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꿈을 꾼 것 같다.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의식이 명확해진 순간 꿈의 기억은 마치 물에 새까만 물감을 푼 것처럼, 새까맣게 물들어 더 이상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볼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꿈을 꿨던 것 같다는 추측만이 몽롱한 뇌리에 늘어져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너무 오래 잔 건지, 조금 지끈거리는 느낌에 서서히 눈을 떴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결벽적으로 하얀 천장.
"...낯선 천장...이네...“
잠들기 전의 마지막 기억은 조종석이 까맣게 물들어가는 광경이었다. 눈을 깜빡이다 다시 뜨자 보인 것은 여전히 낯선 천장. 유즈키 씨네 집도 아니고, 친척네 집은 아니다. 우리집은... ...우리집은 어떤 천장이었더라. 낯선 천장이라고 말하는 내 목소리는 갈라질대로 갈라져 있었다. 목이 텁텁하다. 물이 마시고 싶어... 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이고 싶지 않은 걸까.
눈을 이리저리 굴려 주변을 살핀다. ...병원? 입원실로 보이는 곳이다. 뭐지. 무슨 일이 있었더라. ...그래, 사도를... 쓰러트리고, 그리고... 옆구리를 찔려서, 아, 아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기억하자마자 그때의 그 아픔이 다시 생각났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한 아픔. 아직 뻣뻣한 팔을 움직여서, 손을 더듬어 옆구리를 짚어본다. 붕대도 상처도 없다. ...그렇네. 내가 아니라 에바가 찔린 거였지. 하지만 내가 다친 것처럼 아팠어. ...로봇이 다쳤는데 내가 아프다니, 불합리해. 옆구리를 더듬던 손을 이불 밖으로 빼냈다. 손등에 꽂힌 나비침과 수액라인을 따라 시선을 쭉 올린다. 다치지도 않았는데 이런 걸 달고 있다니, 사치스럽네. 어쩐지.
"......“
사도는 확실히 물리쳤던가. 코어는 확실히 깼던 것 같다. 번쩍거리는 건 이번엔 보지 못했다. 아니, 볼 정신이 없었지. 엄청 아파서. 다시 병실을 돌아보지만 누워서 보는 데는 한계도 있고, 병실 특유의 외부와 단절된 느낌 때문인지, 밖이 어떤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떻게 된 걸까. 멍한 눈으로 다시 천장을 본다. 여전히 낯설게만 느껴진다.
본부 내의 의료 시설에 방문해 상태를 확인받았다. 눈에 띄는 상처 없음, 정신적 외상 호소하지 않음. 아마도 정상적인 상태로 판정받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검사를 거치기 위해 기다리는 중, 미츠루는 초호기 역시 파손되었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판단이 늦어 사도의 팔을 더 일찍 잘라내지 못했기에 초호기마저 당한 것일까. 사과는 자신이 해야 되게 생겼다. 그것이 정말 자신의 잘못인지는 미뤄 두고서. 완전히 무력화되지 않고 버텼던 사도의 탓을 하면 전부 해결된다만, 그런 사고방식을 어떻게 남에게까지 강요하는가.
그러나 역시 불필요한 사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정말로 자신의 잘못인가와 그것을 사과할 필요가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였다.
으아아 아니야 미츠루는 잘못이 없어!! ;ㅁ; 나쁜 건 나츠키의 에임과 돌격전술이니까요!!!
38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SUa6wOy8wM)
2021-10-21 (거의 끝나감) 23:07:39
>>33 나츠키는 지오프론트 본부 내부의 한 병실에서 눈을 뜹니다... 밖은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지만 시계는 꽤 늦은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지상이 아니기 때문에 빛만으로는 시간을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며칠동안 정신을 잃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오래 지나거나 하진 않았고, 나츠키는 몇 시간동안 잠시 정신을 잃은 것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상태가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었던 건지, 링겔로 보이는 선이 병실 침대 옆에 늘어져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일어났니. "
나츠키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타치바나 아유미였습니다. 표지가 보이지 않기에 잘은 알 수 없지만, 일본어로 된 서적을 읽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령관님께서 부탁하셨어. 일어날때까지 보고 있으라고. "
아유미는 이제 막 일어난 나츠키를 향해 나직이 이야기하려 하였습니다... 사령관이라면 부사령관을 이야기하는 걸까요? 설마 총사령관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44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SUa6wOy8wM)
2021-10-21 (거의 끝나감) 23:21:27
>>35 미츠루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마지막 검사를 기다립니다... 검사 결과는 지금까지 특별한 이상은 없었습니다. 겉보기에도 상처가 생긴다거나 하지 않았고 하니까요. 엔트리 플러그 내부에서 보호받고 있었기 때문에, 파일럿이 웬만해선 신체적으로 크게 다치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미 어느정도 에바에 익숙해져있는 미츠루이기에, 이정도는 아무런 일도 아닙니다. 아무튼간에 멀쩡히 나왔으니 된 겁니다. 그렇지요?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
검사실의 문이 열리고, 기술부장 유즈키 이오리가 미츠루를 향해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엑스레이만 찍고 가시면 됩니다. 카시마 군. ...괜찮으십니까? "
으아, 깜짝이야. 다시 시선을 돌렸다. ...눈만 굴려서는 잘 안 보이네. 고개를 살짝 들어 소리가 들려온 쪽을 보자, 사람이 있었다. 타치바나.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타치바나가, 나에게 말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은 없기도 했고. 다시 고개를 툭 떨구듯 내려놓았다.
"...어째서.“
어째서 네가 여기에?라는 물음이 끝을 맺기도 전에, 아니, 채 나오기도 전에 설명이 따라붙었다. 사령관님이 부탁하셨다? 그건... 어느 쪽 사령관? 망할 아버지? 아니면 사람좋게 웃던 그 아저씨? 그리고 내가 아니라 책을 보고 있었잖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튀어나오던 질문이 태클로 바뀌었지만, 질문도 태클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사실은 물어보고 싶었다. 아버지가 날 걱정하고 있기는 한지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궁금한 마음보다, 확인하고 싶은 마음보다도 두려운 마음이 더 컸다. 만약 망할 아버지가 시킨 것이 아니라면, 아버지가 부탁한 일이 아니라면... 아버지가 나를 걱정하지 않는 거라면...
"......그렇, 구나...“
제멋대로인 상상이 점점 커진다. 지금까지 보고 들었던, 나를 대했던 아버지의 태도, 그에 대한 나의 감상을 먹이삼아 집어삼킨 그것은 압도적으로 커져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넘실대는 부정적인 감정의 파도가 볼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뜨듯하고도 미지근한 것이 베갯잎을 적실 때에야 스스로가 울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쥐어짜 그렇구나, 라고 대답한 후 나는 타치바나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48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SUa6wOy8wM)
2021-10-21 (거의 끝나감) 23:28:34
>>40 상황이 종료된 이후, 타카기 역시 영호기에 탑승했었기 때문에 내린 후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이상은 없었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골치아픈 적이었습니다만, 아무튼 어찌저찌 처리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타카기가 나서기 전에 사도가 처리되었으니까요. 이미 복부 부분 장갑이 파손되었던 영호기로썬 위험을 겪을 일이 줄어들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 많이 걸리는 일이 많았습니다만,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을 겁니다. 타카기는 그저 거대한 병기를 타고 온 것 뿐이니까요. 그렇지요?
나츠키의 병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세 층 올라가면 있습니다. 검사 결과 이상이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사를 기다릴 필요 없이 이동하셔도 됩니다.
덤덤한 어조로 전해지는 말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외쳤다. 울음섞인, 스스로 듣기에도 꼴사나운 목소리가 병실 안에 울려퍼진다. 어째서 그랬는지, 순간 스스로도 어안이 벙벙했지만, 곧 밀려오는 감정에 묻혀 의아함도 당황도 사라진다. 한번 열린 입으로는 계속해서 감정이 역류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야 머리로는 알고 있어. 타치바나에겐 아무 잘못도 없고,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할 이유도 없다는 걸. 하지만... 나오기 시작한 감정은 멈출 줄 몰랐다. 전혀 엉뚱한 사람에게 날아가는 말을 멈춰야 했지만... 멈추지 못했다. 멈출 수 없었다.
"...어째서...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야....!! 아버지가 아니라 왜 네가 있는 건데!!“
괜찮냐는, 나를 걱정하는 듯한 말에 대한 대답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등을 돌린 그대로 잠시 굳어있다가, 웅크리면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흐느낌은 더욱 더 커져만 간다. 진짜 엉망진창이야. 항상 이런 식이야. 아무도 날 원하지 않을 거야, 아무도 나같은 건 원하지 않아. 아버지도 그랬으니까!!
"우... 으으...“
베개가 미처 막지 못한 울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알고는 있지만 막을 수는 없었다. 지금의 나는 그저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무력하게 떠다니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신체에 이상이 없다는 말, 그래, 어쩌면 그것만큼 바보 같은 말도 없을 텐데. 병원에 길게 머무르는 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실은 아무도 자신의 몸에 손대지 말았으면 했다. 그러나 파일럿을 그만두는 상황은 그 이상으로 싫었다. 그래서 검사를 거칠 뿐이다.
@검사실로 들어가 촬영을 기다립니다.
64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00:23:04
>>56 왜 아버지가 아니라 타치바나가 이 곳에 있는 걸까요? 왜 아버지는 직접 오지 않고 타치바나를 보낸 걸까요, 정말로 아버지는 나츠키를 걱정하긴 하였던 걸까요? 글쎄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유즈키 대령에게 나츠키를 맡겼듯이, 이번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본인 대신 타치바나가 가도록 했을 겁니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울고 있는 나츠키에게로,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걸음, 두 걸음 다가올때마다 커지는 구둣발소리는, 나츠키의 코앞에 와서야 멈추었고, 이내 나츠키의 어깨 위로 차가운 손길이 닿으려 하였습니다.
"울지 마. "
타치바나 아유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나츠키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전혀 이해가 안가는 듯해보이는 눈빛이었습니다만, 어깨를 토닥여 주려 하는 걸로 보아 나츠키를 위로하려 하는 듯 싶어보였습니다.
>>57 "미츠루라면 아마 아직도 검사를 받고 있을 거란다. 그, 알잖니? 영호기 건 때문에. "
사오리는 웃으며 타카기의 말에 대답하였습니다. 영호기 건이라는 건 아마 영호기가 부상을 입었을 당시 탑승하였던 것을 말하려는 것 같습니다.
"나츠키의 병실은 제일 끝쪽에 있단다. 마침 나도 일이 있고 한데 같이 가보겠니? "
복도 오른편을 가리키며 사오리는 타카기에게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문병을 위해 온 타카기와 달리 무슨 용무가 있는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간에 타카기가 길을 잃을 걱정은 덜은 것 같습니다.
베개에 얼굴을 꾹 누르며 흐느끼다가 어깨에 닿은 차가운 손길에 움찔하고 놀랐다. 놀라서 그런 건지, 우는 것도 만만찮게 체력이 필요해 지친 건지... 흐느낌이 훌쩍임으로 변하고, 그 사이에 섞여 들어온 울지 말라는 말. ...어째서야. 어째서... 엉뚱하게 화풀이해버렸는데, 왜 다가와서 그렇게 하는 거야. 진짜 짜증나. 그냥 나가란 말이야.
"...으... 으으... 왜... 어째서어...“
끝까지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있었기에 표정은 보지 못했지만, 그리고 울지 말라는 말도 감정의 변화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담담한 말투였지만, 어깨에 닿고 있는 손은 차갑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지금 내 옆에 있는 건 이게 전부니까. 결국은 옆에 있는 것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69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00:39:32
>>63 겉보기에 이상이 없다 하여도, 과연 그게 정말로 이상이 없는 게 맞을까요? 당장의 결과만을 판단해선 안됩니다. 파일럿들이 겪은 일은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우이고, 누구도 겪어보지 않은 일이니까요. 미츠루가 생각하는 것처럼 바보같은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튼 멀쩡한 모습으로 나오긴 했으니, 지금은 안심하고 있어도 되겠습니다..
미츠루는 검사실로 들어가 촬영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의료진으로 보이는 남성이 엑스레이기계를 세팅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검사 과정 내내 남성은 미츠루에게 어느 쪽으로 서라 같은 말이 아니면 말을 꺼내지 않았는데, 큰 일을 겪은 미츠루에 대한 의료진 차원에서의 나름의 배려로 보입니다. 미츠루에게 손을 대는 일 역시 없었습니다.
"끝났습니다. 이제 가보셔도 됩니다. "
마지막 촬영 소리가 끝나고, 엑스레이실 마이크를 통해 가도 좋다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제 미츠루는 자유롭게 움직여도 될 것 같습니다!
검사가 끝나고, 미츠루는 초호기 파일럿을 보러 가야 하는지 잠시 고민했다. 그러나 병문안을 가서 달리 할 말도 없고, 무엇보다 그쪽에서 딱히 아무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을 고려해 발길을 돌렸다. 그림자가 따라붙는 듯한 발걸음으로 병원을 나선다.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장소에서 벗어난다.
73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01:02:21
>>66 "아... 아~! 이거 말이니? 괜찮단다. 이정도는 직접 들고갈 수 있어. "
서류를 달라는 타카기의 말에, 사오리는 제법 당황하더니 이내 손을 저으려 하였습니다.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단호한 태도입니다. 일반인이 보면 안 되는 서류라도 있는 것일까요?
"병실로 가는 길은 이쪽이란다. 자, 따라오렴! "
멋쩍은듯 웃으며 사오리는 먼저 나서서 걸어가려 하였습니다... 바로 사오리를 따라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타카기는 나츠키가 있는 병실 앞에 도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안에서 뭔가 소리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는데, 나츠키의 목소리인 듯 합니다.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타카기가 들어가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들어가 볼까요?
>>67 여전히 울고 있는 나츠키를 바라보며, 아유미는 묵묵히 나츠키의 어깨를 토닥여주려 하였습니다. 가볍게 토닥이고 있는 차가운 그 손은, 잠시 나츠키의 어깨를 쓸어주다 멈추었습니다만, 여전히 손은 어깨에 올려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 미안. 이럴 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
아유미는 조용히 나츠키에게 이야기하려 하였습니다. 한참 울음을 토해내는 나츠키에게는 글쎄요, 적절한 말을 건넨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츠키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 "
위로를 하기 위한 것인지, 더 울게 하려는 것인지 모를 말을 마치고, 아유미는 다시 어깨를 토닥이려 하였습니다. 무심하게 말하고 있는 것 치곤 제법 다정한 손길이 느껴지는 듯 하였습니다. 과연 이걸로 진정이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나저나 사오링... 일반인이 보면 안되는 서류 들고 병실로 오지 마세요... 왜 들고와요...(?
83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01:23:00
>>70 미츠루는 빠른 속도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최대한 빨리 병원을 벗어나고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와 검은 양복의 직원들이 준비한 차를 통해 이동하였습니다. 사도의 여파로 인해 여기저기 건물이고 도로고 무너져 있었습니다만, 도심가를 빠져나오자 미츠루는 비교적 피해를 입지 않은 양호한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찌그러진 자동차가 여기저기 널려있었습니다만, 글쎄요, 그런 건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요?
이미 해가 지고 어두워진 밤하늘을 바라보며, 미츠루는 차가 한 맨션 앞에서 멈추자마자 곧바로 내리려 하였습니다. 제3신도쿄시 도심가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이곳은, 미츠루의 새로운 거처입니다.
"미츠루 왔니? 어서오려무나. 저녁은 아직 안 먹었지? "
맨션으로 돌아가 문을 연다면, 대피소에서 이제 막 돌아온 '어머니' 를 볼 수 있었을 겁니다. 미츠루와 전혀 닮지 않은 외양을 한 그녀는, 지나치게 친절한 태도로 미츠루를 맞아주려 하였습니다. 밤늦게 들어온 아들을 질책하지도 추궁하지도 않고, 그저 저녁 먹었는지에 대해 묻기만 하는 모습이, 뭔가 이질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