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every now and then I like to get me some, to get some Oh, even though it's just a phase Now it's feel like I've been slowing a loaded gun This shit ain't fun I'm on the verge on painting with my brains Help me
이거, 진짜로 시끄럽겠는걸. 청궁 학생들이 이번에 온 학교의 학생들과 어울려서 사고만 안치면 괜찮으려나. 폭발소리와 함께 등장한 여학생들의 모습을 발견한 뒤에 바로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간 생각이었다. 뭐, 내가 걱정해야할 건 아닌가. 아- 근데 저 장미모양 초콜렛은 좀 예쁘다. 저걸 다크 초콜렛으로 하면 흑장미처럼 보이려나. 아성이 받은 초콜렛을 흘끗 곁눈질로 바라보며 단태는 혼잣말을 들리지 않도록 꽤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폭죽에 초콜렛과 과자인가. "아, 저런-" 생각에 잠겨있던 단태는 자신의 턱에 대고 있던 손을 떼어내고 붉은색 눈동자를 다른 곳으로 슬그머니 움직이며 능청스럽게 중얼거렸다. 이런 날씨에 저런 마법을 맞아버리면 감기 걸리기 딱 좋을텐데 말이지. 생각과 다르게 단태는 굳이 대신 막아줄 생각은 없어보였다. 그도 그럴게 날씨가 추우니까 그것 뿐이다.
빗자루를 탄 여학생들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그 중 한명의 학생이 자신의 로브에서 푸른색 장미 모양 초콜릿을 꺼내, 아성에게 건네주고 다시 자신의 무리에게로 날아갔다. 아성은 어안이 벙벙해 하며 초콜렛을 입에 문 뒤 리듀시오로 작게 만들어 주머니에 넣어둔 머글 사회의 막대과자 한 통을 잉고르지오로 원래 크기로 바꾼 후 윙가르디움 주문으로 그녀에게 날렸다.
그녀가 사탕을 잡을 지 아니면 그냥 못본 체 지나갈 지 모르겠지만 받기만 하는 것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따.
아성 외에도 몇몇 학생들이 과자가 담긴 봉투를 받았다. 그리고 몇분이 지났을까? 중앙에서 움직임 없이 하늘을 비행하던 남성이 내려오더니 공중에 떠다니던 학생들도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는 자신을 웨스트 학원 교장이라 소개하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것과 동시에 웨스트 학원의 한 여학생이 지팡이를 있는 힘껏 두드렸다.
아마 무엇인가 잘 안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운 나쁘게도 여학생이 쏜 아구아멘티가 아성에게로 날아들었다. 막지 않는 다면 젖겠지만 불행하게도 아성은 초콜릿에 빠져있었다.
물줄기 세례를 맞고 넘어진 아성은 자신에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파악하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비 맞은 생쥐 꼴이 된 그는 이내 한참 먹고 있던 장미 초콜렛이 땅에 떨어진 것을 보고 주워들고는 아직 3초 안지났다고 말하며 다시 오독오독 입에 넣어 먹기 시작했다.
축제가 다가온다는 말에 그도 떠들던 6학년 중 하나였다. 다과 사건 때 그에게 달라붙었던 1학년 아이는 굳이 그가 있는 도서관까지 찾아와 조잘조잘 물어봤기 때문이다. 선배, 정말 다른 학교 애들도 와요? 그래. 선배, 그럼 저희 꾸미고 가요? 그래. 선배는 드레스 입을 거예요? 아니. 선배, 고양이 좋아해요? 아니. 선배, 제가 꾸며드릴까요? 그만. 더 용건이 없다면 가도록 하지. 선배, 저 용건 있어요! 저 에스코트 해주시면..
"그만."
그는 그날만큼 말을 많이 한 날은 없다 생각했다. 학생이 냅다 작은 상자를 주기 전까지는. 그렇게 축제가 다가왔다. 관리하지 않았다면 관리하면 된다. 그는 제법 근사하게 차려입었다. 긴 머리 곱게 빗어 한 갈래로 높게 올려 묶었고, 정장과 구두, 그리고 어깨부터 시작해서 펄럭이는 긴 망토까지 깔끔했다. 딱 어두운 귀공자였다. 가슴팍의 붉은 브로치를 도무지 고운 시선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그는 다른 학교의 소개는 그나마 고운 시선으로 봤다. 사고만 안 치면 되는 뿐더러.
"오, 인기가 많아서 물에 젖은 생쥐도 자처하려 했나?"
그는 자기가 한 말이 아니라는 양 시선을 슥 굴리며 부채를 폈다. 누구의 것이냐고? 옆에서 제 브로치 찼네요! 저희 가문이 브로치를 잘 만드는데 이걸 선배의 장례 사업이랑 연관시키면...라며 조잘거리는 1학년 학생 것.
뒤늦게나마 정전 한켠에 자리한 발렌타인을 발견한 그녀는 한 손을 살짝 흔들며 고개를 기울여보였다. 가는 손목과 레이스 장갑 위로 수정 팔찌가 흔들거린다. 오늘은 제법 폼을 낸 발렌타인을 보고 그녀는 어머어머, 하듯 손으로 입가를 가리고 키득이는 시늉을 하는 건 덤이었다.
두 곳이 아니라는 말에 이해가 늦은 그녀가 눈을 깜빡였다. 그대로 가만히 서서 윤이 손이 머리칼을 정돈해주는 걸 받는다. 무슨 의미일까. 되묻지 않고 기다리자 그 의미를 저절로 알 수 있었다. 한 학원이 더 오니, 두 곳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이번에 온 학원은 히포그리프와 아브락산을 타고 있었다. 독수리와 과자 다음은 신비한 동물이라니. 어느 학원이나 개성이라고 할지, 그런게 너무 강렬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해지려는 기분이었다. 이제 시작인데 말이다.
그녀는 하르모니아의 교장과 학생들이 내리는 걸 지켜보다가 분위기가 좀 풀리는 듯 하자, 마지막으로 온 하르모니아 학원생들 쪽으로 갔다. 히포그리프가 신기하기도 했고 가장 가깝기도 해서였다. 먼저 다가간만큼 행동을 먼저 보여야 할 것 같아, 드레스 자락을 가볍게 잡으며 인사를 보인 그녀는 예의상의 미소를 옅게 지었다.
건 사감이 수건을 덮어주고 자신의 두루마기를 덮어주려고 했지만 아성은 정중히 사양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덕분에 몸에 열이 후끈 달아올라 따뜻해졌다. 발렌타인은 자기가 한 말이 아니라는 양 시선을 굴리며 부채를 펼쳤지만 사실 그런게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교내 3위 미소년이 물에 젖으면 2위 미소년이 되거든?."
아성은 씨익 웃으며 지팡이를 들었다.
"함께 하겠나! 4위!"
겸사겸사 지난번 자신을 노린 매에게도 복수할겸.
"미리 주는 발렌타인데이 선물이다!"
뒷일 따윈 생각하지 않고 불나방처럼 저지른다. 사실 발렌의 잘못은 그저 아성을 놀린 것 뿐이었지만 아성의 눈에는 발렌만 보였다.
"아구아멘..티?"
마법 영창은 억양이 잘못되면 제대로 발동하지 않는다. 장난칠 때는 누구보다 유능한 아성의 이러한 초보적 실수는 교사석에서 들린 우당탕하는 소리와 혜향교수와 학생들의 괴성,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정신이 신비한 동물들에게로 쏠린 것으로 비롯되었다.
아브락산 무리에서 남학생들이 내렸고 히포그리프에선 3m 가까이 되어보이는 교장이 내렸다.
아성은 거인과도 같은 교장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다시 발렌타인에게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이미 장난의 열기는 식은 후 였다. 그는 입맛을 다시며 비페라 에바네스카로 여학생이 만든 마법의 물을 없애버렸다.
쿠당탕. 혜향 교수님 덕분에 싸움은 시작도 못하고 끝나버렸다. 신비한 동물에 저렇게 집착하시니,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자하니 그의 친한 벗 하나가 떠올랐다. 신비한 동물 조련에 제법 재능이 있던 녀석이다. 지팡이 세공을 맡겼더니 만족스러운 결과를 주기도 했고. 그렇지만 저런 히포그리프만 보면 눈이 돌아가 친해질 수 있다며 버선발로 뛰쳐나가지를 않나, 죽은 여동생으로 여장하는게 취미인 괴팍한 놈이었다. 당연히 그가 그리 언급하면 지하실에서 시체랑 하룻밤 욕구 채우는 놈이라고 맞서긴 하지만. 그리고 두 장발남은 다투다 결국 머리채를 잡는 것이다. 이기는 쪽은 대다수 그 머리 허연 개자식이다. 적어도 다행인 점은 시작도 못하고 끝난 원내의 싸움에선 이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선배, 선.." "Hush."
그는 눈을 흘긋 돌려 검지 든 한 손으로 후배의 입 가까이에 대고, 다른 손으로는 능숙하게 백정의 목가를 긁어주며 고개를 돌려 부리에 가볍게 입맞추려 했다. 그리고 작게 속삭인 것이다. "질투하니? 네가 원하면 먼저 들어가마. 온전히 네게 신경쓸 장소가 그곳밖에 없으니 참 아쉽기도 하지." 하면서도 손을 덥썩 잡히자 그쪽을 놀라 바라보는 것이다. "이런 젠장."
"저..저 웨스트 학생이 너무 궁금해요." "..뭐?" "에스코트 해주세요, 에!스!코!트!!" "잠깐, 난 돌아가고 싶은데."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