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 "...과학적인 것은 잘 모르겠지만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A급 정도의 파장이라면."
확실한건 잘 모르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닐 거라고 예성은 대답했다. 아무래도 그도 정확하게 확신을 하긴 힘든 모양이었다. 허나 가능성은 분명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게, 파괴되었어요! 지금 완전히 작동을 하질 않아요! 왜, 왜 파괴된건진 모르겠지만!! 내부에서는 컨트롤이 되지 않아요. 멈추려고 해도 멈춰지지 않아요! 다친 안에 있는 곳은 없고, 승객들도 다 무사해요! 확인했었는데 아무도 다치지 않았어요! 그... 열차가 이렇게 되고 제가 상황을 파악하려고 여기로 들어가고 방송을 하는데, 갑자기 노이즈가 끼이더니, 기계음이 들렸어요. 7억원을 내놓으라고요. 안 그러면 우리 모두가 죽는다고! 그러니까 제발 살려주세요!!
정말로 겁이 난다는 듯, 그녀의 목소리는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알데바란> "있습니다. 제 혼자 힘으로는 어림도 없지만요."
알데바란의 물음에 돌아온 것은 언제나처럼 무뚝뚝한 어조의 예성의 목소리였다. 허나, 그냥 하는 말은 아닌듯, 나름 확신이 있었다.
한편 프로키온은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안타깝게도 그런 익스퍼는 없어. 몇몇의 익스퍼가 있긴 하지만, 전력을 다루는 익스퍼는 한 명도 없어."
<애쉬>
"네? 어. 그랬던가? 그러고 보니 관련으로 이야기를 한 적이 있긴 합니다."
한편, 애쉬는 눈을 마주치는데 성공했고 이내 사장과 갈색 긴 생머리 20대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둘은 조금 격렬하게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그게 도입되면, 수많은 실직자들이 나올 거예요! 왜 그걸 이해해주지 않아요?! -기술의 발전이란 어쩔 수 없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네. -기관사를, 기관사를 대체 뭐로 보는 거예요! 4호선은 그렇다고 쳐요! 다른 호선들도 차후 그렇게 바꾸면... -안타깝게 생각하네. 허나 다른 공사로 가면... -쉽게 말하시네요!! 결국엔 우리들을 다 버리는 거잖아요! -그런 말이 아닐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인건 인정하네. 하지만 자네들을... -듣기 싫어요!!
그 이후의 말다툼은 결국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분명한건 이 사장은 누군가와 말싸움을 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유우카> "시간적으로 약 15분마다 한바퀴를 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곧 올 때가 되었습니다. 근처에 쓰지 않는 역은 없으나, 만일의 경우, 지하철들을 대피시키는 곳은 있고 현재 지금 고속질주한 지하철을 제외하고 모든 지하철을 그쪽으로 대피시켰습니다. 강제 노선 변경을 이용해서 말입니다. 그곳으로 가면 더 달릴 곳이 없기 때문에 현재 달리는 지하철을 그쪽으로 보낼 순 없기에, 다른 지하철들을 그쪽으로 대피시켰습니다."
지하철을 대피시키는 곳인만큼 그 안에서 더 달릴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렇기에 달리는 지하철이 아니라, 다른 지하철을 대피시키켰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건우는 말을 이어나갔다.
"만약의 경우에는, 일단 달리고 있는 지하철을 노선 변경시켜서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현재 위치는 공사 쪽과 연락을 하면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있는 곳이..."
"청해그룹 역입니다!"
"아. 그렇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다섯 정거장이니까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신> "네? 그럴..리가..?"
안에 있는 기관사, 경미는 순간 당황했는지 목소리가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전혀 몰랐다는 듯이, 순간적으로 숨을 거칠게 내쉬는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곧 확인해보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통화를 끊었다. 내부 카메라 안에서 가장 머리 부분의 문이 열리고 갈색 긴 생머리 여성이 달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어 프로키온은 그 물음을 듣고 가만히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다.
"애석하지만 익스퍼가 아니야. 그리고 방금 최소라 경위를 통해서 전달된 사진..말이다만. 아는 사람이야.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이렇게..."
물론 말은 그렇게 하지만 감정은 전혀 섞여있지 않았다. 당연한 이야기였다. 들려오는 것은 기계음이었으니까.
"강석우 박사와 유사해. 남쪽 지구에 있는 연구소에서 재직하고 있고, 사람의 잠재능력 연구의 권위자중 한명이야. 물론 비슷한 사람일지도 모르니 차후 내가 연구소 쪽에 연락을 해보도록 하지. 물론 아니라고 한다면 내 쪽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물론 프로키온도 정확하게 확신은 할 수 없다는 듯 말 끝이 흐려지고 있었다.
<공통>
같이 이동한 이가 있다면, 예성은 모두에게 연락해서 모두가 있는 곳에 합류하라고 지시를 했을테고, 혼자 다른 곳으로 향했을 것이다. 당연하지만 그 동안 시간은 어느 정도 흘렀다. 10분, 20분, 30분.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열차는 게속해서 눈앞에서 질주했을 것이다. 대체 언제 움직이는 것일까. 고민을 하는 도중 예성이 나타났다. 허나 그는 모두가 있는 곳이 아니라, 반대쪽 플렛폼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스크린도어를 열고 내부로 들어가며, 정확히는 열차가 달리고 있는 코너 바로 앞에서 예성은 이어셋을 이용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열차를 어떻게든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제 혼자 힘으로는 어림도 없고 모두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사실 멈출 수 있을진 확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모두가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타이밍은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전원 말입니다. 잘하면 승객들을 일부 구출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이어 예성은 눈을 감았고 오른손으로 앞으로 뻗었다. 그리고 다시 이어셋으로 말을 이었다.
"S급 익스퍼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익스파를 뛰어넘은 익스파. '오버익스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와 소라 선배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이 오버익스파로..열차를 잠시 잡아두겠습니다. 제 오버익스파는 현실을 해킹하는 '리얼리티 핵.' 주변을 전자세계로 일시 바꿔, 그 내부의 오브젝트를 조작하는 능력입니다. 허나, 익스파가 섞여있는 것만큼은 조작할 수 없기에, 열차 자체를 멈추게 할 순 없습니다. 허나, 다른 오브젝트를 이용해 잡아둘 순 있습니다. 열차의 속도는 마지막으로 보고 왔을 때, 620km/h. ...길어봐야 5분 정도. 그러니까..그때까지 잘 부탁하겠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한 바람이 그 근방에서 불고 있었다. 지하철이 빠르게 질주하는 것일까. 예성은 여전히 눈을 감고, 숨을 내쉰 후에, 크게 외쳤다.
"오버익스파!"
이내 그의 시선이 와닿는 곳, 적어도 근방의 일직선 선로가 일제히 마치 전자세계의 모습처럼 바뀌었다. 땅에서 사이버틱한 손 모양의 오브젝트가 올라왔고 질주하는 지하철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물론 속도 때문에 바로바로 박살나긴 했으나 그 뒤를 이어 도배하듯 오브젝트가 올라왔고, 지하철을 잡아내고 있었고 그 때문에 일시적으로 지하철의 속도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허나 버티기 힘들다는 듯, 예성의 표정도 일그러지고 있었다.
"지금입니다! 빨리!"
/늘 말만 나오던 오버익스파에요! 익스파를 뛰어넘은 더 강한 익스파. 일종의 필살기 같은 거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S급 이상부터 사용이 가능한 경지. 아직 여러분들은 사용할 수 없지만..언젠가는? 11시 30분까지! 말이 좋아 5분이지. 턴으로는 다음 턴에 바로 끊어지니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빠르게 하시면 되는 거예요!
시간은 촉박. 그녀는 그것을 이해하고 곧바로 뛰어들었습니다. 다른 시민들의 대피는 아마 다른 대원들이 잘 해줄것이다. 그녀는 사람을 대하는것은 서툴렀으니.. 그러면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가.
"가능하면 아니길 바랍니다만."
그녀는 기관실로 침입하려 했습니다. 문이 안열린다면 방패로 내려찍어 부숴서 들어가서라도 말이죠. cctv에 의하면 기관사 여성은 부상자를 보러 7번째 차량으로 달려갔다. 그렇다면 기관실은 노마크. 그렇게 침입이 가능하다면 그녀는. 컴퓨터가 부숴져 있는게 맞는지. 브레이크가 부러진게 맞는지. 확인하려 할것입니다.
오버 익스파니 뭐니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엄청나게 큰 손이 휙 나오더니 지하철을 멈췄다는 인식 뿐이다. "와... 간지난다. 짱...!" 따봉표시를 하며 사민이 폴짝 지하철쪽으로 몸을 돌렸다.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경박한 혼잣말이 사민 입에서 흘러나왔다. 사민은 잠시 턱을 만지작거렸다. 나도 오버익스파를 쓸 수 있으면 어떤 능력이 나올까. 기왕이면 좀 멋지고 짱센걸로... 아차차, 지금 그럴 상황 아니지.
"그럼 열게요!"
사민은 손깍지를 끼어 손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 그대로 지하철 문에 손을 끼어 양 옆으로 열었다. 누가 보면 방문 연 것처럼 가벼운 움직임이었다. 쇠와 쇠끼리 부딪히거나 문이 우그러지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고장난 건 경찰서에서 처리해주겠지. 혹시 위험할지 모르니까 기차가 출발하면 다시 닫아놔야겠다.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등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