 그 끝에 매달린 사지 멀쩡한 인형은 소란스럽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그 핸들을 쥔 것은 한참 작은 소년. 상냥한 미소를 지은 채 까딱까딱 손을 흔들어 인형을 조작한다. 목소리는 나긋하고 부드럽지만 힘이 있어 사람들을 저절로 모은다. 소년이 하는 건 영웅의 이야기. 실제로 있는지 사람들은 모르지만, 소년은 알고 있는 어느 마을 속 용사의 이야기. 아이들이 눈을 빛내며 듣고 있다. 때로는 어른들도 두근거리는 표정을 짓는다. 이야기는, 끝자락이다.
"그렇게 아서는 열 명의 죄인을 거느리는 괴물을 쓰러뜨리고 마을에 평화를 가져왔습니다,"
...
이 마을에서 할 아마 마지막 이야기가 끝이 나고 사람들이 상자 속에 던져준 동전을 갈무리한 소년은 크게 기지개를 켰다. 오늘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서, 이름 없는 마을의 영웅. 당신은 잊히지 않았어요. 그렇게 중얼거리며 웃었다. 슬슬 떠날까. 오늘은 쉬고 내일.
거대한 지하 공동에 함성이 울려퍼진다. 마치 관중석처럼 주변을 에워싼 귀족들이 보인다. 하지만 넓은 자리에 편히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는 귀족들과 달리, 두 수인은 비좁은 철창이 세워진 경기장에 서있었다. 늑대 수인이 거칠게 꼬리를 흔든다. 늑대 청년의 상대는, 그 큰 덩치가 온통 털로 뒤덮힌 곰 수인이었다. 투기장에 드나드는 윗대가리들 사이에서 '투기장의 떠오르는 별'이라고 칭송받곤 하던. 떠오르는 별은 무슨 얼어죽을. 분명 저 녀석도 노예로 팔려와 원치 않는 싸움을 계속했겠지.
당신은 머물렀던 마을에서의 마지막 이야기를 끝냅니다. 당신이 머무르는 마을은 제국 수도 인근의, 상인들이 거점으로 머무는 활력의 도시 제네스. 수도까지 먼 발걸음을 하는 상인들이 하룻밤을 쉬었다 가며, 그 과정에서 나름의 상권이 펼쳐져있어 활력을 띄는, 숙박업과 상업의 마을.
당신은 인형극을 마무리하고, 여관으로 갈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점점 발자국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눈에 천을 두른, 162cm정도 되어보이는 키를 가진 여성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긴 검은색 로브를 둘렀고, 손에는 하프 하나를 쥐고 있습니다.
" 안녕, 꼬마야. 방금 얘기는 꽤 훌륭하던데? 내가 아는 얘기도 아니었고. 어디서 들었니? "
이야기가 끝나고 사람이 다가왔다. 가끔 있는 일이어서 당황하진 않았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더 해달라고 조르거나, 별로 좋지 못한 인상의 사람이 다가와서 동전을 바라거나, 혹은 이렇게. 이름 모를 음유시인이 흥미를 보이거나. 다행스럽게도 내가 대본을 만드는 실력은 나쁘지 않은 듯 해서, 아주 가끔 있었다. 나는 인형을 집어 넣은 가방을 닫고 허리를 폈다.
"여기서 어느 쪽으로, 마을 몇 개를 지나면 인사할 수 있는 숲 속의 촌락."
아까처럼 아주 조금, 노래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하진 않고 여리고 조심스럽고 조용하고 비밀스럽게. 이야기의 무대인 장소에 흥미를 보이는 건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 대부분은, 이제 얻은 평화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평화로우니까, 가셔도 아무것도 없을 거에요. 이야기가 끝난 뒤의 영웅은 일상으로 돌아와 평온을 즐기고 있거든요."
당신의 눈앞엔, 자리잡은 탐욕스런 귀족들이 보입니다. 허나 지금 중요한건 그것이 아닙니다. 이 불법 투기장에서, 지금 당신은 곰 수인과 생사를 다투는 투쟁을 벌여야 합니다. 당신은 자세를 잡고, 전력을 다해 싸우기 시작합니다.
몇 수 정도의 공방이 흘렀습니까? 두 수? 세 수? 달인끼리의 싸움은 그리 길지 않다는걸 당신도 알지 않습니까. 첫 수를 떠올려보십시오. 지루한 탐색전은 집어치우고, 처음부터 전력으로 부딛친 당신. 당신이 뻗은 오른손을 곰 수인이 우습게 쳐내는것으로 한 수, 그것에 지지 않고 몸을 재빨리 돌려 하이킥을 날려 녀석의 관자놀이에 먹인것으로 두 수. 원래대로라면 넉다운되었어야할, 어쩌면 머리통이 터져버릴수도 있는 정타였지만, 곰 수인의 머리는 생각보다 단단했고, 그것이 당신의 패인이었습니다. 휘청거림을 오히려 반동으로 삼고, 곰 수인 특유의 완력이 더해진 주먹으로 정확하게 당신의 간장을 때린 녀석, 그것으로 세 수.
당신은 쓰러집니다. 그리고 당신의 앞엔 그가 서있습니다.
! 그가 당신을 지켜보고 서있습니다.
>>11 당연히 그렇습니당!
>>12
" 하하, 이거. 호령님이 제 안위도 걱정해주시고. 고맙습니다. "
그가 친근하게 웃으며 호의를 표합니다. 그러다,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는지 찾아본다는 말에 잠시 고민하던 상인은 조심스레 당신에게 말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 으음... 그러면, 실은 호령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죠. 아무래도 저희 마을에 퍼졌던 역병, 마수놈들의 소행이었던것 같습니다. 근처 숲 너머에서 불길한 인장을 봤다는 사람들이 있어요. "
지평선은 여명을 품고 있기에는 작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솟아 오르는 아침 해가 그것을 증명한다. 적어도 낮에 활동하는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더라.
창을 통해 새어 들어오는 햇살을 받으며 나, 하이엘프 셀마투스는 잠에서 깨어난다. 가까운 이들에게는 셀마라고 불리고 있고, 그들 외의 타인은 잘 만나지 않기에 그것이 가장 익숙한 호칭이다. 전생 전 이름은 중요하지 않으니 벌써 까먹었을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다시 떠올려 보지 뭐.
일어나니 아침밥을 차려야 하긴 하는데, 직접 해 먹기 귀찮았다. 나는 정령사도 아닌데 정령들에게 시켜먹기도 좀. 그러고 보니 정령사 해서 정령들한테 밥 달라고 하면 편하잖아. 아, 나 설마 직업 잘못 선택한 거? 인생의 절반 손해 본 거? 어쩔 수 없었지만. 애초에 궁수라고 해서 동물 쏴 잡은 다음에 업진살 살살 녹는다고 하는 것부터가 안 되는데.
식탁을 고대로 지나쳐 간다. 뭐 재밌는 거 없을까. 숲 밖으로 나가기 귀찮으니까 숲 안에서 말야. 나는 간단히 밖에 나갈 채비를 하고 (거울을 보니 자다 깬 생얼이어도 아무래도 괜찮을 것 같지만.) 문을 연다.
시작은 녀석도 가볍게 막아버린다. 곧 루프레드는 회심을 담은 일격을 날린다. 이 정도라면 죽고도 남겠지만… 어째선지 곰 수인은 죽지 않았다. 녀석은 오히려 보란 듯이 당당하게 자리잡고… 주먹을 꽂아넣는다.
귀족들의 역겨운 환호가 들리며 숨이 턱 막혀온다.
돌바닥 한가운데 내팽개쳐진 루프레드는 거칠게 호흡한다. 저 녀석은 괴물이다. 아무리 타고난 육체가 있다 한들, 이 정도라면… 그 별명이 거짓은 아니었구나 하고 느낀다. 이제 와서 항복할 수는 없다. 결투에서 항복해 살아남은 수인들이 어떤 꼴을 겪는지 똑똑히 보아온 루프레드다. 게다가 그의 자존감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 차라리 죽어서… 이 더러운 세상에 작별을 고하는 거다.
"죽여, 개자식아."
청년이 피 섞인 침을 상대 발치에 뱉어낸다. 길고도 짧은 이세계 생활, 참 좋지 않게 끝나는구나.
아무래도 좋지. 밤보다 어두운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은 대체로 특별한 법이었다. 나는 정리를 끝낸 가방을 끌고 걷기 시작했다. 생각이 바뀌었다. 아직 날이 밝으니, 바로 가기로 했다. 여관비는 이미 냈으니까 괜찮다. 목적지는 제국의 수도. 의문투성이에, 불안하기도 하고, 마냥 믿는 건 좋은 일이 아니지만.
"음, 가볼까요? 즐거울 거 같고."
늘 그렇듯, 영웅의 이야기는 그런 말도 안되는 곳에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이 시원하다. 그 안에는 어떤 노래가 타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