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는 새 기술을 만들 생각으로 마도를 연마하고 있었다. 빈센트는 레벨이 25나 되지만, 공격력은 0에 이동도 하지 못하는 허수아비를 불러와서 허수아비에 화력을 집중했다. 빈센트의 양 손에서 뻗어나간 불은 하나의 얇은 선을 이루고, 그 얇은 선은 바로 갑옷에 닿았다. 갑옷은 점점 달궈지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살아있는 사람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갑옷이 500도로 달궈진다면 상대는 뭘 하건 견딜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빈센트가 바라는 건 그것이 아니었다.
"크윽..."
펑! 빈센트는 화력 조절에 실패했다. 손이 벌벌 떨려서 초점이 나갔던 탓이다. 빈센트는 한숨을 쉬고 다른 방식을 써보고자 한다. //늦어서 죄소합니다
아, 지한 씨. 로 시작되는 인사. 빈센트는 이것이 자신의 입에 붙어서, 또다른 유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귀찮은 습관이 붙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뭐 괜찮다. 유해한 습관은 아니니까.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웃어보였다. 하지만 수련의 초라한 성과를 바라보자, 빈센트는 멋쩍게 웃으면서 쓴맛 가득한 표정으로 인정한다.
"완전한 손상을 입어야 하는데, 좀 손상을 입었습니다. 화력을 일점에 집중해서, 방어를 뚫어버리고 약점을 만드는 기술을 구상하고 있었거든요."
모의전이라는 것을 하는 것은 처음이였다. 일반반과 특별반의 차이를 모르기에, 어느정도 가늠을 하고 싸워야할지 곤란하달까. 그래서 일단 전혀 봐주지않고 상대하기로 했다. 솔직히 상대방 입장에선 봐주면서 싸우는게 더 굴욕적이다. 그러다가 이쪽이 지면 더 쪽팔리고. 상대방의 탱킹 능력은 객관적으로 나쁘다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상대가 나빴다. 경험의 차이다. 재능의 차이다. 그런, 그저 지극히 당연한 사실만이 있을뿐. ..그렇지만 마지막에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반격당했을 지도 모르겠는데, 실전이였다면 어떻게 됬으려나.
팀원이였던 학생들과 평범하게 작별 인사를 나누고 나오는 길에, 팻말을 걷어차는 사람을 보았다. ...아-아까 그녀석인가. 이름은 모르지만 나랑 같은 특별반이라 했었지. 화가 나는건 이해하지만 애꿎은 팻말은 불쌍하구만...랄까 팻말 튼튼하구만, 의념 각성자가 걷어차는데도 멀쩡하다니. 좋-아 귀찮은 일은 피하고싶으니까 적당히 필요한 말만 하고 갈까. 뭐라뭐라 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나랑은 관계없고, 엮이고 싶지도 않고 말야.
"이봐. 방금은 모의전 수고했어."
자신은 누군가와 잡답을 하는 것이 익숙하지않은 커뮤쟝이 아니지만, 학생끼리 대화는 어떻게 하는걸까? ...뭐, 여기선 평범하게 다가갈까.
"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생물의 경우는, 실패하더라도 방어구가 달궈지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입니다. 갑옷을 입었는데, 갑옷이 달궈진다면 생물체들은 패닉에 빠지겠죠. 하지만... 그게 아니라, 그냥 정해진 명령대로 움직이는 기계나, 그거랑 비슷한 마도기계라면? 그러면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지한이 말하는 대로, 이 시도는 실패하더라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가치는 가치일 뿐, 실제 전투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빈센트는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지한에게 털어놓듯이 말한다.
"계속 실패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본궤도에 들어왔다 싶으면, 팔이 벌벌 떨려서 초점을 놓지고 결국 실패합니다."
"기계 역시 설계된 허용범위 이상으로 열을 받거나 냉각되면 기능이 정지됩니다. 아예 고장나버리죠. 하지만, 그래도 기계의 허용범위는 인간의 그것보다는 높습니다. 예를 들어서, CPU는 열이 99도까지 올라가도 강제로 기능이 꺼지는 것으로 끝나지만, 인간의 체온은 99도는 커녕 40도조차 비가역적인 손상을 각오해야 하는 끔찍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기계는 온 몸에 불이 붙어도 고통스러워하지 않습니다. 다만 박살날 뿐이죠."
터미네이터, 보셨습니까? 빈센트는 그렇게 말한다. 기계 역시도 인간처럼 약점을 맞으면 죽고, 열을 심하게 받으면 멈춘다. 하지만 그래도 인간과 기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렇기에 빈센튼느 마냥 지금의 수준에서 안심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다음, 지한이 내놓은 해결책에는 가늘게 눈을 뜨며 고개를 끄덕인다. 뭔가 도움이 되었던 모양이다.
물론 빈센트의 신속이 낮은 건 헌터의 기준일 뿐, 일반인에 대면 초인 수준이다. 하지만 빈센트가 상대할 적들은 일반인과는 비교도 안 되는 괴물이었기에 빈센트는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언젠가 신속도 훈련해야겠다고 생각한 빈센트는 지한의 조언을 따라, 다시 팔을 들어올린다.
"후우."
빈센트는 의념의 힘을 끌어올려 팔을 강화했다. 그리고 난 다음에, 의념을 끌어올려 손 위로 모으고, 그렇게 모은 의념을 허수아비에게 쏘아보냈다.
"후우... 후우...!"
빈센트는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지만, 힘든 건 힘든 거였다. 하지만 빈센트는 뭔가 답을 찾아냈다. 아까 전과는 달리 손이 떨리지 않고, 계속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치이이이...
불을 직통으로 맞은 부분이 노랗게 빛났다. 하지만 뚫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빈센트는 웃었다. 답을 찾았으니까.
빈센트는 지한이 던진 영감과, 그것을 해석해내 자기 것으로 만들어낸 자신의 통찰을 동시에 칭찬하며 설명했다.
"의념을 집중하니까 팔이 벌벌 떨리던 게 의념 파장 때문 아니었나 싶습니다. 겨우 이 정도로 힘들었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의념 파장 때문에 억제할 수가 없던 거였습니다. 하지만 의념으로 팔을 강화하고 나서, 팔에 둘러진 강력한 의념 때문에 의념 파장의 간섭을 차단했거나, 최소한 무의미한 수준으로 억제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빈센트는 손을 풀면서 말한다.
"감사합니다. 지한 씨. 이제는 팔의 강화와 화염의 강화에 각각 어느 정도의 의념을 투자할지로 고민하면 될 것 같습니다. 즉, 이제는 기술과 노하우의 문제죠."
빈센트는 고개를 젓는다. 멈춰있는 것에 화력을 집중해서 뚫는 것도 미숙한 판에,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예측할 수 없는 허수아비 상대로 초점을 맞춰서 갑옷을 뚫어낸다?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대련은 더더욱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아무리 대련을 실전처럼 한다고 해도, 실전"처럼" 해야지 대련이 실전 그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실패한다 해도 4도 화상이고, 성공한다면 사망이었다.
"대련은 절대 안 될 겁니다. 저는 여기 수련을 하러 왔지, 사람을 죽이러 온 것은 아니거든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자신의 힘을 집중한다. 아까 전에는 진동 억제와 갑옷 관통에 반반의 의념을 활용했다면, 이번에는 갑옷 관통 쪽에 비중을 더 늘린다. 진동 억제에 20, 갑옷 관통에 80. 그리고 힘을 주자...
치이이이...!
"성공이군요."
녹아내려서 구멍이 드러나고, 그 구멍을 중심으로 해서 노랗게 달아오른 갑옷이 녹아내려 아래로 흐르는 것을 보면서, 빈센트는 성공했음을 깨닫는다.
"그렇군요." 좀 더 안정화와 단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일까요. 아직이라는 말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련은 절대 안된다는 말에 고개를 기울입니다. 안된다고 하면 더 해보고 싶은게 인간 마음인 걸까요? 다행히도 지금은 빈센트의 말을 받아들여 고개를 끄덕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대련은 대련의 선을 지켜야죠." 금속이 녹아 흐르는 것을 보면서 실제 대련이나 전투에서 발휘되면을 상상해보는 지한입니다.
"안정화도 단축도 쉬운 일이 아니네요." 지한 또한 의념이나 마도 쪽은 그렇게 전문적이지 않기에 말을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하나하나 해결해보다 보면 꽤 위력적이라 생각합니다.
빈센트는 한숨을 쉬며 웃는다. 문제는 해결했기에 웃음이 났고, 하지만 그 문제 너머에 또다른 문제가 있기에 다시 한숨이 나왔다. 그래서 빈센트는 둘 다 한번에 하고 있었다. 성과가 있었지만 자랑하기에는 초라했으니.
"사실 이 정도도 괜찮을 겁니다. 만약 굳건한 철문을 강제로 열어버리는 것이거나,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적을 죽이려는 것이라면요. 하지만, 거기에서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태까지 쏟은 망념은 쏟지 않은 것만 못하게 됩니다."
그래도 만족할 수 없었기에, 빈센트는 계속해서 화염을 집중했다. 망념을 최대한 아껴보려고, 최대한 빨리 시전하면서, 최대한 빨리 에너지를 때려부을 수 있고, 최대한 적게 망념을 쌓는 방법을 생각해보려고 했다. 빈센트의 지성은 범인들에 비하면 뛰어났지만, 그 정도 지성으로도 의념의 신비는 자신을 이해하는 것을 거부했으니.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정말로 감사합니다. 지한 씨 덕분에 문제 하나는 해결했습니다. 이래서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는 것이군요."
혼자서 사는 건 가능하지만, 사회성을 포기할 정도라면 어떤 사람일까. 빈센트는 자기도 모르게, 그 질문에 대한 완벽한 대답을 말해버렸다. 베로니카, 베레니체라고도 부르고, 베레니케라고도 부르고, 가끔씩 너무 귀찮으면 니케라고도 부르는 그녀. 그녀는 이제 이 사회와는 영원히 작별해서, 어둠 속에서,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을 영원한 망각 속에서 살아야 할 여자였다. 하지만 빈센트에 대한 집착이, 아니면 사랑이, 그녀와 사회를 엮어주는 유일하고 불완전하며 미약한 실이 되었다. 그러다가, 혼잣말이라는 말에 빈센트도 맞장구친다.
"맞습니다. 저도 혼잣말이었습니다."
빈센트는 고개를 젓는다. 여기서는 베로니카를 생각하지 말자. 베로니카는 제 말하면 오고, 제 생각 하면 온다. 그만큼 무서운 인물이었다. 누가 알랴, 어쩌면 지금 이 뒤에서, 빈센트가 지한과 이야기하는 것을 전부 도청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빈센트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혼잣말은 흩어져 사라진다.. 라고 생각했지만 무심코 나온 말들을 대답할까 고민하는 듯할 때에 혼잣말이라는 말이 오자 다행이라 생각합니까?
"아 그렇죠?" 혼잣말이라는 것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한은 창을 고쳐잡습니다. 순간적으로나마 날카로운 눈매를 띠려 하지만 금방 풀려서 처진 눈매로 돌아와버립니다. 무슨 생각을 한 걸까요.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애초에 베로니카를 살기적인 것 외엔 직접 보거나 한 게 아니라 그런가..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조금 고요한 장소를 필요로 할 테니. 여기는 부적합하다. 인사하고는 걸음을 옮기려 합니다.
situplay>1596335065>90 1. "이번에 미리내고에 날고 기는 사람들 모아서 특별반 만든다길래, 얼마나 대단한 애들이 모이나 구경 좀 해보고 싶어져서. 미리내고라면 나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간만에 노력이란 걸 좀 해봤지. 역시 너같은 놈이 듣기엔 시답잖은 동기이려나."
2-A. (준혁이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것을 인정한 경우) "후우... 그래. 더 안 다친 게 어디냐."
2-B. (준혁의 지휘가 최선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 "완벽? 이게? (눈을 부릅뜨고 준혁을 노려본다.) 아니, 지금은 됐다. 돌아가서 보자." (곧 시선을 돌려, 회복 아이템을 찾아 인벤토리를 뒤적인다.)
짬밥이 좀 있는 19세 강산이가 아니라 16~17세 때였으면 준혁이의 지휘가 납득이 가지 않을 때 "내가 지휘 뭣같이 하면 맞는다 그랬지!?"라면서 덤벼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강산이는 굳이 게이트 내부에서 서로 싸우는 건 좋지 않다는 걸 잘 알 것 같으니까 아마 의뢰 끝날 때까지 벼르다가 따질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