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무도회에 간다면 어떤 가면을?" 미야우치 미요루: 역시 해골 가면일까. (나른하게 푸슬푸슬 웃는다)
"난 너 때문에 슬퍼진다고!" 미야우치 미요루: (호감도가 낮은 사람에게 들었을 때) 그래? 주의할게. (호감도가 보통인 사람에게 들었을 때) 그래? 왜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가- 주의할게. (호감도가 높은 사람에게 들었을 때) ...그래? ......내 어디가 그렇게 느껴졌어?
"내가 졌어. 너에게 이길 수 없었어. 그게 다야. 할 말은?" 미야우치 미요루: 좋은 승부였어. -진짜야.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사야에게도 원하는 바였다.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였으니까. 조금은 비루하고 조금은 외롭고 또 조금은 쓸쓸한 학교생활에서 친하다고 말할 수 있고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였으니까. 사야는 언제 시간이 날 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난다면 제일 먼저 약속을 잡겠다고 약속했다. 어려운 약속도 아닌 것이 사야의 주변에는 약속을 잡고 놀만한 사람이 많이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약속을 잡는다면 그 경쟁은 한없이 낮은 셈이었다.
" 뭘 하고 있었냐니? "
사야는 헬멧을 벗으며 이마에 난 땀을 닦고 머리를 정리했다. 벗은 헬멧은 어디다 둬야할지 몰라 조금 우왕좌왕 하다가 스쿠터의 뒷자리에 얌전히 올려두었다. 바람이 불어오자 사야는 기분좋은듯 눈을 감고 음.. 하고 살랑거리는 바람을 느꼈다.
" 그냥. "
그냥. 이라는 것이 대답이었다. 뭘 하고 있었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그냥' 이라는 맥빠지는 답이없다. 거짓말도 돌려 말하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야였지만 이번만큼은 예외라는듯 그냥. 이라고 답했다가 잠깐 우물쭈물 하더니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친구..라도 사귈 수 있을까 싶어서. "
사람을 대하는 것이 서툴고 친구를 만드는 법을 모르고 인간관계에 대해 알지 못할 뿐이었지 많은 친구를 만들고 싶은것은 사야도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먼저 다가가는 법을 모르는 것에 차가운 외모가 더해져 먼저 다가오는 사람도 없어지게 되면 자연스레 혼자 남게 된다. 자주 카페에 찾아가 앉아있는 것은 사야 나름의 도전이자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인 셈이었다.
파랑이는 마법소녀가 되기 전 이미 몸에 육탄전이 완전히 익어있던 탓에, 마력으로 무기를 구현해서 싸우기보다는 온전히 신체만을 강화시키기로 한 케이스예요. 일반적이라면 무기를 사용하는게 더 효율적이겠지만 단순무식한 파랑이는 '그런거 모르겠다! 무기구현에 쓸 마력으로 신체강화!' 같은 느낌이랄까요 XD
갑작스레 떠오른 것이 있습니다... 비안카의 권능은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원하는 무기나 도구를 얻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마법소녀들도 비안카를 통하여 동일하거나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마법소녀들은 어떠한 무기나 도구를 사용하려 할까요?
사야의 대답에 미요루는 나른하게 웃었다. 그리곤 사야의 손에서 오토바에 헬멧을 받아들고는 헬멧 두 개를 옆구리에 대롱대롱 꼈다. 손을 내밀어 카페의 문을 열다가, 사야가 그냥, 하고 조금 힘없는 답을 내놓자 물끄러미 고개를 돌려 사야를 바라보았다. 잠깐의 침묵. 거기서 조금만 더 침묵이 이어졌다면 미요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괜찮네- 하면서 무심한 손길로 카페 문을 마저 열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요루가 그렇게 하기 전에, 사야의 우물쭈물하는 실토가 이어졌다. -미요루가 무심한 손길로 카페 문을 마저 열어주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미요루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달라졌을 뿐이다.
"좋네, 새 친구."
아까 사야와 함께 앉았던 자리로 향하며, 미요루는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말야- 친구를 사귄다고 한다면 난 평소에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많은 환경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에 대한 정보가 많잖아? 예를 들면 학교라거나."
생각해보면 미요루는 어울리는 친구들이 좀 있는 편이었다- 물론 미요루 역시도 어느 쪽이냐면 친구가 많은 편은 절대 아니었고, 반 중앙보다는 반 모서리에 위치했으며, (특별한 몇몇 사람을 제외하면)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몹시 귀찮고 번거로운 것으로 생각해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별로 즐기지 않는데다, 특유의 그 무심하고도 어딘가 묘하게 불량한 듯한 분위기 때문에 사람들이 쉬이 가까이하지는 못하는 소녀였지만, 그래도 미요루에게는 몇몇 말을 섞는 친구가 있긴 했다. 주로 그녀와 마찬가지로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성가셔하는 디오게네스 클럽 회원이거나, 그녀의 커뮤혐오증을 뚫고 끊임없이 다가올 정도로 붙임성과 끈기가 공존하는 친구라거나. 그런 의미에서 사야는 미요루의 몇 안 되는 친구들 중에서도 특별한 위치에 있었다. 미요루가 먼저 말을 거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미요루가 종종 말을 먼저 걸어오곤 하는 사야에게는 체감하기 어려울 일이지만.
미요루는 카페 안을 한번 휘 둘러보다가, 테이블에 턱을 괴고 사야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낯익은 환경, 낯선 환경 같은 걸 이야기하기 전에-"
하다가 왠지 잔소리처럼 됐다는 걸 깨달은 미요루는, 멋적게 창문 밖으로 시선을 한 번 돌렸다가 다시 사야에게로 시선을 맞췄다.
목에 걸려있는 메달의 색은 분명 금색인데도 썩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터벅터벅 걷고 있는 소녀 연파랑. 계절이 지나 밤이 길어진 탓에 이미 한참 전에 켜진 가로등빛을 가슴팍의 쇠붙이가 반짝반짝 반사해대는 꼴이 마치 여기 좀 봐달라는 어리광처럼 느껴져 괜히 신경을 거슬렸다.
‘그냥 빼버릴까..’
지금의 그녀에게 이 메달이 시사하는 의미는 불공평한 경쟁에서 비열하게 싸웠다는 증거 이외의 무엇도 아니었다.
마법소녀가 된 이후로 사람이 아닌 존재들-엑시트-와의 전투와 비상식적인 강도의 수준을 수도 없이 반복한 탓에, 사람들끼리 실력을 겨루는 대회는 그녀에게 더 이상 자극적인 요소가 아니었다.
상대 선수도 물론 혹독한 단련 끝에 이 자리까지 올라왔을 것이다. 비록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수준의 트레이닝을 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만약 그랬다면 마법소녀가 되기 전의 연파랑처럼 병원 신세를 지고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충분히, 적어도 열심히 노력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승전은 불과 수 초 만에 끝나버렸다.
일년 반 전과는 또 다른 허무한 결과. 비록 졌지만 웃었던 그 때와는 달리 지금은 금메달을 손에 넣었음에도 그녀의 표정은 웃음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이런 건 도핑이나 다름없잖아...’
약물을 사용한 것도, 경기중에 마법소녀의 힘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녀가 마법소녀의 힘을 얻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들은 견딜 수 없는 수준의 트레이닝을 소화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그녀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었다.
소녀는 역시 목에 걸린 메달을 풀어, 그냥 주머니에 넣기로 한다.
"전방 2시 방향. 직선거리 180m 부근 고층건물 옥상. 가려져서 지금은 안 보이네."
공중에서 갑자기 걸려온 파트너의 목소리에 소녀는 굳이 그 쪽을 바라보지 않고 계속 발걸음을 옮기며 태연히 대답했다.
“규모는? 가능하면 형태도 알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애매한 느낌이라 자세히 봐야 알 것 같아. 그리고... 침울해 보이는 와중에 미안."
“아니야, 네 잘못도 아니잖아! 오히려 감사라도 해야 할 상황이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생긋 웃는 그녀의 모습은 어느새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한 번에 간다!”
투학--
예의라도 차리듯 살짝 무릎을 굽혀 앉은 그녀의 신체가 푸른빛을 띠는 듯 보이더니, 어느새 용수철처럼 지면을 박차고 전방으로 뛰어올라 목표물과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고 있었다.
차가운 밤공기가 머리카락을 긁고 지나가는 감각이, 답답한 마음을 조금은 씻어주는 것 같아 오히려 개운했다.
곧 시야에 들어온 것은 무언가의 군집체처럼 보였다, 제각기 다른 산짐승의 형태를 한 조그마한 엑시트들이 뭉쳐서 하나의 커다랗고 기괴한 덩어리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콰앙!
공중을 가른 푸른 궤적이 목표물에 닿는 순간, 큰 덩어리는 화려한 불꽃놀이처럼 스파크를 튀기며 조각조각 흩어진다.
"귀찮은 타입이네. 제대로 맞은 개체는 소멸됐지만 나머지는.. 하나씩 상대하다가는 끝도 없겠는데."
“그런 것 같아! 이런 건 처음 봐!”
"... 의욕이 넘치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건물 옥상에 안착한 소녀가 다시 목표물을 바라보자, 흩어진 개체들은 빠른 속도로 다시 덩어리를 이루려고 하고 있었다.
"이상하네. 흩어져서 피해를 줄이는 타입이라면 굳이 다시 뭉치려고 들지는 않을 것 같은데."
“뭔가 이유가 있겠지.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고, 어떻게 하지... 그래,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소녀는 잠시 생각에 빠지는 듯 하더니 조금 전과는 달리 크라우칭 스타트 자세를 취한다.
"같은 방식의 체력소모전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닐 것 같은데."
“걱정 마! 생각이 있다니까!”
파앙-
그 자리에서 총알처럼 발사된 그녀의 신체는 어느새 다시 모인 엑시트들의 덩어리를 관통하는 것처럼 보였다. 타격이 아닌 관통. 아까와 같은 둔탁한 타격이 아닌 마치 송곳처럼 찌르는 느낌에 가까웠다.
하지만 관통했다면 반대편으로 뚫고 나와야 했을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군집체 사이에서 푸른 빛줄기가 새어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녀가 그 안에 있는 것은 확실했다.
"괜찮아?" 그리고 그 군집체는 그대로, 건물 옥상에서 아득한 높이의 공중으로 밀려났다.
“잘 봐!”
잠시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던 엑시트들의 덩어리는 그대로 중력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더니, 거의 200m에 달하는 까마득한 지상으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한다.
"이런..."
소녀를 포함한 군집체가 지상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폭발음에 가까운 충격음이 주변으로 울려 퍼진다.
진뢰는 빠르게 공중을 활강하여 그녀의 곁으로 다가간다. 엑시트 군집체는–당연하게도- 소멸된 것으로 보였다.
소녀는 바닥에 파인 크레이터의 한가운데에 대자로 뻗어 누워있었다.
자신의 근처에 다가와 걱정하듯 내려앉는 푸른 빛의 새에게 소녀는 능청스레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엑시트 에어백! 성능 굿!”
"매번 말하는 것 같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게 좋아."
“매번 말하지만 괜찮다니까!” 소녀는 이마에 흐르는 피를 대충 닦으며 헤실댄다.
진뢰는 이 이상의 충고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고개를 좌우로 한번 흔들고는 다시 알의 형태로 되돌아가며 화제를 돌렸다.
"이번 엑시트... 아마도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 ‘외로움을 겪고 싶지 않아.’ 같은 사념에서 비롯된 것 같아.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서로 뭉치려고 하는 행동 패턴. 추측이지만, 이 근처의 고아원과 무언가 관련이 있지 않을 까 싶은데."
소녀는 잇챠, 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엉망이 된 옷매무새를 대충 추스르며 대답한다.
“그런 거였다면 이런 식보다는 하나하나 꼬옥 안아서 성불시켜주는 편이 좋았으려나?”
"하나하나 으스러트린다는 건가..."
“표현이 과격해! 정정 부탁드립니다.”
반 농담으로 그런 대답을 던진 소녀는 바닥에 떨어진 메달을 발견하고는 다시 주머니에 넣으려다, 자신의 파트너, 푸른 알에 리본처럼 묶어놓는다.
"... 뭐 하는거지?"
“이건 네 힘이 없었으면 못 받았을 수도 있으니까.”
엉뚱한 행동에 일반적인 사람-혹은 마스코트-라면 얼을 탔겠지만 진뢰는 익숙한 듯 대꾸한다.
>>329에서 미요루가 '카페보다는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어보는 건 어때'라고 제안한 것은 미요루가 전적으로 상황극 속의 사람이기 때문에 나온 발언 플레이어 캐릭터끼리 자연스럽게 만나려면, '같은 학교에 재학중'이라는 설정이 있는 것이 권장되는 학교보다는 어떤 제약도 없이 플레이어 캐릭터끼리 만날 수 있는 카페가 당연히 더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