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 상황파악하는데 시간 좀 걸리다가 정신차리면 "그런걸 먼저 알려줘야하잖아. 반쯤은 미요루 잘못이야. 보상해." 하면서 만들었던거 똑같이 복구해놓으라고 찡찡대거나... 앗 둘이서 살 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옥불 다이빙) 근데 막상 사야 그렇게 되면 "여긴 우리집이야. 나가" 하고 조금 단호박칠수도...?
>>462 주디주 어서와~~~~ 게임 잘 모르는 둘이 붙여놓으면 기를쓰고 이기려 드는게 재밌겠다 ㅋㅋㅋㅋㅋ
>>479 일주일 전에 영상 30도였는데 이번주에 갑자기 영하라니 말도 안돼 텀이 긴 건 나도 마찬가지니 상관없어 일상.. 사야와 일상이라. 사야는 마지막별의꿈 카페에 자주 가려나? 미요루는 거기엔 생전 한번도 안 가다가 이번에 처음 가게 될 텐데 거기서 마주치는 건 어떨까 해서 그 외에도 어느 한쪽이 마법소녀 활동 끝내고 조금 지친 채로 귀가하는데, 다른 쪽을 만나서 집에 초대받는다던가 카페에 간다던가 하는 상황도 좋을 것 같네 그 외에 사야주가 미요루와 돌리고 싶은 상황이 생각나는 게 있다면 그것도 얘기해줘
>>481 대인관계에 딱히 의욕이 없는 미요루랑은 정반대네. 미요루 넌 사람 좀 만나고 다녀야(미요루: 귀찮아. 싫어.) 선레는 미요루가 먼저 카페에 들어오는 장면을 써오는 게 편할까, 아니면 사야주가 먼저 선레를 쓰는 게 편할까? 미리 말하자면 나 분량이 조금 짧거나 조금 길 수 있어 (글이 자꾸 길어지는 병이 있어서 줄이려고 노력하는데, 노력이 안 통할 때가 종종 있어)
주차구역에 멈춰서서 스탠드를 발로 차 세우고, 헬멧의 턱끈을 풀며 미요루는 아늑해보이는 전경의 카페를 고갯짓했다. 벤지풀은 짐칸에 앉아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난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느긋하게 볼일 보고 와." 마지막 별의 꿈. 낭만적인 상호였다. 등교길 근처에 있는지라 먼발치에서 몇 번 그 간판을 본 적은 있었고, 상호가 워낙에 인상깊었던 탓에 그 상호를 기억하고는 있었지만 정작 이곳에 직접적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들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저곳이 바라기시 마법소녀들의 아지트와도 같은 곳이라는 것도 미요루는 모르고 있었다.
미요루는 점퍼를 벗어들고 옆구리에 끼고, 다른 손에는 헬멧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낯선 기분에 침을 꿀꺽 삼키며 문을 조심스레 밀고 카페의 안으로 들어섰다.
"-실례합니다."
울렁거림까지 느껴질 정도로, 뭐라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낯선 긴장감에 휩싸여 문을 열긴 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보통의 아늑한 카페였기에 왜인지 미요루는 허탈함과 안심을 동시에 맛보았다. 마법소녀들의 아지트라고 별 특별할 것은 없었다. 그러고 보면 벤지풀이 "어디까지나 평범한 카페로서의 영업도 제대로 하고 있으며 일반인에게도 열려있는 공간이라, 처음엔 별로 특별해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언질을 주었던 것이 기억난다.
카페의 마스터가 잠깐 자리를 비운 모양이라, 미요루는 잠깐 앉아서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카페 안의 전경을 조금 둘러보다가, 미요루는 여기서 발견하리라곤 생각지 못한 익숙한 눈빛과 눈이 마주쳤다.
비즈야, 라는 이름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마법소녀로 일하는것은 꿈과 희망이 있는 일이고 마스코트와 자신의 생각은 일치했으니까. 하지만 싫어한다거나 좋아한다거나 하는 것과 부끄럽거나 그렇지 않다라는것은 조금 다른 주제였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멋있는 일이고 남들은 하지 못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눈에 띄는 옷을 입고 활을 당기는 모습과 사야가 아닌 비즈야라는 이름으로 남들앞에 서는 것은 어째서인지 부끄러웠다. 그렇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비즈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마법소녀라고 말하는 것을 꺼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가 비즈야가 사야가 맞냐고 묻는다면 사야는 그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것이었다.
마지막 별의 꿈. 사야는 카페를 자주 찾았다.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법이나 친해지는 법을 모르는 것 뿐이지 남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고 교류를 하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게 매번 제대로 먹혀들어가지는 않았다. 차가워보이는 외모덕에 선뜻 말을 걸어오기도 쉽지 않았고 사야는 남들에게 다가가는 법도, 사람을 대하는 법도 잘 몰랐으니까. 비즈야와 사야는 동일 인물이다. 같은 사람이 껍질만 바뀌는 것이지 속에 들어있는 것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비즈야가 된다고 한들 갑자기 남들에게 잘 다가가고 쉽게 이야기를 거는 체질로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오토바이소리. 사야는 귀가 쫑긋했지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다. 차소리라던가 오토바이소리라던가 평소에도 흔하게 들리는 소리였으니까. 눈 앞에 놓인 녹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찻잎이 동동 떠다니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누군가 말을 걸어오지도, 선뜻 말을 거는 것도 어려웠으니까 그냥 가만히 시간이나 죽이자는 생각이었다. 딱히 할 일도 없거니와 우연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건 좋은 것이니까.
" ? "
익숙한 목소리. 사야는 고개를 돌렸다. 큰 키에 쭉쭉 뻗은 팔다리. 조금 졸려보이는 붉은 눈동자와 오른쪽 눈 아래의 눈물점. 사야는 단 번에 누구인치 알아채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까 하다가 그냥 가만히 몸을 돌렸다.
" 미요루 "
부른다기 보다는 인사에 가까운 부르는 말. 사야는 '안녕' 하고 말하며 손을 들었다 내렸다. 그리곤 자기 앞자리를 가리키며 '여기 앉아도돼.' 하고 제안과 허락을 내렸다. 그리곤 창문 밖에 보이는 오토바이를 한 번 흘기고 다음은 다시 미요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미요루는 인간관계에 그렇게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었다. 그저 오며가며 만나야 하는 사람들과 인사치레해두는 정도였고, 주변 사람들의 말에 변죽을 울려주고, 호의를 표해오는 사람이 있으면 어떤 방향으로건 정성을 들인 대답을 잊지 않는 정도였다. 사람을 찾아가기도 밀어내기도 귀찮았다. 그러다 보니 미요루의 전화번호부에 기록된 사람의 숫자는 잘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는 편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생활반경을 조금만 벗어나면, 생활반경 밖의 세상은 순식간에 낯선 사람들로 가득 차버리고 마는 것이다. 물론, 그게 미요루가 퍼지로서 활동하는 데에 지장이 되는 요인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전혀 가본 적이 없던 '생활반경 밖의 장소'에서 뜻밖에 아는 사람을 마주칠 확률은 다른 사람들보다도 현저히 적은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 사야를 만난 것은 미요루로서는 뜻밖의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쌩큐."
뜻밖의 조우가, 사야가 부르는 손길이 조금 기분좋았다. 미요루는 손에 든 오토바이 헬멧을 빙글빙글 돌리며 느른하게 대답하고는 어슬렁어슬렁 걸어서 사야가 가리킨 자리에 가서 걸터앉은 뒤 외투와 오토바이 헬멧을 옆의 빈자리에 올려놓았다. 생각해보면 사야를 여기서 만날 법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미요루의 머릿속에 느릿하게 스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