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적의 어떤 행동을 관찰합니까? 적의 어떤 패턴을 파악합니까? 필드 매뉴얼은 없습니까? MAGI 프로그램은 무엇이며 어떻게 조작하는 것입니까?!"
제발,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말하지 말아줘. 나는 예전부터 그런 게 너무 싫었어. 내가 잘 아는 분야면 싫더라도 눈치껏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잖아! 프로그래머가 명령어를 입력하듯 정확 명료하게 저를 다뤄주세요. 프로그래머가 잘못된 명령어를 입력하니 내가 해줄 말은 <잘못된 명령어입니다>. 그리고 소시지처럼 딸려오는 오류 코드 말고는 없다.
창 밖은 어두워졌다 밝아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좋은 징조는 아닐 것 같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을 쓸 때가 아니었다. 차창에 달린 미러에 비치는 표정을 보아, 저 사람은 정말로 내가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는, 그 사람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 것 같다. 뭐, 그렇겠지. 결국 괜한 기대였던거야. 부풀어오르는 내면의 소리가 마음을 좀먹어 가는 것 같다.
"...총사령관이라구요? 그 사람이? ...알려주기는커녕 그런 얘기 자체를 제대로 해본 기억도 없는데요. 아니. 오히려 놀랐네요. 그동안 내버려두고 자식 취급도 안 하더니 그래도 주변엔 딸이 있다고 얘기하기는 했나 봐요? 쓸데없이.“
괜한 기대에 실망한 마음은 역시나 분노로 바뀌고, 괜히 가시돋친 어조의 말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여인에게 향했다. 창 밖은 여전히 어두웠다가 밝아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곧 끝나는 모양이다. 저 앞에 있던 터널이 어느샌가 우리를 집어삼키고 있었으니까.
"...촬영중이 아니라 진짜 현실이라니, 그런 일이 있을리가...“
창 밖이 어둠에 삼켜지는 틈을 타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터널 속 조명에 눈이 익숙해졌을 무렵엔 아마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멀리 날아갔겠지.
그렇게 터널을 지나자 한 건물에 도착했다. ...여긴 대체 뭐하는 곳이지? 촬영 스튜디오는 아닐 거고, 굳이 아버지 이야기를 꺼낸 걸 보면... ...아버지가 여기에 있는 건가. 어쩌면, 어쩌면 얼굴을 마주한다면... 그래도 조금은... 또 다시 기대를 해버리고 만다. 기대와 불안이 섞인 얼굴을 하고, 나는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봤다.
662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2021-10-06 (水) 23:25:41
>>628 분홍 머리의 여성은 잠시 저 앞의 화면과 나루미에게 번갈아 시선을 주고는,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저희는 역사상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적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적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의 목표로 적이 하는 모든 행동을 관찰하여야 합니다. 걸음걸이하며, 팔 움직임 하나하며, 그리고-”
- 콰앙!
말하는 중간에 갑자기, 화면 밖으로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돌아볼 것도 없이 나루미에게 안내된 모니터에서도 폭발이 일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날개 잔해가 떨어지는 모습이 선명히 화면에 담겨 보여지고 있습니다. 천천히 팔을 내리는 거인의 행동으로 미루어 보아, 폭발은 거인이 일으킨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로 저런 공격 패턴을 읽어내고, 다음에 어떻게 나올지 유추해야 하는 것입니다. ”
폭발소리가 들렸음에도 여인은 덤덤하게 설명을 이어나갑니다. 놀란 기색 하나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런 일이 있는 것에 익숙한 듯 싶습니다.
“MAGI 프로그램은 이곳 네르프 본부에 설치된 슈퍼컴퓨터 MAGI의 인공지능을 이용해 돌아가는 프로그램입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실 것 없이 명령문을 입력해 주기만 하면 나머지는 MAGI가 알아서 움직여 줄 것입니다. “
TIP. 쉽게 말해 그냥 @ 달고 명령문 쓰면 된다는 소리입니다.
말하다 멈추고는 여인은 주변을 둘러봅니다. 다른 오퍼레이터들은 하나같이 다들 제 일에 바쁘게 몰두하고 있어, 나루미에게 도움을 주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MAGI 프로그램은 처음 다루시기엔 까다로운 부분이 많으실테니, 그동안은 저 유즈키 이오리가 옆에서 도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하시겠습니까? “
말하기 무섭게 여인, 아니 '이오리' 는 나루미 옆으로 의자를 가져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부터 화면을 통해 사도를 관찰하면 될 것 같습니다...
663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2021-10-06 (水) 23:41:55
>>630 본부로 가는 길은 꽤 길었습니다. 도로를 타는 시간보다 아래로 내려가는 시간이 더 길었으며, 가는 도중 차째로 웬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았으니 다행일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 미츠루는 익숙한 태양빛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유난히 숲이 우거지고, 따사로운 인공태양빛이 반겨주고 있는. 이곳은 지오프론트입니다. 부웅, 하고 다시 도로를 밟게 된 검은 차량은 빠른 속도로 본부 건물까지 이동하였고, 오래 지나지 않아 미츠루와 소녀는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건물에 들어가서도 계속 레일을 통해 이동해야 한다는 점은 좀 많이 불편한 부분이었습니다. 걷지 않아도 된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을까요,
“…도착하면, 테스트부터 받게 된다고 했어. ”
한 관문을 지나고 나서, 푸른 머리의 소녀는 미츠루를 돌아보고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당연하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미츠루는 무슨 테스트인지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