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 (끄덕끄덕) 사실 저는 이세카이로 환생하면 무적권 드래곤 고를거 같습니다. 그래서 드래곤 나이트 보정도 사심을 담아서 좀 넣어봤습니다. 원래는 아예 종족으로 넣으려고도 했는데, 짜다보니까 어라? 이거 너무 내 취향만 담아서 좀 밸런스에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서 폐기했습니다. (TMI)
>>226 야망가 좋습니다 아주 좋아~ 한번쯤 갈고 같기는 한데, 알고서 찾아간다기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어 여기 뭐지 사람이 많네 히히 하고 스윽 들어가는 가능성이 매우 높...ㅋㅋㅋ 그러다가 마주칠 수도 있고 티르주 말대로 티르가 찾아와서 만날 수도 있고 그렇겠네? 내 생각에도 티르가 찾아오는 쪽이 가능성 더 높아 보이긴 해 ㅋㅋㅋㅋㅋ
>>227 그거 아마 시안이가 마왕인거 아는 마족들 사이에서만 도는 소문이 될 거 같지만 ㅋㅋㅋㅋㅋㅋ 아앗 안돼....마쿠즈에게 들켰다간 해피 마왕라이프(?)가 무너져버렷!
>>229 어 여기 뭐지 사람이 많네 하고 들어왔다니 티르가 "어서와, 투기장은 처음이지?" 하면서 맞이해줄 가능성..? 그래도 이 경우엔 처음부터 싸우기보단 룰 가르쳐주고 이용법도 알려주고 할 가능성이 높네요! 티르가 소문 듣고 찾아가면 일단 다짜고짜 싸우려고 하겠지...(절레절레)
-변방의 마왕이라... 들리는 소문으로는 천년 전 사라진 마왕과 똑같이 생긴 악마 소녀가 변방을 떠돈다고 하던데... 클클, 대개 그런 소문은 젊은 놈들의 허풍일 가능성이 높죠. -그게 사실일 가능성 말입니까? 뭐.. 없진 않겠습니다만..
-만약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보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겠습니까? 클클클.
"그 할아범... 내 얼굴 보기 싫어서 구라친 건가?"
티르는 짜증난다는 말투로 혼자 투덜거렸다.
주변을 보면 아무것도 없는 흔한 변방이다. 인간계나 마계가 으레 그렇듯 간간히 민가가 보이고, 농지나 황야가 있는... 별 다를 것 없는 흔한 변방. 그렇기에 티르에겐 이곳이 도무지 마왕이 있을 법한 곳으로 보이지 않았다. 천년 전 홀연히 사라진 마왕 시안 더 페인. 그런 흉악한 짓을 저지르던 마왕이라면 분명 용사에게 봉인당해서 인간계에다서 깨어나던가, 아니면 마왕성 같은 곳에 봉인이 되어있었겠지. 왜 이런 변방에 있단 말인가. 차라리 자기 부하가 자신이 보기 싫다고 구라를 쳤다고 생각하는게 더 설득력이 있었다.
"...말이 안 되는 건 아니군."
투기장을 점거한 뒤로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부하들이었다. 이 기회에 나를 잠시 쫓아내서 그 틈에 어찌어찌 투기장을 빼돌리거나 도망치는 계획을 세운다? 얄팍한 계획이긴 했지만 나름 이치에 맞는다. 그럴만한 충분한 동기도 있었고.
돌아가면 일단 그 부하랑 할아범부터 찾아내서 곤죽을 만들겠다고 생각하며 몸을 돌린 순간 묘한 기시감이 느껴졌다. 과거 돌을 던지며 싸우던 인간들의 그림에 철검을 든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은... 말하자면 주변 풍경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 있는 듯한 기시감.
"찾았다."
그 기시감의 근원지로 눈을 돌리자 발견할 수 있었다.
과거에 사라져버린 악명 높은 마왕, 시안 더 페인. 변방의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외모. 그 외모 덕분에 쉽게 알아볼 수 있었을까.
"돌아가면 매가 아니라 상이라도 줘야겠는데."
티르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저 멀리 보이는 마왕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생각은 없었다. 시안이 피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시안을 들이박을 작정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천년 전, 세상에는 무시무시한 악명을 떨치던 존재가 하나 있었다. 단신으로 가는 곳마다 고통에 찬 비명을 일으키며 끝내는 마왕의 이명을 얻기까지 한 존재였다. 더 페인, 고통의 마왕이라 불렸던 그 이는 어느 날을 기점으로 세상에서 종적을 감췄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존재 자체가 환상이었던 것처럼. 어디선가 죽었다더라는 헛소문조차 없이 그렇게 조용히 사라졌었다.
그 부재의 기간이 지난 천년간이었다.
단 한 사람만이 기억하는 날로부터 천년째 되는 날, 헬하운드 변방의 어느 동굴 깊숙히에서 그녀가 눈을 떴다. 잠든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자라난 마석들이 깨지며 주변에 미약한 파문을 일으켰을지도 모르겠다. 그 탓이었나, 그곳과 가까이 살던 민가를 시작으로 동굴에 잠든 무언가가 깨어났다던가 하는 소문이 돌았던 것도 같다. 그게 돌고 돌아 어느 투기장 주인에게 닿을 쯤, 그녀는 여즉 잠에서 덜 깬 채로 동굴 밖 근처를 서성거렸더란다.
"....흐아아암...."
배고파...
앞으로 닥쳐올 시련은 꿈, 아니 잠결에도 생각하지 못 한 채 그녀는 비실비실 걷고 있었다. 길고 긴 머리가 기어코 바닥에 닿아 끌리고 있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어디로 가야 뭘 먹을 수 있을까, 따위를 잘 구르지 않는 머릿속으로 생각하려 하고 있었던 거다.
느릿느릿 머릿속을 굴려 잘은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 잤으니 근처에서 먹을 걸 구할 데가 있는지 먼저 찾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도달했을 쯤, 그녀의 등 뒤로 두 쌍의 날개가 펄럭 하고 펼쳐진다. 그녀의 몸 정도는 가볍게 감싸고도 남을 거 같은 거대한 날개들은 준비를 갖추자마자 크게 펄럭여 그녀의 몸을 공중으로 훌쩍 날아올린다. 공중, 그것도 제법 높게 띄워진 후에야 그녀는 자신이 날아올랐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누군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는 것도.
그때서야 그녀에게 달려들었던 인물, 티르를 눈치채고 아래를 보며 말했을 터다.
"너어... 누구...?"
아직, 아직도 잠이 다 깨지 않은 그녀의 눈에 그는 갈색인지 검정색인지 모를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 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정도라는 건 당연히 모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아는 사람도 없지만) 지금의 그녀는 적의나 분노보다 저게 누구지 하는 호기심이 앞서고 있었다. 그래서 누구냐고 묻고 무방비하게 그의 가까이로 내려갔다. 자세히 봐야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