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랄한 목소리에 눈을 들자 눈앞에는 자그마한 소녀가 있었다. 파란색 눈에 갈색 머리카락, 그리고 이 목소리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있는데...이 진료실을 쓰는 의사는 가끔 이상한 환자에 대해 투덜거리곤 했다. 인간의 한계를 넘도록 몸을 움직였는데도 몸상태는 기이할 정도로 멀쩡하다는. 슈란은 들고 있던 샤프펜슬을 토도독, 문제집 위에 치며 소녀에 대해 생각했다. 어디서 본 적이 있나?
"아!"
그런 생각은 네베 때문에 멈춰버렸다. 해맑게 외치는 얼굴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슈란은 이마를 짚었다.
"네베."
이름을 부르자 네베는 흠칫했지만, 곧 지지 않고 대꾸했다.
"어...아냐, 슈우! 왜냐면 나 보이는걸, 저 아이에게도..."
소녀는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슈란의 앞에 앉았다. 슈란은 그런 소녀도, 네베도 골치가 아팠다. 자기가 어딜 봐서 의사 선생님이지? 가운도 안 걸치고 있는데 말이야. 일단 이 여자애가 누구든 간에 별로 머리가 좋지 않다는 점만은 확실하다고 슈란은 생각했다. 슈란은 마냥 밝기만 한 파랑과, 마스코트를 발견했는지 기분이 붕 뜬 네베를 번갈아 보다가 파랑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제가 의사처럼 보이세요?"
그렇게 보일 생각은 없었는데.
"여기 의사가 아직 안 와서요. 저도 의사한테 볼일이 있는데..." "저기 슈우, 인사해도 되지? 응?" "이미 들킨 거 너 알아서 해."
슈란은 네베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말했다. 슈란의 눈은 여전히 파랑에게 머물러 소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슬쩍 훑는다. 분명 낯익다. 염증? 정형외과, 키가 조그만한 여자애...슈란은 문득 샤프를 놓았다.
"너 그 애구나."
과거 슈란은 연파랑이라는 운동선수에 대해 들은 바 있다. 그래봐야 학생이지만. 키도 작은 애가 전국체전을 휩쓸고 다닌댔나, 그런 애가 중학교에 들어왔다는 소식은 슈란이 원하던 것은 아니었는데도 자꾸만 들렸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얘기하는 통에 그냥 응 나도 알아, 하고 대답하고 편해지려고 이름을 외워 두었다. 그 이름을 뜻밖의 장소에서 들었다. 바로 여기에서.
>>794 오...이건 또 흥미롭네요 포교도 아니고 무신론에 종교는 싫지만 모두가 웃는 날을 위해서...? 뭔가 페이트 아포크리파에 나오는 시로도 생각나는 것 같고 궁금합니다...아앗어쨌든
저 사실은 마스코트에서 시작되는 선관을 생각해 보았어요 왜냐면 주디네 니티도 곰인형이잖아요..! 네베랑은 생긴 게 다르지만 어쨌든 곰인형이니 동족 아닐까하는...날조 ㅋㅋㅋㅋㅋ 막 그냥 주디가 사는 성당을 지나치다가 네베가 자기 닮은 친구를 보고 뭣도 모르면서 인사하는 상황...그렇게 만나게 된 주디와 서란이...괜찮으실까요
고등 과정과 대학 그리고 대학원으로서 교육 기관을 겸하며 내/외국인의 관계 없이 누구든 비용과 능력만 있다면 입학이 가능한 약간은 특별한 학교. 비용은 입학하려는 인물의 능력 심사에 따라서 장학금이라는 형식으로 면제되게도 한다. 기본적으로는 등교 제도지만 전용 기숙사 또한 운용하고 있으므로 학생이라면 누구든 원한다면 기숙사를 신청하여 승인을 받으면 활용할 수 있으며 주로, 내국에 장기간 생활하려는 거처가 없는 외국인 학생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학교에 대한 설정을 생각해보았습다만 이것이 정말 괜찮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바꿔야 될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이상 의사소통이 공회전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떤 푸른 알의 형체를 한 마스코트는 파랑의 주위를 가볍게 한 바퀴 붕 하고 날아 가볍게 이마를 톡 쳤다.
적당히 좀 알아들어.
제 딴에는 난데없이 이마를 가격당했다고 생각한 파랑은 눈 앞을 보란 듯 날고있는 자신의 마스코트를 쏘아 보고 싶었지만, 대화를 하다 갑자기 허공을 노려보는 태도를 마법소녀가 아닌 일반 사람에게 보이는 것은 지나치게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는 것 까지는 어떻게든 머리가 돌아갔는지 곁눈질로 진뢰 쪽을 한번 흘긋 보고 다시 슈란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제야 와서 보니 눈 앞 소녀는 길쭉길쭉 어른스러워 보이긴 했지만 확실히 의사나 간호사같은 병원 관계자와는 거리가 먼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 말하는 곰인형. 테디베어라고 하기에는 음성녹음의 퀄리티가 지나치게 높은 느낌이었다.
파랑이 겨우 눈앞의 상황에 따라가기 시작했을 즈음 먼저 입을 뗀 건 상대, 슈란 쪽이었다.
"어! 어떻게 아셨어요?! 그러고보니 낯이 익은데...“
겨우 이해가 따라잡히나 싶었는데 새로 들어온 정보에 한층 더 소용돌이치는 그녀의 사고회로였다. 슈란이 자신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 새로 온 의사선생님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마법소녀였다는 것, 그러고 보니 어딘가 낯이 익다는 것. 어느 정보를 중점으로 기억을 되짚어야 할지 갈팡질팡하며 판단을 내리지 못하던 찰나 진뢰가 보다못해 한 마디를 끼워넣었다.
저번에 카페에서 언뜻 본 적은 있어. 계약자는 모르겠지만, 마스코트 쪽이 디저트를 맛있게 먹고있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서 말이야.
그나저나 파랑에게도 낯이 익다는 말이 나오다니. 계약자끼리 대화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기에 진뢰는 다소 위화감을 느낀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파랑이 주위를 잘 살피지 못 하는 만큼 그 역할을 대신하는 진뢰였기에 두 사람이 대화를 하는 모습을 모았다면 기억하고 있었을 법 한데, 떠오르는 정보는 없었다.
설마 저 동그란 게 마스코트였을 줄이야. 저런 마스코트는 처음 본다. 보통 마스코트라 하면 동물의 형태를 갖추기가 일반이다. 저런 알의 형태는 처음 보았다. 네베는 신기한지 연신 방글거리며 알에 손을 뻗고 있다.
"옷 보고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대단하다 싶긴 하네." "안녕! 나는 네베야! 얘는 슈우-란이야!"
벌써 1년이니 길다면 긴 시간임에도, 네베가 슈란의 이름을 한 번에 부르기는 요원하다. 슈란은 아무리 가르쳐도 나아지지 않는 네베의 언어 감각을 한탄하며 정정했다.
"슈우-란이 아니라 슈란이야. 리우 슈란." "나는 슈우라고 부르고 있어!" "안 물어본 거에 대답하지 말라고 했지." "그치만..."
네베는 뭔가 반박하려고 했지만, 이어진 파랑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네베는 뭔가 말하는 대신 둥실 떠올라 파랑의 주변에 날아다니는 진뢰를 관찰했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진뢰를 보던 네베는 알에 대고 말을 건넸다.
"저기, 너는 이름이 뭐야? 나 만져도 돼? 정말 예쁘게 생겼다!"
그런 와중에 파랑은 슈란더러 공부 잘하는 부자 선배란다. 틀린 말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으나 참 단순한 평가다 싶다. 어쨌든 그 얘기를 주워들은 건 슈란 뿐이었다. 파랑은 슈란을 알 리가 없었다. 어떻게 알았냐고 되물은 것도 당연하다. 슈란은 자기의 낯익음이 일방적인 것임을 이내 깨달았기 때문에, 파랑이 자신에 대해 적어도 객관적인 사실만큼은 알고 있다는 것이 조금 의외였다.
"나를 아니?"
게다가 이 애도 마법소녀였다니. 놀랄 노 자의 연속이다. 이 동네엔 순 마법소녀들 뿐인가, 하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지. 그 아이도 이 동네에서 살았다면 마법소녀가 될 수 있었을까, 그랬다면. 슈란은 쓸데없는 생각을 치워버리기 위해 말했다.
"나는 네 이야기를 조금 들은 적이 있어서 알고 있어. 넌 나를 모를 줄 알았는데."
/여기까지 답레 드리고 오늘은 퇴근하겠습니다~! 천천히 주시면 내일 확인할게요!! 여러분 다들 잘 자요~
>>811 아 이것만 얘기하구 가야징 ㅎㅎ 네베의 모티브는 마법사 프리큐어에 나오는 모후룬이에요 목소리도 비슷한 느낌으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슈란은...약간 낮은 피치의 시크계 목소리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은데...뭔가 목떡을 찾아놓은 게 없네요ㅋㅋㅋㅋ 아무튼 그렇습니다 한국성우분들 중에서라면 악역계의 양정화 성우님 느낌이 아닐까..!!
자기도 알기는 아는구나, 슈란은 생각하며 머리를 기울였다. 머쓱해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영락없는 어린애인데, 몸의 생김새를 보면 운동하는 사람인 게 딱 티가 난다. 그래도 이런 어린애일 줄이야. 슈란은 그 때 들리던 대화와 체전을 휩쓸었다는 소리를 듣고 상상하기로, 좀 더 좋은 체격의 인간일 줄 알았다. 그럼 이 애는 이런 앳된 얼굴으로 그런 말을 들었던 건가. 네베가 작은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듣고 슈란은 파랑을 보던 눈길을 올렸다. 아까까지 알이었던 것이 커다란 새로 변해 있다.
"진뢰! 나도 만나서 반가워!"
네베는 입을 헤 벌리고 있다. 저렇게 보니까 발톱에 잡아채져 가도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파랑은 학교에서 자신을 몇 번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아마도 졸업생을 중학교에서 불렀을 때의 얘기려나. 슈란이 파랑의 얘기를 듣는 동안, 네베는 고개를 갸웃거려가며 기어코 새를 만져보려고 용을 쓴다.
"깃털 정말정말 예뻐 보여, 쓰다듬어도 괜찮아?"
사람들은 남말 하기를 왜 그렇게 좋아할까? 슈란은 누구인지도 모르겠으나 자기 얘기를 떠벌린 교사에게 화가 났다. 내 말은 내가 하는데 왜 내 얘길 못해서 안달일까, 선생들이란 하여간에 곤란한 족속들이다. 나를 아는 사람이면 몰라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애한테 집안사정까지 구구절절 떠들었다니. 슈란은 숨을 길게 내뱉더니 입꼬리만 올려 웃었다.
"별 얘기를 다 들었구나. 누가 그렇게 열심히 소개해줬는지 몰라도 고마움에 몸둘 바를 모르겠는데."
어디까지 말하는 게 좋을까? 슈란은 잠시 고민했다. 왜 네가 아직까지 운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어야 하나? 분명 그 때 슈란이 듣기로 파랑은 절대 운동에 복귀하지 못할 거랬다. 그런데 어째서 향후에도 파랑의 소식이 중학교를 통해 간간이 들려오고 있으며, 오늘 병원에 오기도 운동선수가 정기적으로 받는 검진을 받기 위해서인 듯한지. 결국 슈란은 간단히 대답했다.
"너만 내 얘기를 들은 건 아냐. 나도 네 얘기를 많이 들었지. 웬 어린애 하나가 다른 것도 아니고, 격투기 대회란 대회는 다 우승하고 다녔다고. 너는 꽤나 학교의 자랑이었어..."
지금도 그런 것 같지만, 도통 어떻게 그런지를 모르겠네. 슈란은 대신 다른 말을 했다.
"네가 마법소녀인 건 몰랐지만."
아, 혹시? 슈란은 그렇게 말하고 나자 스스로도 눈치채는 바가 있어서, 입술을 앙 다물었다.
/괜찮아요! 천천히 돌리자구요 0.< >>821 ㅋㅋㅋㅋㅋㅋㅋㅋ 전뢰 쨩이 츳코미 역할 맡는 거 너무 좋아요 둘이 사이좋은 콤비네요 ㅎㅎㅎ
「오늘은 실시간 이벤트가 있어. 보통의 다른 스레에서 하는 방식과는 다르니까 잘 알아 둬.」 「이벤트 진행 레스는 8, 9, 10시, 11시 총 네 차례에 걸쳐서 올라가. 그리고 거기에 각자 반응을 하거나 말거나는 자유야.」 「반응은 각 시간 정각까지(너무 빡빡하게 안 잡으니까 걱정 마) 받은 다음에, 거기에 대한 진행레스가 정각을 좀 지나서 올라오는 구조야.」
「이벤트는 특정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철저히 자율.」 「예를 들어 이벤트 레스가 거대한 엑시트가 나타났다! 라는 내용이라면 그걸 퇴치하러 가거나, 곤경에 처한 시민을 돕거나, 식사하다가 다른 마법소녀한테서 뒤늦게 이야기를 듣는다거나 할 수 있겠지?」 「그냥 일상을 돌리고 있어도 상관없고. 바라기시의 모든 마법소녀가 연루될 만한 사건이 항상 일어나진 않잖아.」
「중요한 건 어떤 내용으로 각자 이야기를 전개할지 서로 상의한 다음에 반응하는 것. 즉 따로따로 반응하지 않아도 돼.」 「예를 들어서 '같이 밥 먹다가 소리를 듣고 나가는 걸로 하죠!' '공격에 맞아서 다친 걸 그쪽 캐릭터가 도와주는 건 어떤가요?' '이러이러한 연계 필살기를 써요!' 이런 식으로. 물론 그 과정에서 동료를 구하는데도 대놓고 소외되는 사람은 없도록 부탁해.」 「아무튼 이벤트 자체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마법소녀와 교류하는 기회로 여겨 주는 것도 좋겠다는 바람이야. 사건보다는 관계가 중심이 되는 스레가 목표니까.」
호수의 수면 밑에서, 책상 밑, 지하철의 빈자리, 호주머니 깊숙이, 보도블럭 사이, 호롱섬의 등대 아래서 검은 연기는 피어오르고 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이것은 언제나처럼 밤의 시작을 알리며 등장하는 '초저녁 엑시트'들이고, 조만간 마법소녀들이 들이닥쳐 비명소리가 울려퍼지기도 전에 해치워 버릴 약한 골칫거리들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싫어⋯⋯!
"으랏-" 거대한 해머가 노란 빛의 궤적을 내며 지하철의 폐선로 바닥을 강타했다. "차아-!!!"
오늘도 활동 중인 해피니스☆해머는, 별 모양 해머 자국이 찍힌 크레이터에서 먼지와 함께 연기를 풍기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땀을 닦으며 접근하면서도 그녀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방금 짜부러뜨린 것은 단단한 갑피를 지닌 토끼와 곰이 미묘하게 합쳐진 모양의 엑시트였지만, 그 안에 뭉클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닿는 것이 분명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크레이터 중심에는 토끼곰 인형이 찌그러져 있었다. 트럭이 들이받는 파워로 내리쳤기 때문에 그 형태는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터진 솜털과 실밥이 '인형'이라는 인상을 풍겼다.
"이것도 스타라이트가 얘기한 '사물 엑시트'⋯⋯."
해머는 검은 기운이 뚝뚝 흘러나오는 인형을 주워 들어 가까이서 쳐다보고는, 선로에다 도로 휙 던져 버렸다.
버려지기 싫어⋯⋯!
뒤돌아서 플랫폼으로 올라오려던 해머가, 순간 뒤에서 무시무시할 정도로 막대하고 불길한 기운이 퍼져 오는 것을 느끼고 잽싸게 뒤돌았다. 그러나 도로 살아난 토끼곰 인형의 엑시트는 강하게 치고 선로 바깥으로 도망쳐 갔다. 뒤로 3미터 가까이를 밀려나 간신히 자세를 가다듬은 해머는 소리쳤다.
"큰일났다, 저쪽은 출구야!"
잠시 후 오후 8시 경.
바라기시 중부 교차로의 맨홀이 거칠게 떨리더니, 기괴한 모습으로 변화한 토끼곰 인형의 엑시트가 아스팔트 바닥을 찢고 지상으로 튀어올랐다. 공중에 떠오른 자동차들은 다시 바닥에 떨어져 부서지고, 눈을 질끈 감은 운전자와 행인들은 그새 나타난 마법소녀의 보호를 받아 바닥에 부드럽게 착지하자마자 도망쳐 갔다.
더 이상 인형 엑시트는 인형의 모습이 아니었다. 머리가 찢어져 비대칭이 된 모습에, 카드, 동전, 털장갑, 신분증, 지갑 등이 자석처럼 엉겨붙어 거대하게 몸집을 불린 기괴한 외형. 엑시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듯 아가리에서 끈적한 푸른빛 타액을 흘리며 크르르 소리를 냈다. 마법소녀가 둘러싸고 대치했다.
무언의 신호와 함께 마법소녀들이 마법의 포화를 퍼부었다. 대형 엑시트는 자욱한 연기에 모습을 감추더니, 이윽고 먼지를 헤치고 뛰쳐나와, 닥치는 대로 턱에 걸리는 신호등과 다리에 채이는 자동차를 걷어차고 물어뜯으며 대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오후 8시, 크리스에겐 아직 그리 늦지 않은 시각이었지만, 오늘은 조금 급한 상황이었다. 다름 아닌 시내에서 엑시트가 나타났다는 얘기를 그릴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크리스는 빨리 다른 마법소녀들을 돕기 위해 초조한 얼굴로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 그때였다. '쿵' 지하철에서 미묘한 진동이 느껴졌다. "이..이건 엑시트...맞지?" "그래. 우리 위에 있어." 크리스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시 후, 지하철은 역에 멈추었고 크리스는 빠르게 나가 가장 가까운 입구 위로 뛰어올라갔다. 그런 크리스 앞에는 피해를 입은 거리와 거대한 엑시트의 뒷모습, 그리고 추격하는 마법소녀들이었다. "변신!" 빠르게 변신한 레몬거너는 자신도 함께 급하게 엑시트를 쫓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