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소라도 그렇게까지 높은 사람은 아니라서 건의만 해줄 수 있을뿐이지 실행하는건 더 높은 사람들일테다. 그 사람들이 나때는 말이야, 라고 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애초에 익스퍼랑 이렇게 작전을 해본 양반들이 없을텐데 라떼를 운운하는 것도 참 웃기다. 그래도 어쩌겠어, 군대와 경찰은 상명하복이니 까라면 까는 수밖에.
" 그러니까 자의로 그 신을 믿는다, 라는거죠? 그 어떤 타의도 없이. "
솔직히 좀 충격이다. 그렇게까지 신을 부르짖는데 그런 기척이 하나도 없었다니. 그들이 믿는 신은 기독교나 불교, 천주교 같은 대중화된 종교가 결코 아니다. 그 정도로 광신적인 모습을 보이는데도 정작 그런 기미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수상함만 더욱 증폭 시킬 따름이다. 마치-,
" 일부러 자신의 흔적은 하나도 남기지 않으려는 것 같은데. "
소라가 들려준 음성은 정말 광신도나 할법한 이야기였다. 이런 사람이 둘이나 있는데 그 둘에게서 그런 기미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은 일부러 일말의 힌트조차 주지 않겠다는 의지처럼 보였다. 혼잣말로 중얼거린 나는 녹음기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종교에 교주도 없고 그냥 신을 만났다만 반복한다니 이것 또한 아이러니.
" 확실히 무언가 얽혀있는게 확실하네요. 정말 용의주도한 누군가가 말이에요. "
골치 아프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배후라면 적어도 한명은 아닐터. 어떤 집단이 연관되어있고 그 집단이 상상 이상으로 거대하다면 ...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사회 전반 이곳저곳으로 뿌리를 뻗치고 있다면? 최악의 상황은 상정하기 싫지만 만약 이 예상이 모두 현실이라면 익스퍼에 의한 대규모 폭동도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정말로 뒤에 누군가가 있다면, 당연히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겠죠. 그렇기에 더 골치가 아픈거고요. 그 '신'이라는 작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인상착의조차 없다는 것이 거짓말탐지기로도 사실로 나온다면 더더욱요. 투명한 익스퍼..는 아닐테고."
여러모로 아직은 미스테리가 많다고 생각하며 소라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꼬리조차 보이지 않고, 그 정체조차 알 수 없는 이는 어떻게 보면 정말로 '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소라는 괜히 골치아프다는 듯이 표정을 찡그렸다. 괜히 손을 탈탈 털어내며 생각을 저버리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젓던 소라는 다시 고래를 고정시키며 유진을 바라봤다.
"그런 악마에게 물어본다고 해도 과연 무슨 답이 나올까요? 헛수고라고 생각해요. 물론 경찰이기에 물어야 할 것도 있겠지만..."
과연 지금의 그가 그런 의미로 말을 한 것인지. 그에 대해서는 아닌 것 같다고 추정하나 그 사실을 입에 담지 않으며 소라는 자신의 사무실을 향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차후, 그 '신'과 연관된 또 무언가가 일어날지도 몰라요. 그땐 무슨 일이 또 일어날지 모르니 각오는 해두는게 좋을지도 몰라요. 첫 번째도, 그리고 두 번째도. 그 스케일이 정상적은 아니었으니까요. 동기와는 별개로 하는 행동이 과감하다 못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고요. 이후로도 그런 일이 계속 벌어진다면..."
눈을 감으며 그다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소라는 한숨을 괜히 크게 내쉬면서 다시 눈을 떴다.
"어쩌면 우린 이미 빠져나갈 수 없는 곳으로 발을 들이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저는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 여기서 물러서면 히어로가 아니니까."
히어로를 입에 담으며 살며시 분위기를 풀려는 듯 이야기를 하며 소라는 유진을 바라보며 언제 진지하게 말했냐는 듯이 미소를 부드럽게 지어 이야기했다.
>>425 앗 그런 거 절대절대 아니다~~~~~ 가능하다면 같이 하자고 한 거니까 선점한 것도 아닌데 뭘~~~ 나도 돌리자고 해놓고선 지금 기력 부족해져서 지금 미루자고 하는 중이구... :3c 암튼 나도 애조씨랑 케이시 만나고 싶은 건 마찬가지니까~~~ 오늘 못 이어진 일상은 나중에 만나보는 걸로 하지 뭐!
>>428 역시 그렇겠지...?? 내가 손이 느려서 빠르게 돌릴 자신은 없... 없네...... 음,,,, 조금 기다려봤는데 기력이 제대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음... o(-(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구... 그렇다면 오늘은 그냥 쉬는 걸로 하겠습니다.... 으아ㅏ악 먼저 말 꺼내놓고서 취소해서 미안해..(마빡 박음,,,,)
>>443 적어도 캡틴은 스카웃되고 싶은걸요. 잡일꾼이라도 좋으니까 캐릭터들 직접 보고 싶은데. (어림도 없지)
사실 저번 케이스에서도 오버익스파를 설명하고 보여주기 위해서 예성이가 사용해서 지하철을 잡아두는 전개를 하긴 했는데 그것조차도... 왜 MPC가 거기서 활약을 하나요? 라는 말이 나올까 싶어서 좀 조마조마한지라... MPC 주인공화라던가 그런 것은 피하고 싶다보니 앞으로도 계쏙 그렇게 될지도 않을 것 같고.. 소라도 아마. (흐릿)
지금이야 지휘관 일을 하고 있어서 현장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있지만 전 직장에선 예성이와 페어로 함께 자주 현장에 나가고는 했어요. 생각보다 자기 단련을 꽤 하고 있어서 제압법도 확실하기도 하고..아무튼 꽤 유능하다는 설정이에요. 익스파 범죄자를 상대로는 정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달려들어서 단번에 땅에 눕힌 후에 수갑을 채워버리기도 하고. 은근히 청해시 토박 범죄자에게는 무서움의 대상이랍니다. 그런 공들이 인정되어서 이번에 지휘관이 된거기도 하고요.
" 사실 그게 뭐든간에, 인간이 아닐거란 생각은 안하니까요. 결국엔 우리와 같이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 아니겠어요? "
정말 신이라면 우리는 대적할 수 없는 것을 대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정말 신이라면 이렇게까지 귀찮은 방법을 동원하진 않을터. 결국 뒤가 구린 그저 조금 특별한 인간인 것이다. 하지만 단서조차 못잡고 있으니 그게 답답할뿐. 꼬리가 길면 언젠간 밟히는 법이니 언젠간 그 녀석도 꼬리를 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악마이기에 대답해줄 수 있는 것도 있는 법이니까요. "
어깨를 으쓱하면서 흘리듯이 답했다. 소라가 자신의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을 눈으로 좇으며 그녀가 하는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 첫번째와 두번째가 연속으로 그 신과 연관되어 있었다면 세번째도 그럴 확률이 높다. 물론 생사람 잡을 확률도 있지만 사실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라 범죄자면 그냥 잡아들이는게 중요한거지.
" 역시 너는 히어로를 좋아하는구나. 예전보다 더욱 말이야. "
남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라만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로 작게 속삭인 나는 살짝 웃었다. 대학생때부터 남다른 히어로 사랑은 알고 있었지만 그때보다 더욱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정말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나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보고서는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수고하십쇼. 충성! "
그녀도 할 일이 있고 나도 일이 남아있으니 시간을 뺏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이렇게 얘기하면서 쉬기도 쉬었으니까 다시 일해야겠지. 웃으면서 경례를 마친 나는 내 자리로 돌아가서 잠깐 핸드폰을 확인하고서 다시 업무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