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대한민국에는 '나례(이칭: 구나, 대나, 나희)'라는 이름의 할로윈 비슷한 명절이 있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나례의 행사를 주도하는 전문 기관까지 생겨났을 정도였다. 음력 섣달 그믐에 궁중에서 묵은 해의 잡귀를 몰아내기 위해 행하던 행사다. 가정에서는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새로 보수하며, 자정에 마당에서 불을 피워, 폭죽을 터뜨리곤 했으며, 궁에서는 커다란 볼거리를 만들기도 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나례(儺禮))]
매정한 취급은 꽤 익숙한지라 그는 넘기기로 했다. 어차피 그가 지금껏 타 학생에게 매정하게 대한 만큼 돌아오는 법이다. 그는 일단 자신의 갈비뼈부터 사수하기로 한다. 톡 치면 달고나처럼 파사삭 부서지는 유리 몸뚱이를 가진 자의 필사적인(?) 시선이 기본적으로 깔려있으니, 당신의 말이 더 조급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더군다나 당신은 과거 그와 절벽에서 신나는 다이빙을 하지 않았는가. 추종자를 보면 주먹부터 꽂지 않았는가.. 그렇게 알게 모르게 당신은 현궁의 살벌 뱀 주먹, 주궁의 피의 흑표범 주먹, 주궁의 화끈 새 주먹을 이어 백궁의 매콤 여우 주먹이 되었지 않은가….
"하마터면 죽을뻔 했군!"
그는 몸서리를 친다. 상상만 해도 오싹하다. 하늘을 올려다 봐야 하는것이 정상인데 눈 떠보니 하늘이 있으면 얼마나 당황스럽겠는가. 그는 조심하겠다는 양 다음부터는 조금 덜한 방법으로 놀래켜볼까 하는 궁리를 했을 지도 모른다. 각설하고, 얼빠진 소리에 그의 눈이 가늘어진다. 그리고는 "그래, 운동." 하고 운을 뗀다. 아마 이 반응을 여럿 들어본 것 같다. 그럼에도 일말의 화 없이 담담했다. 그는 진심이냐는 시선 이전의 훑는 모습마저 여러 번 겪어 익숙한지 미간도 좁힌다.
"크루시오를 하도 많이 맞아서 뭐라도 해야겠단 생각이 든지라."
다른 사람은 다 참는데 그만 맥없이 픽 쓰러지는게 말이 되냐는 뜻이었다. 이윽고 당신의 트레이닝 얘기에 "10살은 좀 심하지 않나?" 하더니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하듯 골똘히 생각하다 심한게 자신임을 납득하고 만다. 초콜릿 하니까..하는 이 불안함은 납득할 수 없었지만. 가방 안을 확인하는 모습 뒤로 보인 미소에 그가 불투명도 28%의 깐족거림을 봤다. 맛있었냐도 아닌 유용했냐라. 그는 뭔가 말하려다 입을 꾹 다물고는 손을 들어 입가를 가린다. 그리고 시선을 슬그머니 피한다.
"젠장."
진퇴양난이다. 유용하게 썼다고 시인해도 놀림이요, 부정해도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며 또 놀림일게 뻔하다. 장난의 대가가 너무 빨리 다가온다. 그는 입술을 꾸욱 다물며 묵비권을 행사하려다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 그래..화해하는 데 썼지. 아주 유용하게 말입세."
그는 자신의 업보를 시인하기로 했다. 업보가 제법 많기 때문이리라. 어떻게 썼는 지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니까, 가령 그가 먼저 사탕을 먹지 않겠냐 제안했다든지 그런 것 말이다.
2021년의 추억으로 동화학원이 선정되었다고 하시니 너무 기뻐요! 과찬이세요...!!! 으아아 쑥쓰럽다!!!!!! 저 혼자서라면 여기까지 끌고 오지 못했을 겁니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건 다른 분들이 없었다면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전 편지 보낸 분도 다른 참가자분들도 너무너무 감사해요!!
오늘 동화학원 꿈을 꾸었답니다..🤔 엔딩 이후의 시점이었는데, 새 학생들이 나오는 배경이었어요...🤔🤔🤔 벨이는 감 선생님처럼 인간은 흥미롭군! 하는 교수였고 첼이와 매구 사이의 자식을 보고 .oO(정말 흥미롭군!) 이러고 있고..변신술 교수로 렝이가 있었고, 무기 사감님의 뒤를 이어 도술을 가르치는 타타가 있었고, 쭈와 땃이는 가끔 초청 교수로 왔어요..😳 다운이와 수련이는 오러가 되어 있었답니다.🤔
그리고 매구의 포지션인 악역이 학교에 추종자를 보냈는데, 막상 교수진 전체가 .oO(우리 애들은 강하게 클 테니 내버려둘까..)하는 글러먹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어라..😳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는 발렌타인의 말에 그녀는 뭘 그렇게 오버하냐 대꾸하는 것처럼 어깨를 으쓱였을 것이다. 그녀가 지금 매구의 연인으로 있기는 하지만, 아무나 죽이고 그러진 않는다. 죽을 만큼 아프게 하긴 할 거다. 그것도 명분 있는 상대에게만 하니까 나름 신사적이지 않나, 하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 시점에서 아웃일지도 모르지만.
"...선배라면, 한방에 보내버릴지도..."
한순간, 정말로 발렌타인을 메쳐버렸다면 어땠을까 하고 머릿속으로 돌려보고 든 생각이 입 밖으로 새었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말은 나간 후다. 들렸나, 들었으려나? 전혀 숨기려는 기색 없이 눈치를 보고 흠흠, 헛기침을 하는 모습이 세상에 둘도 없이 얄미웠을지도 모르겠다.
화제가 운동으로 넘어갔을 때,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 들은 그녀는 아... 하며 지난날의 발렌타인을 떠올렸다. 일단 백정과 부네-버니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기절했었지. 호리호리하니 약골이겠구나 싶었지만 설마 그 정도일 줄이야, 하고 감탄했었다. 납득이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런 말은 트레이닝 받고 버틴 다음에나 하세요. 솔직히, 10살 때 제가 지금의 선배 정도는 마법 없이도 이길 수 있을 거 같거든요?"
벗어난 직후라면 팔팔했으니 말이다. 아마 몸통박치기 몇번만 해도 퍼펙트로 이기겠다며 여기서 살짝 깐족댄다. 그 다음에 할 말에 비하면 이건 깐족 축에도 못 꼈지만.
"흐음, 헤에, 그렇군요. 유용하게 쓰셨군요~?"
좀전까지 성내고 짜증냈던 사람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말투와 표정이 사악 바뀌며 순식간에 깐족 모드로 돌입한 그녀. 잠깐 사이에 업보를 돌려받은 발렌타인을 보고 히죽히죽, 키득키득 웃는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하고 연신 중얼대기도 한다. 언뜻 보기에 그 반응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가 싶겠지만 그녀의 깐족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얄밉게 접어 웃는 눈으로 발렌타인을 빤히 응시하면서, 쿡 찍듯이 말했다.
"그러니까, 화해를 위해 선배가 먼,저, 들어서 권했다 이거로군요? 어땠으려나. 맛있는 걸 받아왔으니 이거 먹고 기분 풀자, 이런 느낌이었으려나요? 아, 그냥 주면 화해하기엔 조금 부족했을지도 모르니 다른 방법을 썼을지도 모르겠네요? 무슨 방법을 썼으려나, 뭘 하면서 줬으려나요?"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말은 하는데 표정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고 하고 있었다. 그런 말투 그런 표정을 한 그녀가 발렌타인을 매우 지그시 응시하고 있었다. 반짝이는 금안이 흡사 먹잇감을 찾은 짐승의 눈 같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