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가 자세를 바로 잡으며 스무디를 마시자 화연도 버블티를 빨아마셨다. 동글동글하고 쫄깃한 버블과 달콤한 밀크티가 동시에 입으로 들어가 언제 먹어도 신기하고 재밌는 감각이었다. 대화가 이어질 수록 버블티 속 버블이 줄어들었다. 화연은 마시다말고 빨대를 이용해 버블을 휘져었다.
"소라씨 말대로 보기 드물 뿐이지 볼 수는 있죠."
화연은 그녀의 머리카락이 유전인건지 아니면 후천적으로 고생을 많이해서 그런건지 궁금했다. 하지만 구태여 묻지 않고 넘어가기로 한다.
소라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배배꼬다가 풀자 화연은 그 모습을 보며 괜스레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져본다. 깔끔하게 정리된 그의 머리카락은 특출나게 부드럽거나 풍성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털까지는 아니었다.
"아, 제 질문이 무례했나 보네요. 미안해요. 그럴 의도는 없었어요."
괜한 오해는 만들지 않는 게 좋다. 사소한게 쌓이면 쌓일 수록 나중에 풀기 어려워지니까.
소라가 핸드폰을 만지막거리자 화연도 겸사겸사 휴대폰을 확인한다. 언제나 그렇듯 올라 온 건 쇼핑몰 배달앱, 가족들의 안부 문자 뿐이었다. 화연은 쓴 웃음을 지으며 휴대폰을 넣었다.
"휴일에도 업무 연락이 많이 오나보네요? 소라씨의 직책이 직책인 만큼 섣불리 너무하다할 수도 없고 아예 안 받을 수도 없고 참 곤란하시겠어요."
자리가 자리인만큼 어쩔 수 없다는 듯, 소라는 해탈한 표정을 지으면서 괜히 웃어보이면서 스무디를 다시 쪼로록 빨아마셨다. 허나 딱히 목소리에 불만이 가득하다거나 당장 이 일을 때려치고 싶다 같은 것은 없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약간의 피곤함 정도일까?
이내 그녀는 괜히 두 손으로 깍지를 낀 후에 쭈욱 하늘 위로 기지개를 켠 후 다시 아래로 내렸다. 어느새 그녀가 먹고 있던 스무디는 내용물이 거의 다 비어있었고 바닥이 보이고 있었다. 이내 장난기를 가득 담은 표정을 짓던 그녀는 화연을 바라보며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경찰 생활 쭉 하다보면 언젠가 여기까지 올라올 일도 있을텐데 화연 씨는 저보다는 더 능숙하게 잘 처리하길 바랄게요. 쉽진 않을지도 모르지만요."
이어 그녀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고 그를 바라보며 오른쪽 눈을 살포시 감아 윙크를 보내면서 카페에서 나갈 채비를 했다.
"음료도 거의 다 마셨고, 이야기도 즐거웠어요. 조금 사무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이야기도 나쁘진 않네요. 쉴 수 있을 때 푹 쉬고..다음에 일 할때는 또 일 열심히 해요. 범죄자를 잡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죽일 정도의 일은 하지 말고요. 우리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경찰이니까요."
불꽃은 상대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겠지만 잘못하면 목숨을 뺏기 딱 좋은 능력 중 하나였다. 그것을 이야기를 하면서 소라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했다.
"그럼 좋은 휴일 되세요. 화연 씨."
/일상이 며칠 째 이어지고 있는 만큼 슬슬 끊는게 좋을 것 같아 이쯤에서 막레를 드릴게요! 일상 수고했어요! 화연주! 그리고 저는 저대로 정말로 나가볼게요! 막 나가려는데 답레가 보여서 빠르게 막레를 드리고 가볼게요! 다들 좋은 일요일 되세요!
허어, 영화보러 왔더니 한 사람은 잠들어있고 다른 한 사람은 잠든 사람 구경이나 하고 있었다니 옆자리에 사람 있었으면 이 사람들은 대체 영화관에 뭐하러 온걸까, 하고 궁금해했을거다. 연우씨가 말만 안해주는거지 사실 내가 침을 흘린건 아닐까하고 걱정이 가득해진다. 그래도 봐주고 있었다니 뭔가 기분이 좋은것 같기도 하고 ...
" 연우씨가 그렇다면 그런거죠 뭐. "
방긋방긋 웃으면서 안겨있는 당신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준다. 남들이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이렇게 안아주는 정도야 길거리에서 흔하게 보이는거니까.
" 카레 좋네요. 아마 이 근처에 카레집이 있었던것 같은데 ... 인도식으로 파는 곳이었던 것 같아요. "
카레 좋지. 사실 뭘 먹어도 지금은 좋기 때문에 그녀가 말하는걸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어진 말에 멋쩍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의 말대로 내가 먹고싶은 것보단 그녀가 먹고싶은걸 우선시할테니까. 애초에 뭐든 잘 먹는 편이라서 평소에도 눈에 띄는걸 바로 먹으러 가니까.
" 그럼 저녁 먹으러 가볼까요? "
웃으면서 안고있던 그녀의 손을 잡고서 영화관을 나온다. 시간이 더 지나서 아까보다 더 추워졌기에 가디건만 입고있는 연우씨가 추워할까봐 약간 끌어당겨서 거의 붙다시피해서 걷는다.
>>73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닛?! 그렇다면 했다고 가정하고 달라지는 것을 서술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솔로가 문제라면 그렇게 하면 되는 거라구요! 그 와중에 어른의 놀이..(동공지진) 그리고 흑색 폰이라. 하지만 뭔가 분위기가 어마무시할 것 같아요. 그 폰에는 혹시 가위가 들려져있지 않나요?!
아니 애초에 스크린을 보지 않았으니 기억의 범주가 아닌것도 같았지만. 어차피 영화를 보는것보다. 당신의 얼굴을 보는게 그녀에게는 더 보람찬 시간이었을테니 큰 문제는 아닐겁니다. 이해하기 힘든 영화보다야 말이죠.
"인도식이라, 기대해볼게요."
그녀도 딱히 뭘 가리는 스타일은 아니었기에 ㅡ 물론 이런 경우 오히려 더 결정장애가 될 수 있지만 ㅡ 편한 마음가짐으로 움직였습니다. 편식은 좋지 않은거라고 어머니에게 배우기도 했고요. 그녀는 착한 아이입니다. 그녀는 당신을 따라 영화관을 나서며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려 영화관의 모습을 눈에 담았습니다.
네.. 객관적으로 봐서 그냥 돈 낭비하고 온거 같지만 모른척할까요.
"저 안 추워요."
그리고 곧 그녀는 자신을 당겨서 안고있는 당신을 보며 그렇게 대꾸했습니다. 뭐 붙어있는건 싫지 않았으므로 말은 그렇게해도 떨어질 기색도 없이 당신에게 기대듯이 걷고 있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