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저 아래로, 깊이 내려간다. 어둡고 어두운 심해 아래. 무의식의 장막을 걷어낸 곳. 터부와 금기와 욕망의 무대. 너는 그곳에 있었다.
너는 항상 참고 참고 참다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게 되면 이 깊은 곳으로 내려와 폭발시키듯 날뛰곤 한다.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것의 반동처럼, 격렬하게, 무자비하게, 거리낌없이, 거침없이. 치켜든 식칼에 맺힌 방울이 떨어진다. 이미 숨이 끊어진 것이 분명한 그 사람의 눈은, 흐리멍텅한 빛으로 너를 비추고 있다. 나를 봐줘, 나를 봐줘, 끊임없이 갈구하고 외치던 너의 바람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애석하게도, 그 사람이 죽은 다음에나 말이다.
"이제야... 날 봐주는구나. 아빠...”
일그러진 얼굴에 올라온 감정은 환희일까 분노일까, 너는 또다시 엉망진창으로 울부짖는다. 그리고는 또 다시 내리친다. 엉망진창 짓뭉개진 케이크처럼 되어가는 그것과, 검붉은 색으로 변해가는 너의 손. 의사소통따위 제대로 될 리가 없는 상태지만, 나는 알 수 있어. 지금 너의 기분을.
미워하던 상대를 죽였다는 희열과 쾌감, 사랑하는 아버지가 죽어버렸다는 비통함, 옭아매던 것들에서 벗어난 것 같은 해방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가족을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의지할 수 있는 존재를 결국 자신의 손으로 없애버렸다는 절망감. 가장 바라던 것은 이제 더 이상, 무슨 수를 써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너의 마음을.
만족했니?
"...모르겠어."
그래. 그럼 그거 줘. 이곳에서 벌어진 일은 전부 내가 한 거니까.
너의 오른손에 쥐어져 있던 식칼은 내 왼손에 들려있다. 너는 오른손잡이지만, 나는 왼손잡이여야한다. 아버지를 찌른 손은, 아버지를 죽이는 손은 왼손이어야한다. 손에 들렸던 것이 사라져서 놀란 기색도 없이, 너는 그저 나를 보고 있다. 놀라지 않아도, 놀라도 상관없다. 이곳은 꿈이고, 꿈속에서는 뭐든 가능하니까. 그래, 뭐든 가능해. 식칼을 가볍게 돌리는 것만으로도, 식칼은 네가 사용하는 귀여운 볼펜으로, 흩어진 잔해들은 피냐타의 조각과 사탕과 초콜릿으로, 바닥에 흥건한 핏자국은 딸기잼으로, 혹은 찢겨진 곰인형과 여기저기 흩어진 솜으로, 때로는 형태를 알 수 없는 원초적인 무언가로도 변하는 것이다. 무의식의 장막을 넘어 너의 기억에 남기기 위해서는 이렇게 바꿔줄 필요가 있지만... 아무래도, 이번에도 너는 기억하지 않을 모양이다. 쓸데없는 짓이었네. 피식 웃음을 흘리기가 무섭게 저 멀리에서 특정한 소리가 들려온다. 아침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오른손을 뻗어 가볍게 너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제 아침이야.
그리고 너는 부상한다. 의식의 세계로. 밝지만 잔혹한 세계로 다시금 나아간다. 남겨진 나는 새까만 무의식의 장막으로 이 참상을 가린다. 바라지 않는 것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을 억지로 보아야 할 필요도 없지. 모든 것을 기억하고 모든 것을 보아야 한다면 그건 너무나도 가혹하고 잔인한 일이니까.
견딜 수 없게 되면 또 오렴. 심해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게.
새까만 장막에 감겨, 나는 다시 꿈을 꾼다. 네가 다시 찾아오는 날까지, 깨지 않는 꿈을.
/ Q.뭐야 왜이렇게 글이 엉망진창이에요 A.꿈이라서요(...) 원래 꿈은 그런겁니다 화자도 막 갑자기 바뀌고 장면도 막 갑자기 바뀌잖아여 꿈은. 여러분 이거 다 꿈인거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