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가_살아있는_생선을_손질한다면 > 아 이거..애조씨 살아있는 생선 장갑 끼고 딱 잡는데 퍼덕거려서 아악 비명 지르고 칼 놓칠뻔 하고..그런게 떠오르네. 이제 맘 잡고 기절시키려 하는데 때려도 애가 기절 안 되고 퍼덕거리니까 "어떡해요..애가 기절도 안 해.." 하고 반쯤 우는데 손은 계속 칼등으로 생선 머리 세게 때리고 있음..눈 한번 크게 패서 물고기 퍼더덕거림.. 결국 심호흡 크게 하고 칼로 목 댕겅! 하고 내리쳐서 보내주지 않을까... 다시는 생선 요리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편지를_받은_자캐의_모습 > 응애 알데에게 펜팔이 왔던 시절! 애조씨의 삶의 낙이었다.😎 편지가 오면 기뻐서 읽어보지 않을까? 이번엔 어떤 과자를 보내줄까 하면서 이것저것 준비할 것 같아.
차 경위님이 강아지를 좋아하시는 줄은 몰랐어요, 라고 덧붙이려던 그녀는 곧 생각을 바꾸었다. 굳이 강아지가 아니어도 셀린을 대하는 태도로 미루어 보아 상대는 의외로 동물을 좋아하는 편일지도 모른다. 생각지도 못한 상대의 일면을 알게 된 기분이었다. 어쩐지 귀여운걸? 강아지를 좋아하는 차 경위님이라니.
"저야 뭐, 별 특별한 건 없죠. 아, 내일쯤 해서 잠깐 본가에 내려갔다 올까 생각 중이긴 해요."
어찌 되었건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제법 길었으니 모처럼 부모님과 동생의 얼굴을 보고 오는 것도 좋을 것이다. 스카웃된 이후로는 제법 바빠 한동안 간간히 연락만 하는 정도였다. 하루 정도 자고 오면 부모님도 분명 좋아하시겠지.
"그나저나, 여기 강아지들 너무 귀엽지 않아요? 전 작은 강아지들이 그렇게 귀엽더라구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뒤 잊지 않고 간식 값까지 지불한 그녀는 곧 예성의 옆 테이블에 앉아 간식 봉지를 뜯었다. 뭐 뜯는 소리만큼은 귀신같이 알아듣는 강아지 몇 마리가 이쪽을 바라보며 간절한 눈빛으로 꼬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그녀는 웃음을 터뜨리며 간식을 나눠 주기 시작했다. 아, 역시 오길 잘 했어.
"다른 지역에서 오셨나보죠? 그 관련은 소라 선배에게 딱히 들은 게 없어서.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요 근래 모두들 예외없이 계속 바빴으니까요."
물론 그렇다고 매일 바쁜 것은 아니었으나 커다란 사건을 세 개나 해결한 후였다. 이런저런 보고서나 뒷처리 등등 해야 할 일이 적은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거기다가 일이 없다고 해서 마냥 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던만큼 이번 휴가는 어떻게 보면 모두에게 있어서 적절한 타이밍에 온 휴식타임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적어도 예성에게는 그랬다.
강아지들이 너무 귀엽지 않냐는 그 물음에 예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직장에서는 그다지 짓지 않는 미소를 아낌없이 비추면서 그는 바로 자신의 무릎 위에 올라오는 하얀색 강아지의 몸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반대편 손에 간식을 올려 그 강아지의 입가로 가져갔다. 꼬리를 정말로 빠르게 흔들면서 먹는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엽게 비쳤기에 예성은 좀처럼 강아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너무 귀엽지요. 그래서 지금처럼 길게 쉬는 날이 있거나, 혹은 그냥 정신적으로 좀 피곤하면 오는 편이에요. 여기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는 고양이 카페를 갈 때도 있고, 또 어쩔땐 조금 거리가 멀리 떨어진 곳이긴 한데 이런 곳이 아니라 아예 농장처럼 바깥의 공간을 개장해서 강아지와 뛰어놀 수 있는 느낌의 카페도 있는데 그곳으로 가기도 하고요. ...강아지 좋아하면 언제 한 번 가보세요. 운동하기도 좋고, 같이 뛰어놀기도 좋으니까요."
물론 앉아있는 것을 좋아한다면 여기가 제일 나을 거라는 말을 덧붙이며 예성은 그녀가 간식을 나눠주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테이블에 내려놓은 자신의 음료를 집어든 후에 빨대로 한 모금 흡입했다. 호기심을 가진 강아지 몇 마리가 자신도 달라는 듯이 눈빛 공격을 보냈으나 예성은 단호하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안된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그건 그렇고 수고하셨습니다. 저번 사건도. ...다들 너무나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소라 선배가 정말로 만족스러워했습니다. 물론, 현 상황이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여러분들의 공은 확실하게 인정하고 있으시거든요."
이런저런 고생이 많기는 상대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단은 상사의 입장에 있는만큼 분명 처리해야 할 업무도 더 많을 것이고, 현장에서도 여기저기 자주 들여다봐야 할 테니. 뭔가 저번 현장에서는 노가다를 뛰느라 바빠 보였는데, 아마도 기분 탓이겠지. 그러니 상대 또한 이참에 충분히 푹 쉬어 주는 편이 좋을 터였다.
"와, 강아지 진짜 좋아하시나 봐요."
그 미소를 보고 나서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야, 팀이 결성된지도 나름 시간이 지났지만 저렇게 미소짓는 얼굴은 처음 보는걸. 누가 봐도 진심으로 애정하는 대상을 내려다보는 눈빛이었다. 하긴, 저 강아지가 여기 있는 아이들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귀엽게 생기긴 했다. 나중에 내 무릎으로는 안 와주려나? 나도 간식 있는데. 힝...
"뛰어놀 수 있는 데도 너무 좋죠. 나중에 꼭 한 번 가 봐야겠는데요?"
애견 카페가 아닌 이른바 애견 농장이라고 해야 하려나? 그쯤 되면 카페는 이미 이용당했달 수준이다. 강아지들과 잔디밭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니, 분명 천국이나 다름없겠지. 만약 강아지를 키운다면 그런 데 데리고 가도 좋을 텐데요, 라며 덧붙였다.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경찰인 이상 강아지는커녕 반려동물은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에이, 뭘요. 전 딱히 한 것도 없는데요."
무릎에 앞발을 걸쳐놓고 헥헥거리는 갈색 푸들을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겸손함 따위가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었다. 사건의 수사에 있어서 뭔가 특별한 공로를 세운 기억은 없고, 그렇다고 해서 막간에 발생한 작은 전투에 크게 도움이 된 것도 아니었으니. 나, 설마 잉여 인력인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