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그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여러 모니터를 바라보며 이것저것 체크하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익스파 반응은 없는지. 혹은 어딘가에서 익스퍼가 범죄를 저지르고 있어서 신고 전화가 오는 것은 없는가. 그 외에도 이것저것 CCTV를 확인하거나, 공문이 오는 것은 없는지 확인하는 그의 눈빛은 보통 날카로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계속 앉아있을 순 없었는지 두 팔을 쭈욱 올려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어 고개를 돌려 간식이 있는 곳을 바라보던 예성은 그곳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뭐라도 가볍게 먹을 생각인지 다른 곳은 보지 않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다과가 있는 곳에 멈춰선 그는 다과 다섯 개를 챙겼다. 허나 바로 자신의 자리로 갈 생각은 없는지 근처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은 후, 다과 하나의 포장지를 깐 후에 그 내용물을 천천히 씹었다.
너무 달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맛이 없는 것도 아닌 적절한 맛에 만족했는지 예성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천천히 씹으면서 피로를 풀려는 듯, 그는 제대로 자리를 잡았고 입만 천천히 움직이며 다과를 섭취했다. 남은 비닐 포장지는 한 번에 갖다버리려는지 그는 비닐을 한 곳에 모았다.
"그래도 요즘은 별 일이 없어서 다행이지."
지하철 사건이 있고서 며칠의 시간이 지났고 청해시는 너무나 평화로웠다. 마치 이전까지의 사건이 거짓말인양. 물론 그렇다고 해서 범죄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을테니 안심할 순 없었으나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은 쉴 생각인지 예성은 이내 기지개를 다시 한 번 쭈욱 켜며 등받이에 살며시 등을 기댔다.
분명 이런 날씨엔 자외선이 피부에 직격할 것이다. 무려 공무를 수행하러 가는데 수상할 정도로 날씨도 좋고, 이게 익스퍼의 농간일수도 있다! 지금은 모든게 수상했다. 자외선에 닿는다면 조금이라도 해를 입을 지 모른다. 살이 탄다든지. 물론 본격적으로 나가기 위한 허울 좋은 핑계였지 진심으로 경계하는 건 아니었다. 그는 옥상에서 담배를 필 때만 해도 양산 없이 잘도 나갔다. 케이시의 완벽한 날조에 그는 웃음을 꾹 눌러 참았다. 이렇게까지 쿵짝 잘 맞고 본격적인 사람은 또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도 나름 준비를 하듯 볼펜을 무언가를 작성하던 노트 위에 올려놓고는 살금살금 그녀와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맙소사, 안 나왔으면 평생을 후회했을 것 같네."
쨍한 햇살이 거리를 내리쬔다. 아무리 친환경을 표방하는 도시라고 해도 깔려있는 바닥까지 자연은 아닌지라 근처의 아스팔트와 새하얀 보도블럭은 그동안 아침부터 지금까지 열을 받아 얇은 신발을 신었더라면 조금 후끈했을 것 같다. 그는 케이시의 옆에 서더니 검은색 양산을 펼쳐든다. 제법 깔끔한 디자인의 양산은 산지 얼마 안 된것 같다. 마침 상쾌하게 바람이 불었다. 잿빛 앞머리가 바람에 휘날리자 그는 다른 손으로 머리를 휙 쓸어넘기곤 양산을 곧게 잡았다.
📢 내일은 [미니 이벤트 : 네가 선택한 노래방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 일시 : 2021/10/15 19:00~19:30 출석체크 / 본 이벤트 19:30~ 중도 난입 허용(진행자에게 알릴 것)
📢 시놉시스 (시놉시스 특에 따라 미묘한 캐조종 섞임 주의) "형누님들, 저만 믿으십쇼. 까리한 노래방 중에서도 가장 까리한 놈으로 아주 성심껏 골라오겠습니다. 그러니까 수수료만 좀..."
퇴근 후 뒤풀이 노래방 떡밥에 더없이 비열한 멘트를 남기고 떠난 신. 머지않아 어딘지 뿌듯한 기미로 좌표를 찍어 날리는데... 대원들이 도착하니 그곳은 청해시에서 가장 번화한 곳 구석탱이에 위치한 [해청노래방]. 각기 다른 생각을 안고 지하에 진입한 대원들은 번쩍거리는 상품을 안고 떠나는 무수한 사람의 홍수를 보고 충격과 공포에 빠진다.
"아이고, 단체 손님이세용?"
작달막한 사장의 환한 미소가 충격과 공포의 현장을 반긴다. 듣자 하니 이곳은 최근 새로 개업한 노래방으로, 오픈 기념 행사로 고급진 상품을 동반한 초대형 이벤트를 열고 있다는 것이다. 초기 비용은 1시간밖에 받지 않지만 [간단한 미션]을 완수하는 것만으로 추가 시간을 얼마든지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 [각양각색의 간식]이 틈틈이 무료로 주어지고, 퇴실 시엔 집계한 [점수 총합]에 따라 여러 고급 상품을 마음껏 받아갈 수 있다. 이게 웬 떡이냐. 대원들은 앞으로 벌어질 기이한 혼파망도 모르고 신나는 마음으로 1시간 방 비용을 끊는데.........
📢 이벤트 방식 [진행레스-반응레스 핑퐁] 대신 [단문 위주 자유로운 잡담 레스(그사이 틈틈이 상황 갱신 하는 진행 레스)] 정도의 형식을 채택합니다. 틀에 얽매이는 일은 최소화하며 자유롭게 반응을 남길 수 있는 점이 장점이지만 해당 방식의 문제로 '소외', 'AT필드'도 간간이 제기되는 만큼 진행자와 참여자가 동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겠습니다. 소외를 최소화하기 위해 참여 캐릭터는 정해진 순서에 따라 마이크를 잡습니다. 타 캐릭터를 불러(또는 타 캐릭터가 지원해) 듀엣을 할 경우 해당 라운드만 순서를 앞당기는 것으로 처리합니다. 앞선 순서에 노래를 이미 마친 캐릭터가 듀엣에 어울릴 경우 대충 다음 라운드 순서를 끌어온 것으로 치죠... 점수는 노래 실력 불문 .dice 0 100. 다이스를 따릅니다. 점수 책정 알고리즘이 고장났습니다. [파란 글씨]로 쓰인 말들이 이벤트의 포인트일지는 며느리도 모름. 혼파망을 지향합니다.
+) 술 파는 가라오케로 설정할지 말지 10/15 19:30까지 기명 투표 받습니다. 본 레스에 앵커 걸기ㄱㄱ
약간의 휴식을 취하는 도중, 자신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에 그는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당연하지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그는 알고 있었다. 아연우. 익스레이버 위그드라실 팀의 멤버 중 한 명이었다. 물론 지금까지 딱히 교류는 없는 이 중 한명이었다. 물론 자신이 일에 너무 집중하기에 다른 대원들과 그다지 교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원인이었지만.
아무튼 시간이 괜찮냐는 그 물음에 예성은 상관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업무중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잠시 쉬고 있었으니까. 물론 업무 중이라고 해도 잠시 시간을 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보다시피 지금은 휴식 중이니 시간이야 얼마든지 됩니다만,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긴장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으로 보아 어쩌면 조금 진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는 우선 자신의 건너편 자리와 간식이 있는 곳을 각각 손으로 가리키며 이야기했다.
"일단 간식이라도 챙기고 앉아서 이야기하도록 하죠. 일어서서 이야기를 하면 서로서로 불편할테니까요."
솔직히 거짓말로라도 친한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상사에게 깍듯한 그녀인만큼 뭐 사이가 나쁜것도 아니었지만. 사적으로 얽히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이런 기분으로 계속 현장에 나가도 괜찮을걸까.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뜬뒤 고개를 끄덕이고 당신이 안내해준 자리로 가며 간식을 챙겼습니다.
이런것도 챙겨놓고 원래 상담을 잘 받는걸까? 했지만 뭐 지금 그게 문제인게 아니니..
"이번 사건 이후로 조금 궁금한게 생겨서.. 아니, 궁금한거라고 말할건 아닌가."
그녀는 사뿐히 자리에 앉고서는 당신을 바라봤습니다. 어쩌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들기는 했지만 티내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이번 범인은 신이니 뭐니 소리치고, 정신적으로 상당히 불안한 느낌이었어요. 처음엔 그저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이 문제였나 했는데 단순히 그뿐인가해서.. 신경쓰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