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every now and then I like to get me some, to get some Oh, even though it's just a phase Now it's feel like I've been slowing a loaded gun This shit ain't fun I'm on the verge on painting with my brains Help me
"자기야~ 달링~" 나긋하고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단태는 연인의 어리광과 같은 말에 달래는 듯한 투로 낯간지러운 호칭을 읊조렸다. "우리 허니버니가 그렇게 말해주는 건 기쁘지만, 내 볼을 꼬집게 해주는 건 좀 생각해봐야할 것 같은데." 대체 내 볼을 꼬집는 게 왜 좋은거야? 하고 단태가 꼬집히면 아프니까 싫다는 어조로 중얼거리며 손으로 자신의 양쪽 뺨을 가렸을 것이다. 물론 행동만 그랬을 뿐 진짜로 한번만 꼬집어보자며 다시 손을 뻗어왔다면 못이기는 척 내줬을테지만 말이다. 단태는 주양에게 늘 너그럽고 유한 편이었으니.
"우리 키티가 확신을 심어준다면 이럴 일은 없을테니까 앞으로도 계속 확신할 수 있도록 해줘~? 뭐~ 그래도 우리 달링이 확인이 필요하다면 확인시켜줄 수 있지만 말야."
뱀처럼 구는 건 이골이 났다. 실제는 뱀보다 이리에 가깝다고 해도 원한다면 다시 뱀처럼 굴 수 있었다. 지금도 그렇게 굴고 있기는 하지만. 죽어서도 내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주양이 보여주는 모습에 단태가 입가 한쪽만 슬쩍 치켜올려서 담백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네가 죽게 내버려둘 생각이 없으니까 정말 그렇게 되는 일은 나중이 될테지만."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곱게 웃는 네 얼굴에 이유없이 심장께가 근질거리는 감각이 느껴진 단태는 자신의 심장 근처에 손을 올리며 근질거리는 감각이 무엇때문인지 생각하며 대답했다.
"혹시 위험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 우리 달링의 몸에 상처를 냈다거나, 괴롭혔다거나 그런 일이 있었거나."
주양이 본가에서 어떤 느낌으로 지내고 있는지 단태는 모르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한번도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자신은 몇번 망설임없이 어떤 식으로 지내는지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혹여나 주양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거나, 제대로 대우를 못받고 있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단태는 주양을 방학 때 주씨 가문의 본가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서 방학이 끝날 때까지 숨겨놓고 지내게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단태는 주양의 발목을 감싸고 있던 손에 무의식적으로 조금 세게 힘을 줬다가 다시 힘을 풀었다.
단태는 상자에 들어 있는 발찌를 손에 들고 주양에게 내보였다. 언뜻 보면 화려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눈에 띄지 않은 심플한 디자인이었지만 랩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단태가 꺼내서 보여준 발찌의 디자인은 단태의 손목에 채워져 있는 팔찌와 똑같은, 하지만 더 가느다랗고 작은 하늘색 뱀이었다. "족쇄처럼 비즈와 체인으로 만들어진 발찌도 좋을 것 같았지만, 이쪽이 더 좋을 것 같아서 말야. 어때, 마음에 들면 내가 채워줘도 될까? 달링." 한손으로는 주양의 발목을 감싸고, 다른 손에는 발찌를 들고 단태는 고개를 기울여서 주양의 무릎에 뺨을 기대며 느긋하게 문지르며 물음을 던졌다.
- 좋아하는 거라면 역시 골드 계열일거야. 여러 톤을 구비해놓고 기분따라 골라 쓰겠지.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건 펄이 들어간 밝은 금색, 평소 눈동자와 닮은 색이지 않을까. - 원하는거...원하는거라... 뭐든 대답해주고 진실로만 답해준다 하면, 음, 지금 시점에서는 아마 이전에도 연인이 있었는지를 궁금해할거 같네. 있었다면 어떤 사람이었는지 뭘 했는지 같은 것도 궁금해할테고. - 어지간해선 기숙사 옮길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골라보라면 현궁이겠지? 더운 건 싫고 시끄러운 건 더 싫으니까. 그리고 현궁엔 벨 선배가 있으니 심심하지 않아서 좋다고 생각할 걸? 아 같은 기숙사는 못 참지 ㅋㅋ 매일 깐족대러 간다 ㅋㅋ
음~~ 그랬구나~~ 아이 귀여운 동캡을 어쩌지 진짜? ((쑤다담)) ㅋㅋㅋㅋㅋ 신탁을 언급했던 건 정체를 떠보려고 했던게 맞긴 했지. 그 시점에서 그 신탁이 가리키는 건 윤이 말고는 생각이 안 났거든. 진행 내용이랑 후일담이랑 겹쳐봐도 그랬고. 그래도 에이 설마 했는데 ㅋㅋ 대박을 터뜨려버렸네...? 근데 그렇게 밝혀지는 것도 처음부터 예상 내에 두고 있던거야?
이러니까 좋지. 그 한 마디를 차마 꺼내지는 못한 채 다시금 손으로 볼을 가리는 당신을 바라보며 주양은 흐뭇하게 웃었다. 볼을 꼬집으면 말랑하게 느껴지는 그 감촉도 좋았지만, 당신의 반응이 평소의 당신에게서 볼 수 있는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으니까. 굳이 볼을 꼬집지 않더라도 지금의 이 반응이면 만족한다는 듯, 계속 뭔가 아쉬운 것처럼 굴다가도 금새 풀어지고 말았다.
"흐으음~ 좋아. 우리 여보야의 요청사항, 내 마음속에 접수 완료! 그럼 이제 그 반대로 행동해보실까나~"
두 손을 감싸고 제 볼에 얹으며. 당장이라도 하트를 띄울 듯 상큼발랄하게 이야기했으나 너무 발랄했던 나머지 속마음도 함께 말해버렸다는 것은 주양이 눈치채지 못한 사실이었다. 당신이 이것을 듣더라도 자신을 싫어하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심한 내용은 아니었다~ 하는 것이 주양의 생각이기도 했다.
죽게 내버려둘 생각이 없다는 말에는 결국 다시 웃어버리고야 마는 것이다. 뭣모르던 옛날 같았더라면 자신에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길래 그런 거냐며 정말로 모르는 상태에서 물음을 던졌을 테지만, 지금은 알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무슨 의미인지. 남들은 주제넘는다며 섵불리 알고 있다는 말을 잘 꺼내지 않지만 주양은 그 반대였다. 알것은 다 알고 지내는데 뭐가 문제야? 하는 마인드에서 오는 영향이 컸다.
"어머나. 그런건 전혀 아니니까 안심해도 좋아~ 그까짓 놈들이 감히 날 어떻게 건드리려고?"
건들었다간 전부 산제물으로 보내버릴텐데. 뒷이야기는 굳이 더 꺼내지 않고 걱정하지 말라는듯 씩 웃으며 당신의 머리에 손을 얹은 채 두어번 통통 두드려주었다. 우리 단태. 언니 믿지? 하는 장난스러운 한 마디 말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못 지내는건 아닌지 걱정이라도 하듯 제 발목을 잡은 당신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저도 모르게 표정이 찌푸려질수밖에 없었다. 허나 싫은 건 아니다. 누군가에게. 아니, 자신이 제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는 걱정이라는 것은 기분 좋은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이윽고. 주양은 발찌를 한참 바라보다가 조금은 수줍게 웃었다. 선물. 당신에게 자신이 귀걸이와 목걸이를 선물해줬듯이. 당신도 자신에게 선물을 주었다. 평생 풀어내지 않을, 그 어떤 족쇄보다도 로맨틱하고 구속력 있으며 사랑스러운 그런 것을.
".. 나. 기분 엄청 묘해졌어. 그거. 우리 여보야 팔찌랑 비슷한 디자인인것 같은데~ 엄청 마음에 들어. 너가 직접 채워주는거라서 더더욱."
당신을 한참 내려다보며, 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을 오롯이 느끼고는 수줍은 미소를 유지했다. 제 발목에 감기게 될 뱀 모양 발찌처럼, 당신이라는 존재가 언젠가는 자신의 삶 전체를 휘감아주기를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