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렇다고 말했잖아, 오빠. (그런데도 계속 자기라고 부르는 그가 얄미운지 그녀는 투정을 부리듯이 대답한다.) 그러니 나한테 장난치기 쉽지않을걸? (그래도 혜은을 오래 봐왔다는것이 좋은지 그녀는 장난스럽게 살짝 윙크까지 해보인다.) 하지만 정말로 닮았는걸? 짓궂은것도, 장난치는걸 좋아하는것도, 귀여운것도. (키득키득 웃으면서 발끈한 혜은의 볼을 살짝 찔러보며 눈웃음을 짓는 그녀였다.) ...응, 나도 오빠가 나쁜 뜻으로 그러는게 아니라는건 알고있어. 그런데 찬솔 오빠가 그렇게 계속 나랑 같이 있고싶어하는걸 보면... 가끔은 왠지 조금 걱정되기도 해. (마치 그녀가 어디론가 가버릴까봐 불안해하는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니까. 이미 그럴뻔했던 적이 있었으므로 더욱 걱정하는 그녀였다.)
나연아~ 나연아~ (나연이 투정을 부리듯 말하자 키득거리던 찬솔이 말을 들어주겠다는 듯 몇번아나 불러준다.) ' 그런 것치고는 잘 당하는 것 같지만? ' (자신만만하게 윙크를 하는 것을 본 혜은은 피식 웃으며 대꾸한다.) ' ..진짜 닮았어도 봐줘.. 윽.. '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제발 부탁한다는 듯 힘없이 중얼거린다.) ' 뭐 그런건... 빠른 해결법은 없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믿음을 주고 여지를 주지 않는 수 밖에 없지. ' (혜은은 나연의 걱정을 듣곤 잠시 생각을 하더니 피식 웃으머 머리를 헝클어트린다.) ' 너가 오빠한테 크게 걱정하게 만들었던 적이 있는거 아니야? '
...찬솔 오빠~ 찬솔 오빠~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가 똑같이 그의 이름을 몇번이나 불러준다.) ......혜은이를 위해서 당해주는거야. (괜히 그렇게 대꾸하면서도 슬그머니 약간 빨개진 얼굴을 돌리는 그녀였다.) 어쩔까~ (키득키득 웃던 그녀는 결국 혜은이 바라는대로 더이상 놀리지는 않기로 한다.) ......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생각에 잠기면서 얌전히 혜은이 머리를 헝클어트리게 두는 그녀였다.) 응, 있었어. ......나 죽으려고 했었거든. (혜은에게 처음으로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그녀는 약간 슬퍼보이기도 하는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응? 왜?? (나연의 바람과는 달리 나연이 그렇기 부르는 것이 익숙하다는 듯 태연히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니다, 나연이 반말해볼래? (오히러 이쪽이 기대가 된다는 듯 웃어보인다.) ' 흐응, 그러시구나~ 그런 큰 뜻이었구나~ ' (나연의 얼굴이 붉어진 것을 보았는지 혜은이 키득거리며 콕콕 건드린다.) ' ...우리 나연이 오랜만에 혼 좀 나야겠는데? ' ( 나연의 말을 듣고는 지그시 바라보는 혜은이 겁을 주듯 말한다.) ' 왜 그랬어. 나연아. 말해줘. '
...반말하기를 원해? 찬솔아. ...찬솔이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해줄테지만.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가 짓궂게 미소지으며 속삭인다. 그의 뺨을 살살 어루만져주기도 하면서.) 그래, 아주 큰 뜻이었어. (혜은이 놀리는것을 눈치채곤 괜히 빨간 얼굴로 콕콕 건드리는 혜은의 손가락을 물어버리는 시늉을 하는 그녀였다.) 혜은이 무서워~ (일부러 장난스럽게 키득키득 웃던 그녀는 혜은의 어깨에 기댄체 조용히 눈을 감으며 침묵한다.) ...혜은이가 비밀 알려줬으니까 나도 알려줄게. (잠시 호흡을 고른후 그녀는 조용히 대답하기 시작한다.) ......나... 내 손으로 우리 엄마를 죽여버렸거든. 엄마를 죽인건 나였어. 엄마가 좀비가 되어서, 그래서... (괴로운 기억이 다시 떠올라 몸을 떨면서도 그녀는 힘들게 말을 이어간다.) ......더이상 살고싶지않았어. 나도 같이 따라가고싶었어. ...그런데 찬솔 오빠가 나를 붙잡았어. 나를 살려줬어.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있을수 있던 이유는 바로 그였으니. 그녀는 천천히 눈을 뜨고 아무말 없이 혜은을 바라보다가 애써 조용히 눈웃음을 짓는다.) ...그래서 찬솔 오빠가 걱정되는거야. 오빠는 예전부터 나한테 죄책감을 가지고있었으니까. 그리고... (혜은이 자신을 두려워하거나 거리감을 둘까봐 두렵기도 했지만 애써 속으로 삼켜내는 그녀였다.)
...이것도 색다른 느낌이라 좋을지도.. (눈이 어느샌가 초롱초롱해져선 뚫어져라 나연을 바라본다. 스위치가 들어가기 직전일지도 몰랐다.) ' 우왓 위험해라~ ' (무는 시늉을 보곤 과장되게 놀란 척을 하고는 키득거리는 혜은이었다.) ' 그럼그럼, 나 무서운 사람이라니까~ '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잘 알아두라는 듯 웃어보인다.) '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네... ' (묵묵히 어깨에 기대어 말을 이어가는 나연의 말에 잠자코 듣고 있던 혜은은 천천히 입을 연다.) ' ..그래서 너도 죄책감으로 오빠를 사귀는건 아니지? 오빠가 널 살렸다고 말이야. ' (어머니에 대해선 말을 아끼려는 듯 차분하게 살짝 이야기를 틀어 물음을 던진다.) ' 죄책감 때문에 사귀는거라면 오래 가지 않게 하는게 좋을지도 몰라. 물론 꼭 그것때문만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 (걱정스런 눈으로 나연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말을 이어가는 혜은이었다.)' 그런거라도 난 널 멀리 하지 않을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말해줘서 고마워. 정마르 '
...찬솔아, 기다려. 우리... 잠시 심호흡을 해보자, 응? (그의 눈빛이 위험해지고 있다는것을 눈치챈 그녀가 움찔하더니 계속 그의 이름을 불러주면서도 슬그머니 두손으로 그의 눈을 가리면서 속삭인다.) 그러니까 나 너무 놀리면 위험한거야. (그녀도 일부러 한번 더 무는 시늉을 하면서 장난스럽게 대꾸한다.) ...응, 그렇네. 우리 혜은이 아주 귀엽고 무서운 사람이야. (키득키득 웃으면서 대답한 그녀는 아무말 없이 혜은의 말을 듣는다. 그리고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죄책감으로 사귀는건 절대 아니야. 찬솔 오빠랑 사귀기 시작한건 그 일...이 일어나기 전이니까.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아직 괴로웠지만 애써 미소를 짓는 그녀였다.) ...내가 걱정되는건 그거야. 만약 나중에 내가 사라지게 된다면... 찬솔 오빠가 잘 살아갈수 있을까 하는거. 나 그때 봤거든, 혜은아. 내가 다 포기하고 죽기만을 바라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때 찬솔 오빠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정말로 폐인같은 모습이었어, 혜은아. ......나는 오빠에게 있어서 사랑이자 죄책감일지도 몰라. (이런 아포칼립스 세상에선 언제 어떻게 죽어도 이상하지않으나 그는 계속 하나가 되어 함께 있기를 바랬으니까. 그런 그가 죄책감으로 무너질지도 모른다는것이 그녀는 여전히 걱정스러웠다.) ...나야말로 들어줘서 고마워, 정말로. (혜은이기에 그에게는 차마 말하지못할 것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을수 있는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일단 뽀뽀 한번 하고 심호흡 해도 괜찮지 않을까? (눈아 가려진 상태로도 슬그머니 가까이 가려하며 해맑게 말한다.) ' 근데 나도 물 줄 안다? ' (나연을 따라 무는 시늉을 한 혜은이 키득거리며 웃어보인다.) ' ....바보 ' (나연이 마음을 털어놓는 것을 잠자코 또다시 들어주던 혜은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한다.) ' 예전부터 느끼는거지만.. 나연이 너가 그것까지 다 고민하고 어떻게 하려고 생각할 필요 없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너야. 물론 네가 만약 먼저 죽는다면 미치도록 오빠가 슬퍼하겠지. 하지만 우리를 먼저 두고 간 사람들이 그것때문에 죽기 전에 전전긍긍하다가 갔을까? 아니잖아. 너도 마찬가지야. 물론 나쁜 일이 벌어지면 슬프겠지만 그건 남겨진 사람이 떠나간 사람을 위해 이겨내야할 문제야. 반대로 오빠가 죽으면 그 슬픔은 결국 네가 이겨내야할 문제지. 결국엔 누구나 마찬가지인 이야기야. 그러니까 넌 일어나지 않은 일에 걱정을 기울이고, 미리 마음을 소모할 필요없어. 그건 그때 가서 소모한다고 해도 부족할테니까.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단호하게 이야기 해야한다 싶었는지 엄한 표정으로 말한다.) ' 너가 진짜 오빠를 생각한다면 살기 위한 일만 생각해. 죽은 후가 아니라. '
(눈이 가려졌어도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어쩔줄 몰라하던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먼저 그에게 짧게 입을 맞췄다 떨어진다.) ...자, 했으니까 이제 심호흡 해보자, 찬솔아. (아무래도 먼저 해치우고 그를 진정시키는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그녀였다.) 내가 더 세게 물 줄 안다? (그녀도 질수 없다는 듯 장난스럽게 웃으며 대답한다.) ...혜은이는 어른이 다 되었구나. (침묵하며 혜은의 말을 듣던 그녀는 키득키득 웃으며 속삭인다. 그리고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혜은을 바라본다.) 나도 그 이후로 나름대로 살기 위한 일을 생각하고있어. 너랑 찬솔 오빠랑 다같이 물놀이를 즐겼던것도 그렇고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자고 말한것도 그 때문이야. 나는 살아있는 동안에 너랑 오빠랑 함께 여러가지 추억을 쌓고싶어. 살고싶다는 의욕을 가질수 있도록. 그리고 동시에 죽은 후도 생각하고싶어. (적어도 자신이 언제 떠나가게 되더라도 그와 혜은이 모두 조금이라도 덜 슬퍼하도록.)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나 찬솔 오빠도, 혜은이 너도 지켜줄거야. 두사람 모두 아주 행복하게 만들어줄테니까 각오해. (그녀는 혜은의 귓가에 속삭이곤 장난스럽게 웃는다. 그녀는 두사람을 위해 이 사태를 어떻게 해서든 끝낼 방법을 찾을것이었다.)
....넵 (흡족해진 찬솔은 다행이도 이번에는 나연의 말을 잘 들어준다. 물론 여전히 눈은 반짝이고 있긴 했지만.) ' 어디 한번 해보자 이거지~? ' (어쭈하는 표정을 지어보인 혜은이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무는 시늉을 몇번 더 해본다.) ' 진즉 어른이었다, 뭐. ' (키득키득 웃으며 말해오는 나연에게 어처구니 없다는 듯 태연하게 대꾸한다.) ' 바보.. 살아있는 동안 할게 얼마나 많은데 그거 생각하면서 죽은 후까지 생각하냐? ' ( 너무 무리는 하지 말라는 듯 나연의 어깨를 툭툭 건드려준 혜은이 씨익 웃어보인다.) ' 나중에는 조카도 기대해도 되는거려나~ ' ( 도망치듯 계단으로 향하며 능청스럽게 말을 던진다.)
...그럼 다음으로는 그 눈빛 진정시키자. (그가 눈을 반짝일때마다 위험했던것을 기억하고있던 그녀였다. 그래도 이번에는 그가 말을 잘 들어주자 그녀는 한번 더 말해본다.) 좋아, 해보자구? (그녀도 지지않겠다는 듯 몇번 더 무는 시늉을 같이 한다.) 그래도 뭐랄까... 아직 아이같은 느낌이었거든. ...혜은이가 귀여워서 그래. (키득키득 웃으며 혜은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는 그녀였다.) ...그 많은 할것들 중 하나가 그거니까.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속삭인다. 적어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그랬으니까.) ...윽, 너무 기대하면 안돼! (잠시 굳어있다가 뒤늦게 얼굴을 붉히곤 계단으로 도망치는 혜은에게 소리치는 그녀였다. 그리고 한숨을 내쉰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일단 그의 방으로 향한다.) ...찬솔 오빠. 혜은이랑 이야기 잘 나눴어. (그의 방문을 똑똑 두드리고서 걱정하지 말라는 듯 조용히 말하는 그녀였다.)
내 눈이 왜? (방긋 미소를 지어보이모 아무것도 모르는 척 태연하게 물음을 던진다. ) ' 오빠랑 있더니 많이 변했네~ ' (몇번 더 따라하는 나연을 보며 키득거리더니 느긋하게 말하는 혜은이었다 ) ' 내가 원래 한 귀염하긴 하지. ' (당얀한 말을 한다는 듯 팔짱을 끼곤 으쓱이는 것이 꽤나 건방져 보였을지도 모른다.) ' 기대할게! 나연아! 나연이 똑닮게! ' (도망치면서도 할말은 한다는 듯 해맑게 웃으며 달려올라간다. 오늘 자기가 할 일은 다 했다는 것처럼 뿌듯해보였다.) 그래? 고생했네. 뭐래? (엎어져있던 찬솔이 궁금하다는 듯 올려보며 말한다.)
...오빠가 그런 눈을 하고있으면 위험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그녀는 계속 그의 눈을 손으로 가리면서 조용히 웅얼거린다.) 안 변하면 계속 나만 당할테니까 말이야. (그녀도 키득키득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에게도, 혜은에게도 질수만은 없던 그녀였으니까.) 맞아, 우리 혜은이는 한 귀염하지. (그녀에게는 혜은이 마냥 귀여워보이는지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혜은의 볼을 살살 어루만져준다.) 기대하지 말라니까아! (도망치는 혜은에게 새빨간 얼굴로 소리치는 그녀였다. 결국 붙잡지도 못한체.) ...그냥... 화난게 아니라 오빠가 풀어져있는걸 보는게 좀 그랬다고 그랬어. (키득키득 웃으며 대답한 그녀는 엎어져있는 그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러니까 오빠도 이제 걱정말고 푹 쉬어. 나도 내 방에 가볼게.
누가 보면 내가 좀비라도 되는 줄 알겠다. (나연이 조용히 웅얼거리자 조금 억울한 듯 입을 삐죽이며 투덜거리고 마는 찬솔이었다.) ' 역시 내 친구가 뭘 좀 안다니까. 잘 보고 배우라구. ' (혜은은 볼을 만져주는 나연에게 의기양양해져선 능청스레 말을 이어간다.) ' 몰라~! ' (그 말고ㅏ 함께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는 것이 성공적으로 도망간 모양이었다.) 그녀석이라면 충분히 그럴만하지. 나연이도 덕분에 고생했네. (기분좋게 나연의 쓰다듬을 받곤 나연의 손을 한번 잡아주며 다정하게 말한다.) 아쉽지만 붙잡으면 나연이가 혼낼테니 얌전히 있을게. 푹 쉬어.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신 찬솔이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지금까지의 일이 있었잖아. ...찬솔아. (그가 투덜거리자 조용히 그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그를 달래주듯 뺨을 살살 어루만져주는 그녀였다.) 응, 열심히 배울게. (의기양양한 혜은이 귀여운지 그녀는 키득키득 웃으며 혜은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하여튼... (혜은은 역시 엄청 강하다고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는 그녀였다.) 고생했다기보다는 혜은이가 기분이 나쁘다거나 한게 아니라서 다행이지, 뭐. (그래도 고맙다는 듯 그녀도 미소를 짓곤 그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주며 속삭인다.) ......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는 고개를 숙여 그의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춰준다.) 얌전히 있어줬으니 상이야. ...다음엔 좀 더 오래 있자. (베시시 웃어보인 그녀는 천천히 그의 방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