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라면 아예 모른척 했을터. 자연스럽게 당신을 부르게 된 자신의 변화를 그녀는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깔끔하게 어쩔 수 없다고 일축해버린것은. 그래도 이대로 가버리진 않을거 같다는 딱히 근거없는 예상 때문이었습니다. 당신에겐 미안하지만 그냥 가버리면 또 그건 그것대로 괜찮다고 넘어갈것입니다.
"....."
그러는 와중에 당신이 보고있는 상품으로 그녀의 눈이 움직였습니다. 마녀의 호박.. 주스? 생소한 그건을 보며 그녀는 저절로 고개를 기울였습니다. 그녀는 액괴라는걸 애초에 모르거든요. 신문물을 바라보는 표정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그러고 연우가 홀라당 떠나버렸으면, 사민은 으악 소리를 내며 허겁지겁 연우 옷을 끌어당겼을 것이다. 그리고 사과를 했겠지. 다행히 연우는 아예 떠나지 않았고 사민에게 다가왔다. 사민은 주춤주춤 꽃게걸음으로 자리를 양보해주고... 부끄러운지 품에 집었던 슬라임을 다시 진열대에 올려놓았다. 아무래도 이 나이 먹고 슬라임을 좋아하는 건 사민 입장에서 아무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때 마침 지나가던 학생과 어머니가 "엄마, 나 저거 살래.", "안돼, 저런 게 뭐가 쓸모가 있다고 그러니. 환경에도 안 좋아." 주거니 받거니 하는게 들려왔다.
슬라임? 그녀는 이게 슬라임이라는거구나. 하고 태연한 표정으로 가격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가격은 엄청 저렴하네 하고 할로윈 에디션중 비싼것만 몇개 담았던가요. 그래봤자 얼마 되지도 않은 가격이었으므로 그녀는 환경에도 안좋니 뭐니하는 이야기를 뒤로한채 당신을 바라봤습니다. 갑자기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당신이었지만 남의 기분을 이해 못하는 그녀는 그렇구나~ 할 뿐. 대신에 근처 가판대에서 케이스와 슬라임을 계산한 그녀는 그중 하나를 당신에게 건넸습니다. 분명히.. 호박주스던가요?
"소품으로 필요한거에요?"
그녀는 어차피 잘 몰라서 자신은 많이 필요없을거라고. 계산을 하고나서야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당신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노력'만'. 그는 잔소리는 듣기 싫은지 금색 눈 데굴 굴리고 시선을 슬쩍 피했다. 할아버지라니,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는 늙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평생 젊고 싶은 생각도 없고. 적당히 살다 적당히 떠나면 참 좋을 텐데 인간에겐 수명의 조절 따위는 없었다. 기껏해야 이런 방식으로 확률에 기대 깎는다면 모를까.
"지금 아저씨 늙은이 취급 한 건 아니지?"
그는 알데바란을 빤히 쳐다보다 농담이라는듯 손을 휘 내저었다. 늙은이는 맞으니 달리 부정할 말도 없었기에. 그는 태연한 답에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눈짓을 보였다. 불 붙자 허리 세우고 연초 깊게 태우며 다시금 연기 뱉으려던 그는 알데바란의 천진한 질문에 고개를 홱 돌렸다. 콜록거리는 소리 몇번과 새하얀 연기가 흐려졌다.
"뭐? 맙소사!"
요즘 애들은 이런게 뭐가 재밌단 건지! 그는 이해하기 어려운지 눈가에 고인 눈물을 허공을 쳐다봐 깜빡여 스며들게 하곤 다시 연초를 입가에 가져다댔다. 이상한 생각이라니. 신께 맹세코, 일절 하지도 않았다. 그는 괘씸한지 눈을 굴려 알데바란을 노려보듯 했다. 그리고는 어린애 장난에 어울리듯 연기를 허공에 뱉으며 눈을 천천히 감곤 중얼거렸다.
"선배 부자예요? 이렇게 비싼 걸 어떻게 한 번에 담아요. 이게 뭔지는 알아요? 그냥 손으로 몇 번 주무르고 관리 못하면 한 달, 길어도 6개월은 못가는 거라고요. 엑티베이터라고 아세요? 그것도 사셔야하는데 그거는..."
아무래도 관심 없다는 사람의 설명이 아니다. 줄줄줄 말을 늘여놓고 연우 품에 엑티베이터에 슬라임은 종류별로 가지는게 좋다며 크런치류, 클라우드류, 버터류를 고루고루 섞어 추천해주었다. 후, 이렇게 슬라임을 즐겨할 동지를 찾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 이게 아닌데. 사민은 뿌듯한지 이마를 소매로 닦다가, 아차 싶었다. ...이렇게 된 이상 즐겁게 편승해서 자신도 슬라임 하나를 산다. 부모님이 왜 이런 걸 사왔냐 하면 직장선배가 사줬다고 구라쳐야지.
"헉, 귀엽네요. 거기에 호박 그립톡을 추가하면 잘 어울릴 것 같, 쇼핑이요?"
사민은 낭비벽이 좀 있었다. 아마 어렸을 적부터 꽉 잡혀산 경험이 없었다면 이곳을 쓸어담고 있지 않았을까. 아무튼 자신은 그렇게 낭비를 못하니 연우에게 수마를 끼쳐왔다. 슬라임을 이것저것 추천해준 것도 그렇고 금세 관심을 돌려 그립톡을 구경하는 것도 그렇고 제법 즐기고 있다. 그런데 쇼핑 제안이라니. 사민이야 좋았다.
"뭐 사시고 싶으신데요? 저야 좋죠. 할로윈 시즌이니까 저도 분위기를 좀 내보고 싶어요. 사탕도 좀 사보고..."
연우의 평소 성격을 잘 몰랐기 때문에 사민은 평소와 다른 연우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 하나도 모르는 분야였기에 그녀는 미소는 짓고있었으나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엑티..? 이것저것 추천해주는 슬라임을 일단 전부 사고. 음, 벌써부터 양이 조금 많아진거 같아 그녀는 일단 어딘가에 문자를 남겼습니다. 잠시 후 누군가 와서 짐을 가져간거 같기도 했지만.. 기분탓일겁니다.
"뭐 어차피 한끼값도 안되는걸요."
여기서 알수있지만 그녀의 금전감각은 남달랐습니다. 워낙에 금수저인것도 있지만 어머니도 이런쪽으로 딱히 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녀가 돈을 쓸때는 그래도 어느정도 의미가 있으니까 쓸때가 대부분이었고 단순 호기심으로 충동구매를 하더라도 일단 쓰기는 했습니다.
"그러네요, 이런거라던가."
사실은 아까보고 궁금했던게 있었기에. 그녀는 갑자기 뭔가를 집더니 그것을 당신에게 씌워줬습니다. 무엇인가하니 할로윈 분쟝용 머리띠. 정확히는 악마의 뿔 (미니) 버전이었습니다. 당신에게 씌우고 그것을 본 그녀는 어느새 반응도 전에 사진을 찍으려하며 미소짓고 있었죠.
시선을 피하자 일부러 따라가며 눈을 마주치려고 했다. 그는 끈질긴 구석이 있었다. 정작 자기가 잔소리를 들으면 자리를 피하거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으면서. 조금 비겁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지 않나? 사람으로써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을쎄. 늙은이 까지는 아니야."
조금 나이 든 사람 취급을 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애쉬가 농담이라는 듯 손을 내저으면 조금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었겠지. 가볍게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 애쉬가 사레가 들렸는지 콜록거리며 기침을 내뱉자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반응이 재미있다. 놀릴 맛이 난다고 해야하나. 애쉬의 반응은 그의 장난기를 더욱 돋굴 뿐이었다.
"전혀 안 했다고 하기엔 방금 사레들린건 뭐야?"
그는 한 발자국 애쉬에게 다가가 빤히 시선을 맞추려고 했다. 담배 한 모금을 들이마셨다가 검지와 엄지로 잡고 내린 다음, 숨을 가볍게 내뱉으며 아래로 연기를 내쉰다. 지금은 자신에게 어울려준다는 듯 했지만 그는 애쉬가 잠시 그를 노려봤던 것을 잊지 않았다.
"정말 이상한 생각 안 했어?"
어느새 취조하듯 되었지만, 말했다시피 그는 끈질긴 면이 있었다. 피식피식 웃으며 애쉬가 다음에는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었다.
"한끼로 대체 뭘...? 아니 그전에 누가...? 혹시... 댁에 집사가 있고 그런가요?"
사민은 급격히 조심스러워졌다. 내가 귀하신 아가씨 입에 감히 1인분 8000원짜리 부대찌개를 먹인 대역 죄인인가? 사민의 눈이 마구 흔들렸다. 사민도 부족하게 산 편은 아니었지만 금전감각은 평범한 사람들의 것과 결을 같이 했다. 새롭게 직장을 옮기고 봉급이 올랐어도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사민은 눈을 빠르게 끔뻑끔뻑거리다가.... 속수무책으로 연우가 씌워주는 대로 악마의 뿔을 썼다.
"엇, 이게 뭐예요?"
사민은 펄쩍 뛰며 눈을 위로 굴렸다. 사실 사민은 할로윈 코스튬이니 뭐니 챙겨본 기억이 없다. 해봤자 초등학교 시절 태권도 학원에서 했던 파티가 다라고 해야할까. 그래서인지 이 상황이 몹시 겸연쩍었다. 싫은 건 아니고, 단지 부끄럽다고.
"저는... 천사 아닌가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제가 말실수 한걸 깨닫고 사민이 급하게 변명했다.
"제말은~! 제 이미지가 악마보다는 천사에 어울리지 않나해서요. 경찰이기도 하고, 이름도 그, 아니 아무튼 제가 착하고 밝고..."
천사든 악마든 일단 나르시스트처럼 보인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사민의 눈도 이리저리 굴러갔다. 얼굴은 열이 올라 붉어진 상태였다. 에라 모르겠다. 악마 머리띠 옆에 천사링 머리띠를 홀라당 집어 연우 머리에 올려놓았다. 흐... 그제야 사민이 만족스럽게 숨을 내뱉었다. 확실히 북적이는 교차로에서 둘이 이러고 있으니 좀 덜 쪽팔리고...
유우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를_나타내는_한마디 삶은 죽음에 의해 완성 된다 자캐가_먹방을한다면_메뉴는 매번 샌드위치에요 자캐가_잘_참지_못하는_감정은 아무래도 분노일까요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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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처음_보는_사람에게_자캐는_먼저말거는편_vs_말걸때까지기다리는편 불쑥 말 걸기도 하지만 그다지 필요성을 못 느끼면 조용히 있어요 351 자캐는_위로받는_것에_익숙한가 익숙해요 하지만 익숙하다는 건 무얼까요 그만큼 핍박을 흔하게 들어왔다는 걸까요 유우카, 이야기해주세요! #shindanmaker #자캐썰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